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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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만드는 굴레
2015년 08월 12일 05시 28분  조회:5194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우리들이 만드는 굴레
 
     인류는 일찍 부자유속에서 자유를 찾아내는 지혜를 터득했지만 동시에 자유가운 데서 부자유도 만들어왔다. 말하자면 사람은 누구나 지각이 들면서 온갖 심령의 굴레 를 쓰기 시작했다는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객관상에서 형성되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간다는데 인간의 원초적비애가 있다.
    우리는 흔히 육체의 구속을 부자유라고 생각하며 참지 못한다. 기실 심령의 자유가 행동의 자유 못지 않게 요긴한데도 말이다. 아무도 자기를 묶지 않았건만 그냥 속 박감을 느끼면서 해탈을 바랄 때 그것을 실현시켜줄 사람은 자기외에 아무도 없다. 
    스스로 해탈법도를 찾아내기 시작했다면 자아완성에로의 매진을 의미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복역수가 지리한 옥살이에 진저리를 치다가 자기를 감형하는 방법을 모색했는데 유익한 일을 하면서 시간앞에 달리는것이였다. 그리하여 외국어를 자습하기 시작했다. 일심불란으로 외국어를 학습한 그는 만기석방될 때 60 여만자나 되는 번역고까지 가지고 나왔다. 그는 스스로를 감형시켰을뿐만아니라 심령의 굴레를 벗어버린것이다. 그야말로 마음은 자기 왕국이요 의지는 자기의 법률이 라고나할가? 그렇다, 나를 최후로 정복할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자기뿐이다.
    우리는 감옥의 높은 담장만이 인신자유를 빼앗는것으로 여긴다. 기실 가장 무서운 감옥에는 높은 담장과 철조망이 없다. 전하는데 의하면 지난날 영국식민주의자들 이 인도농촌에서 도적을 잡을 때 한놈을 잡으면 땅에 원을 그려놓고 그안에 있게 하다가 도적을 다 잡은 다음 함께 끌고 갔다고 한다. 이른바 “동그라미감옥”인것이다.
    이 세상에 감옥에 갇힌 사람은 어쨋든 소수이다. 보다 많은 절대 대부분의 사람 들이 몸은 비록 자유롭지만 스스로 정신적굴레를 만들어 쓰고 살아간다. 스스로 자기를 속박하는것만큼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일이 더 있을가?
    자기에 대한 무지가 첫번째 굴레가 된다. 자기를 인식한다는것은 근원적으로 심령의 해방을 의미한다. 사람은 자기를 아는것 임상으로 총명할수 없다. 하지만 자기 감각팽창증이 있는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를 속박하는 굴레라는것을 모르고있다. 이런 자아도취자들은 쉽사리 자아중심주의에 빠져들어 안하무인이 되고 고립무원하게 된다.
    반대로 자비감도 심령의 굴레가 된다. 어떤 사람들은 삶의 기둥인 신념을 잃다보니 바깥세상을 두려워하면서 부딪쳐보려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들 자신을 속박하 고있는 굴레야말로 신념의 결핍이다. 어떠한 경우이든 자기의 신념을 벽에 걸어두어서는 안된다. 자기절로 운명의 계하수가 되여 종신형을 받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가련한 사람이라 해야 할것이다.
    자기 직업에 대한 염오와 권태도 심령의 굴레가 된다.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지 자기가 하는 일에 만족을 얻었을 때 이미 보상을 받은것으로 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직업, 하기 싫은 일은 그 자신의 굴레이지만 감옥으로서 형기가 얼마나 길지 자신도 잘 모른다. 어떤 일은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지만 누군가가 꼭 하게 되여있다. 그것이 곧 책임감이다. 그리고 어떠한 일이든 지망자가 있는 법이다.
    마음에 없는 일터라도 마음을 바꾸어서 감옥에서 외국어를 학습한 그 사람처럼 자기 직업을 외국어학습처럼 간주한다면 자기를 감형하는것이 되고 심령의 굴레를 벗 어버린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것이다.
    자기비판정신도 하나의 정신적굴레이다. 사람들은 왕왕 남의 단점을 비추는 거울은 앞에 걸고 자기를 비추는 거울은 등뒤에 감추고 다니면서 불평만 부린다. 이를테면 중국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탓하면서도 “불필요한” 그 많은 사람들속에서 자기는 숫제 포함시키려 하지 않는 우스운 사유방식을가지고있다.
