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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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수상록 80) 사는 기술ㅡ속임수
2018년 06월 20일 07시 31분  조회:2502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사는 기술ㅡ속임수
 
                                                        진 언
 
    국어사전에서는 '말'의 뜻을 '음성기호나 문자기호로 나타나는 사고(思考)의 표현 수단, 또는 그 체계'라고 풀어놓았다. 한문 표기인 언어'에 대해서도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하고 의사를 소통하기 위한 소리나 문자 따위의 수단'이라는 무미건조한 말뜻을 해석한다. 이처럼 말과 그 상당어구가 지니는 사전적 의미를 보면,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을뿐만아니라 어떤 힘을 가질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다.   
    한 사람의 머리속에 생각과 마음에 담긴 감정이 입을 통해 말로 표현되는 순간 더 큰 힘을 갖게 된다. 감정과 생각이 말로 바뀌어 입을 떠나는 순간 그 말은 참마음이 되여 사람을 감동시킬수도  거짓말이 되여 오도할수도 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종종 거짓말을 하게 된다. 만약 누가 한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철두철미한 거짓말쟁이다. 어떤 사람이 일생동안 줄곧 거짓말을 했다고 한다면 그의 존재 자체가 허상이다. 어떤 사람이 때때로 거짓말을 한다면 그를 내놓고 그것이 거짓말인줄을 아무도 모른다. 거짓말에도 이렇게 뉴앙스가 있게되는것이다.
    세인이 다 알고있듯이 세상에서 제일 거짓말은 장사군이 밑졌다는 말과 로처녀가 시집을 안간다는 말과 늙은이가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라 한다. 장사군의 말은 확실히 천고의 거짓말이지만 로처녀와 늙은이의 거짓말은 아름다운 거짓말이라 할것이다. 이런 거짓말은 거짓말이로되 남을 해치지 않으니 그런대로 들으면 된다.
    진실한 말을 하지 않는데는 다음과 같은 전제가 있다. 우선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에 불평등이 존재하기에 득죄하여 생존위협을 당할가봐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흔히 두려워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에서 참말을 하지 않는데 불성실하긴 하지만 꼭 비도덕적이라고 말하기도 난처하다.
    다음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리익을 위하여 진실을 숨기려한다. 흔히 이런 리익은 듣는자의 리익과 일치할 때가 많다.그 경우 누구나 다 그렇게 할수밖에 없는 본능을 행사하게 된다. 말하자면 거짓말을 하는것은 일종 자기 “보호술”이기도 한것이다. 객관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하는것도 사회환경에 순응하는것으로서 강권에 타협하고 종용하는것이다. 그러므로 약자의 거짓말은 비애의 일종이며 강자의 거짓말은 인간악의 일종이고 그 자체가 비루하기 짝이 없다. 나를 거짓말하도록 강요하지 않는데도 거짓말을 하는것은 그 자신의 문제로서 곧 자질에 속한 비도덕성이다.
    되돌아와서 생각할 때 “민본위”사회에서 만약 매개 사람의 권리가 모두 보장받는다면 거짓말 할 필요가 없게 된다. 강압이 없고 인격상 평등하다면 누가 누구를 무서워할 필요가 없으므로 무엇을 말하고 싶으면 무엇을 말할수 있고 입에서 나온 그 말은 자기 량심을 속이지 않는 진실한 말일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핍박에에 의해 혹은 주동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리익을 보호하려고 할 때 그것을 한몽둥이에 쳐엎을수 없다. 세상엔 필경 성인이 몇이 아니기때문이다. 그러나 거짓말이 류행되는 사회는 그 자체에 위기를 배태하고있다. 참말을 하지 않는것이 보편화된 사회라면 필연적으로 “표면”적 사회와 ”진실”사회로 획분되기마련이다. 그리고 민초사회이든 관본위사회이든 투기분자가 끼여들 공간이 더욱 많아질것도 자명하다. 가짜의 전제가 거짓인것이다.
