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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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무드스 격투규칙의 계시록
2014년 02월 07일 11시 14분  조회:6305  추천:2  작성자: 최균선
                                                          콤무드스 격투규칙의 계시록
 
                                                                              진 언
 
    이른바 규칙이란 다 함께 지키기로 정한 사항이나 법칙으로서 사회약속력의 대명사라고 할수 있다. 규칙은 인간사회의 질서의 표징으로서 규칙에 매여 사는 사람들의 운명이 뜨고 가라앉을수 있고 가치실현의 여부도 결정된다. 하여 쏟아진 수은이 구석구석에 스며들듯이 규칙은 사람들의 관념속에 침투되여 자률성을 독촉하고있다.    
    크고작은 온갖 잡다한 규칙 혹은 잠규칙들은 유형무형의 강박성을 띠고있어 왕왕  말을 타고싶어하는 사람에게 기어이 당나귀를 타게하기도 한다. 이런 강박성으로부터 공평한 규칙, 불공평한 규칙이 생겨난다. 어떤것이 불공평한 규칙이 되는가? 말하자면 규칙제정자나 특권층의 일방적인 방편으로 되는 규칙들이다. 이런 얘기가 있다.
    고대로마제국에 콤무드스라는 황제가 있었다. 악마의 기질을 타고난 그는 격투장에서 사람과 격투하는 괴질을 가지고있었는데 제손으로 죽인 사람이 만여명이나 된다고 으시댔다. 사이비한것은 매번의 격투규칙은 자기가 제정하는데 자신은 예리한 검을 들고 나서고 대방은 기껏해야 목창이나 목검을 잡을수 있었다. 
    양무리에 뛰여든 호랑이처럼 좌충우돌하며 사람을 호박을 찌르듯, 무우베듯이 하였다. 상처입은 대방이 아비규환을 지르며 딩굴다가 비명에 죽어갈 때 콤무드스는 살인마의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무침히 죽어간 노예들속에는 무비의 용사들도 있었고 힘이 장사인데가가 무예도 출중한 격투사들이 많았지만 불공평한 규칙아래 자기를 보호할 진짜 무기가 없으니 속수무책으로 패자가 될수밖에 없었던것이다.
    전하는데 의하면 그자는 코끼리와 격투하기도 즐겼는데 코끼리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코끼리가 격투장에 끌려들어오면 콤무드스는 퉁방울같은 두눈깔을 딱부릅뜨고 노려보는데 거물인 코끼리도 그의 흉상에 질겁하여 눈물부터 흘리고 괴성을 지르며 열광하는 구경들을 둘러보며 구원의 눈길을 보냈다고한다. 콤무드스의 흥취와 광란은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매번 엄청난 출장비를 국고에서 지불하게 하였다.
    모르긴해도 그는 스스로 천하무적의 용사라고 득의양양했을것이다. 기실 유치원생을 둘러메치고 의기양양해 하는 바보보다 더 비겁하고 비속한자이다. 진정한 격투사라면 공평한 규칙하에 질지언정 불공평한 규칙하에 이기고 싶지않다는 용사의 기개 를 가져야 명실상부한 강자라 할것이다. 그가 비록 만인지상의 제국황제로 군림하고 있었지만 태생 인격불구자이니 유아독존의 규칙밖에 세울것이 더 있었으랴,
  “공평한 규칙”이라는 제목을 단 몇메터길이의 그림이 있는데 낚시에 걸려 올라온 고기가 커다란 눈물방을 떨구고있어 사람을 경악하게 한다. 아래에 글이 씌여있는데“아파서 그러는가? 아니면 불공평한 유희에 대한 원한때문인가? 만약 낚시군도 입에 낚시를 물고 고기와 박투하였다면 유희에 진 고기도 눈물을 흘리지 않을것이다.” 참으로 인간들만이 동물세계에 강요할수 있는 고명한 규칙이 아닐수 없다. 그러면 공평한 규칙이란 무엇인가? 유희에서 진 고기가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는 규칙이다.
    세상은 나혼자만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고 나처럼 생긴 사람은 한사람도 없듯이 나와같이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와 똑같은 인생경력을 가진 사람도 없다. 그런데도 소위 규칙은 흔히 내가 생각하는대로 따르게 하고 깎아맞추려 한다. 아무리 좋은생각과 선의적인 의도라 할지라도 그것이 상대의 존재감이나 자존을 무시하고 내 마음대로 하려것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악착한 행각이건만 내가 원하는대로,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화내고 미워하며 극도에 달하면 복수하는게 인간들의 심통이다.
