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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日常(문학과 창작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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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은 작은 것이 없다
2013년 08월 03일 15시 48분  조회:3281  추천:4  작성자: 동원


인연은 작은 것이 없다


 
[1]
 눈 한 번 마주친 것도
옷깃 스쳐 지난 것도 인연이라 했나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먼 곳을 바라보는 것은
보이지 않는 손 맞대고
소리 나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두 눈 마주쳐 마음을 섞고
마음과 마음이 끌어당겨
통하는 것만 인연인가
만났다 이별하였다고 끝인가

우연히 마주쳐 필연이 되는
내가 모르는 사이 와 있는 것도
상대가 모르는 사이 다가서 있는 것도
우연히 왔다 절연이 되어도
작은 인연은 없다

내내 통할 수는 없다
마음이 멀어지면 눈도 멀어
나눔을 잊어버리고 돌아서나
저울질은 그 순간뿐이다
반드시 또 만나게 되어 있는 것이
윤회란 불씨에 이는 바람이다.


[2]
소중하다는 것만큼
가슴에 심어야 할 인연
뿌리치려야 떨칠 수 없는 질긴 연
생명 앞에 나 하나 목숨 세워두고
잣대를 들고 설치나 양심이 숨어버렸다

그랬다, 본의 아닌 피해를 주었다...고
등 돌려야하는 사람들
속내 들여다보면 가책이 없는
소갈이다
속앓이다

마른 장작도 아닌 것이 활활 타다
연기를 뿜는 희나리 같은 이야기
우리는 인연 알기를 개똥 보듯 한다
만나는 것만이 인연은 아니다
통하지 않음에 시기하는 것은
스스로 인연을 배반하는 것이다

무심코 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
얼굴 붉히고 감수해야할 수긍이
제 잘났다 관념을 내세워 우기는 실상
인연 앞에 성스러움의 인내가 있음을
망각하고 득과 실을 주장한다

인연은
음과 양의 조화에서 비롯된다
필연이 아니더라도 가슴 열면
이웃이고 친구다.


[3]
인연은 영혼을 만들며
큰 것과 작은 것이 없다
인연에 있어 가장 큰 적은
“척”하는 것이다

모르면서 아는 척
알면서 모르는 척
어데 그것뿐인가
그래서 악연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모두가 가슴을 연다는 것은
쉬운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다
인연 앞에 진실이란 나무를 심는 것이
가꾸는 것보다 더 어렵다

인연을 맞이함에 있어
두 얼굴이 두 마음을 섞는 것이다
밝고 어둠이다
온기와 냉기이다
맑음과 탁함을 섞는 것이다

이리저리 얽히고설키었어도
섞인 마음이 일치하는 곳은
인연이 통하는 움막으로 지어지는 것
거기서 더 맑게 만드는 것이
인간의 영혼이다.



[
東源 이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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