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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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학문과 인간
2016년 05월 13일 19시 48분  조회:4804  추천:0  작성자: 최균선
                                          학문과 인간
 
                                                        진 언
 
     지금은 지식경제시대라고 한다. 그래서 현대인들의 최대관심사는 학문이다. 하다면 학문이란 무어냐? 사전식으로 해석하면 지식을 배워서 익힘이다. 더 윤색한다면 배우고 익히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얻어진 체계화된 지식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학문이란 사전식의 해석처럼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학문의 출발지라는 고대희랍에서는 자연(동물, 식물, 광물, 우주, 인간)에 대하여 연구하는 자연철학이 곧 학문의 출발점이였다. 자연철학은 자연의 기원과 존재 및 그 운행원리(변화, 운동, 소멸)에 대해 연구하고 거기서 얻은 지식을 사랑하여 학습하는 행위를 일컫는 뜻이였다.
    어떤 사람이 한 현자에게 물었다. “학문이란 무엇이옵니까?” 현자가 단마디 명창으로 답하였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이다.” 이 한마디에 인간, 인생의 전부의 내함이 들어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최대관심사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것이였다. 선인들은 학문의 목표가 자연과 인간의 본질을 규명하는데 있다고 하였다. 환언한다면 학문의 목적이 진리의 탐구라는 말이다. 그러한 연구로 얻은 지식은 동물지, 식물지, 광물지, 자연지, 존재론 등의 이름으로 기록되여 전해내려왔다.
    학문은 학자들이 초석을 다지는것만이 아니라 학문은 인생과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인간이 진리를 찾는 방식은 철학과 종교 및 사상의 형태로 나타났다. 철학은 절대정신을 가지고 자연과 인간에 대하여 리성을 통하여 객관적이며 분석적으로 접근하려 한다. 론리성과 객관성을 필수조건으로 하는 철학은 후일 서양에서 자연 과학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였다.
    학문의 궁극적 목표가 진리를 탐구하는것인데 실험과학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종교의 도움이 요청되였는지 모르지만 종교의 주된 관심은 우주의 기원이 무엇이며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하는 두 명제이다. 사상은 주관적인 추론이나 감성인 직관으로 리해하려고 하는 세계관이라 할수 있다. 이처럼 진리를 찾으려는 인류의 노력은 세가지 형태로 즉 사상은 감성과 주관으로, 철학은 리성에 의해 론리적으로 그리고 종교는 믿음으로 접근하였던것이다.
   시대발전에 따라 학문이 심오해졌는지,학문이 지극히 풍부해져서 시대가 비약적 으로 발전했는지 모르겠지만 인류의 학문의 휘황한 성과인 현대기술은 인간성의 위기를 자초하고말았다. 현대인은 기술만능주의, 공리주의, 실용주의 노예로 전락되였다. 인간이 만든 대량살상무기야말로 옥석구분할 자멸을 준비한것이 아닌가?
    중세유럽의 스콜라철학을 대표하는 이탈리아의 신학자 아퀴나스는“우리는 우리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우리 자신을 극복할수 없으며 심지어 우리 자신으로 존재할수 없다고 하였다.”고 단언하였는데 현대에 와서도 그말이 들어맞지 않는가? 인성은 죽고 오로지 리득만이 살아서 펄펄 날뛰니 말이다.
    물론 학문을 닦기란 배고픈 고행을 자초하는것이 아니며 인간존엄이나 품덕만으로 이룩하는것은 아니지만 학문의 절대적인 측면은 인격을 쌓고 지식을 쌓고 사회 경험의 초석을 쌓는것으로 알고있다. 학문의 한측면은 선과 악인데 선은 진실을 알려주고 그릇된것을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하며 악은 그릇된것을 사실인양 진실을 외곡한다. 학문자체는 그렇지 않은데 인간이 학문을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버린것이다.  
