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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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보게 되는 악의 향연 ㅡ“왔다! 장보리”를 계기로ㅡ
2014년 08월 27일 15시 04분  조회:5940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재미로 보게 되는 악의 향연                         
                                    ㅡ“왔다! 장보리”를 계기로ㅡ
 
                                                        진 언
 
    인기리에 시청되고있는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는 친딸과 양딸이라는 신분의 뒤바뀜을 발단으로 극도의 갈등속에 선과 악으로 대결되는 두 딸과 두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고있는데 장보리는 운명적인 사고이후 헤여져서 인생고를 겪다가 다시 만나 한복명문가의 최고의 한복장인이 되는 권선징악으로 대단원을 이룰것이다.
    인간생활의 론리대로 응당 그래야 하지만 뒤바뀐 자리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가족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는데 20년만에 다시 만난 부모와 딸이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감정적인 벽을 혈연이라는 불가항력의 힘으로 무너뜨리고 관용으로 부등켜 안으며 울고웃을것으로 예상되면서도 악행이 끝이 없고 선행은 그냥 짓눌리고 악역이 긍정적주인공을 짓밟고 고고행진한다. 그야말로 필승불패이고 무소불위인데 주객이 너무 전도되고있어 거부감도 주고있다.
    주인공 도보리의 본명은 장은비이다. 1994년 여덟살때 아빠와 엄마가 크케 다투었고 그때문에 은비는 아빠와 엄마를 화해시키기 위해 엄마차에 타고 사고현장을 목격, 큰아빠 시신을 보고 기겁하며 차에서 내려 도망치다가 엄마를 잃게 된다. 그후 양엄마가 된 도혜옥의 차에 부딪쳐 그전에 기억을 몽땅 잃고 도혜옥의 차녀 도보리로 성장하게 되였다. 15년이 흘러 23살이 된 보리는 도씨와 함께 국밥집을 하며 옥수의 제자로 들어가 한복을 배우면서 살다가 어릴적 소꿉친구인 재화와 엮인다.
    착하디 착한 주인공 도보리의 형상은 아주 인상적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있는 주인공 도보리! 아름다운 옷이 아닌 따뜻한 옷을 만들고 싶어하는 그녀가 뒤틀 려버린 인생궤적우에서 겪는 인생고는 안쓰럽다. 사건의 발전과 그의 성격발전의 그라프를 보면서 진실과 정의가 나가는 길이 얼마나 파란만장하고 눈물겨운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이눔의 현실은 왜 악인이 살판치고 선한자는 당해야만 하나? 하면서“지성”이 뒤틀리게 한다. 드라마라도 그냥“악의 향연”을 소일거리로, 재미로 보아야 한다면 참으로 슬픈“문화향수”라 아니할수 없다.
    자아중심주의시대, 저저 리기에 몸달아있고 혈안이 되여있는 현대인들속에서 너무나 극치를 보여주는 천사, 성모마라아ㅡ도보리라는 때묻지 않은 순수녀의 형상은 부와 명예로 존재하는 모순되고 사악한 인간들과 대비되는데 그로써 그런 류형의 인간군들이 진짜 사람다워졌으면 하는 작가의 지향이 갸륵하여 동조하게 된다.
    특히 너무 어린나이에 벌써 극단적인 리기주의를 뼈속에 새기고 성장하여 보리를 궁지로 몰아넣지 못해 앙탈하는 연민정과의 대조속에서 더욱 돋보이게 된다. 그러나 연민정의 악행에 그냥 당하는 도보리의 형상은 정의와 선량을 신장하는데 극단으로 나가다보니 인간, 인성의 본연을 잃고말았다. 그 많은 죄를 지어놓게 하고 어떻게 마무리지으려나?
