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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사회 이야기
2007년 10월의 어느날, 절강과학기술학원 4학년생인 대군이는 거처에서 나와 도시 중심에 있는 누나의 집으로 가려고 정류소에서 차를 기다렸다. 그때 대군이와 가까운 곳에서 한 처녀가 길을 건너고있었는데 갑자기 자동차 한대가 쏜살같이 질주해왔다. 처녀가 차에 치이려는 위기일발의 시각에 대군이는 죽음도 아랑곳하지 않고 번개같이 달려가서 처녀를 밀치면서 땅바닥에 뒹굴었다. 그 순간 자동차는 지나갔고 처녀와 대군이는 모두 무사하게 되였다.
너무 놀라 어안이 벙벙해있던 처녀는 정신을 차리고 놀란 가슴이 진정되자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녀는 대군이보다 7~8살이나 어려보이는 애된 처녀였다.
“어디 다친데 없소?”
대군이가 관심조로 묻자 그녀는 일어서서 걸어보았다. 아무데도 상한 곳은 없었다. 주위의 사람들이 대군이를 가리키면서 “이 젊은이가 아니면 처녀는 잘못될번 했소”하면서 대군이가 처녀를 구한 과정을 이야기해주었다. 처녀는 연신 “감사해요”라고 대군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나서 련계전화를 물었다.
대군이는 처음에는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지만 처녀가 하도 간절하게 묻는 바람에 결국 알려주고말았다.
이튿날 처녀한테서 전화가 와서 만났는데 처녀는 “집에 돌아가 오빠이야기를 했더니 엄마와 아버지는 구명은인에게 저녁이나 한끼를 대접하겠으니 꼭 데리고오래요”라고 말했다. 대군이는 몇번 사양하다가 처녀의 간절한 청을 물리칠수 없어서 따라갔다. 처녀의 부모들은 아주 열정적으로 대군이를 맞아주면서 딸에게 “넌 한평생 너의 생명을 구해준 이 구명은인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처녀의 이름은 척소연인데 항주의 어느 중학교에 다니고있었다. 대군이는 학교기숙사에 들지 않고 어느 큰회사의 총경리로 있는 누나가 마련해준 집에 들어있었다. 그후 소연이는 주말마다 찾아와서 온종일 밥도 짓고 빨래도 하고 집안청소도 하군 했다. 소연이는 온통 귀여움으로 만들어진 처녀같았다.
소연이는 대군이의 동학들보다 더 자주 들렀지만 동학들과는 달리 어지럽히는 대신에 청소를 했고 꼭꼭 맛있는 음식을 차려놓군 했다. 대군이가 하려고 했지만 소연이는 자기가 있는 날에는 주방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했다. 사실 대군이가 만든 음식은 맛이 없었다. 혼자 있을 때라면 몰라도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할 땐 대군이가 만든 음식으로 상을 차리기는 멋적었다. 대군이는 라면을 끓여먹는 때가 많았다. 소연이는 집에서 짠지를 가져다주기도 하고 밑반찬을 만들어 가지고 오기도 했다. 17살 처녀가 냄새를 풍기며 짠지통을 들고 뻐스에 오른다는것이 부끄럽기도 했으련만 소연이는 짠지가 떨어지기 무섭게 가져오군 했다. 가끔 빨래를 해주기도 했는데 그건 너무 미안해서 대군이는 빨래가 밀리지 않도록 그날그날 빨아 입게 되였다. 빨래를 하다가 들키게 되면 소연이의 눈이 곱지 않았다. 가끔 대군이가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에도 소연이가 왔다간 흔적이 있었다. 어지럽히고 나간 방안이 잘 정돈되여있었고 물만두가 아니면 밥과 반찬이 만들어져있었다.
소연이와 대군이는 함께 공부를 하기도 하고 서로 학교에서 있은 일을 얘기하기도 하면서 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대군이는 소연이가 오기 시작한후 동학들이 집에 오는걸 좀 삼가하게 했다. 동학들이 귀찮아서 그런것은 아니였다. 소연이에게 미안해서였다. 동학들이 어지럽힌 방을 청소해야 하는 소연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되도록 동학들을 방에 들이지 않았다. 대군이에게는 또 련애를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기해라는 녀학생이 있었는데 기해한테도 소연이와의 관계를 숨겨두었다.
대군이는 늘 소연이를 집에까지 바래다주었다. 늦은 날에는 인사를 드리지 못했지만 그렇지 않은 날엔 소연이의 부모님께 반드시 인사를 드리고왔다. 소연이의 가정은 어떤 가정보다 평화롭고 정이 넘쳐보였다. 그렇게 대군이는 소연이와 우정을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날 오랜만에 대군이는 녀자친구 기해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사실 대군이는 당시 기해와 소연이가 만나게 될가봐 조심했다. 오해를 받기가 싫었다.아무리 소연이가 어리다지만 소연이는 녀자였고 대군이는 남자였다. 더구나 거의 매일 집에 와서 함께 살다싶이 하는걸 알게 된다면 누구라도 오해할게 빤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노력은 얼마 안되여 기해에게 들통나는 바람에 헛되게 되고말았다.
