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날 아침, 나는 일찍 일어나 새벽시장에 나가서 찰떡을 사다가 딸애가 붙고저하는 중점고중 대문에 척 붙혀놓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시험기간 내내 꽃만 피면 그 꽃이 모두 다 열매를 맺는다는 가지를 사서 료리를 해서 먹이고 며칠 내내 시험장에 따라다니면서 학부모로서 할수있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않았다
. 시험을 치고 나서는 성적이 발표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또 록취점수선이 나오기까지 너무도 바질바질 속태웠다.
다른집애들이 시험쳤다는 소식을 전해들을땐 시간이 빠르기만 하더니 막상 제집애가 시험치니 이렇게 느릴까?
사람은 이런 고비에 너무 속태워서 폴싹폴싹 늙는것 같다. 애도 몹시 속타는 모양이였다.
이런 애탄 과정에 이런 시점에서 나는 애를 타이르는걸 잊지 않았다.
어쩌면 딱 요런 시기에 이런 타이름이 더 효력이 있을지도 모를일이니깐
“대학시험칠때엔 제발 이런 속 태우지 말게 시험을 좀 더 잘 쳐달라.”고 절절하게 부탁했다.
애도 엄마가 속태우는게 안스러워서인지 아니면 깊이 깨달았는지 그래야하겠다고 선선히 대답한다.
그 대답이 시원하여 삼년뒤에 대학시험은 정말 속 태우지 않아도 될것처럼 믿음을 주는 애가 고맙기까지하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애가 평소에 기초가 좋기때문에 자기성적으로 꼭 붙을것이라고 예산은 했지만 그래도 록취선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를 일이여서 장담은 하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꼭 붙을수 있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록취선이 나온뒤에야 애는 해방되였다.
나도 같이 해방받았다.
가장의 정성이 하늘을 감동시킨건지, 아니면 애 실력이 그래도 좋은 편이여서인지 록취선을 훨씬 넘긴 성적으로 그렇게 붙기 바쁘다는 중점고중에 붙었다.
진짜로 날듯이 기뻤고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하고 뿌듯했다.
정성으로 자식 키워본 이들은 다 알것이다.
여기가지 오기가 얼마나 쉽지 않은지를.
돌이켜보면 오늘 기쁨의 미소를 짛을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가장의 피타는 노력이 숨어있는지 모른다.
그동안 참 많이 애간장 태우고 마음 졸이고, 속상하고, 노하고, 기쁘고, 슬픈 과정을 모두 겪었었다.
애가 원하는 중점고중에 붙었다고 말하면 지인들 모두 "공부 잘 시켰네." 하면서 마음으로 축하해주는데 그때는 정말 뿌듯하다.
그런데 애가 좋은 학교에 붙어서 행복을 느끼는건 그 며칠뿐이다.
개학날, 입학생들의 학부형회의를 마치고나니 또 앞으로 관건적인 고중삼년을 어떻게 공부도 잘 시키고 인간성도 좋고, 다른 필요한 소질을 잘 구비하게 교육해야 할지, 학부모로서의 책임감 때문에 고민이 더 많다.
앞으로 삼년, 애들의 인생에서 또 한번의 고비라면 고비라는 생각에 마음이 벌써 무거워진다.
그래서 한주일씩 숙사에 가있고 주말마다 오는 애가 그동안 어떤 일을 겪었으며 어떤 애들과 어울리는지,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를 늘 체크한다. 그리고 이번 주말에 만나면 요것은 꼭 각인시켜야겠다는것들, 어떤 것은 확실하게 심어줘야겠다는건 꼭꼭 메모해 놓는다.
어디에서 들은 얘기들도 애한테 필요한 교육같으면 꼭 메모했다가 들려준다.
그러나 엄마가 너무 길게 말하면 아이는 아예 시끄러워 들으려하지도 않는다.