    “난 열심히 산 죄밖에 없어. 좋은 부모밑에서 태어나지 못한건 내잘못이 아니잖아!”라고 말하듯이 얌치를 뻔뻔함속에 묻어버리고 악행을 밥먹듯하는 그의 인간성은 도보리의 바닥없는 착함과 대비되여 타매의 대상이 된다. 그녀는 천성은 아니라도 기질적으로 악녀라할수밖에 없다. 열살때 벌써 자신이 부자집애라고 거짓말을 흘리고 다니다가 빚쟁이들을 피해 장흥으로 가던중 은비와 악연으로 만나게 된다. 은비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의 이름조차도 모르니 민정이가 은비가 보리밥을 잘먹어서 보리라는 이름을 지어준 그런 비린 녀자애이다.
    류학을 마치고 비술채에 재입성해 보리와 대립하기 시작하면서 비술채에 친손녀로 나타나 끝없이 보리를 괴롭힌다. 이처럼  드라마는 “사랑”과 “가족”이라는 보편성으로 하여 공동의 관심사가 됨으로써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살수 있음에도 여느 드라마와 마찬가지로 드라마속의 사랑과 가족의 모습은 따뜻한 인정미와 바람직한 인간형상보다는 갈등과 음모, 패륜과 범죄, 기만과 암해 등 온갖 인간악의 “향연”으로 지속되고있다. 가족이 이렇게 묘사되는것이 모식적이 되다보니 악의 향연이 재미있는 오락거리로 되고있는판이다. 인간의 취미가 이렇게 타락할수는 없다.
    드라마에 등장인물가운데 선량한 마음을 가진 인물은 재화, 비술채의 초대침 선장, 박수미의 큰며느리이자 재화의 큰이모 등을 내놓고는 거의다 악인형상들이다. 특히 민정의 친엄마. 보리를 키운 양엄마란 인물도 참으로 불가사의하다. 남편이 진 빚에 쫓겨 고향 장흥으로 야반도주를 하다가 보리를 차에 치게 된 인연으로 키운것은 인정일세 보리를 딸로서 사랑한다면서도 보리가슴에 몇번이고 칼을 꽂는다. 그러면 시청자들도 넘쳐나는 막장코드에 점점 습관되여가는듯 하고 비난하면서도 더 자극 적인 설정과 묘사를 원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시청률은 가관이란다.
    필자의 주화제는 역시 전형환경과 전형인물의 문제인데 드라마에서는 전형환경을 정절의 배경으로 리해해도 무관할것이다. 극정이 평지풍파는 아니지만 사활적인 쟁투가 벌어지는 드라마의 배경으로 볼 때 차잔속에 폭풍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매회가 거듭할수록 재미가 짙어가지만 스토리전개가 너무 느리여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진실이 밝혀질듯, 밝혀지지 않는 형식의 회가 거듭되여 진실의 행보가 얼마나 어려운가 절감하면서도 인위성의 과도하다는 느낌을 피할수 없다.
    현실의 재현이 아니고 그저 허구적인 내용이라서 시청자들이 이를 감안하여 재미로 본다고 생각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면이 많다. 말하자면 여타 드라마들에서처럼 전개되는 스토리들이 룡두사미가 될가봐 궁금하다. 사활을 걸만큼 심각한 사안이 아 닌데도 살인도 서슴치 않는다. 인물들의 각투가 턱없이 과장되여있다. 악녀의 형상을 극단에로 밀어올리다보니 염문정의 경우 인류감정에서 가장 위대하다는 모성애까지 말아먹는 지경에까지 치달아오른다. 모성애에도 사심이 있으나 이건 아니다.
