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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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 《나라오락병》
2016년 01월 20일 10시 07분  조회:3905  추천:0  작성자: 최균선
                                      《나라오락병》
 
   
   마작놀이를 병이라고 하면 마작애호가들이 대뜸 심기불편해 하겠지만《마작병》이라는 이 병명은 일찍 호적선생이 지은것이다. 호적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호적은 중국에서 그 이름이 혁혁했던 문학가, 사상가였다. 일찍 1927년 북경대학의 교수로 있으면서 진독수와 함께 백화문학을 제창하여 구두어문학의 현대 화에 진력하였다. 1948년 미국으로 망명하였다.
   마작(麻将)을 마작(麻雀)이라고도 하고 혹은 작패(雀牌)라고도 하는데 명조시기 마조 (马吊)라는 종이패쪽에서 연변된것으로서 그 력사가 아주 유구하다. 호적선생은 일찍 각 나라 국민의 특수한 애호를 보고 영국의《국희(나라오락)》는 판구 (板球ㅡ크리켓)이고 미국의《국희(国戏》는 야구이고 일본의《국희》는 씨름 (相扑) 이며 중국의《국희는 마작》이라고 했다.
   호적선생은 아편, 팔고문, 종발이 중국의 3대 재난이지만 기실 마작을 덧붙여 4해가 있다고 하였다. 앞에 세가지 재난은 근대혁명을 거쳐 이미 력사의 흔적으로 되였지만 네번째 재난은 날따라 흥성하여 조금도 쇠락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통절하게 개탄했다고 한다.
   그는 통계를 내보았는데 당시 전국에 매일 적어도 100만개의 마작판이 벌어지는데 매 탁자에서 여덟판을 논다고 할 때  매 하나의 탁자에서 소모되는 시간을 적게 쳐서 반시간으로 잡아도 400만 시간, 즉167만 날을 허송한다는 수자를 내왔다. 돈을 먹고 잃는것과 정력소모는 계산에 넣지 않았다. 연후에《내가 세계를 두루 돌아다니며 보았지만 진보를 추구하는 민족과 문명한 가정이 이렇게 시간을 페하고 일을 망치는것을 본적이 있었던가?》하고 자문했다고 전해지고있다.
  호적선생이 외국에 류학할 때 마작이 해외에 류행되고있는것을 보았는데 수출품에서 정종으로서 구미와 일본에서 한때 아주 류행된 유희로 되였다. 구락부의 많지 않는 탁상마다에 모두 마작이 준비돼 있었고 서점가에도 마작연구에 대한 소책자들이 많이 진렬되여있었으며 미국에서는 마작연구회 따위의 전국성적인 조직까지 나와있어 많은 중국류학생들이 돈이 떨어지면 마작기능을 배워주고 돈을 벌었다고 한다.
   호적선생은《아편전쟁이래 렬강들이 중국을 강탈하고 있을 때 국인들 모두가 원쑤를 갚는다고 별렀는데 누구도 서양을 정복하는 선봉대가 바로 136개의 마작장군일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으리라!》고 개탄한바 있다. 그런데 1927년 다시 서양 각국을 려행할 때 마작은 이미“시렁우에 골동품”이 되여버렸고 마작에 대해 묻는 사람이 희소다는것을 발견하였다.
   호적선생은 내막을 알아본후《근로분투하는 민족은 절대 마장군에게 정복되지 않으며 마작은 오직 한탕주의에 물젖어 시간을 아끼지 않는 민족의 전리품이라는것을 깨달았다. 마장군은 활개치며 해외를 한바퀴 돌아다닌후 자기 고향으로 돌아와서 동방정신문명국가의 국수, 국희로 되였다.》라고 서술하였다.
   호박사는 만약 거국적으로 마작에 미친다면 한개 민족으로서는 극히 위험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마작의 전신인 마조가 명조때 널리 퍼져 사대부들이 온하루 온밤을 마조를 놀아서 본직을 망쳤다는것을 고증하였고 청나라사람 오위업도 명조의 멸망은 마조탓이라고 생각했다고 서술했다.
   호적선생은《한시기 마작에“정복”되였던 외국인들은 크게 깨닫고 더는 마작의 노예로 되지 않고 다시 분발하고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중국사람들이 마작판에서 깨여나지 못하고 있는가? 남자들이 마작을 노는것은 소일하기 위해서이지만 녀자들은 마작놀이가 집일처럼 되였고 로친네들이 마작을 주무르는것은 후반생의 큰 사업으로 되였다. 마작치기는 언제 끝을 보게 될런지.》하고 개탄했다.
   현대중국에는 사람들을 심사숙고하게 하는 이런저런 사회병들이 만연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국수병에 속하는 마작병이 가장 위태롭다고 말할수 있다. 현재 마작병에 걸렸다가 간신히 해탈된 사람들이 있지만 극히 소수일뿐 마작병은 갈수록 각계각층의 남녀로소의 골수에까지 속속들이 파고들고있다.
