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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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필)사립대학소감 한페지
2013년 03월 26일 07시 46분  조회:9925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사립대학소감 한페지
 
                                       최 균 선    
  
     하늘이 푸르다는것을 확증하기 위해 천하를 돌아다닐 필요가 없듯이, 한알의 모래알에서 대천세계를 본다는 말이 있듯이, 장한독을 다 먹어야 그집 장맛을 알수 있는것이 아니듯이 비록 사립대학이고 장기간 체험한것은 아니지만 감수는 심각하다.
   근근히 3년밖에 안되는 사이에 료해가 깊으면 얼마나 깊고 정확성, 보편성이 있으면 얼마나 있으라만 감수만은 각별하다. 아버지가 날마다 진거리에 나가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집수리하는 집을 만나서 모래주머니를 메여올리는 뜬일을 한다며 반발심으로라도 장학금타는 연구생이 되겠다고 이를 악물던 리몽이라는 녀자애, 조금씩 후원해주었더니 눈물머금던 그 가녀린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안쓰럽다. 반발심이 동력이 되여 마침내 우수한 성적으로 해양대학에 록취 되였다며 크고 검은 눈에 넘치던 맑은 눈물은 나도 진하게 감동시켰다.
    첫해에 영어 3점이 모자라 실패하자 세집을 맡고 아르바이트 하며 아득바득 시험준비를 하는 뜻이 갸륵하여 성심껏 밀어주었던 조경연이란 녀학생도 잊혀지지 않는다. 정성이 지극하면 돌우에도 꽃이 핀다더니 기어코 붙고야 말리라던 그 해양대학 문학연구생으로 록취되였다. 나는 진심으로 두손을 꼭 잡아주었다.   
    하북의 집에 갔다오겠다던 그애가 어느날 락화생을 가득 다져넣은 커다란 비닐주머니를 메고나타났을 때, 나는 소박한 그 진정에 그만 눈물이 찔끔 나올번했다. 멋쟁이 현대녀대학생들이 먼먼 려로에서 넝마줏는 사람들이나 들고다니는 때투성이 주머니를 들고다닐법한 일인가? 그러나 그애의 진심은 아랑곳없이 들고왔다. 그런 락화생을 어찌 단순히 락화생으로만 까먹을수 있단말인가?
    교원에겐 민족이 없이 모두 소중한 제자들이다. 그 학교를 떠나기는 했어도 마음은 그냥 교단에 서있는듯, 아마 그런 정덩어리들과 깊은 인연을 맺은 탓일것이다. 락화생을 가지고 왔던 애가 어느새 석사과정을 마치게 된다. 얼마전 졸업 론문과제가 “20세기 중조프로소설비교연구”라며 재료랑 찾아달라고 청탁이 왔다. 잊지 않고있는 그 자체가 내게는 보람이다. 나는 능력껏 왼심을 써주었다. 먼먼 길을 락화생을 들고온 그 진정을 식혀버릴수 없었으며 그러는것 또한 늙은교원으로서의 생명가치의 실현이기때문이다…
    내가 본 대학가의 점경은 빙산일각에 불과하나 내심목속에 새겨진 풍경들이 늘 되새겨진다. 어려운 사정이건만 열심히 공부하여 운명을 바꾸려는 장한 모습들과 하루 몇번이고 마주칠때마다 웃으며 인사하던 정다운 얼굴들이여서만은 아니다. 짙게 새겨진 또 하나의 풍경은 돈나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해마다 초생전쟁을 하던 그 장거들이다. 초빙교수들에게마저 명액을 하사하여 완성하라고 눈밝히던 그 현상은 명색좋은 초빙에 예상하지 못한 풍경선이였다.
    초생은 사인기업인이 알아서 해야 할 돈벌이 사정이다. 역지사지로 생각해도 초생임무를 완성하지 못하면 새학기 출근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던 전화통지가 너무 비릿하였고 요행 찾은 밥통이 깨질가 전전긍긍하는 젊은교원들이 어렵사리 학생을 알선해 준 제자에게 감지덕지하는 모습들은 민망스러울 정도였다.
    교육의 산업화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뚜껑이 열리면 잡귀신들이 뛰여나오듯이 교육부패가 뛰여나오게 하였다. 대학생들은 위대한 “교육가”들의 사철푸른 돈나무가 되였다. 이런 불가사의한 창업정신, 오직 돈만 긁어모으려는 흑심은 고등전당의 기본 정신을 구중천에 날려보내고 남의 학교에 지원한 학생들이라도 파내오라고 공공연히 선동하기에 이르렀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가난한 농촌아이들이 부모들의 인생행로를 답습하지 않으려 운명과 박투하며 모지름쓰는 모습은 기특하기도 하였고 안쓰럽기도 하였다. 그러나 본지방의 일반백성들은 본사립학교를 지식의 전당이 아니라 돈나무를 옮겨심기에 혈안이 된 곳으로 락인을 찍고있었다.
