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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기억찾기’ 발상론
2017년 09월 28일 15시 49분  조회:2179  추천:1  작성자: 채영춘
멋진 발상이다.
 

연길시가 “력사문맥 발굴, 연길기억 찾기” 문화캠페인을 벌리여 첫 “문화풍경유적지(文化景址)”12곳을 선정하였다.
 

콩크리트 도배로 전통적인 생태계가 몸살을 앓고 화려함과 삭막함이 서로 교차되는 도시화의 낯선 표정, 인구 대류 동의 거센 바람속에 허무하게 로출된 도시인들의 들떠있는 “글로벌화” 심적고민을 정조준하여 내놓은 연길시의 이색적인 “발상”씨나리오는 소담하게 걸러낸 “옛날옛적”의  연길추억담체로 시민사회의 도시문맥 공감대를 이끌어내려는 시도가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연길시의 멋진 발상이 시민들 마음에 푸근하게 다가가리라는 느낌이다.
 

최종 선정된 12곳 첫 그룹의 “문화풍경유적지”는 현장답사, 시민참여, 매체공모로 추천된 169곳 후보명단에서 엄선, 그 중에는 연길시민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국자가,  연길교, 연길공원, 삼둥이 소나무 등도 포함되여 있어 시민사회의 폭넓은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낼수 있는 흥분제로 되기에 충분할것 같다.
 

연길시는 생태와 인문의 유구한 력사를 간직하고있는 도회지이다. 중국조선족집거지구의 수부도시라는 정치적 성향에 앞서 연길은 력사명승지이다.
 

연길에 관광 온 타지방 손님이 어느 유명한 유적지 내 역에 대한 연길시민의 한심한 해석을 듣더니 정중하게 바로 잡아주더라는 낯이 붉어지는 일화를 들은적이 있다. 시민만 탓할 일이 아닌것 같다. 시민들의 “알아야” 하는 의무감은 “알게” 하는 정부의 일관한 안내가 안받침돼야 한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특히 오늘날 인구 대류동에 따른 도시 전통구성원들의 심각한 변화구도에서 정부의 이 방면 노력이 어느 때보다 선행돼야 할 때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길시의 제 1책임자가 “사령탑”을 잡고 벌려가고있는 “연길기억 찾기” 캠페인은 옳바른 리념으로 기획된 매력적인 프로젝트임이 분명하다고 본다.
 

한 도시의 특성이 생태, 력사, 전통, 문화에 힘입은 자연 스러운 신장으로 이뤄진다고 할 때 “문화풍경유적지”는 이 구성요소들을 두루 결집시킨 촉매제로서 연길시 일석이조 (一石二鸟)의 명지한 대안이 아닐수 없다.
 

력사는 인간의 기억위에 시간에 의해 쓰여진 전설시라고 누군가 말하였다. 도시력사문맥은 도시성격을 형성하고 루적하는 문화유전자라고 할수 있다.
 

오랜 세월의 흐름속에서 인간에 의해 퇴색되고 훼손되고 형체가 사라져가는 우리의 도시력사문맥을 재발굴하고 복원시키는 작업은 문화유전자 전승을  위한 탁월한 공정이다.
 