사춘기여서 그렇겠지, 때론 기대 이상으로 눈물나게 감동을 주기도 하고 때론 때려주고싶을 정도로 정 떨어지게 쌀쌀 맞기도한 럭비공같은 사춘기애들, 가급적이면 최대한 간단명료하게, 하지만 머리에 깊은 여운이 남게 새겨듣게 얘기해줘야 할것이다 .
그래서 애를 키우면서 나 자신이 더 어른이 되는 같기도 하고 철학가가 되는같기도 하다.
애가 성장하는 과정이 또한 나의 성숙과정이기도 하다. 겸손해지고 배려할줄 알고 마음이 여유로와지고 용서를 배우는 과정, 그런 과정의 연속이다.
또한 즐거운 추억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딸애는 그래도 나를 흐뭇하게 해줄때가 더 많은것 같다.
딸과 나는 종종 이런식으로 대화를 한다.
엄마: 너 고중에 가게 되면 아이들이 모두 각 학교에서 뽑힌 우수한 애들이라 "산위에 산있고 하늘밖에 하늘 있다.(山外有山 天外有天)"는걸 터득하게 될거다.
딸: 학원에 다니면서 여러 학교에서 온 애들과 어울렸기에 나는 언녕부터 그걸 느꼈슴다.
엄마: 이번에는 시험을 잘 쳐서 장학금을 탔는데 어쩌다 한번 말구 쭈욱~ 잘 치기 바란다. 류성이 되지 말고 항성이 되거라.(不要当流星,当恒星吧.)
딸 :알았어유. “OK”
엄마: 전번에 니가 길에서 만난 갸가 예쁘던데 공부는 잘해?
딸: 그 애는 공주병두 있구 자기밖에 모름다. 공부는 잘함다. 하지만 모를 문제를 물어보면 알아두 모른다구 함다.
엄마: 자사자리하군 ...
딸: 학교에서 운동회 하는데 엄마가 좀 음료랑 풍막이랑 협찬해주쇼.
엄마: 그러지 뭐, 너희 반 애들 가장중에 엄마보다 경제력이 더 좋은 사람이 많을거다. 엄마는 돈이 많아서 협찬해주는게 아니야, 너한테 좋은 본보기 보여주기 싶어서지. 없어도 나눌줄 아는 사람,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 되거라. 앞으로도 니가 능력 있어야 없는 사람들을 보살펴 줄수 있단다. 꼭 많이 배워서 베풀수 있는 여유있는 사람이 되거라.
딸: 엄마, 숙사에서 뻐스타구 오는 길에서 이런 글을 봤는데 참으로 음미해볼만해요. "당신이 인물이 될지 페물이 될지는 당신이 지금 뭘 하는가에 달렸다.(你是人物, 还是废物, 看你现在干什么.) "
엄마:와 ~~ 대박 멋있네 ! 엄마: 이젠 반에서 간부하지말고 공부만 열심히 잘하자. 좋은 대학에 가려면 이제부턴 공부에만 올인해야 돼 . 딸: 아니요 난 어릴때부터 리더십을 배우고 싶어요. 성취감을 느끼며 살고싶어요.
엄마인 내가 흐뭇한 미소를 짛는다.
내가 이 멋에 산다.
애가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게 나에게는 천금가는 향수이다.
요즘엔 또 "혜영이는 뭘 자꾸 자랑함다. 할아버지는 산이 있다구 자랑, 언니는 일본회사에 출근하는데 노트 3 두 사주구, 카메라두 사주구, 핸드폰은 몇천원 짜리 쓰구, 엄마 아빠는 한국에 있는데 한주 소비돈은 몇백원씩 가지구. 그래서 난 소박한 한족애들과 놀기 좋슴다."라고 덧붙힌다 .
언제부터 아이콘 사달라고 투정질하는걸 이 구실 저구실 대면서 안 사주니 억지는 쓰지않고 엄마를 설복하려고 진지하게 얘기하니 내 마음이 좀 알싸~해났다 .
