대하소설 황혼 제5권 종장
김장혁
101. 황혼의 유령
1
대지에 불비를 뿌리던 태양아씨도 무더위에 피곤한 하품을 한다. 태양아씨는 뜨거운 열기를 내뿜던 무더운 삼복염천 하루 일정을 마치고 무연한 사막의 누런 가슴에 키스를 날리면서 애잡짤한 고별인사를 한다. 태양아씨는 이그러져가는 얼굴로 사막을 누비다가 홧홧 달아오르는 몸을 식이려고 호수를 찾았다. 옹달샘 하나도 찾지 못하고 서해바다를 바라고 불타는 저녁노을 속으로 서서히 사라져갔다. 서서히 사라져가는 태양아씨 이그러진 얼굴에서 마지막 몇가닥의 금실이 모래바람이 이는 사막을 피빛으로 물들인다. 사막에 외롭게 서 있는 선인장 이파리에 꽃인 침들이 피빛으로 물든 금실을 꿰어 황홀한 저녁노을에 눈물겨운 한폭의 수채화를 수놓는다, 물 한모금 없는 사막을 도화지로 삼아 쓸쓸한 황혼의 서정서사시를 쓴다.
눈 앞도 헤아리기 힘들게 윙윙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사막에 흐릿한 해아씨가 서서히 져가고 붉게 타오르는 황혼의 락조가 사막의 언덕을 비춘다. 홧홧 타오르는 열기에 모래알이 탁탁 튕겨오르며 죽음의 노래를 부른다. 모래바람에 팔락이는 실오리만한 혼의 꼬리를 집어삼킨다.
몸은 정신감옥에 갇혀 있지만 황혼의 유령만은 정신쇠사슬 사이로 새여나와 자유의 푸른 하늘로 서서히 날아올라간다. 혼은 바람 따라 날아가는 사랑의 그림자를 쫓아가다가 맥없이 사막의 둔덕에 푹 쓰러진다. 외로운 황혼의 유령이 쓸쓸하게 쓰러진 모래언덕에 처절한 하얀 그리움이 무럭무럭 피어난다.
무시무시한 백골들이 쩍 벌린 아가리로 억울한 죽음의 공포를 뱉어내고 낮잠을 청한다.
얼룩 독사가 움푹 파인 백골 눈확에서 기어나와 혀를 날름거리며 가냘프게 시들어가는 황혼을 쳐다보며 한숨의 꼬리를 잡고 모래바람이 기승을 부리는 사막의 밤 하늘을 노크한다.
황혼의 락조가 피빛을 불태우며 져가는 모래언덕에 책짐을 메고 달리다가 푹 쓰러진 사막의 마라토너의 한숨소리 스며든다. 벌겋개 달아오른 황혼의 락조는 세파에 부대껴 쓰러진 심장을 다독이며 자장가를 부른다. 얼빠진 황혼은 비틀거리며 염라전에서 라체무를 추며 허무한 인생의 콧노래를 부르며 어두운 밤의 고독한 악기를 고른다.
무정한 어둠은 황급히 태양아씨의 얼굴을 감싸 안아 서산 너머에 파묻어버린다. 태양아씨가 사라지자 거대한 욕심쟁이 황금바라가 어둠의 장막을 거두면서 동녘 하늘을 누렇게 물들여간다. 황금바라는 먼 사막 동산의 주마등을 핥으며 서서히 솟아올라 사위를 둘러본다.
어둠 속의 황막한 사막의 산등성이에 누워 있는 사막의 마라토너 선렬들의 무덤 사이로 반디불인가, 종호의 혼인가 외롭게 떠돌아다닌다. 백양나무 꼭대기에서 무덤을 내려다보던 까마귀들이 놀라 까욱까욱 울면서 푸닥닥 푸닥닥 날아난다. 무덤을 도굴하던 쥐새기들이 깜짝 놀라 쪼로롱 쥐굴로 달려들어가 가슴을 할딱거리며 혼이 울어대는 무덤을 내다본다.
처량한 달빛이 어린 무명영웅들의 무덤 주위에는 기괴할 정도로 공포에 찬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이 무연한 사막은 원래 몇십길 되는 미인송들이 하늘을 찌르던 원시림이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악한 인위 피해를 받아 아름드리미인송 바다가 넘실거리던 원시림은 모래바람이 흩날리는 황량한 사막으로 되고 말았다.
사막의 마라토너 종호는 말라 죽은 미인송 파묻힌 사막에서 마른 미인송 가지를 걷어내고 사랑의 오아시스 꿈나무를 심는다. 마라토너의 꿈이 모래가루가 흩날리는 사막에서 선인장으로 자라나고 울긋불긋 푸른 꿈의 꽃으로 피어난다. 꿈의 모래언덕에 점차 푸르른 잔디가 깔린 오아시스가 퍼져나간다.
사막 마라토너의 잦아드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반주해 어데선가 사막의 모래 둔덕을 파헤치며 ㄱ, ㄴ, ㄷ, ㄹ가 샘처럼 퐁퐁 솟구쳐 올라 조상의 환상곡을 부른다. 마라토노의 꿈이 연분홍 진달래로 피여난다. 그 막연한 꿈 속에서 한 오리 미련이 쏙쏙 머리를 내밀고 키돋음하며 우썩우썩 자라더니 사막의 언덕에서 길이길이 휘날린다.
황혼 인생은 이젠 각일각 맥없이 사라져 버리고 있었다. 짜릿한 격정에 넘치는 사랑도 없는 부부, 허위로 묶어놓은 가정에는 엔돌핀도 생성되지 않는다. 사막의 마라토너의 혼은 파뿌리처럼 돼버린 머리카락을 흩날리면서 책짐을 메고 힘겹게 사막으로 정처없이 헤맨다. 얼굴도 주글주글해지고 이마에는 주름살이 밭고랑처럼 패여갔다. 그래도 좋다. 아직도 겨레의 넋이 담긴 책짐이라도 내가지고 메고 다닐 수 있는 것만 해도 좋다. 조금이라도 위안된다.
황혼의 유령은 인생 황혼이 너무나도 서글프고 쓸쓸하기만 했다.
(아직 세상에 해놓은 일도 없고 손자도 안아 보지 못했는데. 벌써 아바이라니? 원, 참. 세월도 한심하지. 내 인생아, 황혼아, 야속하다, 야속해.)
종호의 혼은 유령처럼 정처없이 세상 천방지축 어데라없이 헤매기 시작했다.
그의 혼은 무거운 책짐을 메고 사막을 걷다가 지쳐 모래바람이 흩날리는 사막 둔덕에 푹 꺼꾸러졌다. 혼은 가냘픈 숨을 간신히 헐떡거리면서 가슴을 치면서 개탄했다.
(진짜, 살 멋이 없어. 인생도 황혼에 이르면 찡하게 사랑하는 부부끼리 먹고 싶은 걸 먹고 보고 싶은 걸 보고 놀고 싶은 걸 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별재미라는데. 늘그막엔 국내외 명승고적을 유람이나 하고 추억에 잠겨 살아온 이야기나 하면서 근심걱정 없이 알콩당콩 살아야 된다고들 하는데. 이건 뭔가? 사랑하는 안해도, 사랑도 없이 무슨 살 멋이 있는가? 제 자식 하나 낳아 기르지 못해 전주 리씨 대를 꺾고서도 살아 뭘 해? 사랑하는 나영도 아파트 한채를 공 가진 죄로 10년 판결을 받고 감옥에 갔어. 내가 마지막 면회하러 갔을 때 나영은 걀죽한 얼굴에 줄 끊어진 구슬처럼 뜨거운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내 손을 꼭 잡고 진지한 사랑을 고백하지 않았던가.
“제가 출소할 때까지 기다려 주세요. 제가 리사장님의 인생황혼에 황홀한 사랑을 안겨 주겠어요.”
나영의 볼우물을 옴폭 파는 갸름한 반달얼굴, 그 수척한 외씨얼굴이 그렇게 이쁠 수가 있겠는가. 그때 그녀의 그 절절한 눈빛이 반짝이는 쌍까풀눈에 실망을 주고 싶지 않아 머리를 끄덕였지. 그러나 다시 생각해 봐도 허무한 꿈 같아. 나영은 출소해도 40대 중반인데. 칠순을 바라보는 내가 이제 10년을 더 살기나 할까? 그래 나와 나영과의 사랑은 이룰 수 없는 백일몽에 지나지 않는단 말인가?)
종호의 혼은 무거운 책짐을 잠시 벗어놓고 모래 둔덕에 반듯이 드러누워 모래바람 속에 흐릿하게 보이는 달을 쳐다보면서 절망에 찬 한탄을 했다.
“내 한평생 글을 쓰면서 책을 내느라고 헤맸지만 다 허무맹랑한 일로 돼버렸구나. 누가 항일영웅렬사들의 이야기를 쓴 내 책을 보는가? 서점에서 이런 책은 이젠 잘 팔리지도 않는다고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말초신경까지 짜릿짜릿해나는 사랑이야기를 쓴 전자책이나 보지. 돈 팔고 책을 보려고 하지 않는단다. 이젠 온라인시대에 책이 다 파묻히는 판이야. 노벨문학상을 탄 한강의 소설이나 그래도 좀 보겠지만. 내 같은 무명작가의 소설을 누가 보겠는가.”
혼은 모로 누우면서 팔로 미친듯이 덮쳐들어 흩날리는 모래바람을 막으면서 정의용사 리성호를 떠올렸다.