소연이가 집에 있을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기해와 둘이서 오랜만에 집에 들어갔는데 어찌된 일인지 한창 수업을 받고있어야 할 소연이가 와있었다. 소연이를 녀동생이라고 소개했지만 대군에게 친녀동생이 없다는것을 알고있는 기해는 대군이와 소연이의 관계를 의심했다.
그러나 대군이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는 인차 의심을 풀었고 소연이와 친해졌다. 기해도 가끔 대군의 집에 왔는데 소연이는 그런 기해한테 매달리며 물었다.
“언니 우리 오빠 사랑해?”
“응, 넌? ”
“나도 오빨 사랑해. 그러나 언니가 생각하는 그런 사랑은 아니야. 언닌 이후 내가 없더라도 오빨 잘 돌봐줘야 해. 밥도 지어주고 빨래도 해주고 집안청소도 해주고…그런데 대학생인 언니가 이런 일을 할수 있겠어? 안되겠다. 아무래도 내가 배워줘야지.”
소연이는 한동안 기해한테 료리하는 법과 집안일을 배워주느라고 바삐 돌아쳤다. 대군에게 소연이는 너무 사랑스러운 녀동생이였다. 이성의 감정을 느끼기엔 나이차이가 너무 많았다. 나이차이보다는 소연이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 하지만 대군이는 만약에 녀자친구가 생긴다 해도 지금 소연이와의 정보다는 깊지 않을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두 녀자를 놓고 한 녀자를 선택하라고 하면 대군이는 당연히 소연이를 선택할것이였다. 소연이를 향한 지금의 감정도 분명 사랑의 일종이였다. 사랑이라 해서 반드시 이성의 감정이 깃들어야 하는건 아닐테니깐. 그렇다. 대군이는 소연이를 사랑했다. 대군이는 소연이를 사랑하고있었다. 단지 이성의 감정만 없을뿐이였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는 소연이에게서 이성의 감정을 느끼게 될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였다. 지금은 그저 사랑스러운 녀동생일뿐이였다.
2008년 5월, 소연이는 물망초(勿忘草) 한묶음을 들고와서 대군이한테 건네주며 “오빠,이 꽃이 이뻐?”라고 물었다. 대군이는 꽃향기를 맡아보면서 “너무 이쁘진 않지만 사연이 깊은 꽃이지”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소연이는 두눈을 반짝 빛내더니 말했다.
“오빠도 이 꽃에 깃든 사연을 아세요? 한 청년이 섬에서 자라는 이 꽃을 사랑하는 녀인에게 꺾어주기 위해 그 섬까지 헤염을 쳐서 갔다고 해요. 그런데 그 청년은 꽃을 꺾어가지고 오다가 급류에 휘말리자 가지고있던 꽃을 사랑하는 녀인에게 던져주고는 ‘나를 잊지 말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졌다고 해요. 녀인은 사라진 남자를 생각하면서 일생동안 이 꽃을 몸에 지니고 살았대요. 그래서 이 꽃의 이름이 ‘나를 잊지 마세요’란 뜻으로 물망초가 되였대요. 오빠도 어느날 갑자기 내가 사라지면 날 잊지 마세요.”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네가 왜 사라져? 출국이라도 하는거야?”
“아니, 만약에 그렇다는거죠.”
“만약이라도 그런 말을 하면 못써.”
대군이는 손으로 소연이의 코를 눌러주면서 나무람했다. 소연이는 막 까불다가도 갑자기 심각해져서 대군이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기도 했다. 사춘기소녀의 변덕이라 하기엔 좀 심했다. 하지만 그에겐 소연이의 그런 모습마저도 귀엽고 사랑스러워보였다.
그후 소연이는 한달에 두번정도 오더니 얼마 안가 한달에 한번정도 찾아왔다. 대군이 또한 취업문제로 바빠져 소연이를 찾아가기가 힘들었고 가끔 찾아가도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아 만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대군이가 졸업식을 하는 날 소연이는 꼭 오겠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졸업식날 소연이는 오지 않았다. 집에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전화를 기다렸지만 전화도 오지 않았다. 집에 찾아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며칠동안 계속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 갑자기 불안감이 습격해왔다. 아무것도 할수 없을것 같았다. 열흘후 소연의 집에 찾아갔더니 소연의 아버지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그렇지 않아도 오늘쯤 련락을 하려던참이였네. 소연이 갔네.”
“네? 가디니요?!”
“하늘나라로 갔네.”
소연이의 엄마가 울먹이며 모든것을 말해줬다. 소연이는 대군이를 만나기전에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말기암환자였다. 그날도 죽음을 앞두고 고민하다가 자동차가 오는것도 보지 못하고 하마트면 교통사고로 죽을번했던것이다. 대군이의 구원을 받아 죽음에서 구원된 소연이는 남은 삶을 구명은인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살려고 마음먹었다.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숨기고 맑게 살아온 처녀, 대군이는 가슴이 찢기는 아픔에 통곡하면서 물망초 한묶음을 들고 소연이의 묘지를 찾아갔다. 소연이와의 추억이 떠오르며 이젠 소연이를 추억할수밖에 없는 사실이 가슴을 저리게 했다.
《현대도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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