    배움이란 자의식과 무의식으로 지식과 지혜를 터득한다. 무의식은 자의식을 통해 드러나고 자의식은 자의식대로 배웠던것을 실생활에서 응용하게 된다. 학문이 가져다 준 선물은 훌륭한 인격과 완성된 자아이므로 인생의 참된 길을 알려주는 지시등이자 굽이굽이 인생려정에 리정표라 할것이다. 학문이란 상대적인 측면에선 나를 아는것과 세상을 아는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아는것. 절대적인 측면에서 인격을 쌓는것에서 진일보로 무의식속의 자아를 자의식으로 끄집어내여 인격을 완성시킨다.
    학문의 진리와 인생학문은 책에만 있지 않다. 오직 류의만 한다면 방방곡곡에 학문이 있다. 우리가 있는 지구에도 있으며 우주에도 있다. 무릇 보이는것이 모두 학문이다. 공간은 기하처럼 거리의 원근과 각도의 대소, 면적의 넓음과 좁음을 알게 하고 시간은 곧 별종의 심리학으로서 어제에 대한 미련과 오늘의 집착, 래일의 지향을 계시한다. 이처럼 인생학교는 교과서에서 배울수 없는 수많은 학문을 제공한다.
    대자연도 미학에 속한다. 산은 장중한 그만큼 자체의 규칙이 있고 물은 령활성과 자유를 고유하고있다. 사회란 곧 인간학으로서 진,선,미를 가르쳐주고 허위와 악과 추한것을 보여준다. 문학은 천상의 학문으로서 가히 환상의 날개를 펼쳐 우주공간을 주름잡을수 있다. 력사학은 지상의 학문으로서 반드시 진실성을 확보해야 한다. 철학은 지하의 학문으로서 밑창까지 파헤치는 학문이다.
    학문은 유식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학문의 소유자가 될수 있으 며 학문의 진리를 자의식중에 깨닫지 못하더라도 내면의 세계인 무의식중에서 깨닫고 어느 순간 그것이 자의식속에서 표출된다. 그래서 학문은 세상 곳곳에 있다고 한다. 가장 실제적이고 실용적인 학문은 집에도 있고 일터에도 있고 나에게도 있고 타인에게도 있다. 그래서 가장 터득하기 어려운 학문이란 인간학인것이다.
    하다면 왜 수많은 돈을 팔고 청춘의 정력을 소진하면서 학교에서만 학문을 닦으려 하는가? 자신의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출세하여 쉽게 실리를 챙기기 위한 각고의 분투인가? 각자 개인적인 동기와 목적이 있겠지만 자신의 감성적, 지성적인 성장을 통하여 문화인다운 인간으로 사회에 등장하여 자신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사회에 보탬이 되게 하기 위한것이라면 의로운 일이다.
    일체는 과거로 될수 있지만 오직 진리만은 영존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본따서 일체는 과거로 될수 있지만 학문은 영구적이다. 위인지학 (为人之学)'이란 말이 있는데 지(知),덕(德),행(行)의 심덕이 없고 밖으로 허식을 부려 남에게 알리는데 힘쓰고 이름과 명예만을 추구하는것을 이르는 말이다.
    조선조중기의 학자이며 교육자인 퇴계 리황은 "학문하는데는 고귀하고 현묘한 생각을 지닐것이 아니라, 마땅히 본분 명리에 의하여 아주 가깝고 평범하며 명백한 공부를 하여 연구와 체험을 오래 쌓으면 날이 갈수록 고심(高深)하고 원대하여 끝이 없는 곳을 볼수 있을것이고 그리해야만 옳게 얻을것이다." 라고 가르치고있다.
    공자도“아는것은 안다하고 모르는것은 모른다고 하는것이 아는것이니라. (知之为知之,不知为不知,是知也)”하였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只知其一, 不知其 二)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많이 안다고 할 때 오히려 편견과 아집으로 눈귀가 막히고 반대로 무지하다는것을 인정하면 눈귀가 더 밝아지고 진정 깨달음을 얻게 된다고 하는것이요 배움에서 허심을 앞세워 많이 묻는자가 많이 안다고 하는것이다.
    학문은 형체가 없지만 령혼의 량식이다. 지식이 사람을 사랑하는 일일진대 참으로 배움의 길은 끝이 없는것이다. 죽을때까지 배워도 다 못배운다는 말을 변수인 지식량으로 가늠하기보다는 인간학적으로 다 배워낼수 없다고 생각하는것이 보다 더 전방위적이다. 그래서 알면 알수록 모르는것이 많음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인간과 인생일사를 다 알수 없듯이 학문인즉 인간학이므로 무궁무진한것이다.
                             
                                            2015년 9월 1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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