(성호는 내 목에 날아드는 비수를 턱 막아 깡패들의 손에서 빼앗아버렸다. 성호는 비수를 휘두르며 나한테 덮쳐드는 깡패들을 막아싸우다가 깡패들의 칼에 옆구리를 찔려 쓰러졌다. 성호는 나를 구하다가 내 대신 피못 속에 쓰러져 장렬하게 희생됐다. 그의 혼은 지금도 하늘로 둥둥 떠다니면서 정의를 지켜 싸우고 있다. 성호야, 네가 떠나간 날부터 나의 삶은 날마다 장례식으로 돼버렸다. )
피뜩 정의용사의 혼이 우렷이 떠올랐다. 성호는 정색해 종호의 혼을 바라보면서 신신당부했다.
“종호야, 맥을 버리지 말고 일어나라. 갈 길이 아무리 험난해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 나 대신 겨레 선렬들의 혼을 영원히 지켜달라.”
종호의 혼은 벌떡 일어났다.
(그래, 성호야, 선렬들의 사적을 가없는 사막에 다 써넣어도 어찌 다 쓰겠느냐? 이번엔 피와 살이 있고 사랑도 있는 정의용사의 형상을 부각해야지. 문학성도 높이고 독자들을 끌게 선렬들과 정의용사의 사랑도 써야지. 성호가 은영을 짝사랑한 것도 쓰고 성호가 승호와 결투한 것도 쓰고 성호와 정희의 쓸쓸한 20여년 동안이나 되는 졸혼이야기도 써야지. 그러나 책으로 내면 누가 볼까? 온라인시대에 걸맞게 이번엔 온라인에 널리 올려야지.)
종호의 혼은 정의용사 친구가 그리워 주먹으로 사막의 둔덕을 꽝꽝 치며 서럽게 통곡쳤다.
“야속하다, 야속해, 성호야, 어쩜 넌 날 구하자고 내 대신 죽었느냐? 너마저 내 곁을 떠난 이 세상에서 진짜 살 멋이 없어. 친구도 하나, 둘 다 떠나갔다. 진짜 고독한 황혼이야.”
그러나 사막은 대답 대신 모래바람을 얼굴에 쨍 아프게 끼얹는다.
물 한모금 없는 사막에서, 목이 홧환 달아오르는 사막에서 목이 말라 숨쉬기도 힘들었다.
눈을 스르르 감자 살려달라고 애고사리 손을 자기한테 뻗치며 애원하는 성림의 불쌍한 얼굴이 떠올랐다.
(절대 포기해선 안돼. 나마저 쓰러지면 우리 겨레는 어쩌는가? 겨레의 만년 미래와 희망을 담은 조상환상곡은 누가 이어받아 노래하겠는가? 옹달샘이 퐁퐁 솟는 오아시스를 찾아내야지. 성림을 구해내야지. 그런데 나도 류려평이 부정축재로 얻어가진 아파트 한채를 팔아 책을 냈다고 공직과 당적마저 박탈당했다. 46평방짜리 집을 판 돈도 법원에 몰수당해 부정축재 아파트를 팔아 책을 낸 돈을 갚았다. 다행히 내가 아파트를 판 돈으로 항일투사들의 이야기 책을 낸 정의적인 사업에 썼다고 최서기가 참고자료를 제공했기에 법원에서는 5년 징역형으로 감형해주었다. 이젠 난 생존을 이어갈 돈도 없다. 불쌍한 성림을 치료할 돈도 대주지 못하게 됐다. 무슨 낯으로 출소해 나영을 만나고 그의 사랑을 받는단 말인가? 출소하면 칠순도 훨씬 넘어 한국에 나가 일할 맥도 없다. 전과범이기에 출국도 할 수 없게 됐다. 비록 동생 만호와 만순이 생활비를 대준다지만 이젠 너무 의지가지 없는 황혼인생으로 전락되고 말았다.)
종호의 인생 황혼도 사막처럼 모든 것이 말라갔고 황량한 페허로 돼버렸다.
환각인가?
종호 혼이 흘린 피눈물은 이슬이 되여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에 쏟아져내려 희망의 진달래꽃을 활짝 꽃피웠다. 종호 혼의 절망에 찬 근심과 아픔은 해빛이 되여 황혼의 피빛락조가 비낀 삭막한 사막에 미련과 신심을 휘뿌려 후대들에게 찬란한 미래의 씨앗을 뿌려주었다. 사막에서 수많은 피끓는 뻘건 새 희망의 심장들이 선인장처럼 무럭무럭 자라난다.
먹장구름이 뒤덮여 온다. 불뱀이 먹장구름 속에서 궁전 룡마루에 쭉 뻗쳐오더니 시뻘건 혀를 날름거리며 궁전 기와지붕을 핥아간다. 소낙비가 억수로 쏟아지더니 궁전 추녀 끝에서 실폭포가 쏴르르 쏟아진다. 건뜻 쳐들린 룡마루 추녀 아래에 세종 대왕님이 희죽이 웃으며 종호의 혼을 바라보면서 힘내라고 정답게 손짓한다. 푸르른 하늘에는 조상들이 물려준 ㄱ, ㄴ, ㄷ, ㄹ 아름다운 조상환상곡이 오래도록 메아리치고 있지 않겠는가!
종호의 혼은 너무 감격해 외까풀눈을 번쩍 떴다.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진 정경은 모래바람이 미친듯이 불어쳐 앞을 가리기 힘든 황량한 사막이 아닌가. 그렇게 갈망하던 조상환상곡마저 점점 사라져 가는 황량한 사막이 아닌가.
음흉한 전갈이 사막의 어둠을 타 모래불 속에서 슬금슬금 기여나와 종호 혼의 옆구리를 꼬집어 물며 독침을 박는다.
(앗!)
종호의 혼은 너무 아파 오만상을 찡그렸다. 독사들이 뻘건 혀를 날름거리면서 종호의 혼을 막아서서 음흉한 빈대눈으로 노려본다. 독사의 독침 같은 이빨이 책짐을 멘 어깨를 꽉 깨물어 뜯는다. 수전노들이 주산알을 딸깍딸깍 튕기면서 쓴 눈으로 책짐을 내다보며 내다 던지라고 하명한다.
그러나 혼은 죽을 것만 같은 아픔과 실망을 이를 악물고 용케도 참았다.
(안돼. 절대 포기 못해. 나는 일어나야 해. 조상환상곡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선렬들을 뒤이어 앞으로 나가야 해. 어서 일어나자. 책짐에는 영웅과 선렬들의 혼이 슴배여 있다. 아무리 무거운 책짐이라도 기어이 메고 가서 우리 겨레 사랑의 오아시스를 가꿀 거야.)
종호의 혼은 눈 앞에 겨레 사랑의 오아시스를 그려보며 안간힘을 다해 책짐을 메고 일어나 모래바람이 란무하는 사막을, 무연히 펼쳐진 사막산의 령을 따라 한발자욱, 한발자욱, 비틀비틀 걸어나갔다.
2
저건 웬 일인가?
황금모래둔덕 아래 희잡을 두른 숱한 남녀들이 웅덩이에 처박힌 한쌍의 남녀 머리에 돌멩이를 들이뿌리지 않겠는가? 남녀의 얼굴이 피가 랑자하게 흘렀다.
종호는 너무 이상해 다가가 두 팔을 쭉 벌려 막아나섰다.
"그만! 그만!"
희잡 속에서 싯허연 우멍눈들에서 이상한 빛이 내비쳤다.
종호는 그 이상한 빛에 대고 손가락질하면서 물었다.
"저 사람들이 무슨 죄를 졌다고 돌멩이로 머리를 깝니까?"
희잡 속에서 이상한 눈빛이 번쩍이며 고함소리가 귀청을 짼다.
"보면 몰라! 저 놈들은 세상에 둘도 없는 바람둥이들이야!"
"알라는 절대 용서 못해!"
"진주의 이름으로, 저 년놈들의 대갈통을 돌멩이로 대갈통을 까 죽여라!"
주먹만큼한 돌멩이들이 남녀한테 날아갔다.
종호는 모래웅덩이를 들여다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모래웅덩이에서 돌멩이에 맞아대는 남녀는 글쎄 류덕재와 류려평이 아니겠는가!
"저 년놈들은 에덴동산에서 바람 피웠어! 저리 썩 피해! 모래웅덩이에 처넣기 전에!"
하늘 어데선가 웬 녀성이 통역해서야 종호 혼은 간신히 히잡을 두른 사내 말뜻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우리 무슬림들은 바람 피운 년놈들을 웅덩이에 처박고 돌멩이로 머리를 까 죽여!"
종호는 깜짝 놀랐다.
(이딸리아 중세기 시인 단떼의 장편서사시 "신곡"에서처럼 진짜에는 천당과 련옥, 지옥이 있단 말인가! 생전에 부패타락한 부패분자, 남의 눈을 피해 바람 피우던 색마들은 죽어서도 지옥에서 련옥을 통해 천당에 가지 못해. 진짜 이생에서 못된 죄를 지면 인간세상에서 이런 생지옥으로 간단 말인가?! 그래, 류덕재와 류려평은 항상 한고조 류방의 후손이느라고 으시대더니 저 년놈들은 죽어서도, 혼이 사막에 도망쳐와도 지옥에 들어가 천벌을 받는 거야! 저 색마들은 절대 지옥에서 련옥을 통해 천당으로 못 가!)
희잡을 두른 녀성들이 돌멩이를 웅덩이에 뿌려 류려평의 머리를 까부셨다. 류려평은 웅덩이에 피투성이 된 머리를 푹 파묻고 꼬꾸라졌다.
"저리 피해!"
"돌멩이로 저 놈 대갈통을 까 죽여라!"
세상에 둘도 없는 색마 류덕재도 우박처럼 빗발치는 돌멩이에 맞아 머리 깨져 피눈알이 튕겨나오고 뇌장이 흘러나왔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끔찍한 광경이었다.
