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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기는 쉬워도 찾기는 힘든 법”
2015년 08월 10일 08시 56분  조회:3261  추천:0  작성자: 채영춘

“…그들이 고향을 버린만큼 고향은 그들을 버렸다. 버리기는 쉬워도 찾기는 힘든 법, 고향을 떠나면 비루 먹은 개처럼 천한 신세가 되여야 하는가?...”

림원춘선생이 신작 중편소설 “신도시인”(《연변문학》제7호) 에서 고향을 두고 터쳐낸 절규이다. 손자녀석을 도시학교에 보내고저 쟈피거우 고향땅을 버리고 낯선 도시 연길에 들어와 “신도시인”이 됐으나 결국 도시인들의 “왕따”를 당하다가 허무하게 객사한 주인공, 고향땅에 묻히고 싶어도 고향은 자기를 버린 “신도시인”을 무자비하게 외면한다. 작품은 주인공의 비극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회적화제를 던지고있다---

조선족농민들이 떠난 자리는 누군가가 “점령”해버린다. 결국 피와 땀으로 걸군 내 땅은 이미 남의 땅이 되여버렸다.

개혁개방 후 해외로무바람이 불면서 언녕 우리 민족 앞에 로출된 심각한 사안이였으면서도 오늘 림원춘선생의 작품이 새삼스럽게 깊은 사상적여운을 남기고있는것은 아마 “버리기는 쉬워도 찾기는 힘든 법”이라는 깊은 뜻에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땅은 조선족을 있게 한 근거이고 연변이란 전국 유일 조선족 자치주가 존립할수 있는 리유이기도 하다.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것이 땅이다. 그런데 자식의 학업을 위해서일 때 상황은 달라진다. 따지고보면 “소 팔아 자식 공부시키는” 조선족의 전통미덕이 오늘날 “자식 학자금 마련”을 위해 땅 팔고 내 몸 파는 해외로무수출로 이어지고 있는것이 아니던가? 땅과 자식을 놓고 아무리 갈등해도 결과적으로 마음의 천평은 자식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라지만 오늘날 자식들 학업보장을 위해서는 꼭 우리의 선대가 피와 땀으로 걸구어 온 땅을 버리는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걸가?  조선족농민들 고향지키기의 확고한 자세, 자식들 학업보장의 애절한 숙원이 우리 정부의 정치적혜안과 복합되여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대안으로 창출될수는 없는것일가?

해외로무수출은 연변에 많은 리익을 가져다주었지만 그 대가 또한 만만치 않다. 수많은 조선족 농민들이 해외로무에 모든것을 걸고 자기가 도맡아 경영하던 땅을 팔아버리고 경제기반을 잃어가고있다. 적잖은 조선족원주민마을이 쑥대밭이 되였다. 앞으로 그들이 살아가야 할 길은 멀지만 영원히 국외에 정착 불가능한 현실에서 외국로무수입이 있어도 생산터전을 잃고 경제기반을 상실한 그들의 미래는 불확실할수 밖에 없다. 버리기는 쉬워도 찾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눈앞의 경제리익만 보고 우리 선대들이 어렵게 일궈내고 지켜온 경제적기반을 일조일석에 날려버리면서 해외로무에 모든것을 거는 경솔한 선택보다도 철저한 대비책이 병행된 해외 로무로 고향에 돌아와서도 떳떳한 땅의 주인이라는 본연으로 돌아 갈수 있는 튼튼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 정부차원에서도 그들이 벌어들이는 외화수입과 동시에 황페화돼가는 조선족농촌을 조선족농민들에 의해 다시 기지개를 켤수 있게 하는 대안을 두고 더 고민해야 하지 않을가? 더구나 나라의 “3농”정책의 활성화에 따른 농촌토지경영에서 농민들이 반가워할 일대 변혁이 기성사실로 되고있을 때 정부의 능동적인 안내역할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일전에 우리 주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촌토지경영권대출을 실시하여 이미 1461건, 금액으로 3억여원을 지급했다는 가뭄에 단비같은 기사를 읽은적이 있다. 조선족농민들에게는 굉장히 매력적인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기존의 일가일호 소농경제 운영체제가 전문농장, 가정농장화 규모경영체제로 전환하면서 연변에도 이미 전문농장 1137호, 가정농장 8108호, 여러가지 재배전문경영호가 3054호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재한조선족농민과 해외로무를 시도하는 조선족농민들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이고 한번 해볼만한 2차 창업의 기회로 될수 있지 않을가? 이런 기회를 놓치고 땅을 타민족에게 팔아 버린다면 향후 연변농촌의 농장주는 타민족, 농장원은 조선족이 되는 불미스런 상황이 연출될것임은 불 보듯 뻔하다. 지금 이미 그런 기미가 보이고 있어서이다.

“버리기는 쉬워도 찾기는 힘든 법”,  100여년 조선족의 이주 력사에는 험악한 대자연과 싸워 이 땅을 개척하고 일제와의 피어린 항쟁으로 이 땅을 지켜내고 당과 정부의 민족정책배려로 이 땅의 주인이 되여 이 땅을 동북아의 명주로 건설하느라 혼신을 쏟은 몇세대 조선족의 넋이 스며있다. 이런 땅을 버리는것은 조선족선대에게 미안하고 우리 후대에게 미안하며 당과 정부에 미안한 일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민족은 이 땅의 주인으로 영원해야 한다. 버리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찾기 힘든것은 아예 버린다는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할것이다.
 
연변일보 20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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