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리 하얀 깃을 가진
이름모를 새가 반가이도 나의 가지에 앉았다
순간 마음은 설레인다
손끝이 떨린다
숨결이 거칠어 진다
나는 숨을 죽이며
마치도 화가가 매화앞에서 조심스레 붓을 쥐듯이
마음을 다잡는다
나는 새의 몸에 그림을 그려준다
새는 지친듯 까딱않는다
나는 새의 날개에 바람을 넣어준다
새는 날개를 조금씩 움직여 본다
나는 새의 눈동자에 별을 띄워준다
새는 망망한 하늘을 바라본다
결국 새는 한잠 푹 자더니
하얀 깃을 다듬는다
새한테 아침은 날기를 원하는 시각일가?
새는 나한테 뭔가를 바라는듯
오래동안 나를 빤히 쳐다본다
나는 새의 뜻을 읽을수가 없다
새는 가벼이 난다
기우뚱 몸을 휘청이면서도 난다
멀리로 갈수록 작아지는 한점
새가 다시 나한테 돌아올지?
아님 저 끝간데 없이 펼쳐진 하늘속을 날다날다
어느 이름없는 수림속에 내려 둥지를 틀고
새끼들한테 나의 이야기를 쑤알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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