숱한 희잡들이 색마 년놈들을 돌멩이로 까죽이고서도 성차지 않아 웅덩이가 돌무덤이 되도록 계속 돌을 뿌렸다.
"아이고 끔찍해라!"
(어째 AI미녀로봇 아사꼬 목소리 같은데?)
그러나 종호가 누런 사막바다와 벌거스름한 하늘을 쳐다봐도 아사꼬는 보이지도 않았다.
종호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 끔찍한 지옥을 떠났다.
(내가 저런 색마 년놈들 꼴을 보자고 서쪽으로, 서쪽으로 고생스레 걸어왔단 말인가?! 깜쪽같이 시인 단떼를 따라 지옥을 다 구경하지 않았어?)
종호는 앞으로 갈 방향을 조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돼. 서방세계라고 다 인간의 락도겠는가? 옛날 서역에 가서 경을 가져온 당승의 길을 따라 가선 안돼. 우리 동방 인은 그래도 동방에서 살아야 해. 사방 인들과는 모든게 맞지 않아.)
그는 옹달샘이 퐁퐁 솟는 사랑의 오아시스를 눈 앞에 그려보면서 허기진 배를 가까스로 추술리고 서쪽으로 가던 발길을 돌려 이젠 동으로, 동으로 걸어나갔다. 혀끝으로 말라 터진 이술을 감빨면서 사막의 둔덕으로 앞으로, 앞으로 한발자욱, 한발자욱 걸어나갔다. 그러나 몇발자욱 걷지 못하고 또 푹 꺼꾸러졌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디에서인지 한 녀인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간간히 들리여 왔다.
(아이고, 우리 엄마 우리 쌍둥이를 낳아 애나게 길러 이젠 시집보내고나면 고독해 어떻게 살겠는가요? 아이고, 불쌍한 우리 엄마~)
종호 혼의 귀에는 아주 익은 목소리 아니겠는가.
종호의 눈귀가 살며시 열린다. 그런데 모래바람이 불어치던 사막 한 가운데도 아니고 이상하게 야자나무와 룡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열대우림이 펼쳐져 있지 않겠는가. 난데 없는 빨간 장미꽃이 야자나무 사이에 이쁜 얼굴을 반쯤 내밀고 종호를 엿보고 웃음 짓고 있었다. 저 앞을 내다보니 수림 속에 웬 커다란 널대문이 열려 있었다. 대문에는 꿈틀거리는 룡 같은 칙넝쿨이 칭칭 감겨 있어 이색적이였다.
(내가 어디로 왔지?)
종호는 간신히 일어났다. 무거운 책짐이 그대로 있어 다행이었다.
그런데 이게 뭔가? 그의 머리에는 웬 곤색수건이 칭칭 감겨 있고 옷도 남색에 흰줄이 죽죽 간 걸 입고 있지 않았겠는가!
(웬 일이지?)
그때 열대우림에서 은빛관을 쓴 웬 젊고 이쁜 처녀들이 우르르 달려나오와 반색하며 소리를 질러댔다.
"새 신랑이 왔다!"
빨간 저고리에 남색 치마를 입은 처녀들의 목에는 은목걸이 겹겹히 걸려 은빛을 빛뿌렸다.
처녀들은 종호를 막아나서면서 소리 질렀다.
"새 신랑님, 노래를 불러요. 그래야 우리 묘채(苗寨)에 들어와 새 신부와 합방할 수 있어요."
종호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뭐? 묘채라고? 그럼 내 입은 옷은 묘족 옷이란 말이오?"
"그래요."
종호는 팔깃을 들고 자기 몸을 두루 내려다보면서 놀라했다.
"여긴 묘족마을인데요. 새 신랑이 입은 묘족 신랑복이 얼마나 멋진가요? 산노래거나 애정가를 불러야 신부의 집에 들어갈 수 있지요."
종호는 손사래를 쳤다.
"아니오. 난 묘족이 아니오."
그는 돌아서서 묘채를 떠나려고 했다.
"아니, 신부가 누군지도 보지 않고 가겠는가요?"
그때 귀에 익은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소리가 들리어왔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명이 난다
아리랑 아라리오.
아리랑 고개를 날 넘겨주오.
종호는 그 목소리 귀에 익은 신부가 누군지 좀 궁금해났다.
(누굴까? 아사꼬?)
그는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발길을 돌리었다.
그는 묘족처녀들을 둘러보면서 물어보았다.
"저 신부 이름이 뭐요?"
묘족처녀들은 하얀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깔깔깔 웃어댔다.
"호호호. 가 보면 알아요."
"어서 노래나 불러요."
"난 묘족말을 하나도 모르오. 조선말로 노래를 불러도 되오?"
"네. 조선말로? 그래요. 돼요. 우린 일본 섬나라 오랑캐 아니라요. 이전에 일본 놈들이 우리 묘족마을에 쳐들어와서 별의별 비인간적인 만행을 다 저절렀지요. 그 놈들은 우리 묘족들을 보고 묘족말을 하지도 못하게 강요했지요. 묘족말을 하면 감옥에 처넣고 못된 고문을 다했어요. 묘족처녀들을 감방 안에서 강간도 무참히 했어요. 그래서 우리 묘족들은 일본 놈들을 대대로 증오했지요. 지금도 우리 묘족들은 일본 관광객이 묘족마을에 관광오는 것조차 싫어해요."
종호는 머리를 끄덕이고 나서 웅글진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춘향아, 울지 말라,
소랑당 고개 넘어
리도령이 너를 보러 왔다.
묘족처녀들은 손바닥이 터지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녀들은 종호의 가슴에 빨간 꽃을 달아드리고 나서 그를 데리고 묘족마을 대문으로 다가갔다. 대문 어구에서 묘족 처녀 총각이 묘족의 손으로 빚은 술을 은잔에 부어 권했다.
종호는 새 신부가 누구인지 빨리 보고 싶어 은잔을 받아 쭉 굽을 냈다.
종호가 신부네 집에 가까와질수록 신부의 울음소리는 목이 터지도록 더욱더 높아지고 더욱 구슬펐다.
그는 묘족마을 촌장을 둘러보면서 물었다.
"이상합니다. 묘족들은 왜 희사 결혼날에 저렇게 슬프게 웁니까? 별란 풍속도 다 있습니다. 예?"
묘족촌장은 종호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우리 묘족들은 哭婚이란 결혼풍속이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보름이나 목이 다 쉬게 우는 신부도 있습니다. 신부가 오래 울고 목이 쉬게 슬프게 울수록 본가집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하다고 합니다. 그러잖으면 불효하다고 신랑이 파혼하고 데려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난 묘족도 아니고 조선족인데. 우리 조선족 풍속대로 결혼합시다."
그러자 묘족촌장은 이상한 눈길로 종호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그래 조선족처녀들은 시집가는 날에 부모 곁을 떠나면서 울지도 않습니까?"
"아니, 조선족처녀들도 눈물을 흘리긴 합니다. 그러나 소리내 울진 않습니다."
종호는 빨리 우는 신부가 누군지 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종호는 신부 방에 들어가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눈앞에 나타난 신부는 글쎄 빨간 묘족 저고리에 파란 치마를 입은 나영이 아니겠는가!
"나영이!"
종호는 달려들어가 나영을 와락 끌어안았다.
"아니, 이게 생시요? 꿈이요?!"
나영은 손으로 얼굴의 눈물을 훔치면서 고개를 살래살래 저었다.
"아니, 이건 꿈이 아니예요."
종호는 두 팔로 나영을 껴안은 채 수척해진 얼굴에서 새 희망으로 반짝이는 정겨운 두 눈을 들여다보면서 물었다.
"감옥에서 언제 나왔소?"
나영은 하얀 손으로 종호의 입을 막으면서 문 밖을 둘러보았다.
"쉿!"
"이러지 마세요."
이때 묘족 신부 어머니가 들어와 말리었다.
"여기서 이러지 말고 산으로 올라가라."
나영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오쫄 일어났다. 나영은 완전히 묘족처녀로 돼 버린 것 같았다.
묘족의 풍속에 따라 신랑신부는 신부의 본가집에서가 아니라 산에 있는 자연석굴에 들어가 신혼의 밀월을 보내야 했다.
그뿐이 아니였다. 나영의 말에 의하면 묘족의 풍속에 따라 종호는 나영과 결혼한 후 3년 동안 데릴사위로 돼 신부네 본가집에서 "머슴살이"를 하면서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만약 3년이란 이 고험기에 신랑이 일을 잘 하지 않고 게으름을 부릴면 신부네 집에서 쫓겨나고 심지어 파혼까지 당할 수 있다고 했다.
"아니, 난 우리 민족을 위해 책을 낼 일이 태산 같은데. 3년이나 어떻게 이런 산골 묘채에 눌어앉아 있는단 말이오? 말도 안되오?"
나영은 어글어글한 눈을 말똥말똥 흘기면서 종호를 나무람했다.
"나와 결혼하겠다는 건 거짓이군요. 그래 고까짓 3년 동안 고험도 이겨내지 못하겠단 말인가요? 묘족신랑들은 9년씩이나 가시집 일을 하면서 고험을 겪는 일이 푸술하다고 해요."
"참 코 막고 답답하오. 우린 조선족인데 조선족 풍속대로 결혼하기오."
