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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숙명” 론
2015년 10월 29일 09시 15분  조회:2705  추천:0  작성자: 채영춘
 

필자의 가까운 친척분이 일본젊은이를 사위로 맞게 되였다. 그런데 썩내키지 않는 상견례자리에서 뜻밖에 예비사위가 절을 올리며 건늬는 첫마디가 중국인들을 도탄속에 빠뜨린 일제의 지난력사시기 만행에 대해 그 후대로서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고싶다는 말이여서 그 자리에 있는 친인척 모두를 당혹스럽게 하였다고 한다. 그 말을 전해들으면서 필자 또한 뭐라 딱 짚어 말할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속에 빠져드는 느낌이였다.

오죽했으면 전쟁가해자 나라 후대라는 리유로 상견례같은 화기애애한 자리에서 전쟁피해자 나라 처가마을 어른들에게 선대가 지은 죄를 대신 사과하는 괴로움을 보여줘야 했을가? 안해가 고우면 처가집 말뚝에다도 절을 한다고하지만 이건 결코 그같은 성격의 애정표현에서 만들어낸 쇼가 아닌것 같다. 도무지 사죄할줄 모르는 일본 아베정부의 뻔뻔스러움으로하여 겪을수 밖에 없는 새일대 일본 젊은이들의 사죄콤풀렉스, 량국량가 친인척들을 모신 상견례라는 일생 최대의 자리에서 정중하게 보여준 일본사위의 “사죄성명”은 비정한 일본 우익세력추종자들에게 날린 량심의 호소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올 6월, 일본 우익세력들이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강력한 반대도 무릅쓰고 야스구니진쟈 참배를 강행하여 일제식민지 때의 그 아픈 상처를 지우지 못한 주변국 인민들을 향해 도발수위를 높혀갈 때 일본청년방문단 일행 20명이 야스구니진쟈가 아닌 연변혁명렬사릉원을 찾아와 화환을 진정하고 묵념을 한적이 있다. 피어린 연변항일투쟁유적지에서 일본의 새 일대들이 작정하고 벌린 이 비장한 “사죄이벤트”는 일본 우익세력에 정면도전한다는 분명한 메세지를 담고있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었다.

죄를 지었으면 사죄하고 용서를 비는게 인간의 도리이다. 사실 “일본사위”나 “일본청년방문단”젊은이들한테 일본군국주의 자들의 전쟁범죄책임을 전가시키고 그들이 선대를 대신해 사과하라고 누구도 강요한적이 없다. 참회와 사죄는 일본정부가 감당해야 할 몫이니깐. 그런데 피해를 입힌 이웃에게 침통한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할 장본인은 시치미를 뗀채 나몰라라하고 애꿋은 자식이 나서서 사과하는 뒤틀린 진풍경이 자꾸 연출되고 있는데… 거기에 아베정부는 한술 더떠 전후에 출생한 일본인은 계속 사죄숙명을 감당할 필요가 없다는 요상한 유론까지 펴내며 일본여론을 오도하고 있는것이다.

모든 인간은 태여나서부터 국가가 부여한 권익을 향유함과 동시에 상응된 의무와 책임을 지게 되여있다. 이것이 바로 국가 귀속이다. 국가가 남긴 반면력사보따리는 국가의 정면유산과 더불어 나라정부가 대물림하여 짊어져야지 포기할수 없다. 현임 정부 지도자라는 아베가 제 자신이 출생하기 전 정부의 반면 유산감당을 거부하려는 자체가 현정권의 합법성과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것과 같지 않을가?

독일이 일본과 같은 2차 대전 가해국이고 전패국이지만 주변피해국과의 “화해와 용서”를 이끌어낸데는 브란트의 세기적인 “사죄의 절” 뿐만 아니라 파쇼에 대한 그 어떤 미화도 범죄로 규제한 독일정부의 단호함과 그에 따른 수십년의 피타는 참회와 반성의 노력에서 기인된다고 볼때 일본의 “사죄숙명” 론이 얼마나 허망하고 위험한 발상인지 잘 들어난다.

독사에게 물려본 사람이여야 그 아픔을 피부로 느낄수 있다. 일제와의 악연으로 점철된 연변땅은 조선족과 기타민족의 40여년 수난과 투쟁의 산 증인이다. 연변의 이르는 곳마다에 산재해있는 일제의 침략유적지, 반일독립운동사적지, 반일무장활동기지, 항일유격투쟁전적지는 3천여명 항일렬사들의 영령과 더불어 우리가 두번다시 수난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게 깨우쳐주는 력사의 거울로 된다.

일제가 패망한지도 70년, 하지만 야스구니진쟈를 찾아 전쟁범들한테 조의를 표하고 혼백을 부르는 일본정치인들은 기수부지여도 연변의 “경신년참안지”, “해란강참안지”를 찾아 연변의 무고한 백성들에게 저지른 끔찍한 대학살 만행에 대해 속죄했다는 일본정계인사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다. 수십년 세월이 흐르도록 일제에게 무참히 살해된 연변의 피해자 유가족들이 언제 한번 일본정부에 사죄를 요구하고 배상금을 청구했던가? 피해자는 가타부타 말이 없는데 가해자가 도리여 “사죄숙명”론을 들먹이니 그야말로 도적이 매를 드는 격이 아닌가? 돼먹지 못한 정부의 꼴이 역겨워 결국 “일본사위”나 “일본청년방문단” 젊은이들의 량심“고백”과 “선언”이 터진것이다.

일본 전쟁경력자세대의 소실과 더불어 침략력사에 대한 참회와 반성교육이 전무한 환경에서 일본 새세대들을 “사죄숙명” 론으로 오도하려는 일본우익세력추종자들의 저의에 반발하여 상견례에서 꺼내든 “일본사위”의 사죄카드나, 연변혁명렬사릉원에서 펼친 “일본청년대표단”의 사죄이벤트같은 일본 젊은세대들의 건강한 자세가 일본사회의 주류인식으로 정착하게 되리라는 기대를 가져본다.

연변일보 201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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