    현시대 많은 사람들은 리익을 먼저 내세우지 무슨 인격을 내세우지 않는 물질화된 인간으로 변해있다. 민초들 사이에서 무시로 생성되는 거짓말은 인간심리의 진실문제이지만 지어먹고 참말을 하지 않는 관본위사회는 집단성거짓말의 체현으로서 곧 부패한 사회에 이르는 큰 길이다. 리성을 잃었던10년 동란시기를 겪어온  사람들은 모두 참말을 할수 없을 때 침묵을 선택할수 있다고 여긴다. 가치관상 획일된 추구는 자연히 관본위의 현실에 동조하거나 접수하지 않을수 없다. 이것은 민초들의 숙명이고 영원한 비애이다. 웃물의 흐림과 아랫물의 인과관계가 되는지 모르겠다.
    일반 사람은 물론 관본위사회에서 관료들도 기실 진실한 말을 듣기 좋아하지 않는다. 법치사회가 아니라《인치(人治)》사회에서는 진실한 말을 한다는것은 섶을 지고 불에 뛰여드는것과 같다. 진실을 말할수 있는 권리는 원래 인간에게 주어져있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일뿐, 진실을 말하지 않을 권리라도 주어지면 다행이라 할것이다.
    매개 사람들이 진실을 자유롭게 표현할수 있는 사회운행기제가 결핍하다면 청운에 뜻을 둔 사람은 자연히 백락ㅡ(상급)에게 발견되도록 갖은 방법과 수단을 동원하게 될것이다. 백락이 있고 연후에 천리마가 있다고 말들한다. 백락에게 발견되여야 천리마 될수 있을뿐 아니면 천리마래도 죽은 말이 될때까지 기다려야 할것이다. 하여 상급ㅡ백락의 눈에 들려고 낯뜨거운 말도 꺼리낌없이 주어대게 되고 미사려구를 엮어대느라 자신이 지력을 총동원하게 된다. 그래도 안되면 붉은 봉투를 준비해야 한다.
    무엇때문에 세상에는 동서남북, 상하좌우 처처에 거짓말이 성행하는가?사회의 재난성적인 거짓말은 민중들의 랭수마시듯 하는 거짓말을 위해성이 대단하지 않으나 위정자들이 참말을 하지 않는것은 될성부르지 못한 사회현상이다. 진실을 말하지 않는것은 자고로 관본위사회에서의 일종 특징이며 진실한 모습으로서 뿌리가 깊다.
    그런데 거짓말을 하지 않은 사람이란 없다. 일자무식을 내놓고는 “승냥이가 왔어요”라는 이소프의 우화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것이다. 우리는 세번 거짓말을  하여 돌이킬수 없는 악과를 빚은 이야기정절로 아이들을 교육하지만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되면 역시 한편의 우화로만 기억에 남는게 관례이다. 말하자면 우리는 우화속에서 장난삼아 거짓말을 한 목동을 타매할 근거를 근저로부터 잃고 있으며 자격도달자가 소수이다. 하긴 거짓말에 “선의”라는 딱지를 붙이면 그래도 시장이 있지만,
    현대에 와서 성실한 사람은 미련퉁이의 동의어로 되였다. 거짓말이 더욱 성행하게 된것은 거짓말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기고 실말을 하기보다 거짓말을 하면 리득이 확실하고 그만큼 상당하기때문이다. 리론상에서는 말을 듣는 자는 참말을 듣기 좋아한다고 씌여있으나 거짓말은 담장가에 넝쿨처럼 무성해지고 거짓말은 온역처럼 되여 공제할수 없게 되였다.
    말이란 비록 정보전달의 목적에서, 정서의 필연적인 로출로서, 내심을 감추고 자기를 보호하려는 수단으로서의 개인의 처세이고 생명활동의 주제이지만 사회인으로서는 사회도덕의 범주를 벗어날수 없다. 결국 거짓말은 마음의 문제, 인격력량의 문제에 귀결된다. 사람은 우연히 사람이 아닐수는 있어도 한평생 사람이 아니기는 어렵다는 말처럼 수치감과 자책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때때로 거짓말을 할수는 있어도 거짓말을 하루 세끼밥을 먹듯이 하며 살수는 없다. 진실한 구석이 조금도 남지 않은 사람은 그 자체로 존재의 가치가 없을뿐만아니라 존재리유마저 없게 된다.  
    진실은 많은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명구가 있다. 그러나 거짓말이 독초라면 그것이 자라날 옥토가 있어야 한다. 아부와 수자놀이가 류행되고있는 정계촌에서는 실말을 하지 않고 거짓말하기가 이미 잠규칙이 되였다. 레닌은 “허풍치기와 거짓말은 도의상에서의 멸망이고 그것은 정치상의 멸망에로 이끌어갈것이다”라고 엄정하게 말하였다. 그의 말은 현시대의 수많은 회색리론과 근본 차원이 다른 금과옥조이지만 부단히 변하고 그냥 사잇길로 굴러가는 사회라는 이 거륜앞에서는 속수무책일듯싶다. 남을 속이는 일도 살아가는데 일종 기술이니 어찌할손가!
 
                                                        2012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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