"안돼요. 산에 가면 산노래라고 묘족마을에 발을 붙힌 바 하고 묘족 풍속을 따라야죠. 내 얼마나 힘들게 리사장님을 만났다고 그래요? 몇해 전에 감옥에서 나와 이 묘족마을에 들어온 후 혹시 당신을 만나겠는가 해서. 몇달이고 오리를 튀해가지고 산을 넘고 골짜기를 몇개 지나 시가지 장마당에 갔댔지요. 우리 묘족처녀들은 그렇게 오리를 파는 척 하면서 장마당에서 마음에 드는 신랑감을 고르지요. 총각은 말끔히 튀한 오리를 벌려놓고 있는 숱한 묘족처녀들 속에서 눈에 드는 처녀한테 다가가 '오리를 팔겠소?' 하고 묻지요. 묘족처녀는 총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오리를 안 팔겠어요.' 하고 사양해버리죠. 만약 신랑감이 마음에 들면 '오리를 팔겠어요.' 하지요. 신랑감이 특출해 마음에 쏙 들면 "아예 오리를 가지세요.'라고 대답해버리지요. 그럼 총각은 처녀를 따라 처녀네 집으로 가면서 처녀와 산노래나 애정노래를 부르면서 련애하지요.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하면 우둔하다고 도중에 그만 두는 일도 기수부지라고 해요."
종호는 나영이 별로 묘족어머니 도움을 받아 감옥에서 나와 묘족마을에 숨어든 감이 피뜩 들었다. 그녀는 완전히 묘족처녀로 대버린 감이 들었다.
종호는 피뜩 나영은 이전에 관광하러 왔을 때 본 묘족녀가이드 마씨 아닌가 싶었다. 마씨 묘족녀가이드는 묘족처녀로 말하면 꽤나 훤칠한 편이었다. 신장이 1.68이나 됐고 살색도 분통에 빠졌다가 나온 것처럼 새하얀 우유빛살결이었다. 턱 밑의 목과 쉼없이 내휘두르는 팔마저 백지장처럼 온통 백설처럼 새하얗다. 짧은 치마 밑에 드러난 허벅지마저 흰비단처럼 새하얗고 아름다웠다.
그때 마씨 묘족녀가이드가 묘족과 토가족의 혼인풍속을 말해줘서 종호도 좀 알고 있었다. 토가족도 哭婚이란 혼인풍속이 있었다. 그러나 토가족은 결혼날에 신부가 울지 않으면 야단난단다. 결혼하는 걸 토가족 왕이 아는 날에는 새 신부가 새 신랑과 첫날 밤을 지내지 못하고 토가족 왕한테 뺏겨가서 첫날밤을 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토가족들은 결혼 첫날 밤에 새 신부를 토가왕한테 빼앗길가봐 초상난 집처럼 신부가 울어대며 哭婚을 한다고 한다. 그래야만 토가왕의 봉변을 면했다고 한다.
종호는 "묘족도 왕이 백성들의 신혼 첫날 밤에 남의 새 신부를 빼앗아다가 자는가?"고 물었다.
그러자 나영(마씨 녀가이드?)는 도리머리를 저었다.
"묘족신부가 결혼 전에 며칠이고 울지 않으면 불효녀라고 신랑한테 파혼당할 수도 있지요. 때문에 신부감은 며칠이고 울어야 하고 더욱 슬프게 울수록 효성이 지극한 신부감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요."
이상하게도 종호 눈 앞에 나영과 마씨 묘족녀가이드가 겹쳐 보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묘채 뒷산 울창한 룡나무숲 속에 석굴이 있었다. 하늘로 기여오르는 룡 같은 칡넝쿨이 기암괴석을 감싸고 있고, 팔뚝만큼한 칙넝쿨들이 딜딜 감긴 룡나무가 우중충하게 서서 석굴 어귀를 지키고 서 있었다. 석굴 어귀로부터 굴 벽에도 구불구불 기여가는 구렁이 같은 굵다란 칡넝쿨이 얼기설기 뻗어 바줄처럼 걸려 있었다.
어둑시그레한 석굴은 서너메터 길이 밖에 되였다. 석굴 안에는 신랑신부가 딱 붙어 누울만한 공간 밖에 없었다. 나영은 종호의 손을 잡고 석굴에 들어갔다.
그녀는 초롱불을 석굴 벽 칙넝쿨에 걸어놓고 땅바닥에 널린 벼짚으로 잠자리를 훌훌 폈다. 진짜 원시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희한한 장면이다. 뒤이어 나영은 벼짚을 쥐더니 치마를 걷어올리더니 자기 허벅다리에 대고 벼짚을 비벼 새끼를 꼬는 것이였다.
"아니, 새끼를 꽈 뭘 하오? 어서 자기오."
종호는 나영을 끌어안으면서 애원했다.
"급해 말아요. 빨리 이 새끼로 짚신을 삶아서 석굴 어귀에 걸어놔야 해요. 그래야 다른 신혼부부이 이 석굴에 이미 신혼부부 있다는 걸 알고 이 석굴로 들어오지 않아요."
종호는 너무 신기해 서투른 솜씨로 짚신을 삶았다.
초롱안의 초불은 나풀거리면서 종호와 나영이 즐기는 신혼의 밤을 내려다보면서 흥겨운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3
“여보세요. 일어나쇼. 어째 이런 사막에 쓰러져 있는가요?”
좀 귀에 익은 여인의 목소리 아닌가?
(나영인가? 아니야.)
종호의 혼은 천근 같은 눈까풀을 천천히 떴다. 흐리멍텅한 달빛이 어린 사막에 웬 녀인이 자기를 끌어 안아 일으키고 있었다. 가냘픈 여체였건만 힘은 엄청 셌다.
길다랗고 비단결처럼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종호 혼의 얼굴을 어루쓸며 향기를 물씬 풍긴다.
천천히 눈을 떠보니 새 신부 나영이 아니라 글쎄 미녀로봇 아사꼬가 아니겠는가.
“리사장님, 어서 깨나세요. 조상환상곡 집필엔 당신이 필요한데요. 성호 총경리처럼 너무 총망히 가선 안돼요.”
“리사장, 근심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있는 한, 리사장님의 조상환상곡 책은 꼭 빛을 보게 될 겁니다.”
종호는 혹시나 해 사위를 둘러보았다. 야자수가 울창한 열대우림 속의 그 꿈 같은 신혼의 묘족 마을이 아니라 모래바람이 흩날리는 사막 둔덕이 아니였다. 자기 머리에 감겼던 희잡같은 두건도 온데간데 없고 곤색 묘족옷도 찾아 볼 길 없고 모래먼지투성인 람루한 중산복이 몸에 걸쳐 있었다.
"왜 내 좋은 꿈을 깨웠어?!"
종호는 나영과의 열렬한 신혼의 밤을 깨운 놈들이 가증스러웠다.
"아니, 바지에 오줌까지 쐈구만요. 무슨 꿈을 꿔었기에? 호호호."
아사꼬가 코를 싸쥐고 웃었다.
종호는 창피해 사타구니를 내려다보지도 못했다.
어깨를 만져보니 그래도 책짐만은 메워져 있었다. 다행이었다.
그런데 사막에 나타난 인물 가운데는 아사꼬를 내놓고 또 웬 괴물이 나타났다. 보통사람의 키보다 서너배나 더 큰 괴물이 아니겠는가.
(아니, 그럼 꿈을 꿨는가? 나영이 너무 그리워 내 혼이 나영한테 날아가 그런 묘족식 신혼의 꿈도 다 꾸었어?)
종호는 허구픈 웃음을 씩 웃었다. 그러나 그는 인차 눈 앞의 정경에 웃음을 멈추고 얼굴이 청바위돌처럼 굳어지고 말았다.
(아니, 이건 웬 괴물이냐?)
길다란 코끼리코, 파초 같은 널다란 귀, 어깨에 달린 량날개…
(아니, 저게 클론바우 아닌가? 대하과학환상소설 속 소문난 주인공 괴물- 꼬마대통령 클론바우 아닌가?)
종호의 혼은 깜짝 놀랐다.
클론바우는 엉거주춤 사막 모래둔덕에 꿇어앉더니 코끼리 잔등 같은 잔등을 돌려댔다.
“어서 내 잔등에 올라 타십시오. 어데든지 잠간새 훨훨 날아갈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나를 도울 사람은 이젠 아사꼬와 클론바우 밖에 없구나.)
아사꼬는 종호의 잔등에서 무거운 책짐을 벗겨 자기 가냘픈 어깨에 메는 것이였다.
클론바우는 종호를 잔등에 업고 서너메터나 되는 날개를 퍼덕이더니 모래바람이 윙윙 불어치는 사막의 하늘로 훨훨 날아올라갔다. 아사꼬도 책짐을 메고 클론바우를 따라 하늘로 훨훨 날아올라갔다.
“리사장님, 왜 이렇게 정처없이 돌아다닙니까? 도대체 어데로 가렵니까?”
“조상환상곡을 낼 오아시스로 데려다 주십시오.”
아사꼬는 의아해했다.
“아니, 원시림에 숱한 출판사를 두고 어디로 간다고 그래요?”
종호는 잠꼬대를 했다.
“원시림이 모래바람에 싹 다 사막으로 돼버렸소. 인간 종적도 없어졌는데 어데 가서 책을 낸다고 그러오?”
“네- 알았습니다. 곧 오아시스로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클론바우는 종호의 혼을 업고 초음속비행기보다도 더 빨리 서으로 서으로 날아갔다. 푸르른 바다를 날아 넘어 누런 강물이 사품쳐 흐르는 누런 땅으로 날아갔다. 사막은 끝났는데 온통 누런 고원이 아니겠는가. 누런 강물은 사품치며 흐르다가 승냥이 이발처럼 기암괴석이 들쑥날쑥한 절벽에서 폭포로 쏴쏴 무서운 소리를 내면서 뛰여내렸다.
클론바우가 종호의 혼을 업고 누런 폭포를 날아 넘어 계속 서쪽으로 날아갔다.
한참 날아가니 웬 옛성이 나타났다.
만리장성인가?
찬찬히 뜯어보니 만리장성은 아니였다. 벽돌토성을 촘촘히 두른 옛성곽 같았다.
