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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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씨 수상록 (5) 생명의 순간(수정고)
2014년 01월 02일 09시 20분  조회:653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생명의 순간
 
                                                                 진 언
   
    시간이란 사전적으로 해석하면 어떤 시각과 시각과의 사이이며 철학적으로 해석하면 과거, 현재, 미래가 무한히 류전되여 련속되는 물질존재의 기본형식이다. 공간 외에 존재가 황당하듯이 시간외의 존재란 역시 황당하다. 시간은 우주의 혼이고 공간은 우주의 몸집이다. 시간이란 때의 경과를 나타내는 량이나 자연현상의 독립변수로 사용되는 량으로 표시되는것만이 아니라 생명의 가는 사슬에 매 한고리이다.
    시간은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무정한 종신반려이다. 아주 어릴때의 시간은 땅에 나무꼬챙이를 꽂아놓고 그림자가가 도는것을 보고 점심때를 아는《가늠하는》시간이 였고 학교를 다니면서부터는 벽에 붙인 과정표에 따라 울리는 종소리로 시간을 헤아린《듣는》시간이 된다. 어른이 다 되여서는 탁상일력을 한장한장 번져지는 시간속에서 인생의 려정을 재여간다. 늙어진 다음에는 손꼽아 헤아려보는 시간이 된다. 아무리 옴니암니 따져도 남은 시간은 많지 않고 그나마 확실하지 않은 시간들이다.
주기적현상의 연장속에서 그것의 경과를 체험함으로써 느껴지는 시간엔 모두 민감하지만 그것이 곧 생명의 소모라는 시점에서는 덤덤한것이 우리들이다. 시간을 생명이라는 각도에서 본다면 인생은 육체로 구성된것이라기보다 시간으로 구성되였다고 말하는게 더 알맞을 같다. 생명이란 바로 시간이 한 사람의 존재의 체현이 아니며 생활이란 바로 시간의 흐름과 소화의 과정이 아닌가? 인생의 첫아침에는 세월령감이 울리는 퇴각의 북소리를 아랑곳하지 않는다.
    바로 그래서 력사이래 시간에 관한 명언들도 많고 저서들도 많았다. 한마디로 시간을 아끼고 시간을 소중히 여기자고, 군사가에게는 시간이 곧 승리이고 상인에 게는 시간이 곧 돈이며 의사에게는 시간이 곧 생명이며 농부에게는 시간이 풍작이며  학자에게는 지식이라는 등의  금언들이 많다. 그러나 그것은 책에서 금언이지 실생활 에서는 명기되지 않는다. 시간이 돈일수 있다. 그러나 시간의 가치는 금으로 환산되 지 않는다. 돈은 없다가도 생길수 있고 잃고 또 얻을수 있다. 돈을 잃고 배를 앓는 사람은 많지만 시간을 스스로 흘리고 다니면서 조바심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시간은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지만 사람은 시간을 평등하게 대하지 않는다. 소털같은 날이라면 시간은 소털보다 더많다. 그러나 생명의 연장선우에서는 시간을 그렇게 계산할수 없다. 시간은 대부금이 아니다. 무리식장기대부금은 더구나 아니다. 시간은 세월이 인간에게만 나누어주는 트럼프장, 세여보라. 매양 스믈넉장이다. 더 쪼개면 매개인에게 매일 차례지는 시간은 86400초이다. 어느 누가 독점할수는 없지만 매개인이 시간에 대한 태도와 씀씀이는 현저하게 다르다.
    시간은 인간이 연출하고있는 희비극의 길이를 재이는 눈금자이다. 시간은 세기적인 모든 기적의 일람표이다. 시간자체에는 완급이 없지만 심령의 시계에는 확실히 완급이 뒤바뀌기도 한다. 행복한 련인들에게는 시간이 잊혀지고있지만 자기 걸음을 늦춘적이 없다. 시계는 재난속에 모대기는 사람에겐 긴장을 조이는 잔혹한 올가미이 다. 불심지가 각일각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폭파약꾸레미를 높이 추켜들고 총탄속에 쓰러지는 전우들을 내다보는 영웅 동존서의 마음의 시계는 어떻게 달렸을가?
   시간의 충고는 팔목에 찬 시계에서 읽을것이 아니라 마음의 시계에서 읽으라. 금으로 만들었든 은으로 만들었든 시계는 스믈네시간을 알릴뿐이다. 시간은 모든 번쩍이는것들에 녹이라는 랭소를 던진다. 시간은 잊지 않고 기억을 돌려놓는다. 시간이 날카롭게 벼리는것이란 없다. 시간의 흐름은 무형의 세척제로서 시간속에서 색바 래지 않는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가장 버리기 어려운 복수심조차 서서히 지워버린다. 그만큼 시간은 모든 심리고통을 치유하는 특수기능을 가지고있다.
