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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가정 이붓남매의 사랑이 낳은 비극
2011년 12월 07일 08시 39분  조회:5724  추천:0  작성자: 人和

     1988년에 형양시에서 태여난 정효도는 훤칠한 체격에 귀인티가 나는 외모가 돋보이는 미남이였다. 2005년에 어머니가 병으로 사망되자 아버지 정만민은 주위사람들의 소개로 일찍 남편을 잃고 딸과 함께 지내고있던 주수근과 재혼했고 그렇게 이뤄진 재혼가정은 나름대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주수근의 딸 단문은 정효도보다 2살 년하였는데 불산시의 한 전자상가에서 일하고있었다.
     2007년 국경절, 호남성 형양의 한 호텔에서 주방장으로 일하고있던 정효도는 저녁에 일찍 집에 돌아오라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갔을 때 집에는 이미 이붓녀동생 단문이 와있었다. 단문의 얼굴에는 옅은 홍조가 어려있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단문이 어머니를 도와 설겆이를 하는 사이에 정만민은 아들의 손목을 잡아끌고 침실로 향했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단문에 대한 인상이 어떠냐고 물었다. 정효도가 얼떨떨해있자 정만민이 입을 열었다.
     “효도야, 이번에 너와 단문이를 집에 부른건 너희 두 사람의 혼인대사를 상의하기 위해서란다.”
     “네?”
     정효도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자 정만민이 다시 입을 열었다. 
     “효도야, 나와 너의 새어머니는 너희들 두 사람이 이붓남매사이를 넘어 부부로 되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워낙 재혼가정재산분할문제로 사회상에서 이런저런 모순이 많이 발생되는것을 안 정만민과 주수근은 우려끝에 두 이붓자식들이 부부로 되면 앞으로 재산문제로 인한 모순은 없을것이라고 생각했던것이다. 단문 역시 훤칠하고 남자다운 이붓오빠 정효도에게 호감을 느끼며 어머니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효도야, 결혼에 대해 너무 부담을 느끼지 말고 련애생활을 하면서 천천히 감정을 키워보거라.”
     귀밑머리가 희슥해진 아버지의 간절한 눈빛을 바라보면서 정효도는 할말을 잃고말았다. 그후 정만민과 주수근은 의식적으로 정효도와 단문이 만날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마련해주었다. 정효도는 이붓남매에서 하루아침에 련인이 되여버린 단문과의 만남이 어색하고 불편하기만 했다. 게다가 정효도는 말주변이 없고 활기가 없는 단문과 만날수록 고민만 깊어갔다. 아버지를 찾아 자신의 의사를 전했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간곡한 어조로 아들을 달랬다. 
     “네가 단문이를 거절하면 우리 부부도 감정이 상할테고 그러면 우리 가정의 행복도 뿌리채 흔들리게 될거다. 부탁한다 아들아.”
     아버지의 행복이 자신의 두손에 달렸다고 생각하니 정효도는 숨이 꺽 막혔다. 결국 그는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2009년 음력설기간, 부모의 뜻에 따라 형산으로 려행을 떠났던 두 사람이 저녁무렵이 되자 앞서거니 뒤서거니 집으로 돌아왔다. 단문이 한바탕 하소연을 했다.
     “오빠는 정말 너무해요. 등산하는데 저의 손도 잡아주지 않는단 말이예요.”
     정효도 역시 넋나간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단문이랑 저는 정말 더이상은 안될것 같습니다.”
     정만민이 깊은 탄식을 쏟아냈다.
     아버지의 실망한 표정은 또한번 정효도의 마음을 아프게 찔렀다. 한참 고민에 잠겼던 정효도는 아버지의 두손을 잡고 말했다.
     “아버지, 제가 다시 잘해보겠습니다.”
     정만민은 기대에 찬 눈길로 아들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은 오묘한것이였다. 하루하루 자신의 목을 졸라대는 단문때문에 정효도는 홀로 쓰디쓴 눈물을 삼켜야 했다. 2010년초, 단문은 정효도가 자신의 생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생일선물을 보내주지 않았다며 또다시 한바탕 행악질을 해댔다. 참다못해 정효도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우리 차라리 헤여지기요. 난 더이상 단문이랑 억지사랑을 이어갈수 없을것 같소. 아버지를 생각해서 여직껏 참았는데 이젠 더이상 참을수가 없소.”
     “당신이 나랑 헤여지면 나는 엄마더러 당신 아버지곁을 떠나라고 할거예요.”
     “단문이…정말…너무하는구만…”
     정효도는 또다시 아버지의 행복앞에 머리를 숙이고말았다. 어느날, 정효도가 몇몇 고객들과 상담하고있을 때 마침 단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에서 녀자의 음성이 들려오자 단문이가 단통 소리를 질렀다.