“이놈들아, 언감 우리 조상 한고조 류방 대황제님의 혼이 계시는 옛성을 다 범접해?”
누군가 하늘에 고래고래 고함쳤다.
종호의 혼은 깜짝 놀랐다. 글쎄 세상에 둘도 없는 색마 류덕재와 류려평의 혼이 하늘에 나타나지 않았겠는가.
(더러운 년놈들, 죽어서 혼마저 섞어대? 퉤!)
류덕재 색마 혼은 외까풀눈을 희번덕거리면서 묻지도 않는 말을 지껄여댔다.
“어째 여기 왔는지 아니? 지옥에 가니 여자들이 하나도 없잖아? 진짜 난 미녀 없인 하루 밤도 못 지내. 그래서 한고조가 미녀를 데리고 놀던 옛성에 오면 미녀들이 있겠는가 해 찾아왔어. 하다못해 류방이 데리고 놀던 미녀들의 혼이라도 있겠는지 해 들춰보자고 여기 왔어.”
종호는 너무 쓰거워 코방귀를 뀌었다.
" 제 조상의 첩년을 데리고 놀자고? 퉤! 미녀에 미친 색마놈!"
색마는 종호를 째려보면서 빈정거렸다.
“숫처녀 사랑을 한번도 못 받아본 바보야, 무슨 멋에 살아? 나는 숱한 미녀들을 데리고 놀아서 죽어도 한이 없어.”
류려평은 퉁사발쌍까풀눈을 희번떡이며 종호를 쏘아보았다. 그녀의 눈귀에는 음탕한 빛과 야멸찬 조소가 흐르고 있었다.
화냥년은 류덕재 팔을 툭 치며 비아냥거렸다.
“저 바보를 봐. 지금 어느 때라고 아직도 책짐 메고 여기까지 왔어? 오빠, 가자. 우리 류씨 집 안을 망하게 한 배신자놈, 저 놈과 더 말해 뭘 해? 저런 바보 때문에 내 일생을 망친게 한이야.”
종호의 혼이 류덕재 외까풀눈과 류려평의 퉁방울쌍까풀눈으로 쏙 기어들어가 아랫배까지 기어가 보았다.
아니, 이게 뭔가? 색마와 화냥년의 거기에는 온통 에이즈병균과 매독균이 더러운 색마 혼과 함께 반죽돼 바글거리지 않겠는가.
“인륜도 모르는 색마들, 네년놈들은 천년지옥에서 썩어 구데기로 될 거야.”
종호의 혼은 욕을 마치자 클론바우 잔등을 툭 쳤다.
"보기도 싫어. 빨리 갑시다."
클론바우는 종호의 혼을 잔등에 업고 또 서너메터나 되는 날개를 퍼덕이며 서으로 서으로 날아갔다.
4
푸르른 하늘을 찌르며 우뚝 솟은 가파로운 설산이 나타났다. 푸르른 하늘에는 락하산들이 날아다니고 설산 기슭에는 무연한 푸르른 초원에 양떼와 말떼, 소떼가 구름처럼 흐르고 꽃사슴들이 깡충깡충 뛰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양과 말, 소, 사슴들의 입에는 꾸러미가 씌여져 있지 않겠는가. 그래도 풀은 먹을 수는 있어 다행이였다.
우후죽순처럼 삐죽이 하늘을 찌르며 우뚝 솟은 성당의 꼭대기로부터 숱한 신앙의 색실오리들이 사처로 뻗어나가 시원한 가을 바람에 훨훨 휘날리고 있었다.
조상환상곡과 좀 비슷한 노래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러나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없어 안타까웠다. 세종대왕과 멀리 떨어진 곳에 갈수록 조상환상곡은 좀체로 들을래야 들을 수 없었다.
꿈인가? 생신가?
갑자기 숱한 호랑이들이 락하산을 타고 눈송이처럼 날아내린 클론바우 일행을 나포해 궁전으로 끌고 들어갔다. 뻘건 기둥이 천정을 찌른 이른바 궁전 정면 룡의에는 호랑이가 대왕이느라고 거만하게 타리대를 치고 앉아 퉁사발눈을 꺼벅거리며 클론바우 일행을 쏘아보았다.
이 설산 기슭 초원에서는그 놈의 호랑이가 왕이느라고 으시대며 정신거미줄로 숱한 동물들을 묶어놓고 못살게 굴었다.
졸개 호랑이들은 종호네가 자기 령역을 침범했다고 궁전의 뻘건 기둥에 사지를 꽁꽁 묶어놓았다.
“따웅-!”
호랑이대왕은 표범 가죽을 깐 룡의에 앉아 으르렁거리면서 공포에 찬 심문을 시작했다.
클론바우와 아사꼬는 호랑이를 근본 안중에도 두지 않고 손을 쓰려고 했다. 종호의 혼이 눈을 찔끔해 눈짓했다. 그러자 그들은 잠시 참으면서 호랑이 대왕이 무슨 짓거리를 하는가 보자고 하회를 기다렸다.
호랑이 대왕의 이마빼기에는 “왕”자가 새겨져 있었는데 꽤나 위엄이 있어 보였다.
호랑이 대왕은 허연 수염을 슬슬 쓰다듬으면서 을러멨다. 옆에서 입내를 잘 내는 앵무새 통역관이 호랑이대왕의 호통소리를 통역했다.
“따웅- 네 놈들은 어데서 온 놈들인가? 언감 이 호랑이 대왕님의 령지를 다 침범해?”
종호 혼은 어처구니 없어 피씩 웃었다.
“지금 무슨 세상인데. 여기 자유와 민주를 부르짓는 유럽에 아직도 호랑이 왕국이란게 다 있어? 흥!”
호랑이 대왕은 앞발로 룡의를 탁 치며 궁전 천정이 다 날아가게 고래고래 고함쳤다.
“무엄한 놈. 감히 최고지존 호랑이 대왕님을 릉멸해? 호랑이 소리로 대답하지 못할가? 다른 말로 대답했다간 호랑이왕국 국법에 의해 목을 쑥 빼버리겠어.”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은 어처구니 없어 너털웃음을 웃었다.
그는 호랑이 대왕을 손가락질하면서 대성질호했다.
“참 가소롭구나. 난 지구촌을 통일한 괴물 클론바우 대통령이야. 그래도 난 아메리칸 제국의 영어로 말하라고 지구촌 사람들한테 강요한 적이 없다. 네 놈이 뭔데 알아듣지도 못할 네 놈의 호랑이 소리로 말하라는 거냐?”
“따웅- 저놈이 무슨 말로 찌껄이느냐?"
앵무새가 통역했다.
"영어로 우리 호랑이왕국을 욕합니다."
"뭐라고? 영어를 닥치지 못해?”
호랑이 대왕은 노발대발했다.
"저놈 어데서 굴러온 놈인가?"
클론바우는 또 영어로 대답했다.
"I' am from America(난 아메리카에서 왔어.)"
“너 이놈, 계속 영어로 지껄일텐가? 아메리카노! 안돼! 독일어는 대왕 좀 가능해! 흥!"
"뭐? 아메리카노 커피 안된다고?
호랑이 대왕은 대가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메리카에서 왔다면 누가 쓰게 볼 거 같애? 누굴 속이려고? 이 호랑이 대왕도 세상을 통일시키지 못했는데. 네 놈이 지구촌을 통일했다고 그래? 으흠. 우리 호랑이 왕국에선 기린이나 사자나 사슴이나 새들도 몽땅 호랑이 소리로 말해야 해. 다른 소릴 했다간 몽땅 호랑이왕국의 국법에 따라 지옥에 보내지 않으면 죽여. 그래서 우리 호랑이 말을 입내 잘 내는 앵무새 밖에 살아남지 못했어. 살아남겠으면 우리 호랑이 왕국의 소나 말처럼 꾸러미를 쓰고 다른 소릴 치지 말란 말이야.”
아사꼬가 어처구니 없어 캐드득 웃었다.
“빠까 오사마데스네(바보 왕이구만요.) 어째 이 초원의 양과 소, 말, 사슴들한테 꾸러미를 씌웠는가 했더니 제 말을 하지 못하게 하느라고 그랜 판이구만요."
호랑이 대왕이 앵무새 통역관에게 물었다.
"저년이 무슨 말로 지껄여?"
"섬나라 오랑캐 말을 했습니다."
"닥치지 못해? 영어나 섬나라 오랑캐 말이나 다 못해! 유럽에 왔으면 독일어 했소다."
클론바우는 겁나하는 기색이 하나도 없었다. 그는 호랑이 대왕이 가소로워 질책했다.
"제 무식해 모른다고 영어를 못 쓰게 해서 되는가?”
호랑이 대왕은 퉁사발눈이 데꾼해졌다.
“엉? 뭐라고?”
아사꼬는 겁나하는 기색 하나도 없이 종알거렸다.
“종달새는 지종지종, 뻐꾸기는 뻐꾹뻐꾹, 참새는 재잘재잘, 얼마나 듣기 좋은가요? 그런데 새들이 어떻게 제 소리로 말하지 못하게 하고 호랑이 소리로만 말하라는 건가요?'
"닥쳣!"
호랑이 대왕은 퉁사발눈깔을 부라리며 앵무새를 가리켰다.
"앵무새를 봐라. 우리 호랑이 말을 얼마나 잘 하는가? 진짜 우리 호랑이 왕국의 모범동물이야. 앵무새처럼 호랑이 말을 하란 말이야. 그래야 살 길이 있어."
아사꼬는 코웃음치며 호랑이 대왕을 손가락질하면서 꾸짖었다.