“문화풍경유적지”, 선정의 목적은 복원과 재건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연길시가 선정한 12곳의 명소는 정도부동하게 복원과 재건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례를 들면 연길 의 파란만장한 력사를 견증하는 “백년거리” 국자가(局子街) 는 연길명소의 “넘버원”이지만 아쉽게도 오늘날 여기서는 그 당시 초창기 생명력사의 그 어떤 맥박과 흔적을 전혀 느낄수 없다. 국자가의 복원과 재건의 좌표에 대해 옳바른 리념이 선행돼야 한다. 도로 량켠의 기성 건물에 자홍색, 재회색 색상을 입힌다하여 옛 거리가 부활되는게 아니다. 무대세트장이 아니라 인간 삶의 특이한 력사공간을 조성해 야 한다는 시각에서 복원의 함의를 리해해야 한다. 국자가를 청나라 말 사회풍토와 인정세태가 철철 흐르는 여러 민족 삶의 체험공간으로 만듬에 있어서 적재적소의 부지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자교부터 북대까지의 긴 구간을 옛 국자가로 복원시킨다는 계획은 무리이고 력사시각으로 보더라도 무의미하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당시 연길청을 중심으로 무간국, 세무국, 전신국 등 “국” 자가 붙은 기관들이 들어앉으면서 국자가라 부르게 되였다 면 우리는 그 당시 무간총국의 옛터인 원 해방로상점이 자리잡은 보행거리 입구에서 동쪽으로 연길청 청사의 옛 터(지금의 진학소학교)까지의 보행거리 전 구간만을 국자가 복원, 재건의 목표로 조준할수 있지 않을가 생각한다.
 

1907년에 변무독판 (边务督办)오록정의 제의로 건설된 연길공원은 연길시민들에게는 더없이 친숙한 휴식의 공간으 로 정착해왔다. 오랜 세월 연길공원이 동물원과 더불어 우리에게 심어준 이미지는 아늑하고 편안한 쉼터, 인간과 동물이 조화공존하는 매력적인 친환경 록색지대였다.
 

그러나 오늘의 연길공원은 쉼터가 아닌 장터로, 친환경 생태계가 아닌 상업화, 란개발에 로출돼 있는 초토화, 복새판 그 자체이다. 놀이장에서 간단 없이 울려오는 시끌법적 한 소음, 로점 업주들이 소비자 유치목적으로 터쳐내는 거대한 음향폭발음, 싸구려매대에서 서로 뒤질세라 뽑아내는 요란한 노래가락, 거기에 공원주변의 대통로로 질주하는 자동차들의 경적소리, 모든 것이 공원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살풍경이다.
 

심각한 스트레스로 전률하는 연길공원, 더는 미룰수 없는 상황에까지 왔다. 명소의 선정도 중요하지만 백년공원에 옛 생태계를 돌려주는 “대수술”이 절박한 시점이라고 생각한 다.
 

“문화풍경유적지”, 발굴과 기억 살리기 과정이 우리의 도시 문맥의식을 진지하게 반성해보는 전기로 돼야 한다.
 

연길분지는 력사적으로 도처에 버들방천이 깔렸었다. 특히 부로하통하 이북지역은 버드나무가 우거졌고 늪과 개천이 즐비한 습지형 생태계로 특이했다고 한다. 연길시의 시수(市树)가 버드나무인 리유를 설득력 있게 받쳐주는 리유이다. 오랜 세월 수양버들로 울창한 연길늪(청년호)은 특이한 연길생태계를 대변하는 유일한 늪으로서 연길시민 들한테는 애정 그 자체였다.
 

그런데 연길의 징표로 생태계의 모델로 자리매김해온 연 길늪이 몇년전 콩크리트로 생매장되는 어처구니 없는 비극 을 맞게 되였다. 남들은 지난 공업화시대에 생매장됐던 하천을 재생복원하는 친환경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때에 우리는 그 멋진 연길생태계 걸작을 꺼리낌없이 메꿔버리는 돈키호테식 “용맹”을 과시한것이다.
 

연길늪, 마땅히 이번 연길 “문화풍경유적지” 명단에 당당 히 이름을 올려야 했던 명소였건만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연길늪과 연길도심의 “핵”인 서광장의 “증발”은 이번 “력사문맥 발굴, 연길기억 찾기” 문화캠페인에서 철저히 반성돼야 할 중대사안으로 돼야한다는게 필자의 소견이다.
 

력사는 뿌리이고 문화는 넋이다. 연길시의 멋진 발상이 단순한 명소선정의 캠페인에만 그치지 말고 우리 력사문화 의식을 반성하고 명소의 복원, 재건으로 우리 인간의 잘못된 관행과 철저히 결별하는 전기로 될수 있기를 기대한다.

연변일보 2017-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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