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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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 성실을 내버린뒤
2015년 12월 17일 21시 17분  조회:4904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성실을 내버린뒤
 
 
   한 젊은이가 영원한 행복을 찾아서 오래동안 주유천하 하였다. 그는 이미 《건강》, 《미모》, 《금전》,《영예》,《재능과학식》,《기민》,《성실》등 일곱개의 보배를 넣은 상자를 가지고있었다. 하루는 고험의 강의 한 나루터에 이르렀다. 나루배가 떠나기전까지만도 잠풍한 날씨였는데 강심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강풍이 일며 격랑이 이는 바람에 배가 당장 뒤집혀질듯했다. 예상치못했던 상황에서 다급해난 배사공이 젊은에게 간청하듯 말했다.
  《배는 작고 짐은 너무 많으니 상자하나를 던져야 배가 평형을 찾을것같소.》
   그러나 젊은이는 어느 배낭도 던지기 아쉬워 망설이였다. 배사공이 다시 재촉했다.
  《빨리 던지시오. 버리는것이 있으면 얻는것이 있게 되고 얻으면 잃는것이 있게 되는법이요. 천하를 주유했다는 사람이 이런 섭리도 모른단말이요? 자, 얼른이요, 좌우간 살아남아야 행복을 얻든지 떼복을 캐든지 할거아니요?》
   배사공의 재촉이 성화같은지라 젊은이는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그러나 이 상자 저 상자를 가늠해보아도 어느 하나도 버릴수 없었다. 파도는 각일각 사납게 덮쳐들고 배는 삐걱거렸다. 젊은이는 용단을 내렸다. 지금같은 자기 중심주의시대에 성실을 지키는것이 그래도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되였다. 하여 마침내《성실》을 넣은 상자를 홱 내던져버렸다. 배는 무사히 강안에 대였다.
   어찌보면 유치한 우화같지만 재심숙고해보면 이야기속에 심중한 시대적난제가 담겨있다. 또 그만큼 개방사유가 가능한 얘기이기도 하다. 성실이 내버려진후 사산사 람을 세워놓고 눈빼먹을 세상이 되였다는것을 론증할도 있고 정처없이 떠내려가는 《성실》을 누군가 건져서 경매에 붙였다는 이야기도 쓸수 있으며 물에 빠졌다가 구원된《성실》을 채방한 기자의 취재담을 쓸수도 있다.
   먼저《성실》경매를 골자로 써보자.…성실을 경매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지만 사람들은《흥, 지금 세월에 성실이 몇푼이나 된다구?》하면서 별로 흥심이 없어했다. 하지만 호기심을 안고 하나둘 모인 사람들만으로도 경매장은 시끌벅적했다. 자고로 어떠한 일에도 지망자가 있는 법이다. 옛날《승냥이가 왔어요.》하고 소리쳐서 동네사람들을 세번이나 속이며 재미를 보다가 나중에는 정말 승냥이가 와서 물어갔다는 저 유명한《소양관 (小羊馆)》이 어찌 살아남았는지 경매장에 나타나서 더구나 이채를 돋구었다.
  투기모리로 한몫 챙기는 세월에 졸부는 되였지만 도처에서 사람대접을 못받게 되여서야 내버렸던 성실이 소중함을 깨닫고 허위단심 만리길을 달려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20만원에 성실을 사겠다고 첫코를 떼자 돈냄새를 피우기 좋아하는 부자들이 뒤질세라 앞다투어 높은 값을 불렀다. 경매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은 거개 소양관과 같이 투기모리배, 벼락부자나 직권을 악용하여 사욕을 채운 크고 작은 탐 관오리들이였다. 성실을 헌신짝처럼 내버린후 사람들이 쓴외보듯하는것이 질색이여 서 성실을 사서라도 수장해야겠다고 고쳐생각했다며 저희들끼리 쑥덕거렸다.
   성실의 값이 모들뜀을 했지만 구경왔던 성실한 사람들은 이런 불성실한 사람들이 성실을 사간다고 해서 제구실을 할것인가? 하고 걱정했다. 네가 높은 값을 부르는데 내가 외편이 부족해서 못부랴 해서 값은 점점 치달아올랐고 승벽심에서라도 기어이 사고야만다고 윽윽하는 바람에 경매가 끝을 볼것같지 못했다.
   경매집행자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더니 탁상을 세괃게 탁탁 두드려댔다.