    교육부 책임자가 비록 교육의 산업화를 제기한적이 없다고 단언했지만 천문수자의 학비문제에 대해 해석하지 못하고있다. 아무리 가난해도 자식교육은 버릴수 없다는 관념속에 세대적인 소망을 이루려고 부모된 의무를 다하는 그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은 그들만이 알일이다. 겨자를 먹어보지 않고 겨자맛을 알수 없듯이 말이다. 그래서 손등이 다르고 손바닥이 다르다고 하는것이 아니랴,
    대학은 간단한 상품과 소비관계가 아니라는것은 상식문제이다. 자칭, 성스러운 교육사업을 한다고 말은 달착지근하지만 제옆낭만 생각하고 학생의 리익은 안중에 없다. 이 책임은 그들이 지는것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들이 지게 되였으니 비리가 아니겠는가? 과거에는 국민들의 인식속에 학교란 순수함을 가르치는 곳이였다. 그러나 물욕이 횡행하는 시대, 돈이 귀신을 매돌을 돌리게 하여서인가? 현대교육계는 가장 근본적인 취지를 등져버렸기에 더 이상 진,선,미를 심어주는 곳이 아닌 불공평과 거짓과 환멸감을 심어주는 곳이 되였다고 해도 어페는 아닐것이다.
    교육은 문명의 첫홰불이였고 개화의 첫들창을 열어놓은 위대한 장거였다. 홰불은 앞길만 비추지만 교육의 봉화는 온 천하를 비춘다. 교육은 인류의 진보와 동보하면서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그런데 대학가에 만연된 공리주의는 교육가치의 저하를 야기하기 마련이다. 사립대학들의 교육가치관교육의 부재를 어떻게 미봉할수 있을가? 필자로서는 엄청난 난제이고 원초적으로 해결불능의 과제이니 일언이페지하고,
    메마른 리론으로는 십년가도 이런 실제적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학생들은 전업교육속에서 인성과 가치교육이 물과 젖처럼 침투되는것을 좋아하였다. 그러나 학생들의 인생행로에 길잡이가 되여지고 책임적으로 림하는 선생들이 많지않았다. 교육사업이 정녕 밥통찾기, 밥통지키기만이라면 참으로 면괴한 일이건만,
    보통 젊은교원들은 사립대를 발판으로, 실습장으로 삼고 교원으로서의 가치실현을 신성한 교육자의 책임에서 탈절시키고 있었다. “학벌높은” 어떤 교수들이 잔뜩 틀거지를 차리며 권위를 내대는데 겉보건대 되우 싱거웠다. 키큰 사람은 돌위에 올라서서 키자랑 하지 않는다. 난쟁이만 키자랑한다. 교육은 권위에서 시작되는게 아니라 사랑에서 시작되고 다할길이 없는 성심으로의 진행형사업이 아니던가?
    나는 사립대에서 얼마간 월급을 탔지만 애초 학교의 덕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챙기는 돈은 학생부모들의 땀에 절은 돈이였다. 사실 학생들에게도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약 내말이 어떻게 전달되였다면 곱지 않게 봤을것이다. 그런들 대수랴, 교원에게 남는것은 업적이 아니라 사랑하던 마음과 믿어주고 따르던 많은 제자들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외국의 어떤 지자가 문명비판론에서 인류는 아마 미쳐서 멸망할것이라고 예언하였다. 미친다는것은 미쳐야 미친(도달한)다는 그런 몰입정신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미쳐난 리기심을 말하는것이다. 취옹의 마음이 술에 있지않다는 말처럼 사립대에서 는 돈에 취해있어도 이만저만이 아닌 상태이다. 고기한사발 다먹고 제에미를 욕하는격이 되는지 모르되 몸은 떠나도 마음은 그냥 남아있어서 횡설수설해보았다.
 
                                        2012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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