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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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사이 못 말려! (우상렬98)
2007년 10월 21일 10시 22분  조회:4885  추천:61  작성자: 우상렬
부부사이 못 말려!

우상렬


우리 부부 간은 싸움을 참 잘 한다. 다른 사람이 보면 저래 가지고 살겠는가 할 정도로.

그런데 참 묘하다.

한 바탕 와장창 싸움을 하고 난 뒤 우리 둘은 각 방을 쓴다. 그리고는 씩씩 열 받은 김에 옷도 벗지 않고 잔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이튼 날 깨여보니 어느새 우리 부부는 전라의 사랑신이 되어 한데테 얽혀 있다.  

또 한 바탕 와장창 싸움을 하고 난 뒤 우리는 서로 앵돌아져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튼 날 내가 씩씩 거리며 집에 들어오는 길로 밖에서 누구와 싸우고 온 흉내를 낸다. 그 새끼, 개 같은 새끼... ‘열’에 받쳐 어쩌고 저쩌고 하다나면 ‘어, 여보, 누구와 싸웠어, 어, 어떤 놈인데...’ 이렇게 어느 덧 나와 한 편이 되는 아내.

부부는 한 배를 탔어요.

또 한 바탕 화장창 싸움을 하고 난 뒤 어딘가 아픈 흉내내기. ‘아~ 아, 아파 죽겠어. 당신 그 손으로 내 이 배 좀 문질러주면 안 아플 것 같애. 빨리, 빨리...’ 내 말이 떨어지게 바쁘게 손을 들이미는 아내.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 못 말려! 누가 부부간 아니라 할가봐.

2007.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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