  《신사숙녀여러분!부자님네들, 죄송합니다. 사실 오늘 경매의 목적은 성실을 팔기위한데 있은것이 아니라 이 기회를 빌어서 성실에 대한 민의를 탐지하려는것이 였습니다. 여러분들도 짐작하셨겠지만 성실은 사유물로 될수 없는 전 사회의 보귀한 재부입니다. 또한 도저히 값매길수 없는 전 인류적인 대물림보배입니다. 제가 거짓말은 했지만 아름다운 거짓말이라고 할수 있겠지요. 미안합니다. 오늘 경매는 이로써 마치려합니다. 돌아가면서 심사숙고해보시기 바랍니다. 》
   경매중지가 선포되자 그저 허영심때문에 고아대던 사람들속에 실락감도 있었지만 다행이라고 은근히 쾌재를 부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였다. 그랬다. 성실은 모든 사람의 인격력량의 핵인것이다. 핵이 없는 인간이 인간일수 있는가? 참으로 성실이 전 사회적인것이 못된다면 인간사회는 더 운행될수도 없는 일이였다. 성실은 인류의 진화와 함께 진화했지만 중국의 성실은 20세기 60 년대, 70년대에 가장 원기왕성했다가 상품경제의 홍수가 신주대지를 휩쓸면서 차차 병들기시작했고 사회와 시대의 천덕꾸러기가 되여버렸다.
   아무도 성실이 무엇인가를 모르지 않는다. 다만 성실이 부자가 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것만 앞세우다보니 성실을 잃은자는 더 이상 잃을것이 없다는것을 잊어버렸다. 성실의 자매인 신의를 버리면 노오란샤쯔입은 멋쟁이라해도 빈육체를 끌고다니는 헛깨비에 지나지 않는다. 하여 한 지성적인 사회병리학자가 넋에서 성실과 신의가 빠져나간 사람들을 확진하려고 떨쳐나섰다. 그는 불성실병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을 왕진한후 진단보고서를 내놓았는데 대번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다.
                          불성실성 진단보고서
   시진: 불성실환자의 얼굴은 거개 내장에는 큰 병이 없지만 낯가죽이 유별나게 두꺼워서 스스로 얼굴붉히는 본능을 잃고있었다. 속검고 눈빛이 순박할리 있으랴만 저저히 눈동자가 혼탁했는데 교활한 빛은 넘쳐나고 남의 눈치보기나 리해득실에는 출중하게 계산이 밝아서 검은자위의 움직임이 유별났다.
   코대는 누구보다 높아서 후각이 무척 발달했음직도 했지만 도덕꽃냄새는 전혀 무감각한 반면 벼슬냄새와 청운에 풍기는 온갖 리해득실만은 잘 맡아냈다. 혀바닥은 진수성찬에 마비되여 령활성을 잃었고 언어표달에 장애를 받고있었지만 거짓말을 할 때는 청산류수였다. 허지만 참말을 할때에는 성대가 파괴된듯 목소리가 석쉼하고 엮어대는 말이 두리뭉실한데다가 발음도 붉은찰도깨비 밤여울을 건너는 소리처럼 명랑 하지 못하였다.
   맥진: 맥을 짚어보면 온당하지 못했다. 심장박동에 이상이 생긴자가 절대 대부분 이였던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사기치고 허풍떨고나면 맥박이 너무 빨리 뛰였을테고 성사된후 두둑히 챙기고나서는 잔뜩 긴장했던 마음의 탕개가 확 풀리면서 맥박이 급작스레 갈아앉았을것이니 말이다. 이는 심리진단과도 딱 맞아떨어졌다.
   전면검사: 심장이 구새통같이 검어지고 담이 잔뜩 부어난데다가 간장이 알콜에 절어있었다. 사람의 기를 받쳐주는 기둥인 척추도 염증이 심해서 허리를 펴지못하고 늘 머리를 조아리는 자태였다. 그리고 돈과 미색에 오금을 쓰지 못하다보니 사지는 멀쩡한듯 했으나 운신이 말째였다. 거기에 정신타락증까지 겹치여서 정신이 불진상태였고 탐욕이 암세포처럼 혈관, 피부속 어디나 확산되여 있었다.
   혈액을 검사해 보면 선홍색이 아니라 암홍색으로 변색한게 보편적이였다. 혈액성분으로 기질을 분석하면 재능형도 있고 미모형도 있고 사고형도 있었지만 유독 성실과 신의가 쇠갈되여 있었다. 성실과 신의를 방출하는 세포와 혈소판이 죄다 파괴되여 있었던것이다. 정밀의기로 유전자를 측정해보니 불성실한 사람들은 마치 한어미 배속에서 나온 종자들처럼 유전자가 아주 기형적이였다.
   피부색, 머리색갈, 혈형을 불문하고 성실과 신의대신 기만과 얼렁뚱땅 꾸며대기를 일삼는자들은 오두미(五斗米)에도 혈안이 되여 량심과 지조를 팔기 십상팔구였고 사소한 리득을 위해서 친구도 웃음속에 칼로 암해할수 있었으며 속과 겉이 다르게 행동하면서도 얼굴 한번 붉어지지 않는 철면피한 독종들이였다.
   종합분석: 성실성은 선량과도 형제간으로서 성실하지 않고 선량할수 없는 일이다. 악인의 성실은 선하지 않으면 반대로 악성적이다. 그의 불성실이 오히려 선량함으로 기편할수 있다. 소인의 성실은 성실하지 않기만 못하다. 선량한 사람도 지혜에서는 국한성이 있으므로 성실을 국한성이 있는 주체를 최종적평가표준으로 잡을수 없다. 성실에는 선량성이 동보하므로 가짜성실이 탐욕의 수단이 된다면 저주받을 일이다.
