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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세계가 주목한 월드컵 예선에서 남북 축구대표팀은 ‘죽음의 조’에서 이란 · 사우디 등 중동강호를 전승하고, 월드컵 본선에 동반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남북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무대에 나란히 진출했고, 남과 북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축구잔치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부여받았다. 이 또한 내년여름 남아공월드컵 중계를 남북의 7000만 한민족과 700만 해외동포가 기대하는 이유이다.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은 모두 9차례 국제종합대회 개막식 공동입장을 이뤄냈지만, 최근 남북관계 악화로 2008베이징올림픽 개막식 공동입장은 결렬되었다. 이 또한 동반 진출에 성공한 남아공월드컵에서 ‘코리아 형제’의 (성적)귀추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가 된다. 남북의 동반 진출은 초대 우루과이월드컵 이후 70년 만에 이룬 쾌거로, 해외동포를 비롯한 7.700만 한민족의 스포츠경사이다. 또한 경색된 작금의 남북관계 속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이뤄낸 것으로, 남북 축구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잔치이다.
관영통신 중국신문사는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축구대표팀에 본인이름이 새겨진 손목시계와 ‘인민 · 공훈체육인’ 칭호를 하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정부는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에게 ‘인민체육인’ · ‘공훈체육인’ 칭호와 국가훈장을 수여하며, 평생 동안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편 허정무 한국 감독과 더불어 ‘2009년 아세아 축구감독상’ 후보에 오른 김정훈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1966년 ‘8강’ 이상의 좋은 성적을 희망하며, 북한축구의 새 역사를 창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 남자대표팀이 2010남아공월드컵 본선경기에서 이기지 못한다면, 북한정부가 ‘월드컵 중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어 축구팬들의 화제로 회자되고 있다. 중국의 대표사이트 야호(雅虎) 스포츠뉴스는 “조선영수 김정일은 월드컵 본선에서 본국 대표팀의 이긴 경기만 중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잇달아 충칭쓰보(重慶時報)와 온바오닷컴 등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비슷한 내용의 뉴스를 전달했다.
베이징 신징바오(新京报)는 ‘북한 전문가’ 마이크 브린이 최근 영국 일간지 ‘더선’과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조선중앙텔레비전은 내년 월드컵에서 본국 대표팀이 이기는 경기만 중계하고, 다른 국가팀의 경기는 중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월드컵 본선 진출팀 중 ‘약체’인 북한 대표팀이 기타 대륙강호들과의 경기에서 승리하지 않는 한, 북한 축구팬들은 ‘월드컵 중계’를 보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한국 중앙일보는 “김정일, 북한의 친애하는 지도자” 저자인 마이크 브린의 인터뷰를 재인용해 ‘월드컵 중계 불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즉 북한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다면 북한주민들은 ‘월드컵 중계’를 시청하지 못할 것이며, 이긴 경기도 하이라이트로 좋은 경기 내용만 편집하고 상대팀의 응원단은 물론 경기장에 걸린 광고판도 지울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북한은 ‘생방송 중계권료를 지급할 능력’이 없어 남한의 생중계 화면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북한 지도층은 위성 생중계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야흐로 ‘강성대국’을 달성하고 핵무기 제조에 성공한 국가가 ‘생방송 중계권료 지급능력이 없다’는 마이크 브린의 말은 신빙성이 적고 어불성설이다. 또한 ‘월드컵 중계 불가능성’ 보도가 사실이 아닌 ‘추측’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왜냐면 지구촌 스포츠축제이자 한민족 스포츠잔치인 월드컵(본선)을 한반도 이북의 2천400만 한민족이 ‘생방송 중계’를 보지 못한다면, 스포츠축제(잔치)로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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