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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언어 조합
2020년 04월 02일 05시 29분  조회:893  추천:0  작성자: 방순애
                                                                          
 
                                                시의 산책6/방순애
   시를 쓰면서 언어의 재치있는 결합은 일상에서 새로운 맛을 주고 따라서 매우 세련된 인상을 준다고 하겠다. 현대적 감각에 맞는 단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시인의 권리이다. 계절이 바뀌면 나무잎이 바뀌여 옛것은 떨어지고 새것이 돋아나 듯 언어도 역시 창의적 언어로 생존과 행적을 보존하는 법이 아니겠는가.
   언어는 아주 복합적인 소리를 자기의 생각과 결복시켜 상대방에게 뜻을 전달시키는 것으로 인간만이 가진 능력이다. 언어는 제 자리에서 머물러 고정된 것이 아니고 인지능력의 한계에 따라 끝없이 확장하는 무한의 크기를 가졌다고 본다. 언어가 어느곳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확대되고 생성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시다. 그러므로 시인은 언어의 한계를 뛰여넘어 새로운 령역을 만들어 내는 존재이고 새로운 언어조합을 만들어 상징으로 보여주기에 애를 쓴다고 하겠다.
그럼 아래에 강시나 시인의 시를 례를 들어 보자.

<아침소리 긁어다> (바람 멜로디에서)
<소슬바람 소방울 싣고 돌아 온다> (파랑 려행에서)

   강시나 시인의 <아침 소리 긁어다>의 배경은 현재와 과거 미래가 한 공간에서 합성되여 있다. 서로 엇갈려 엉키며 각각의 공간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부조리한 상황을 한 공간에 마구 던져 재구성을 하고 있다. ‘아침소리’를 긁을 ‘무엇’이 없다. 그 무엇이라는 가상 현실은 상황적으로 드라마틱하게 구성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상상력의 ‘시간이동’과 ‘공간이동’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상상력이 확장되여 상상력의 시간이동과 공간이동, 순간이동으로 진행되는 이미지 창작법을 잘 리용하게 되면 생동감과 운동감이 있을 뿐만아니라 영상감도 있다. 그러므로 감각으로 보나 영상화로 보나 문장 표현이 신선하고 젊다.

   <소슬바람 소방울 싣고 돌아 온다>에서 이미지 창작은 새로운 접속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의 내용을 한정적이거나 제한되지 않는 리좀적 글쓰기이다. 사고의 확장과 무한한 련결 가능성을 통해 다양체를 추구함을 의미한다. 글쓰기에서 다양체 차이가 차이 자체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이라 하겠다. 여기에서 ‘소슬바람’ 자체가 소방울을 싣고 올 수 없는 현실을 상상의 현실로 만들어 차이가 차이자체로서의 새로운 의미를 갖는 시에서만이 통하는 가상현실이다. 서로 아무런 련관없이 련결된 이미지들을 보고 우리는 무엇을 느낄수 있을까? 언어는 시대와 환경에 따라 민감하게 변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존재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이러한 시구들은 하이퍼시 시작법을 리용하였다. 리좀의 기능을 적용하여 이질적이고 거리가 먼 언어의 합성을 통하여 ‘낯설기하기’를 실현하고 있다. 행과 행의 낯설기 하기, 련과 련의 낯설기 하기, 제목과 내용의 낯설기 하기를 통하여 신선한 감각을 가져다 주고 사유의 시간과 공간을 확대시켜주는 것이 하이퍼시 시작법이다.
    언어 이미지는 시각적 이미지, 음향적 이미지의 도움을 받아 더욱 예술성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변화무쌍하고 정답이 없는 삶이기에 더욱 상상의 필요성을 느끼고 나아가서 예술의 필요성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시에서 초월적 상상력 세계의 추구뿐만 아니라 시를 쓰기 위한 직관과 령감의 작용은 시인의 무의식의 범주화 작업으로 상징을 발산하여 시의 세계를 분리하고 은유화 하는 것이다.
강시나 시인의 <소슬바람 소방울 싣고 돌아 온다>는 청각이미지가 연장되여 시각이미지로 돌아오는 몽환성을 띈 상징이다. 어떻게 보면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마음으로만 바라볼 수 있는 것을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이미지는 그것을 쓴 시인의 개성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 주관적 묘사의 성격을 지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심상적구조를 통하여 새로운 시적 감각을 생성시킴으로써 낯설기 하기를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2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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