좋은 학교에 붙은 상으로 사줄만도 하건만 그런식이라면 앞으로 모든게 그런식으로 대가를 요구할가봐 그저 아무런 의미도 붙이지않고 그냥 슬쩍 사주는게 나을것 같아 적절한 시기에 알아서 사주려고 시치미 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함께 합숙하는 애가 모든걸 다 그것도 다 좋은 브랜드가지고 유용하고 령활하게 그리고 저절로 잘 절제하면서 이용하는걸 본뒤 나절로 설득되여 두말없이 사주게 되였다.
안 사줘도 억지는 쓰지 않고 최대한 부모를 설득해보려는 딸애의 마음이 기특하기도하고 대견스럽기도 하고 이런 제품을 잘 다루는것도 공부라면 공부일것 같아서 또한 그냥 시대 떨어진 책벌레로만 되지말기 바래서 공부도 잘하고 다른 모든것 즉 종합사유능력, 세밀한 분석력, 정확한 판단력, 차분한 인내력, 좋은 기질, 좋은 성격, 좋은 생활습관, 자신감… 모두 다 잘 구비한 따분하지않고 해박하면서도 지혜롭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것이 또한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줄수있는 천금보다 더 값가는 재부가 아닐까 ?
아이폰을 사주니 그렇게 좋아하던 딸애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사줄수 없는 형편도 아니건만 저렇게 좋아하는걸 뒤늦게야 사준 미안함에 나는 혼자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내가 애한테 참으로 지독하게 굴었구나,
애가 공부에 올인하길 바래서 독하게 마음 먹구 안사줬는데 이렇게 나를 마음이 아프게 하다니!
한편 내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소박하면서도 반듯하게 멋지게 잘 자라준 딸애가 대견하고 흐뭇하다.
아무튼 부모된 립장에선 나름대로 애가 훌륭하고 우수하게 잘 자랄수 있게 최선을 다할수밖에…
다음은 애들 자신의 몫이겟지.
애를 키우면서 부모는 진짜 애들의 좋은 본보기여야 되겠다는걸 내 세포하나하나로 깨닸게 된다.
아이들의 거울인, 모델인, 본보기인, 우리 부모부터 만물의 근원인 뿌리부터 변하자.
쇼를 해도 좋고 다 좋으니 제발 우리 부모부터 행실 바르고 마음 바르고 이 사회, 이 시대에 아이들에게 뒤떨어지지 않는 소질이 있고 품위가 있고 인간성이 좋은 부모로 거듭나자.
행복을 느끼는데는 각자 추구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다.
서로 잘 맞는 부부로 만났다던지,
사업이 번창 하다던지,
벅찬 명예나 권력을 가졌다던지,
부모복, 형제복, 친구복이 있다던지…
물론 다 중요하구 다 갖고 싶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이 시대에 잠 자고 나면 또 변하고 사람마음도 갈피 잡을수 없이 복잡다단하지만 그 중에서도 꼭 붙잡아야 할 핵심이 있다면 자식교육만은 절대로 소홀히 할수 없다는것이다.
애들 교육만큼만은 "무식"하지않은 "유식"한 부모가 되자.
나도 어쩔수 없이 “소 팔아 공부시킨다.”는 우리 조선민족의 피줄을 그대로 고스란히 물려받았나 보다.
이 시각 풍년든 전야를 바라보는 농부의 심정이 얼마나 흐뭇할까하고 상상해본다.
우리도 한번 대지의 그 풍요로움을 만끽해보자.
우리 다 같이 "자식농사" 잘하는 "실농군"이 되여 오곡이 무르익는 그 가을엔 감사한 마음으로 수확의 열매를 한껏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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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숙 (崔善淑) 필명:은주(殷朱)
中国 길림성 화룡 출생 연변대학 조선언어문학학부 연변과학기술대학AMP 제1회 로신문학원 연변창작강습반수료 "내 삶의 보따리" "자식농사" "배신 "등 수필 소설 시 20여편발표. "열혈모녀 축구팬 " 해란강닷콤 우수상. “정향숲을 찾기까지” 제5기 중국조선족 효사랑글짓기 공모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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