    로신의 소설 “아홉근할머니”에 나오는 아홉근할머니처럼 한 세대, 한 세대 점점 못해간다고 말세타령을 하면서도 자기만은 례외인듯이 자족하고있다. 우리는 따지고 보면 남보다 독특한데가 한가지도 없는 사람들이 흔히 양양자득해서 누구보다 머리를 높이 쳐들고 다니는것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무엇보다 자기비판의 무기로 자신을 해 부할 담략과 진솔함이 있어야 자기 속박에서 재빨리 해탈될수 있는것이다.
    절망도 하나의 질긴 굴레가 된다. 유사이래 없었던 개혁개방속에서 얻은 사람과 상승한 사람도 많지만 그와 반대로 잃은 사람, 나떨어진 사람들이 더 많다. 후자들은 기술과 지식, 능력경쟁이 치렬하게 벌어지고있는 현실에 아연실색해하며 우울한 기분, 슬픈 마음, 운명의 불공평한 장난에 억울해하면서 자신을 절망의 변두리에 내몰아 인생을 아끼고 즐겨야 할 마음의 여유를 빼앗겨버렸다. 절망속에 자기를 가두는것은 너무나 비겁하고 나약한 인생자세이다.
    질투심도 자기 속박의 굴레이다. 인간의 “7정”에는 투기가 없다. 그러나 투기는 인류의 진화와 동보하여 오다가 궁극에는 일종 심령의 암증으로 되여버렸다. 투기에 서 기(忌)의 뜻은 마음이 이미 꽉 찼기에 누구를 용납할수 없다는것이다. 투기병의 근원은 저능, 혹은 무능에 있는바 다른 사람에 비해 자신이 못함을 느낄때 자기도 모 르게 발작한다.
    질투가 친혈육을 죽인 참극이 있다. 청조 옹정년간에 백태관은 이름난 팔대검객 가운데 한 사람이였다. 그는 강호를 떠돌다가 떠난지 8-9년이 되여서야 고향으로 돌 아오게 되였다. 마을밖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그는 8-9세쯤 되여보이는 한 어린애가 무예를 닦고있는것을 보게 되였는데 그 솜씨가 비범하였다. 백태관은 저도 모르게 연 신 찬탄하며 정신없이 구경하다가 문득 이 아이가 장차 크면 틀림없이 자기를 초과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오리 질투의 검은 불길이 가슴속으로부터 타오르는것을 말려낼수 없었다.
    그는 아이에게 시비를 걸어가지고 무예를 비겼다. 아이는 필경 어린지라 백태관의 적수가 못되였다. 백태관의 칼에 맞아 거의 죽게 된 아이는 마지막숨을 거두기전에 백태관을 쏘아보며 이를 갈았다. “나쁜놈, 이제 우리 아버지 백태관이 돌아오면 꼭 복수해줄거다!어디 두고봐,”이렇듯 모든 인간희비극은 질투에서 연출되였고 오늘도 의연히 연출되고있다.
    투기병에 걸리면 “사촌이 기와집을 지어도 배 아파나듯”이 남이 잘되면 공연히 심사가 꼬여서 자꾸 헐뜯고싶어진다. 그래서 남의 성과가 자신에 대한 차을수 없는 속박으로 느껴지면서 스스로 내린 금고형에 시달리게 된다. 자고로 질투에는 휴일도 퇴직도 없다. 우리 모두가 질투라는 자아감옥에 무기징역수로 남아있게 된것이 아마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허영심도 무서운 굴레이다. 허영심은 조물주의 자만이라고 하지만 사람에게는 심령의 굴레이다. 허영심은 명예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량심은 정의가 무엇인가를 알려 준다. 허영심은 현대사회의 첫째가는 악덕이다. 모파쌍의 단편소설 “목걸이”를 읽은 사람들은 하루밤, 허영심의 만족을 위해 결국은 인생의 황금시절 10년의 대가를 치러야 했던 로와젤부인-마띨드를 잊지 않고있을것이다. 우리는 그녀가 자산계급사상 의 일종인 허영심의 대가라고 분석해왔지만 기실 허영에는 계급성이 없다. 다만 허장성세하는 자는 속이 텅 빈 심리불구자로서 허영심은 그의 어리석은 정도와 등호를 이룰뿐이다.