   연길의 골목골목에 총총히 들어앉은“로인활동실”이 그렇듯 활성화를 보이고 있는 사실에서만도 마작병의 여하를 예측할수 있거니와 거기에 수많은 자택들에서 벌리는 마작판까지 감안한다면 더구나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60ㅡ70년전에 전국에 100만개의 마작판이 벌려졌다면 지금 적어도 천만개는될것이다. 개혁개방의 춘풍이 이 삶의 현장에 여유로움을 실어오면서부터 13억 인구를 가진 대국의 장성안팎, 대강남북,  방방곡곡의 고즈넉하던 안방들에도《국수》의 기풍을 부흥시켰으니 마작의 중흥시대라 쾌재를 불러야 하리라.
   마작은 서방에서 합작의 의미인 카드놀이ㅡ브리지와는 달리 어디까지나 자사자리적이고 단독작전을 하기에 호혜합작을 강구하지 않는다. 자아본위로부터 처처에서 방비하고 다른 사람과 합작하지 않고 서로의 리익을 아예 고려하지 않는다. 이는 주류문화는 아니지만 확실히 존재하고있는바 나라를 망치고 국인을 망치는 병태적 문화로서 이런 현상을 “마작병”이라고 이름한데는 리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마작을 중국에만 있을수 있는 국수(国粹)라고 하지만 기실 그것은 낡고 무거운 헌보따리이다. 마작은 하나의 마귀거울로서 마작군들의 성격, 인품, 수양과 심리상태를 비춰보인다. 마작은 그림자와 같은 유령으로서 때론 미칠듯 좋아하고 때론 고양이 락태상을 짓게 하면서 땅꺼지도록 탄식하게 한다. 마작이 지력경쟁인가? 그럴수도 있겠다. 마작을 노는 과정은 정보를 알아내고 인식하고 해석하는 과정이라 한다. 마작판은 주관인소와 객관인소가 형성한 양성순환과 악성순환이 있기에 각 방면의 운명을 주재한다.
   마작을 사유의 능력을 단련하는 체조라고도 한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분명한것은 자오록한 담배연기속에서 장시간 한자세로 앉아 동일한 손동작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순환하는 초조한 심리불안과 긴장, 엇갈리는 희열과 일락천장하는 기분의 엇갈림속에서 소리없이 소모되는 정력과 심신의 쇠갈은 생명을 갈아먹는다는 그 사실이다.
 진짜 생리상에서 만성자살을 예고하는 마작병이란게 있다고 한다. 의학적연구에 의하면 매 하나의 마작쪽에는 800여만개의 병독성미생물이 묻어있는데 대장간균, 금황색포도균, 련구균, 결핵균 등 각종 병독이 득실거린다는것이다. 그것을 수없이 주무르고 만지작거리고 그 손으로 담배를 피우고 음식을 먹고…그리고 또…그러나 마작에 한번 혹하면 세상없이 즐거운 오락으로 삼으면서 생활을 영위하고있다.
   지성인들은《화합철학이 중국전통문화의 정화라면 마작문화는 문화지게미, 쓰레기이다. 전자는 수천년동안 계승되여 온것이라면 후자는 이 근년에 시장경제의 물결따라 범람한 력사의 침적물이다. 화합문화의 맑은 바람으로 마작문화의 먼지를 날려 버려야 한다. 중국전통문화의 주류로서의 화합철학은 마작병에도 량약이다.》라고 대성질호하고있다.
누군가 이렇게 읊고있다.
 
                      총명한 이 땅에서는
                             마작마저 쾌락이여라.
                                   기민함을 증명하는듯
                                           령혼을 비틀어버리네
                      네모진 장성이연만
                             투기의 심령을 가두지 못하네
                                   국인들 모두 병든것 아니라면
                                            나라가 병든것 분명하여라.
  
                  라태와 투기가 낳은
                             아, 마작이여, 너는
                                     어제도 오늘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마취시키고 있느냐? 
 
 
 
                                      2007년 8 월 1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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