   악명높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그의 잠규칙일진대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에도 보이지않는“프로크루스테스침대”가 도처에 있다. 이를테면 현대교육을 볼진대 학생들을 암송기계, 지식저장고, 말할줄 알고 사색할줄아는 공작기계로 배양하려하고 부모들은 경쟁시대, 적자생존의 시대, 현실에 립각하여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자식을 재단하고 자기의 욕망의 침대에 걸맞게 거추장스러운것(자주성, 개성 등)은 잘라버리려 하고 모자라는것 (포부, 욕망, 갈구)은 두드려펴서 늘구려 한다. 개체생활을 볼때 남편(안해)은 프로크루스테스처럼 대방을 재단하고 주물하려 한다. 직장에서 상급은 하급을 앵무새로, 로보트같은 순복도구로 만들려하고…
    우리에게 더 심각한 문제는 프로크루스테스처럼“나”를 만들어서는 안되는줄 알면서도 무형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사회규제?) 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갈수 밖에 없다는것이다. 그래서 독립사상, 언론자유, 인권 등 희망사항에 속하는 개념들 이 만들어지고 구호로 되여 고창되는것이다. 스스로를 속박하는 삶은 자학이지만 타력에 의한 속박과 굴욕은 그 자체가 곧 불행이고 고통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회적, 개체적인 눈치라는 침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프로크루스테스처럼 자신의 팔다리 (사상, 견해,주장)를 자르고 또 자르면서 시세에 따를수밖에 없다.
    몸집이 크면 큰 침대가 차례져야 하고 몸퉁이가 작으면 작은 침대에 누울수 있어야 하는데 누가 그런것을 일일이 챙겨준단말인가? 그러나 그렇더라도 리념상에서는 작은침대에 맞춰 다리를 잘라버리면서라도 작은침대에 알맞는 작은사람이 되려고 자기를 속이지 말아야 한다. 울며겨자먹기로 작은침대에라도 누워야 하겠다는 생각을 순리라고 할수 있겠지만 결국은 울며겨자먹기인 자기부정이요 굴욕이 된다.
    이런 “적응력”을 변상적인 자주정신이라 할수 있을런지, 아무튼 인간은 가축이 아니므로 내심으로라도 나는 온전한 인격체라는 신조를 가지고 자신을 부각하고 다스리며 순리를 지향해야 할것이다. 침대(타의 눈길을 의식한 부정적신념)가 곧 내가 될수 없듯이 내 인생은 내가 살기에 그 무엇도 나를 대신할수 없다. "나" 라는 생명체의 온전성과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나"라는 신념을 가져야 하지만 그게 욕망대로 되는일이 아니라는데서 인간의 원초적비애가 심어진것이다.
    우리의 삶이 수수께기, 알아맞추기, 난제, 당혹(퍼즐)의 요소가 다분하지만 나를 그 퍼즐에 따라 맴돌게 할필요는 없다. 소신껏 최선을 다하고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인격력량을 갖추어가노라면 다종다양하고 각양각색인 수천,수만가지 침대(긍적적신념)가 나타날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요긴하다. 우물안개구리가 보는 세상 역시 진실한 풍경일수 있지만 우물밖에서 보는 대명천지는 확실히 다르다. 자신의 작은신념(고집, 아집, 편견, 부정적감정)으로부터의 해탈이 자신을 이기는 길이다.
    규칙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잡다한 규칙을 제정하는 자들은 우선 자기 단속을 념두에 두는것이 아니라 타방, 피지배자들에 대한 다스림이 목적이다. 국제유희에도 불공평한 규칙들이 잡다하다. 미국같은 초대강국들이 제좋을대로 주물럭거린 소위“국제규칙”이 콤무드스격투규칙과 무엇이 다르며 제게 굴종하지 않는 약소국을 강압으로 다루려는 행각이 프로크루스테스만행과 다른게 무엇인가? 국가간에 누가 누구를“다루다, 길들이다, 용납못한다”는 제기법자체가 비상식적이고 웃김이다.
    원님은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은 촛불을 켜도 안된다는 속담이나 내가 하면 랑만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류행어는 사치한 표현이고 오직 미국만이 도처에서 살인방화해도 무난하고 다른나라는 자위해도 안된다는 강도론리가 더 실제적이다. 그들은 세계도처에서“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로 타국을 재량한다. 그렇게 재량된 희생자가 한둘이 아니다. 싸담 , 카다피, 탈레반정권, 빈라덴의 죽음…그러나 세상엔 영원한 강자가 없다. 머리를 너무 빳빳이 쳐들면 문설주에 받히고 너무 요요하면 뒤로 자빠지기마련이다. 이것이야말로 자연스러운 잠규칙이 아니겠는가?   

                                                          2013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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