"가만히 보니 이놈의 호랑이왕국에선 입내를 잘 내는 앵무새아가씨나 살아남겠구만. 그래 앵무새아가씨가 짹짹 제 소릴 못치고 호랑이 대왕 앞에서 아양을 떨면서 따웅 하고 입내를 잘 내겠지? 흥, 도라와(호랑인) 혼또니(진짜) 세상에 둘도 없는 무지막지하고 포악무도한 대왕이구만요.”
“개소릴 작작 쳐! 새소리도 안되고 양키들의 영어나 섬나라 오랑캐 말도 안돼. 숱한 동물들이 다 뒤에서 우리 호랑이들이 알아도 듣지 못할 소리로 제 좋은 소리를 치면 되겠는가? 네놈들이 제마끔 지지배배, 뻐꾹뻐꾹, 짹짹거리면서 암암리에 제 좋은 소리치면서 꿍꿍이를 치면 이 나라가 사분오렬될게 아닌가? 건 우리 호랑이 왕국에 절대적인 위협이야. 따웅이나 독일어 내놓고 다른 소릴 쳤다간 가차없이 처단할 거야.”
호랑이 대왕은 궁전 벽에 걸어놓은 물소 대가리 해골을 가리키면서 경고했다.
"저놈 물소도 '따웅(大王)' 하지 않고 '음메-' 했다가 내게 목주래를 물려 죽었어. 나는 물소 대가리를 궁전 벽에 걸어놓고 닭을 잡아 원숭이를 훈계하듯 다른 동물들을 경고했어. 네놈들도 '따웅' 하지 않고 '음메-' 했다간 물소처럼 물려죽을줄 알어라."
호랑이 대왕은 그쯤 겁을 먹이면 클론바우랑 벌벌 떨겠는가 했는데 대수로워도 하지 않는 표정들이지 않겠는가.
호랑이 대왕은 자기가 깔고 앉은 룡의에 편 표범 가죽을 매만지면서 을러멨다.
"이 표범도 나를 보고 '따웅(大王)' 하지 않고 제 소릴 쳤다가 우리 호랑이들이 물어죽였어. 표범이 아무리 우리 호랑이 사촌이라고 해도 우린 대의멸친이야. 호랑이 말을 하지 않는 놈은 사촌이 아니라 애비 에미라도 가차없이 물어죽여. 보라구, 우리 말을 잘 안 듣던 그 놈 표범 가죽을 쭉쭉 벗겨서 내 룡의에 깔고 앉아 다른 동물들한테 본보기를 보여주는 거야."
호랑이 대왕은 불길이 왕왕 이는 퉁사발눈깔로 클론바우와 금발미녀 아사꼬가 개의치 않는 것을 쏘아보며 속으로는 흠칠 놀랐다.
(그저 나긋나긋한 놈들이 아니구나.)
호랑이 대왕은 수하 호랑이 경호원들한테 경계심을 높이라고 찔끔 눈짓했다.
호랑이 대왕은 허연 수염을 슬슬 쓰다듬더니 쇠몽둥이 같은 꼬리로 땅바닥을 땅 쳤다. 땅바닥이 새된 비명을 지르며 궁전에 먼지를 새뽀얗게 일궜다.
“따웅- 천치 같은 놈들, 네놈들은 산에 가면 산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속담도 몰라. 무식한 놈들, 이 호랑이 왕국에 왔으면 호랑이 말을 해야지! 간사한 영어로 우리 호랑이 왕국의 국법을 어기면 좋은 끝장 없어. 알만해? 흥!”
클론바우는 한발자욱도 물러서지 않았다.
“당신네 호랑이 ‘따웅’ 한마디로 어떻게 모든 동물들의 복잡한 뜻을 다 표시하겠는가? 당치도 않은 국법 싹 걷어치우오.”
호랑이 대왕은 코웃음쳤다.
"무식한 놈, 우리 호랑이들은 대대손손 '따웅(大王)-' 한마디로 숱한 동물들을 몽땅 몇천년이나 다스려왔다. 여기 숱한 동물들은 내 '따웅(大王)' 한마디만 하면 찍소리도 못하고 고분고분 내 말을 들었어? 누가 언감 '따웅(大王)에 맞서기나 했겠는가? 흥, 알기나 하고 허튼 소릴 쳐? 흥!"
호랑이 대왕은 좀 연약해 보이는 금발미녀 아사꼬를 가리키면서 물었다.
“따웅- 넌 어데서 온 년이냐?”
아사꼬는 호랑이대왕한테 요염한 쌍까풀 파란 눈을 찔끔해보이면서 아양을 떨었다.
“섬나라에서 날아온 금발미녀 아사꼬예요. 이 포승줄을 좀 풀어주세요. 너무 꽉 묶어놔서 아파 죽겠어요.”
“풀어주면 호랑이 말 하겠느냐?”
그러나 아사꼬는 일어로 대답했다.
“난 우리 섬나라 말 밖에 할줄 몰라요.”
“무엄한 년, 섬나라 오랑캐년, ㅉㅉㅉ.오랑캐 소릴 작작 쳐!"
호랑이 대왕은 도리머리를 절레절레 젓더니 종호를 가리키면서 고함쳤다.
"안되겠다. 얘들아, 저 년놈들이 메고 온 짐에 뭐 있는가 들춰 봐.”
“예잇-“
호랑이들은 책짐을 들춰 보고 아연실색했다.
“호랑이말로 쓴 책이 아닙니다. 몽땅 알아 못 볼 책입니다.”
호랑이 대왕은 앞발을 홱 휘둘렀다.
“그 놈 책들을 몽땅 태워버려!”
그때 아사꼬가 다급한 소리를 쳤다.
“잠간만!”
호랑이 대왕은 아사꼬를 쏘아보았다.
그런데 아사꼬가 귀맛을 돋구는 말을 할줄이야.
“호랑이 대왕님, 이 책은 호랑이 대왕님을 찬송한 책입니다. 이 책이 나가면 호랑이 대왕님의 영웅업적이 온 지구촌에 널리 알려지게 될 겁니다.”
색마 호랑이왕은 주둥이귀로 게침을 질질 흘리며 금발미녀 아사고의 하얀 허벅다리를 뚫어지게 내려다보았다.
“그래? 금발미녀 꽤나 이쁜데. 말도 참 달달하는구나.”
호랑이 대왕은 허연 수염을 쓰다듬으며 흐뭇해 꼬리를 흔들거렸다.
그는 퉁사발눈을 꺼벅거리면서 물었다.
“그 책을 게르만어로 내자면 사슴 고기 몇 수레나 들겠느냐?”
“호랑이 왕국의 포악무도한 독재자 호랑이 대왕님 사적을 노래한 책이니까. 할인하면 아마 사슴 고기 십여수레면 되겠죠.”
호랑이 대왕은 발가락으로 룡의를 다독이며 속으로 주산알을 튕겨보았다.
그때 옆에서 앵무새가 고자질했다.
“대왕님, 속히우지 마십시오. 제가 저 책을 보니 온통 저놈들 조상들이 섬나라 오랑캐들을 족치던 얘깁디다.”
“뭐라고? 고약한 놈, 세상에 둘도 없이 총명한 게르만어로 쓰면 몰라도. 흥. 언감 이 호랑이 대왕님을 속이려고 섬나라 오랑캐 말로 책을 내? 저 책을 당장 내다 소각해버려라! ”
“예잇!”
종호의 혼은 허연 수염이 난 호랑이 대왕이 피뜩 90여년 전 파쑈 히틀러 같아 보였다. 2차 대전 때 독일 파쑈들은 프랑스를 점령한 후 프랑스 사람들한테 프랑서어로 말하지 못하게 하고 독일어로만 말하라고 총칼을 들이대고 강박하지 않았던가.
(그럼 몇십년 전 파쑈 히틀러가 호랑이 대왕으로 둔갑했단 말인가? 여긴 독일인가? 어딘가? 유럽에서는 얼마나 자유와 민주를 부르짖는가. 그런데 유럽에 자유와 민주를 압살하는 포악무도한 독재자 호랑이 대왕도 존재하는가? 원, 참,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다가 잘못 왔는데.)
종호의 혼은 눈앞이 아찔해났다. 그러나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호랑이 대왕을 손가잙질하면서 꽥 고함쳤다.
“누가 언감 내 책을 다쳐?!”
호랑이 대왕은 룡의에서 벌떡 뛰여 일어나 세발네발 높뛰면서 노발대발했다.
“호랑이 말을 하지 않고 국법을 어긴 저 무엄한 놈들을 몽땅 끌어내 목을 썩뚝 잘라 버려라!”
클론바우가 궁전 천정이 날아가게 맞받아 고함쳤다.
“누가 언감 우릴 다쳐?! 흥!”
클론바우가 콧방귀를 뀌자 호랑이 대왕이 깔고 앉은 룡의가 허망 십여메터 밖에 날아가 땅바닥에 쿵 떨어졌다. 궁전에 먼지가 시뿌옇게 흩날렸다. 호랑이왕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꼬리빳빳해 동굴로 도망쳤다. 숱한 호랑이들도 질겁해 사처로 흩어졌다.
클론바우는 “윽!” 소리와 함께 사지를 묶은 포승을 툭 끊어버리고 날개를 퍼덕거리면서 곧추 호랑이 대왕한테 덮쳐갔다. 아사꼬도 포승줄을 뚝뚝 끊어버리고 쌩 날아가 호랑이들을 치고 박으며 결사전을 벌렸다.
깜짝 놀란 호랑이 대왕은 호랑이 졸개들의 엄호를 받으면서 굴 속으로 피해 들어갔다. 호랑이 대왕은 간이 한줌 만해 질겁한 빛이 어린 퉁사발눈깔을 슴벅이면서 굴 밖을 내다보았다.
저게 뭔가?
