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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갈수록 변해간다. 책 읽기 '독서'라는 단어가 더욱더 생소하게 느껴지는 현실이다.
지금 독서하는 사람은 대개 '글쟁이' 아니면 연세가 드신 분들이다. 도서관에 가면 노인층이 즐겨서 하는 독서가 되어버렸다. 눈에 띄는 학생들은 대부분 입시공부를 위해, 조용하고 아늑한 도서관을 찾는 것이다.
직장인이 되면 하루 일과 피로에 짓눌리는데, 웬만한 사람이라면 책 한 권을 사서 읽을 시간이 있으면 잠이나 더 자기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휴일에 시간이 생기더라도 피곤에 찌들린 탓에 손에 책이 가지 않을 터, 독서처럼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것 보다는 회식이나 다니고, 긴장감을 확 날려버릴 수 있는 취미(등산운동, 헬스장)를 찾는다.
책(신문포함)이 사람들에게서 멀어진 것이 갑자기 일어난 현상이 아니다. 책 판매 부진으로 중국 출판업계는 30년 전부터 몸살을 앓았다. 도서 매출 감소로 자금이 딸려 정상적인 책의 출판운영이 어려워졌다. 고민 끝에 학생 교과서 요금을 미리 내게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학교에서는 다음 학기 학생 교과서 비를 예약금으로 앞당겨 거뒀다. 이렇게 되면서 교과서 외에 참고자료도 함께 찍어 내려 보내 수금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출판계가 살아남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렇게 되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을 야기시켰던 일도 있었다. 왜 이런 '금단현상'이 일어났을까? 당시 물가가 뛰어오르고, 종이 값이 껑충 오르면서 서적 값도 엄청 올랐던 것이다. 또 집집 마다 TV가 보급되면서 자연히 책이 외면당하고, 책을 사서 보는 인구가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현대 통신도구가 얼마나 더 눈부시게 발전했는지 모른다. 스마트폰으로 테블릿 pc로 내용물을 찾고, 온라인 게임을 하는 학생이나 젊은 층이 자연히 독서와 더욱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워낙 시간에 쫓기며 바쁘게 살다 보니, 간편한 휴대용 기기로 영상 매체물을 즐겨 찾고 있는 거다. 그것이 무조건 부정적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기기 영상을 통하여 우리가 얻어 가는 메시지도 많다. 하지만 독서의 필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집집 마다 TV의 각종 오락프로그램, 각종 생활건강상식프로그램을 선호하다 나니, 정신이 그 방면으로 쏠리는 현상이 늘어났다. 책을 사도 건강상식, 생활상식 같은 책이나 사서 눈요기를 한다. 인문학, 소설책 따위를 사서 보는 사람은 쌀에 늬 밖에 되지 않는다. 나의 아내는 일에 아무리 힘들었어도 밤 늦게까지 <몸신>, <엄지 제왕>, <동치미> 등 건강상식프로는 빼놓지 않고 본다. 보면서 메모를 잊지 않고 하는데, 메모를 한 필기책만 다섯 권이 된다. 그런데 책보기는 아주 싫어한다. 옛날에는 열정적으로 잡지도 많이 주문해놓고 책 읽기를 즐겼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발표한 글도 남이 읽어 줘야지, 한번도 제 눈으로 보는 것을 못 봤다.
오늘 우리 인간을 돌아보면, 본질이나 욕구가 마음의 수양에 있는 것이 아니라 몸 관리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들은 책보다 거울을 훨씬 자주 보며, 여가 시간 거의 제 몸을 가꾸고 다듬는데 쏟아 붓는다. 심지어 의술을 이용하여 타고 난 용모까지 바꾼다.
지금 세계의 일반적 현상이지만, 인구비례로 본 이발소, 미용실, 목욕탕, 찜질방, 헬스장, 운동기구, 성형외과 등 몸을 씻고 가꾸고 다듬는 시설과 업체의 숫자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한다. 반면에 1인당 독서량은 OECD 최저 수준이다. 이렇게 책은 사람들한테서 소외되어 가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책을 사서 보려 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출판업계의 고민이 깊어만 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는 독서를 홀대해서는 안 된다. 독서는 여러모로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독서로 인해서 성장하고 인생이 바뀔 수 있다. 독서는 정신적으로 충실한 사람을 만든다. 오늘 대한민국 정치계를 비롯한 비일비재 일어나고 있는 숱한 '말썽'들을 보면, 흔히는 독서를 하며 스스로 수양을 쌓지 않은 데서, 사물이나 사건의 본질을 잘 파악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현상들이 수두룩하다. 문제에 대한 사리 분별력을 키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해박한 독서가 이를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왜냐하면 독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전문가들의 경험과 지혜를 책으로 전수해 주기 때문이다.
"책을 사느라고 돈을 들이는 것은 결코 손해가 아니다. 오히려 훗날 만 배의 이익을 얻을 것이다." 이는 중국 송나라의 문필가이자 정치인 왕안석의 명언이다. 어서 책장으로 가서 죽어있는 책의 먼지를 털어주자. 책도 많이 사서 보면서, '위대한 독서가'가 되기에 망설이지 말자.
동북아신문 2018.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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