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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거지역” 조선족교육 비관론 (정인갑)
2010년 04월 17일 21시 55분  조회:9351  추천:59  작성자: 정인갑

“새집거지역” 조선족교육 비관론

정인갑


개혁개방이래 조선족의 진출로 본래 조선족이 적거나 없던 대도시와 관내에 많은 조선족이 모였다. 본문에서 필자는 이런 지역을 조선족의 ‘새집거지역’이라 부르련다. 이를테면 북경, 천진, 산동반도의 각 도시, 상해, 광주, 심천 등이다. 필자는 ‘원집거지역’에서 무너진 조선족학교를 새집거지역에 세우면 된다고 생각하여왔으며 북경에서 조선족 소학교를 9년간(1999~2008)운영하였었다. 그러나 새집거지역에서 조선족학교를 꾸리는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기때문에 그만두었다.

1. 새집거지역에 대한 국가정책의 결여

1950~60년대에 동북에 천여개의 조선족학교를 세워 운영할 수 있은 근본원인은 민족우대정책, 즉 국비로 세워주었기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족의 새집거지역에는 이런 혜택이 없다. 북경에 약 7만명의 조선족이 거주하여 당국에 학교를 세워달라면 ‘북경은 조선족집거지역이 아니므로 세워줄수 없다’라는 한마디로 면박을 준다.

1950~60년대에는 조선족이 몇백명 사는 고장이여도 ‘집거지역’이므로 학교를 세워 주었는데 지금의 북경은 조선족이7만명이나 되여도 집거지역이 ‘아니’므로(눈감고 ‘아웅’, 熟视无睹) 세워줄수 없다고 한다. 즉 새집거지역 조선족의 个体는 인정하지만 群体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다른 새집거지역도 물론 마찬가지이다.

나라에서 세워주지 않으면 사립학교를 세울 수 있지 않은가? 북경은 生源부족으로 많은 학교가 비여있다. 거기다 조선족사립학교를 세우면 될것 같지만 집세를 준대도 안 내놓는다. 이런 빈 건물을 회사 등에게 임대줄 지언정 조선족학교로 쓰지는 못하게 한다. 아마 민족정책으로 빼앗길 우려때문인듯 하다. 돈 몇잎 버는것이 한개 민족의 생사존망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된다. 비통하도다! 민족사무위원회에 도움을 청구해도 ‘나몰라’ 한마디뿐이다.

학생이 부족한 한족학교의 곁방살이를 할수 있다(필자가 꾸렸던 학교가 바로 곁방살이 학교다). 조선족학교는 반드시 기숙제학교여야 하고 학생 1인당 1년에 12,000원가량 들며 중등수준이상의 학교면 그 외에 借读费, 择校金, 赞助款 등 명목으로 입학시 2만 원가량 내야 한다. 소학교입학생 학부모의 평균년령은 32세좌우이며 그들에게 이 경비는 큰 부담이므로 많이는 자녀를 고향에 두거나 집 근처의 한족학교에 보낸다. 즉 조선족사립학교의 학생래원은 극히 제한되여있다.

2. 조선족교육에 대한 학부모 열정의 부족

자녀를 조선족학교에 보내는 열정은 학부모의 민족의식에 달렸다. 우리민족은 이민 1~3세는 민족의식이 강하고 4세부터는 약하며 그 후는 더 약해진다. 현재 32살 가량의 학부모는 이민 4~5세이며 바야흐로 5~6세로 변해가고있다. 그들에게는 자녀를 조선족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의식이 결여돼 있다.

필자 학교의 적지 않은 학생은 학부모가 아니라 학조부모가 우겨서 보낸것이다. 학생들은 조선어를 배우기 싫어하며 어떤 학생은 조선어시간이면 아예 뺑소니친다. 그 학생을 불러 추궁하면 부모가 조선어는 안 배워도 괜찮다고 시켰다고 한다. 그중 연변대조선어계를 졸업하고 한국기업에서 근무하는 모 학부모 왈: “미안하다. 한국기업에서 일하지만 한어가 약하므로 푸대접받으며 2등공민의 신세다. 쓸모없는 조선어, 안 배워도 괜찮다.”

