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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나라에서라도 이런 복을 누렸으면
2018년 10월 29일 14시 04분  조회:7146  추천:0  작성자: 주청룡
 하늘 나라에서라도 이런 복을 누렸으면

주청룡
 

 
나의 처가집 형제들은 우리 집을 제외하고 네 집 식구나 모두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몇 달 사이 두고 두 집 처조카들이 결혼식을 하는것도 한국에서 하게 되여 나의 안해는 조카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한국에 나가고 아들은 외지에서 사업하다보니 요즘은 나절로 땍식이며 빨래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전기밥가마,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랭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들이 구전하여 모든것이 손만 좀 놀리면 전부 자동으로 작동되여 어려울것이 없다. 이런 가전제품들이 자동으로 작동되는것을 보면서 나는 짜꾸만 저세상으로 가신 부모님들이 생각나군 한다.
우리 부모님세대에 70년대 말까지는 재봉기, 라지오, 손목시계, 자전거를 네가지 중기(四大件)라 하였는데 한 가구에 한두 가지는 있었지만 네가지를 다 갖추어 놓고 사는 집은 드물었으며 네가지가 다 있었다면 생활수준이 아주 높은 집이라고 말하였고 그 이상 더 본것이 없었기에 그것을 최고의 생활수준으로 생각하였으며 어깨가 으쓱할 정도로 행복지수가 높았다. 그러나 현시대에 와서는 자전거나 오토바이가 자가용차로 바뀌고 핸드폰의 시계가 손목시계를 대체하고 라지오가 텔레비죤에 밀리우고 재봉기는 고물로 되여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지금은 민속박물관에서나 볼수 있다. 
우리 부모님시대에는 현대식 주방용 전기제품들은 하나도 없었고 전부 재래식이였기에 지금에 비하면 번다스러운 일들이 많았다. 나도 어릴적에 혹간 어머니가 외출하시면 내가 밥을 지었는데 쌀을 씻어 가마에 안치고 물을 맞추는데 처음 부은 물이 많은것 같아 좀 떠내면 적은 같고 다시 넣으면 또 많은것 같아 몇번 반복하다가 결국에는 된밥이 되지 않으면 죽밥이 될 때가 있었으며 부엌을 오르내리며 불을 때는것도 쉽지 않았다. 좀 세게 때면 밥이 타고 탈가봐 약하게 때면 밥이 설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쌀을 씻어 전기밥가마에 안치고 눈금에 맞추어 물을 붓고 버튼을 누르면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며 거기에 아가씨의 명랑한 알람소리가 곁들어 나온다. 얼마나 편리한가? 우리 부모님들은 상상도 못한 것들이다.
우리 부모님시대에는 국을 끓이거나 료리를 하고 덥혀먹을 때에는 가마에 안치고 부엌에 불을 때야 했다. 좀 간편하게 하려면 풍로에 곡스(농촌에서 황연불을 땔 때에 석탄재에 섞여 나온 채 타지 않은 석탄)불을 피워 료리를 하거나 덥혔다. 곡스는 연기가 없어 좋으나 곡스가 없으면 검은 연기가 가득나는 석탄불을 피워야 했다. 우리 부모님들은 점심에 일밭에서 들어오시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늘 이렇게 번다스러운 일을 하셔야 했다.
초중시절, 내가 일요일에 집에 있을 때에는 부모님들이 일밭에서 들어 오시자마자 점심을 드시게 하려고 풍로불을 피웠는데 한번은 곡스가 없어 풍로에 석탄불을 피웠는데 연기가 다 피여 오른 다음 남비를 올려놓아야 하는것을 연기가 다 피여 오르기 전에 올려놓아 새하얀 남비를 새까맣게 그을게 하였다. 나는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어머니의 눈치를 살피였는데 어머니께서는 야단을 내시는것이 아니라 내가 한 일을  대견스럽게 여기면서 이제는 내가 셈을 차리여 부모들을 생각할줄 안다며 잘했다고 치하를 하시는것이였다. 지금 같으면 전자레인지에 넣고 몇 십 초 혹은 1~2분 돌려내면 다 될것을 그때에는 이런 것은 상상 할수도 없는 것으로서 그저 그렇게 번다스럽게 하였다.
지금은 빨래질을 하려면 빨래감을 세탁기에 넣고 전기만 넣으면 완전히 자동으로 탈수까지 되여 나온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세대에는 빠래감을 큰 대야에 가득 이고 강에 나가 방치질을 하면서 씻었는데 그것도 여름이면 괜찮았지만 이른 봄이나 늦가을이면 찬물에 손을 거의 얼구다 싶이 했다.
어느 해 늦가을 어머니가 병환으로 여러 날 들어 누어 빨래감이 큰 대야에 가득 쌓이게 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병이 좀 나은것 같아 빨래감을 한 대야 가득 이고 강에 나가 빨래를 하시고 들어오셨는데 찬물에 손이 빨갛게 되였으며 너무 추워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러던것이 그날 저녁부터 열이 오르면서 다시 앓기 시작하여 또 다시 병원놀음을 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좀 셈이 들었더면 어머니가 앓는 기간 자그마한 빨래들을 내가 조금씩 손빨래를 하였더라도 빨래감이 그렇게 쌓이지 않았을것이고 어머니는 채 났지 않은 몸으로 그날 빨래하러 나가지 않았을것이라고 반성하여 본다.
이외에도 지금 현대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 비하면 우리 부모님들은 너무나도 원시적인 생활을 해 온것같다. 우리 부모님시대에는 가정용전기제품이란 고작 라지오 하나뿐이였다. 그것도 1962년도에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면서부터 유선방송을 듣다가 내가 생산대에 나와 일하면서 가정수입이 좀 있게 되여1970년도에야 라지오를 샀으며 그 라지오 하나로 뉴스나 문예프로 등을 듣는데만 끝였기에 감상효가가 많은 제한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텔레비죤의 보급으로 하여 집안에 않아서 ‘국내외 뉴스’, ‘TV련속극’, ‘동물세계’ ‘세계각지’ 등 프로를 통하여 세상 구경을 다하며 지구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에서 진행하는 올림픽실황을 구경한다. 얼마나 현대적인 문화생활인가?
80년대까지만 하여도 하늘에서 날아 가는 비행기를 지상에서 올리쳐다 볼뿐 그것을 타리라곤 생각조차 못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비행기를 타보지 못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되였으며 일자무식인 나의 장모님도 80고령에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넘어 이 자식 집 저 자식 집 왔다갔다하면서 만년을 보내다가 지난해에 87세의 년세로 저 세상으로 가셨는데 생전에  “나는 현대 가정용 전기기구를 써 볼것을 다 써보고 비행기까지 타고 한국에도 몇번 다녀왔으니 죽어도 원이 없다.” 고 말씀하시였다.
나의 부모님들은 80년대 초에 모두 저 세상으로 가셨는데 그때에 도시에는 텔레비죤, 전기밥가마, 가스레인지, 세탁기, 전기랭장고가 나오기 시작하였나 농촌에서는 미태동(未胎动)이였다. 나의 부모님들은 평생 시골에서 고생하시며 생활하시다니 이런것들을 구경도 못하시고 저 세상으로 가시였다. 문화생활이란 어떤 것인걸 모를시고 평생 고생으로 살아 오시다 저 세상으로 가신 부모님들 참으로 가엽게 생각된다. 저 세상으로 가신 부모님들 하늘나라에서라도 이런 복을 받을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가?

 〈문화시대〉 2018년 제2기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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