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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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에 눈을 뜨다
2010년 03월 27일 00시 56분  조회:356  추천:0  작성자: 김해영

코칭수업 후기

김해영

나는 원래 호기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일에도 별로 관심이 많지 못하다. 길을 가다가 사람들이 몰려 있어도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치고 만다. 또한 화장실 문을 따고 들어갈 때 마침 나오는 사람과 부딪칠 뻔해도 난 놀라거나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그래서 매번 그런 일이 생길 때마다 모르는 사람은 다 내 잘못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것은 대부분 사람들의 초점이 ‘어머 깜짝이야’하고 놀랐다는 내색을 하는 상대방에게 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난 이성적이고 냉정한 것이 과도하다.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안날 것이라는 소리를 곧잘 듣곤 한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감동을 할 줄 모르고 감동을 줄줄도 모르는 아주 냉혈이다. 내가 지금까지 마음을 진정으로 움직여본 사람은 오직 두 사람 즉 나의 어머니와 남편이다. 그래서 아는 선생님이 나보고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크게 충격 받았냐고 하시면서 그 충격을 본인은 인정하지 않지만 컸을 거 같다고 하신다. 그런 충격이 남편을 만나면서 저도 몰래 다소 완화될 수 있었고 그 두 사람에 마음을 닫고 열었으니 심장이 움직였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럴지도 모르지 아버지도 난 한번도 보고 싶은 적이 없고 내 속으로 낳은 자식도 솔직히 마음 죄이고 아파하면서 이렇게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치게 그리워한 적이 없다.

 

어릴 적 부모님의 꾸준한 전쟁과 곧 이어지는 냉전은 항상 나를 불안 속에서 떨게 했고 아버지가 술 마시거나 외출을 하는 날이면 난 집에 있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그러는 걸 쭉 지켜본 내가 생전 병원을 모르시던 엄마가 입원 사흘 만에 돌아가시자 모든 원망과 회의가 무의식속에 스며들었나보다. 마음이 얼어붙은 느낌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말이다. 그러한 가정환경 때문이었는지 난 겉으론 항상 밝은 모습이었지만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기 시작한 것이 혼자 기숙사 생활을 하기 시작한 중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뭐가 그리도 슬프고 괴로웠던지. 그래서 그때부터 써온 글들을 지금 읽어보니 두터운 어둠이 쫙 깔린 것이 마치 생면부지 다른 사람이 남긴 글 같았다. 이러한 상황이 남편을 만나고도 2년간 지속되었고 줄곧 괴로웠다. 자기모순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그런 깊숙한 수렁 속에 빠져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 마음 속의 얼음이 녹기 시작을 한 것은 더없이 화목한 남편의 가족들의 관심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남편, 뭔가 강요하지 않고 자기가 솔선수범하는 데 내가 물들어 자연히 따라 마음을 열게 된 것 같았다. 이제 불과 5년쯤 된 것 같다. 내가 자꾸 비뚤어져 가고 또 얼려고 하는 자신의 마음을 노력하여 추스르기 시작한 것이 말이다. 한국에 와서 좀 더 나아졌지만 솔직히 난 한국에 와서도 바다한가운데 섬마냥 자기스스로를 고립시켰다.

 

다행히 고칭수업은 그동안도 많이 노력해왔던 나 자신에게 더없는 힘이 된 것 같았다. 우선 난 경청을 하는 성격이 못되었다. 불안한 마음 때문에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자꾸 대화가 끊어질까봐 우려가 되어 내가 주절주절 없는 말도 만들어가려고 한다. 그러한 습관이 코칭을 공부하기 시작한 뒤로는 브레이크를 걸 수가 있게 되었다. 조용히 다른 사람이 말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력과 그 사이의 어색함을 참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아직은 상당히 부자연스럽지만 내가 내 스스로의 문제점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노력을 통해 개선하고자 함이 뚜렷해졌다. 또한 전에는 자신의 주관 속에 빠져 한번 생긴 관념이나 견해, 주장 따위가 반드시 그리고 추호의 잘못도 없이 꼭 맞을 거라는 집착을 했었다. 그러나 코칭수업은 나로 하여금 상대방의 입장에서 제3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나의 입장에서 등등 다 각도의 생각을 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상과 같이 그동안 내 몸에 배였던 여러 자비심을 없애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기 위해 줄곧 노력하는 자신에게 더없는 밑거름이 되어서 좋았다.

 

나에게 이제 남은 것은 코칭에서 배운 여러 가지 스킬들을 내 몸에 배이도록 습관 시키는 것이고 내가 아팠던 것처럼 나와 동병상련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최대한의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씩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도 갖게 되었다. 학생들을 가르침에 있어서도 학생들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말들을 하나하나 경청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겨서 더욱 알찬 수업을 만들 수 있었던 거 같았다. 타인을 잘 코칭하려면 우선 자신을 잘 코칭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도 아울러 해보았다. 그런데 영어단어가 너무 많아서 어려운 점도 있었고 이해를 잘 못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코칭수업을 통해 인생을 보는 안목이 달라진 것이 핵심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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