     “곁에 있는 녀자는 누구예요?”
     “지금 고객과 상담중이요.”
     통화를 마친후에도 단문은 끊임없이 문자메시지(短信)를 보내와 누구랑 있는지, 언제 퇴근하는지, 당장 화상통화를 하자는둥 앙탈을 부렸다. 단문의 막무가내에 정효도는 귀찮은 나머지 핸드폰을 꺼버렸다. 단문은 또다시 어머니에게 전화해 울며불며 하소연했다. 주수근과 정만민은 정효도에게 전화해 당장 집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정효도는 이번 기회에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단문과의 관계를 정리하리라 다짐하고 또 했다. 정효도가 집에 들어서자 주수근이 달려나오며 두손을 잡아끌었다.
     “배고프지? 얼른 와서 밥부터 먹거라. 정말 미안하구나. 단문의 성격이 워낙 유별나서 네가 많이 힘들거다. 나를 봐서 한번만 용서해주려무나.”
     계모의 진심어린 말에 정효도의 다짐은 결국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렸다. 집에서 나온 정효도는 주동적으로 단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미안하오. 다시는 안그러겠소.”
     정효도는 다시 감정을 추스리기로 결심했다. 그 쯤에 뜻하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한 처녀가 정효도의 마음속에 들어왔던것이다. 라림림이라 부르는 그 처녀는 정효도가 근무하는 호텔의 신입사원이였는데 성격이 활발하고 항상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였다. 정효도는 그녀의 쾌활함에 마음이 끌렸지만 단문이를 떠올리면서 애써 마음을 눅잦혔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사랑표현을 하면서 다가서는 라림림과 그런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겨버리고도 주동적으로 행복을 쟁취할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2010년 6월의 어느날, 며칠동안 생각을 굴리던 그는 큰 결심을 내리고 호텔측에 청가를 맡은후 불산행 기차에 올라탔다. 
     밤 10시경, 정효도와 단문은 단문의 회사근처에 있는 한 려관방에서 만났다. 단문은 려관에 들어서자마자 장효도의 품에 와락 안겨들었다. 얇은 옷우로 단문의 풋풋한 육체가 느껴지는 순간 정효도는 목구멍까지 차올랐던 말을 잊은채 알수 없는 뜨거운 충동에 몸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두 사람은 결국 도덕의 방선을 허물고야말았다…이튿날 잠에서 깬후 정효도는 랭정하지 못했던 자신의 처사가 죽도록 후회스러웠지만 엎질러진 물이라 어쩔수가 없었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밖에서 식사를 마치고 다시 려관방에 돌아왔다. 단문이 또다시 정효도의 목을 끌어안고 애교를 부렸지만 정효도는 랭정하게 단문을 뿌리치며 입을 열었다. 
     “미안하오. 사실은 단문이랑 헤여지기 위해 불산에 왔소. 엊저녁의 실수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오.”
     “뭐라구요? 좋아요. 나는 지금 당장 전화해서 엄마더러 당신 아버지와 리혼하라고 하겠어요.”
     “당신하고는 정말 도리가 통하지 않는구만. 당신은 미쳤소. 진작 당신과 관계를 끊어야 했는데…”
     말을 마친 정효도는 단문을 와락 밀쳐버렸다. 바닥에 넘어진 단문은 가까이에 놓여져있던 과일칼을 집어들고 당장이라도 찌를 기세로 달려들었다. 정효도는 민첩하게 피하면서 칼을 빼앗았다. 단문과 정효도는 엉켜붙어 몸싸움을 벌렸다. 그러나 혼란중에 정효도는 손에 든 과일칼로 단문의 가슴을 찌르고말았다. 단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피와 그녀의 고함소리에 리지를 상실한 정효도는 황망히 단문의 입을 틀어막았다. 한참후 단문은 숨을 거두었다. 시간은 새벽 3시를 가리키고있었다. 정효도는 급히 사건현장을 재물을 노린 강탈사건현장으로 위장했다. 그리고는 려관주인을 찾아가 3일간 더 머물것이라고 거짓말을 한 뒤 려관비를 지불하고 려관을 빠져나왔다. 그 길로 형양에 도주했던 정효도는 사태를 알아보기 위해 다시 불산에 돌아갔다가 경찰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경찰에 나포된 정효도는 실성한듯 울부짖었다.
     “단문은 줄곧 부모의 행복을 미끼로 저를 압박했습니다. 저는 지난 2년동안 너무 힘들고 괴로왔습니다.”
     자신들의 욕심이 자녀들의 피비린 참극을 초래했다는 죄책감에 주수근과 정만민은 가슴을 치며 통탄했고 결국 가정도 파탄된채 뿔뿔이 헤여져야 했다. 2011년 3월, 불산시 증급인민법원에서는 고의살인죄로 정효도를 사형에 처했다.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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