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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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의 실패
2007년 02월 21일 13시 07분  조회:2276  추천:96  작성자: 허동식
유학은 인간의 륜리도덕과 현실생활에만 관심을 두었고 인간의 령혼불멸과 來世의 추구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리유만으로도 유학을 종교라고는 할수가 없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종교는 형식면에서 敎義와 조직시스템 그리고 신도가 있으며 내용적으로는 인간의 終極적 과제인 령혼불멸과 인간생명의 영구성을 추구한다고 판단이 되여왔다. 종교에 관한 상술한 전통적인 판단규준으로 볼 때는 유학은 종교가 아니고 학설이고 사상이고 리상이다.

헌데 동아시아지역에서 유학은 몇천년동안 주체적인 이데올로기와 륜리도덕규범으로 존재하여 왔고 객관적으로도 인간의 정신생활면에서 거의 종교적인 역활을 해왔다. 그래서 누구는 유학도 종교라 하고 있으며 또 지금에 이르기까지 유학이 종교인가 종교가 아닌가 하는 쟁론도 있다.

유학사상의 기본은 3강과 5상이다. 三纲은 君为臣纲. 父为子纲,夫为妻纲이고 五常은 仁、义、礼、智、信이다. 유학은 3강을 중심으로 하는 인간관계와 인간사회관계를 5상의 수단으로 조화롭게 꾸리고 조화롭게 구축하여 리상적인 인간사회를 만들려 했고 노력도 많이 해왔다.

력사적으로 보면 유학은 춘추전국시대에 百家중의 일가에 지나지 않았지만 한무제시기의 大儒 동중서를 통하여 권세가들의 중시를 받고 사상독존의 지위에 올랐으며 그후에는 불교와 도학의 영양을 섭취하여 동아시아지역의 통치사상으로 되였다. 특히 宋明시기에 유학은 리학으로 전변하여 완만한 체계를 이루었고 농경사회의 인테리와 관료계층을 포함하는 각 계층이 一知하는 확고부동한 지위를 획득하였다.
부동한 문화권 사이에 발생하는 상쟁을 종극적으로는 물질적인 힘만 아니라 사상의 상쟁이라 할수가 있다면 근대로부터 있게 되는 공업문명을 토대로 하는 해양세력을 상대하여서부터 유학은 먼 옛날 유목문화를 상대하던 시대의 우세를 크게 상실했고 끝내는 경제적인 사회적인 토대를 잃어버렸으며 따라서 통치사상의 위치에서 탈락하여 수많은 인테리들과 사상가들의 철저한 비판을 받아왔다.

유학은 아시아농업생산방식과 북방에 긴 포위선을 이룬 유목사회를 대처해야하는 동아시아 생존환경의 산물이다. 륜리도덕규범과 사상통일을 통하여 인간관계의 리상적인 조화와 인간사회의 리상적인 질서를 구축하여 천륜사회를 이루려했던, 또 어느 정도의 왕성한 생명력을 보이였던 유학이 어찌하여 무참한 실패를 당했을가?

나는 유학이 실패한 원인을 사회객관환경의 변화와 유학의 제한성 그리고 통치계층의 음험성에서 찾아보고싶다.

근대에 이르러서부터 동아시아지역은 산업혁명을 계기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룬 서방세계를 직면해야했다. 생존환경의 격변은 지리적 시야와 사회적 시야가 상대적인 밀봉상태에 있었던 동아시아인들로 하여금 생존렬세를 느끼게 하였으며 또 자아도취의 苦果를 실컷 맛보게 하였다. 따라서 동아시아지역도 서서히 격변기에 들어섰고 전통사회가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유학은 존재의 사회토대를 상실하게 되였다.

유학은 동아시아지역의 리상주의사상으로서 인간관계와 인간사회관계의 질서를 구축함에 있어서 윤리도덕규범의 힘을 과대했고 인간관계와 인간사회관계의 물질성에 대하여 충분한 리해가 없었으며 물질생산과 소비 그리고 사회제도갱신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었다. 그래서 인간의 물질성과 동물성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전제조건으로 이루어진 서방민주사상과 비교하면 유학은 부득불 무력하고 또 내재하는 허위성을 감추기가 아주 어렵다.

지금까지 봉건지배계층을 비롯한 소위 통치계층은 유학을 리용하여 인테리와 만백성에 대하여서는 윤리도덕의 리상적인 경지를 요구했지만 자아집단내부에서는 유학과는 전혀 다른 윤리도덕규준을 내세웠고 실행하여왔다. 이처럼 공자 맹자의 아름다운 리상과는 다르게 통치계층의 리용지물로 되였던 유학은 현실사회에서 우리의 언행을 다소 지배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다만 유학이 문화의 관성속성의 힘을 빌었기 때문이다.

유학 또는 공자 맹자의 한두마디 고운 말들을 빌어서 유학을 분식하는 일들이 없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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