클론바우가 길다란 코로 궁전 기둥을 휘감아 쑥 뽑아버렸다. 아사꼬는 그 약한 팔에 어데서 그런 괴력이 생겼을까? 금발미녀 아사꼬는 도망치는 호랑이 뒷다리를 거머쥐여 홱 팽개쳤다. 호랑이는 대여섯메터 밖에 날려가 쿵 처박혀 뒈졌다. 클론바우가 엉덩이로 기둥을 쿵 떠밀자 우지끈 끊어져 궁전 천정이 무너지면서 흙먼지가 궁전 바닥에 흩날려내렸다.
호랑이 대왕은 비명을 질렀다.
"아이구, 저 내 궁전!"
"그만! 우린 오아시스를 찾아 갑시다!"
종호의 혼이 말려서야 클론바우와 아사꼬는 그만뒀다.
클론바우는 혼을 돌아보았다.
"저 놈 호랑이들을 무서워 마십시오. 저놈 호랑이들을 몽땅 쫓아내고 여기 설산 기슭에 우리 아아시스를 보란듯이 꾸립시다."
그러나 종호의 혼은 도리머리를 저었다.
"똥이 더러워 피하지. 무서워 피하겠소? 그만 훈계해놨으면 됐어요. 어서 갑시다."
환각인가? 생신가?
클론바우는 종호의 혼을 업고 호랑이 궁전을 빠져나갔다. 아사꼬는 책짐을 메고 클론바우를 뒤따라 궁전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클론바우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호랑이 대왕이 괘씸해났어요.
(그 놈을 혼쌀 내주지 않고선 어디 속이 내려가는가.)
클론바우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부르르 떨며 속으로 외웠다.
(변해라.)
순간 그 육중한 클론바우는 크기가 다른 두 몸으로 분신했다. 육중한 클론바우는 계속 책짐을 메고 종호를 따라가고 파리로 변한 클론바우는 호랑이 대왕 궁전으로 앵 날아갔다.
호랑이 대왕은 한창 왕좌에 앉아 궁전을 수건하라고 수하들에게 궁전이 쩌렁쩌렁 울리게 호령하고 있었다. 파리로 둔갑한 클론바우는 호랑이 코구멍으로 앵 날아들어갔다. 그는 호랑이 대왕의 코구멍으로 해 숨통을 타고 목을 기어넘아 배 속까지 깊숙이 들어갔다.
파리 클론바우가 두루 살펴보니 호랑이 대왕 뱃속에는 香肠이 줄줄이 늘어서 있지 않겠는가!
(이게 웬 香肠이냐?)
클론바우는 예리한 비수를 꺼내 그 香肠을 쓱쓱 베서 맛있게 먹어댔다.
(아이구메! 배 아파 죽겠다. 밸이 끊어지는 것 같아! 아이구! 배야!"
호랑이 대왕은 두 앞발로 배를 끌어안고 궁전 땅바닥에서 땔땔 구을었어요.
클론바우는 호령했어요.
"호랑이놈아, 다시 대왕이느라고 따웅 소리만 치라고 하겠는가?!"
호랑이 대왕이 들을라니 자기 배 속에서 을러메는 소리 울리지 않겠는가.
"아니, 네놈은 누군데. 내 배 속에 들어가 개소리냐? 따웅!"
클론바우는 빈정거렸다.
"난 클론바우 꼬마대통령이야. 네놈 배 속에 숱한 香肠을 숨겨놨구나. 내 이 숱한 香肠을 다 잘라 먹을테야! 냠냠 맛있다. 오래오래 맛있다."
호랑이 대왕은 기겁해 버럭 고함쳤다.
"원래 네놈 탓이구나. 따웅! 야, 이 놈아, 그게 香肠이 아니구 내 밸이야. 까딱 건드리지 말라. 배 아파 죽겠다. 어서 내 배에서 나오지 못할가!"
클론바우가 어디 순순히 기어나오겠는가!
그는 칼로 밸을 한줄 쓱쓱 베서 먹었다.
"어참, 네놈이 숱한 사슴을 잡아 먹었는지. 香肠 속에 사슴고기 가득하구나."
클론바우는 호랑이 뱃속에서 고함쳤다.
"크게 변해라!"
파리로 둔갑했던 클론바우는 원 괴물로 둔갑하더니 글쎄 호랑이 배 속에서 점점 커졌어요. 호랑이 배는 물소 배만큼 크게 변했다. 나중에는 코끼리 배만큼 불룩하게 커졌다.
"아이구, 배 아파라. 따웅!"
"ㅋㅋㅋ"
클론바우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펄떡펄떡 뛰는 심장을 쿡쿡 찌르면서 을러멨다.
"무지막지한 호랑이 대왕놈, 네놈이 따웅 하지 않는다고 꽃사슴이랑 물소랑 수태 잡아 먹지 않았는가! 물소 원쑤를 갚을테야. 이번엔 여기 이 펄떡펄떡 뛰는 커다란 심장부터 베서 썩썩 생회를 쳐 먹어야지."
호랑이 대왕은 "악!" 외마디비명을 궁전이 다 떠나가게 지르더니 칠성구멍으로 뻘건 피를 토하더니 왕좌에 푹 꺼꾸러졌다.
호랑이 배는 고래 배때처럼 점점 뚱뚱 부어났다.
땅!
펑!
남산만한 호랑이 배때는 고무풍선처럼 팡 터졌다. 터진 배때에서는 사슴 고기와 물소 고기로 꽉 찬 숱한 香肠과 거시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 더러운 악취가 뻘건 궁전에 물씬 풍겨 코를 찔렀다.
포악무도한 호랑이 대왕은 "따웅" 한마디만 외치라면서 뭇 약소동물들을 억압하다가 괴물 클론바우 손에 걸려 더러운 끝장을 보게 되였다.
드디어 육중한 괴물 클론바우가 호랑이 배때에서 나오지 않겠는가!
"괴물이야!"
호랑이들은 괴물 클론바우 괴상한 몰골 보고 깜짝 놀랐다. 호랑이들은 어안이 벙벙해 못박힌듯 그자라에 서서 눈 앞의 괴물을 쳐다보았다.
사자대가리에 코끼리코, 울퉁불퉁한 근육이 룡처럼 꿈틀거리는 네개의 팔, 뒤잔등에 달린 서너메터나 되는 날개, 기린만큼한 꺽다리...
"어비!"
숱한 호랑이들은 눈깔이 데꾼해 다리야 날 살려라고 꼬리 빳빳해 산지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
클론바우는 기실 대하과학환소설 "야망의 바다", "욕망의 천지", "황천의 유령"에 줄곧 등장해온 괴물 꼬마대통령이 아닌가!
클론바우가 궁전이 다 날려가게 우뢰처럼 천지가 진동하게 호통쳤다.
"호랑이 놈들아! 다시 '따웅'만 하라면서 약소동물들을 괴롭히기만 해 봐라! 이 클론바우 괴물이 가만 놔두지 않을테야! 씨팔! 흥!"
클론바우가 발로 궁전 바닥을 쿵 굴렀다. 괴물 클론바우 콧바람에 궁전대들보가 먼지바람을 일구며 저 멀리 날려가 떨어졌다.
클론바우는 약소동물들의 원쑤를 갚았고 언어자유와 자유민주주의를 압살하는 호랑이 왕국을 뒤죽박죽 뒤흔들어놓았다.
5
클론바우는 거대한 날개를 쭉 펼치더니 씽 날아와 종호네를 뒤따라 서으로 서으로 정처없이 날아갔다.
(조상환상곡을 울릴 오아시시를 찾아야 하겠는데. 사막은 벗어났는데 오아시스는 어디에 있을까?)
황혼의 유령은 괴물 클론바우의 잔등에 업혀 바람결처럼 푸르른 서쪽하늘로 날아갔다.
해맑고 푸르른 가을 하늘 아래 가파로운 설산봉우리들이 우중충하게 하늘을 찌르며 나타났다.
알프스산맥인가? 어딘가?
설산 기슭에 성당이 우후죽순처럼 우뚝우뚝 솟아 있다. 로마제국의 옛 성곽에서 자유와 사랑의 녀신 헤라가 손짓해 부른다.
모래바람이 앞을 가리지 못하게 불어치는 사막 위에서 민주와 자유의 녀신 헤라를 보는 순간,종호 혼의 눈 앞에는 불시에 옹달샘이 퐁퐁 솟아나고 진달래꽃이 만발하는 오아시스가 방불히 펼쳐지는 것 같지 않겠는가.
순간, 종호는 그날부터 책짐을 풀어놓고 사막에 나무와 풀을 심기 시작했다. 목이 말라 터질 지경이건만 아무리 사막을 둘러봐도 마실 물도 한모금 없는데 언제 나무와 풀에 줄 물이 있겠는가. 그때 괴물 클론바우는 서너메터나 되는 날개를 퍼덕이면서 나이제리아강에 가서 누런 강물을 퍼다가 사막에 갓 심은 나무와 풀에 뿌린다. AI금발미녀 아사꼬는 종호를 도와 Ai기술로 사막에 풀씨를 뿌리고 묘목을 심어 푸르른 초원을 수채화처럼 펼쳐냈다. 그들의 노력으로 사막에 날따라 오아이스가 점점 넓게 펼쳐나갔다.
저쪽에서 류덕재와 류려평이 비아냥거리는 소리 사막의 하늘을 찌른다.
"저 정신병자들을 봐, 사막에 오아시스를 마련한다고 나무와 풀을 심잖니?"
"망상증에 단단히 걸린 건 어쩔 수 없어요. ㅉㅉㅉ."