   성실과 신의는 한 개체생명의 품질문제이지만 사회적존재로서의 그자가 끼치는 영향은 악성순환이 되여진다. 2007년 9 월 27일부《법제일보》에 의하면 신용의 결여로 매년 재정상에서 손실액은 5천억원이나 되는데 십몇년래 금융. 은행업의 대부 금손실액만도 4만억원이나 된다. 성실성의 결여가 일종의 국민성으로 된다면 사회적 피해가 이렇듯 경악할지경에 이르게 되는것이다.  
   도덕은 무형의 력량이며 신의는 영구자본이다. 성실과 신의가 지켜지는 건전한 사회에 수요되는것은 청관들과 공정한 법제, 공민의 공평한 생존환경과 량호한 사회 문명과 정신가치체계이다. 성실과 신의문제는 단지 돈을 꾸고 돈을 갚는 간단한 경제문제가 아니라 사회가치체계의 문제이다.
   당전 탐욕을 부리지 않는 관리가 거의 없을지경에 이르렀다. 수백, 수천만원을 챙기여 징벌받는자들이 련속부절이지만 용왕매진하는 추세이다. 관원들은 권력으로 치부하고 상인들은 부정수단으로 폭리를 챙긴다. 하여 평민백성들도 따라배워 성실을 가볍게 내버린다. 성실하면 만사에 손해라는 유희규칙을 절실히 체험하였기때문이다. 모두가 취했는데 누가 홀로 깨여있기를 원할것인가?
   신의위기는 인간관계에 먹장구름을 드리웠을뿐만아니라 나라의 경제발전과 사회진보에도 지대한 반면영향을 일으키고있다. 국민들의 관념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제도라해도 근근히 벌려놓은것에 불과하다. 사회도덕이 없다면 사회안 정과 화해도 있을수 없다. 도덕이 무시되거나 뒤엎어진다면 공민들이 어찌 아름다운 희망을 지팽이로 삼고 험난한 인생길을 걸어갈수 있으랴,.
   지금 민심속에 부자를 미워하는 비틀어진 심사가 있다고 하는데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기시한다고 말하는것이 더 실제적일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의 비분은 높은 층집이 없어서도 아니고 자가용이 없어서도 아니며 첩을 두지 못해서도 아니고 은행에 얼마간의 저금이 없어서도 아니다. 현사회에서 가장 신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은 십상팔구가 말한대로 하지 않는 혼관들과 갑부는 되였으나 어질지 못한 경리나 비법소득으로 부귀를 누리는 자본가들이다.
   이들을 취제할수 있는것은 도덕법정이 아니라 엄정한 법률이다. 법률은 집행상 평등해야 하지 사람에 따라 달라서는 안된다. 다만 무권리하고 돈없는 백성을 상대한 법이라면 그것은 법률이 아니라 법률이라는 외투를 쓴 행정명령에 불과하다. 사기와 협잡, 투기모리는 나라의 성벽을 밑으로부터 허무는 악행이다. 국민의 성실과 신의만이 밝고 조화로운 사회건설의 주추돌이 될수 있다. 이는 상식문제이지만,
   치료방안: 진단이 있고 처방이 없다면 하나마나한 진단이고 비실용적인 보고서이지만 성실과 신의를 치료한다는 의사는 아직 이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근근히 치료방안이나 건의를 내놓을수밖에 없다. 백혈병에 걸리면 피를 바꿔야 한다는데 불성실한자들도 우선 혈청치료를 해야 하는데 혈관속에 인문패《혈장》을 주입하면 좋을듯싶다. 그러나 이것은 성실하지 못한 갑부들이나 가능한 일이다.
   가장 좋기는 량심을 바꾸어넣는 수술인데 지금까지 한번도 성공한 실례가 없으니 헛소리라고 비웃줄로 안다. 성실과 신의를 완전히 내팽겨친 사람은 구제불능으로서 련옥에 보내서 곤욕을 치를 일만 남았지만 조금이라도 성실성이 남아있는자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량심이 있을곳에 있는가를 만져보고 징조가 상서롭지 못하면 녀자들이 브래지어를 착용하듯 선량도덕으로 특제한 가슴띠개를 차고다니는것이 좋을듯싶다,
   성실상실병은 어제 오늘 발견된것이 아니고 중국특색의 병만은 아니여서 인간이 있는 곳에는 다 생기고있다. 또한 전염성이 강하므로 자기보존의 본능을 생명보존에서만 발휘하지 말고 성실성과 신의의 보존에서도 잘 발휘하여야만 참으로 인간다운 인간으로서 더불어 사는 이 세상에 존재할 리유를 가질수 있을것이다.
 
 
                         2007 년 4 월 1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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