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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려거든
2019년 08월 05일 14시 46분
조회:2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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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홍국
오시려거든
오시려거든
여름날 오시게
내가 드릴수 있는 건
세상에 둘도 없는 여름 날씨뿐
턱턱 숨 막히는 그곳을 떠나
이것저것 생각 말고
연변에 오시게
황제들이 머무던 성덕피서산장도
중앙령도들이 머무는 북대하 해변도
봄의 도시 곤명의 호숫가도
할빈의 송화강 강변도
동해 바람 불어오는
장백의 밀림속 연변의 여름밤보다
시원하지는 못할지니
떠나시려거든
연변에 오시게
낮에는
새들이 노래하는
모아산 솔숲길을 걸으세나
저녁이면 수풀이 우거진
연집하 따라 석양빛을 밟으세나
이뿐인가
봄철에
사촌누이 시골집 텃밭에
호박씨 박고
남보다 두세번 더
기음 매 주고
비 먹고
해빛 맞으며
제멋에 자라게 했더니
어느새
꽃이 피고
줄기 뻗고
파란 잎사이에
푸른 떡호박일세
하나를 뚝 따서
싹뚝싹둑 잘게 썰어
파를 곁들여
달달 볶으니
얼씨구나 나는군!
어머님이 해주시던
떡호박채 그맛!
한술 뜨고
엄마 아버지 생각하고
한술 뜨고
산해진미 저리 가라 하고
한술 뜨고
멀리 있는 그대를 그리나니...
오시려든
여름날 오시여
떡호박채에 밥 한그릇 뚝딱 먹고
달빛에 길을 물어
두만강가 평정산에 올라
드넓은 풀밭에 누워
못다 헨 별이나
마저 헤세나
2019.8.5 연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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