류씨네 일당이 비웃고 아무리 찬서리 내리고 세찬 눈보라가 미친듯이 휘몰아 쳐도, 황혼의 유령이 어디로 가든 설악산의 하얀 무궁화, 금강산의 연분홍철쭉꽃, 백두산의 연분홍 진달래꽃이 아름다운 조상 환상곡의 선률에 맞춰 치마폭을 나풀거리며 도라지춤을 추고 있지 않겠는가.
저게 뭔가?
피빛으로 불타는 황혼의 락조가 비낀 설산 산봉우리 위 푸르른 하늘에 커다란 책들이 겹겹이 쌓인 신기루가 나타나지 않겠는가.
그 신비한 신기루에서 섬나라 오랑캐들을 족치는 항일투사들의 고함소리가 하늘땅을 진동한다. 안중근, 김좌진, 홍명도, 윤봉길, 리봉창…항일투사들의 혼이 별들이 반짝이는 푸르른 하늘로 하나, 둘 솟아올라가 대지의 어둠을 밝혀주는 밝은 별로 반짝인다. 어두운 밤하늘에 쓸쓸한 조상환상곡이 은은히 들려온다.
황혼의 유령은 머리를 얽동인 암흑한 정신쇠사슬을 부시면서 찬란한 해빛에 황혼의 옥구슬을 꿰어 선물하는 새 아침을 잉태하며 암흑 속에서 몸부림치면서 신음한다…
(끝)
2025년 5월 20일 12시 16분 조회:1916 추천:27
2013년 11월 20일 12시 16분 조회:1979 추천:27 작성자: 김장혁
김장혁 프로필
필명: 민성
1958년 중국 길림성 연길현 조양공사 근로촌 출생.
1981년 12월 중국 연변대학 조문학부 졸업.
1982년 1월- 1987년 중국 길림성 룡정시 룡정중학교 어문교원.
1988년-1996년 중국 길림성 연변인민방송국 기자. 1994년 12월 1일 연변작가협회 작가로 등단, 1994년 12월 2일 중공 당조직에 입당.
1997년- 2016년 연변인민출판사 "청년생활"잡지사 부주필, "소년아동"잡지와 "별나라"잡지 련합편집부 부주필, "로년세계"잡지사 주필 력임, 연변인민출판사 편심(교수급편집).
2018년 5월 정년퇴직.
중국조선족로인협회 상무리사,
료녕성조선족로인협회 부회장, 명예회장 력임.
현재 연변작가협회 회원, 연변주아동문학연구회 사단법인대표, 회장, 당지부 서기.
편집부 주필.
주요저서:
대하소설 "울고 웃는 고향"(총 7권)
대하과학환상소설 “야망의 바다”,"욕망의 천지", "황천의 유령"(총 3부)
대하소설 "진달래 소야곡"(총 4권)
대하소설 "졸혼"(총 6권)
대하소설 "황혼"(총 5권)
장편실화소설 "부르하통하강반 살인악마의 유령"
장편실화소설 "38선에서 싸우던 나날에"(김철환 공저) 등
장편소설 27권.
그외.
장편실화 "인민의 훌륭한 법관 록도유"(한문)
중단편소설집 "사랑환상곡"
동화소설집 "멋쟁이 매옹이와 찍찍의 겨룸"
동화소설선집 "괴물 클론바우 모험기"
아동문학작품집 "호랑이와 사냥군"
문학작품집 "사랑은 요술쟁이야"
수필집 "리별"
실화작품집 "빨간 장미꽃 함정" 등
저서 총 35권, 문학작품 총 1,000여만자.
수상:
백두컵문학상, 아리랑문학상, 전국소수민족아동문학작품우수상 (수차), 한중옹달샘아동문학상, 한중동심컵아동문학상, 웰빙아동문학상, 한국 KBS방송 수기우수상, 한국 대전매일수필문학상, 두만강수필문학상 , 동북3성우수도서상 (2차), 2010년 연변작가협회 선진작가상 등 30여개 수상.
XX XX XX
연변작가협회 김선화 부주석의 댓글
조선족사회권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대하소설!
상해외국어대학 박사, 김충실교수님 댓글:
김장혁 작가는 우리 조문학부 77학번의 자랑이고
연변대학의 자랑이며
우리 조선민족의 자랑입니다.
@민성, 연변대학 우리 반에서 제일 막내였던 김장혁 작가님, 이제 우리 동창의 자랑스러운 문장가이시네요!
40 여년 세월이 녹여낸 필력으로 몇 권의 대하소설에 역사와 인간을 담아내시다니! 그 풍부한 지식과 깊은 통찰에 우리 모두를 놀라움과 감동에 몰아넣었습니다. 청춘을 뛰어넘은 열정과 정성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김장혁의 계몽은사님- 김진산선생님의 댓글
우리 연변의 " 리기영" ~김장혁작가 줄기차게 달려라! 항상 너를 응원 하고 있다. 건의하고 싶은 것은 네가 지은 대하장편소설 " 졸혼", "황혼" 을 책 으로 출판하는 것이 좋겠다. 그 소설을 그래도 책으로 출판해야 세상에 영원히 남을 수 있다.
새 해의 건투를 축원한다.
“우리 문화교류협회” 췬주, 수필가 김영희선생님 댓글
@민성 소설가님 소설 감탄하면서 잘 보았습니다.
선생님 소설의 문학예술수준이 넘 높으셔서 구절마다 몇번씩 읽어 보았습니다.
연변대학 조문학부 저명한 평론가, 김병활교수님의 댓글
참 대단해요.
사실 여러 대하소설이 분량이 방대하고 ... 조선족문학에서 전무후무한
대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자타가 인정하는 문학사의 한페이지를 당당히 차지하고
높은 평가를 받을 거라고 믿어마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연변대학 조문학부에서 개최한 종소리문학사 창립기념행사에서 김성우의 프로필을 소개하면서 곁들여 동창생
김장혁이 연변주아동문학연구회 회장이라고 소개했어요.
채화순 작가선생님의 댓글
김장혁 소설가님 안녕하세요?
김장혁 작가선생님은 숱한 대하소설을 썼군요. 이젠 다른 책들을 내려놓고 선생님의 소설을 읽기로 했습니다.
저는 지금 짬이 나는대로 선생님의 소설 "황혼"을 보고 있습니다. 보는 잡지도 많지만 선생님의 소설에 마음을 더 빼앗깁니다. 김선생님의 소설을 보면서 어쩌면 곁에서 보는듯, 본인이 겪은듯 이렇게 생동하게 잘 쓸 수 있을가 감탄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좋은 글로 우리 조선족 후대들에게 자랑거리를 남겨주세요.
대련시조선족문화촉진회췬 양명금 부췬주선생님 댓글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잘 보내시고 계십니까?
연변아동문학연구회의 부흥 발전과 문학을 위한 여러면에서 솔선수범, 오늘도 래일도 매일, 매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오래 전부터 회장님께서 췬마다 올려 주시는 "대하소설"이라든가 좋은 작품들 감동의 마음으로 잘 읽으면서도 비록 댓글은 올려 드리지 못했지만 빼놓지 않고 지금도 하나하나 잘 읽으면서 우리 문단에도 이와 같이 훌륭하신 분 계시는구나 하는 자호감으로 가슴 뿌듯 영광을 느낄때가 많았습니다.
훌륭하신 회장님을 모시고 이와같이 한 대련문촉회췬에서도 함께 즐길수 있게 된 것도 역시 저의 생애에 있어서의 최대의 영광, 행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회장님 참으로 대단 하시고 너무너무 존경합니다...
앞으로 아동문학 학회의 무궁무진한 발전에 큰 성과가 있으시길 바라면서 우리 회장님께서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만을 충심으로 기원 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저명한 소설가 정문준선생님 고무격려 말씀
하늘 쥐여뜯는 아픔과 그토록 장려하고 그처럼 장쾌하고 그렇게도 장엄한 몸부림이 끝내 새아침 두둥실 떠일 해덩이를 품어안고 몸부림치누나!
초장부터 쭈욱 내리 끝장까지 대하소설 "황혼" 은 눈물겨운 대형관현악의 거창한 하모니 울림으로 이 내 가슴 때리고 목줄 비틀어 쥐여짜고 헛것에 들뛰던 심장 하나 산산쪼각으로 짓부셔 주기도 했나이다.
나는 거세찬 바다 식구들과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웃고 울고 싸우면서 헤아릴 수 없는 깊은 밤을 헤쳐갔나이다.
그리고 장혁 소설가님이 붓끝 휘날린 파도 갈기에서 대쪽 같이 올바른 가르침을 걸탐스레 받아 먹으면서 나의 글솜씨가 이리 봐도 푸둥푸둥 저리 봐도 푸둥푸둥 눈 뜨이게 살찌고 있는 것 같나이다.
망망한 바다소설에서 남다른 명창 목청 배노래로 하늘바다 휘감아친 장혁 소설가님, 너무너무 고맙나이다!!
리명자 시인님의 댓글
김회장님 참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장편소설을 계속 쓰시는게 얼마나 힘든 정신 로동입니까. 잘 읽었습니다.
청도시 리춘자 회장님 댓글
잘 읽었습니다.
김장혁 소설가는 우리 민족의 자랑!
어쩜 그리도 생동하게 소설을 쓰셨습니까! 참 대단하십니다.
존경합니다.
리정화 작가님 댓글
와- 작가님께서는 유람도 많이 하시고 사회 경험도 참 풍부하신 것 같네요. 사랑에 속고 울고 하면서도 그사랑을 갈구하는 것이 인간일까요? 소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무더위 잘 이겨 내세요
저자의 답사
저의 대하소설 《황혼》은 여러분들의 열렬한 성원과 함께 101회로 종장의 막을 서서히 내리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였습니다.
지난해부터 한해 동안 저의 소설의 향연과 함께 하시면서 성원의 박수를 보내주신 여러분께 삼가 숭고한 경의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