    넘치는 부가 주는 희열감도 따지고 보면 일종의 허영이다. “그대의 재물이 있는 곳에 그대의 마음이 얽매여있노라.” 그 재물을 부라고만 생각하면 자기가 얼마나 무서운 심령의 굴레를 쓰고 있는가를 모른다. 그리고 돈없는 려행자는 강도앞에서도 노래를 부를수 있다는 말의 함의를 영원히 깨닫지 못한다. 사람은 우선 필요성을 느끼고 유용성을 찾고 그다음에 편안함을 바라고 그후에 쾌락으로 재미를 보고 그때로부터 사치에 방탕해지고 결국엔 미쳐서 자기 신세를 철저히 망친다.
    인생에서 누구나 모면할수 없는 또 하나의 심령의 굴레는 도덕과 량심이라는 굴레이다. 이는 인간사회에 매개인에게 어디까지나 필요한 굴레이다. 사람마다 도덕과 량심의 약속력을 무시하고 한껏 방종한다면 이 사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데 도덕 은 갈수록 미끄럼질에 신나있고 사람은 자기 량심을 개에게 떼주여주기를 꺼려하지 않는다. 속세의 행복을 끊임없이 찾아다니다가 싫증난 사람이 만약 지쳐버린 손을 자기 량심에 얹는다면 어떤 감수가 있을가? 그것은 그만이 알 일이다.
   상술한 그 모든 굴레들은 무서운 힘으로 사람의 심려을 속박하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해탈할 방도가 없는 치명적인 굴레는 그래도 탐욕심이라 해야겠다. 량심과 도덕앞에서 탐욕이 배를 내밀고 그게 얼마나 값이 가느냐고 코웃음치며 무작정 따라오라 고 꼬드기고있기때문이다. 탐욕에서 “욕(欲)”자는 한걸음만 더 내디디면 깊은 낭떠러 지라는 의미로 만들어진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설령 글자의 함의가 그렇제 않더라도 여하튼 탐욕스러운자의 인생은 욕망으로 시작되여 철창속에서 종말짓는다는것을 력사는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탐욕스러운자는 무엇이나 다 제손에 넣으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무엇이나 다 잃어버리고만다. 언제나 열려있는 탐욕의 미궁에로 들어가는 탐욕자의 통행증은 탐욕이고 그들의 묘지명도 탐욕이다. 그래서인지 전 지구적으로 늘 넘쳐나는 감옥이 바로 탐욕이라는 “감옥”이다.하건만 들어가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많아 지고있는 추세이다. 일단 탐욕의 굴레를 쓰게 되면 재물을 삼킬수록 소금을 삼킨 미친놈처럼 갈증이 나하고 넋도 마음도 새까많게 타들어간다. 죽어서도 넋은 안정을 못찾는다. 단떼의 “신곡”에서 묘사된 련옥에서 화형의 징벌을 받기때문이다.
    라태도 자기를 속박하는 때묻은 굴레가 된다. 실패자의 열사람중 아홉사람은 절반 시간밖에 일하지 않았거나 지나치게 휴식한 게으름뱅이라는것을 력사가 증명한다. 라태는 어디서나 우리의 손발을 묶어놓을뿐만아니라 사유마저 묶어놓는다. 자유경쟁의 현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사색의 령역에서라도 로동자가 되여야 하는데 라태한자는 그것마저 싫어한다. 한 사람의 사유가 라태라는 바줄에 묶이우면 그의 인생은 그로서 엉망진창이 되고말것이다.
    상술한 이런저런 심령의 굴레에서 끝끝내 해탈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긍정코 행복할수 없다. 온갖 형벌중에서 가자 무자비한 형벌은 자기 마음의 재판소에서 받는 형벌이다.
    우리 모두 자기가 만든 굴레에 매여있지나 않는지 생각해보자.
    나부터 심령의 감옥에서 무기수로 있는것이 아닌지 다시 검토해 보아야 하겠다.
 
                          2007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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