    신이 6일동안 세상만물을 만들어놓고 하루 휴식한것은 절대 시간이 넉넉해서가 아니였다. 의무도 사명도 없는 시간이란 없고 아무의미도 없이 지내보낸 시간도 없다. 시간랑비가 곧 생명랑비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필요없이 늘어진 기지개도 켜지 않 을것이다. 반대로 게으름뱅이는 시간을 할인판다해도 사고싶지 않을것이다. 밤새도록 향락에 빠진 탕자들은 벽시계를 내리여 둘러메치고 싶을거이요 취생몽사로 사는자에게는 시계가 거추장스러울것이다.
    새 술은 새부대에 담으라던가? 새로운 시간속에서 낡은 경을 읽지말라. 저마다 도적놈이 도적질을 할때처럼 분초를 다투며 시간의 촉박감을 느낀다면 짧은 인생을 두배로 살것이다. 가장 큰 희생이 희생된 시간임을 자각할 때 시간도 그 사람에게 너그럽게 아량을 보일것이다. 미래. 현재, 과거ㅡ시간의 세가지 발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절대 코노래를 부르며 걷지 않는다. 
    그 어려운 역경속에서도 사람들이 끈덕지게 살아가게 하는 명줄은 미래이다. 그러나. 윌리엄 포크너는 말한다. 래일이란 오늘의 다른 이름일뿐이라고. 미래란 다른 문을 통해 돌아오는 과거일뿐이라고, 롱펠로는 쓰고있다. “미래를 신뢰하지 마라, 죽 은 과거는 묻어버려라, 그리고 살아있는 현재에 행동하라!”
  소포클레스는 말한다.“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 하루는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하루다. ”일상에 짬을 리용할줄 모르는 사람은 항상 짬이 없을것이다. “오늘 가장 좋게 웃는자는 역시 최후에도 웃을것이다. –니체” 래일 소리높이 웃기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할것이다. 시간은 인생길에서 기회를 안고간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다”는 버나드쇼의 묘비명은 많은것을 시사하고 많은 사색을 안겨준다. 한 사람의 인생길은 온갖 불행으로 점철되여 있지만 가장 큰 불행은 자신이 그저 생물이 아니라 인간이면서 인간의 할 일을 모르는것이다.
    이런 얘기가 있다.…한 소년이 길을 걷다가 동전한잎을 주었다. 고생하지 않고 돈을 벌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떨려왔고 자랑스러운 기분마저 들었다. 그뒤로 소년은 땅바닥만 훑어보며 걷게 되였고 평생 총 13달러 26센트를 주웠다. 세월이 지나 죽음을 앞두고 공돈을 보며 흐뭇해했다. 하지만 그는 땅바닥만 훑는 긴긴세월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인생의 귀중한것들을 모두 잃고 살았다. 눈부신 태양, 아름다운 꽃들, 가을서리에 붉게물든 나뭇잎과 무지개, 사시절의 풍경들, 사람들의 미소…공돈을 좋아한 소년이 순간의 감각을 좇아 허송한 시간을 무엇으로 결산할것인가?
    저축해둘수도 없고 돌려놓을수도 없으며 시간의 근원지를 찾을수도 없고 복제할수도 없으며 예산분배할수도 없이 순간적으로 가뭇없이 사라지는것이 시간의 특성이다. 그러나 시간은 엄연히 가장 보귀한 자원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가장 개발하기 어려운 희귀자원이고 또 가장 무심하게 랑비할수도 있는 무료재부이기도 하다. 비록 보이지도 않고 만져볼수도 없으며 냄새를 맡을수도 없고 무성무형이며 또 간곳없는 무정한 존재이다. 부디 라태와 용속함으로 시간을 기록하지 말라. 돈을 목숨으로 여기는 자는 수전노이지만 시간을 목숨으로 여기는 사람은 창조자이다.
    시간은 일체 의혹과 오해의 해설자이다. 시간은 가장 현명하고 공정한 재판관이라 한다. 시간속에 감춰진 그 모든 음험하고 악착한 짓거리들이 세월속에서 다시 드러나게 되여있다. 시간이야말로 잠시 법망에서 새여나가 멋대로 소요하던 일체 력사의 죄인을 재판하는 엄정한 법관이다. 시간이 력사의 죄인들을 재판하기를 고대하는 기다림은 가장 가치로운 기다림이며 가장 비장한 시간소모이다. 이런 시간만세!!

                                       2008 년 3 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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