    다음 전개되는 스토리로 예측하건대 그렇게 길어질 리유가 없는데 그냥 복선을 깔고나가며 수수께끼를 던져준다. 드라마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생현장을 투사한다고 할 때, 인간생활은 그저 재미있기만 한것이 아니다. 생활이 드라마를 닮아 가는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드라마는 그저 감정유희의 재연이 아니다. TV 기능에는 사회적인 공인이라는 기능이 있는데 례하여 드라마 “애인”은 비난하면서도 열심히 시청했던 관중에게 그럴수도 있다는 사회적정서를 만들어냈다. 드라마는 우리가 지향하는 복된 사회에 대한 예술적재편성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한국드라마는 허구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어서 천천히 풀놓은것에 그친다고해도 대중의 가치취향과 가치기준, 행동 양식과 인생관형성에 깊숙히 관여하고있다. 결과적으로 안방에도, 대중에게도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한국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가족은 리상적인 모습이 아닌 기형적이고 기괴한 모습이다.
    출생의 비밀, 혈연가족에 대한 지나친 집착, 배우자 외도에 따른 고통, 형제자 매간의 경쟁적인 구도, 가족간의 불신과 갈등이 한국안방드라마의 주된 단골내용이다. 한국의 가정은 마치 비상식과 비도덕, 야비함과 극단적리기심의 광란, 혈연제일주의 등으로 가득차있는듯하다. 특히 모식인양 빈번하게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은 한국인들이 얼마나 자기 핏줄에 련련해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어찌생각하면 가족리기주의를 내보이는 한국인들의 태도와도 직결된 진실한 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화목하기보다는 경쟁과 반목, 시기와 질투를 하는 모습들이 민족적성격인듯한 인상을 깊게 심어준다. 특히 부유한 가정에서 형제자매들은 가족의 재부를 독점하려고, 서로 음해하고 계략을 꾸미는 악랄한 인성들이다. 또한 일부일 처제가 전통미덕이 되여“가화만사성(家和万事成)”을 가훈으로까지 유전시켜온 단군족으로서 가정의 장유유서, 사랑과 존중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현실이 드라 마같다면 부모들은 자식들의 결혼을 반대하는것이 기본인생의 주제인듯싶다.
    한국드라속의 가족은 위기를 품은 한국가정의 축도인가? 신자유주의에 의해 사회구조가 재편되면서 우리 민족이 리상적으로 생각하는 핵가족의 단란한 모습은 현실에서도 흔들리고 있다는 전형적인 제시인가? 리상적인 모식이였던 단란한 핵가족이  “일인가족”, “재혼가족”, “祖孙가족”, “결손가정”구조로 된것이 산업화사회의 필연적인 결과가 되여진 현실이라도 안방드라마에서 건전한 가족의 모습을 이끌어야 한다.《모두가 김치》라는 드라마에서서 악녀 현지의 악행도 가경이고 불가항력적이다.
   생물학적인 부모와 그 자녀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핵가족이 아니더라도 인간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있다면 얼마든지 정상적이고 바람직한 가족기능을 할수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이러한 가족을 오히려“문제가족”으로 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 의 재현은 핵가족을 이루지 못한 가족구성원들 스스로가 자신들을 결핍되고, 비정상적인 존재로 바라보게 만들 가능성이 없지않아 있게 된다.
    현대문명권에서 절대 대부분의 사람들은 드라마를 재미있게 하기 위해 갈등을 필요로 하지만 민족사회가 잘되려면 화합과 소통이 선양되고 권장하기를 바랄것이다. 비리하게 변화하려는 가족현실을 옳바른 방향에로 인도하려면 가족간 갈등과 무한 반복하는 반목, 비윤리적이고 비미래지향적이고 비생산적이 악형상들이 판을 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이 심미취향적인 드라마의 사명이 아닐가?
   가정이 어떤 형태로 변형되여 가고있든 가족, 가정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가장 원초적인 구조적존재임에 틀림없기때문이다. 구태어 설교할 일도 아니지만 악의 향연을 한갖 재미로, 소일거리로,감관적, 심리적인 자극을 앞세우고 꾸며낸 별의미가 없는 오락물이라고 치부하기보다 아이들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는 의미있는 교육의 마당이라는것을  명기하고 드라마를 비판적으로 독해해야 할것이다.
                            
                                                2014년 7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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