민족대학부속소학의 곁방살이하던 필자의 학교를 해당학교가 무너지는 바람에 후에 海淀区실험소학교의 곁방살이로 옮겼다. 그러자 학생들이 뿔뿔이 집근처의 한족학교, 고향으로 전학가여 한개 학년에 30명 좌우던 것이 5명좌우밖에 안남았다. 자녀에게 조선어공부를 시키기 위하여 필자의 학교에 보낸것이 아니라 다른 한족학교의 기숙제 학교보나 받는 요금이 절반이상 싸기 때문이였다.

3. 조선족교원 업무수준의 低下

조선족학교는 당연 조선족교원을 써야 하는데 업무수준이 너무 낮다. 조선어로 대입시험을 치르는 혜택으로 웬만한 조선족이면 4년제 대학에 붙을수 있으므로 조선족사범학교에 붙은 학생의 수준이 아주 낮기때문이다. 필자가 운영하던 학교에 한족(고중졸)과 조선족(전문대졸) 교원을 각각 절반씩 썼다. 업무시험(수학, 어문)을 치르면 한족은 평균 90점, 조선족은 평균 60점이다. 조선족사범학교 졸업생중 머리 또르르하고 인물 반지르르하며 눈알 팽그르르 도는자는 한국기업 등으로 빠지므로 이제는60점짜리도 구할수 없다.

2005년 취직하고자 온 모 조선족사범전문대 졸업생 2명에게 소학교 5학년~ 초중3학년의 수준으로 시험을 치르니 어문 20점좌우, 수학 30점 좌우였다. 후에 한국의 방문취업제 바람으로 20~30점 수준도 구하기 어려워졌으며 폐교되여 남아도는 동북 각 학교의 교원을 대려다 쓰기도 불가능해졌다.

수준이 낮은 교원이 우수한 학생을 배양해 낼수 있을까? 말도 안되는 소리다. 하나밖에 없는 자녀를 유치원부터 고중까지 좋은 학교에 보내 잘 공부시켜 명문대에 보내려는 학부모가 이런 교원에게 자기의 자녀를 맡기기는 만무하다. 연변조선족이 자녀를 한족학교로 보내는 바람이 불고있다는데 새집거지역은 더 말할것도 없다.

4. 조선어교학 점점 어려워져

학생의 조선말수준이 들쭉날쭉하므로 교학하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1999 년 금방 학교를 세울때 학생의 약 절반은 조선말을 잘하고 절반은 잘못하며 전혀 모르는자는 한반에 한두명뿐이였다. 그러나 2008년에 와서는 전혀 모르는자, 조금 아는자, 잘 하는자가 각각 1/3이며 앞으로는 조선어를 전혀모르거나 조금 아는자가 대부분일것이다. 어느 수준으로 교학해야 하는가, 어떻게 교학해야 하는가, 여간한 골칫거리가 아니다. 조선어를 외국어처럼 배워주는수밖에 없다. 이를테면 새단어를 한어로 해석해 놓아야 편리한데 이런 교과서가 없다.

5. 조선어의 실용성 점점 약해져

조선어공부를 중시하여야 한다는 주요 리유의 하나가 언어 하나를 더 알기때문에 생계개척에 우세라는, 특히 한국기업에 취업할수 있다는것이다. 그러나 중국경제의 급성장과 한국경제의 부진으로 이런 우세가 거의 없어져가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중국진출 한국기업중 재벌그룹들은 조선족을 적게 쓰고 한족을 더 많이 쓰며 주로 영세업체와 보따리장사꾼들이 조선족을 많이 썼다.

지금 중국내 약 40개 대학에 한족만 배양하는 한국어계가 있다. 한개 학교에서 평균 30명씩 졸업시켜도 1년에 1200명, 10년이면 12,000명이다. 한국대학에 약 65,000명의 중국류학생이 있으며 1년에 평균 16,25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는데 대부분 한족이다. 10년이면 16만이다. 즉 10년안에(이미 몇년 지났씀) 조선어의 우세로 취직하고자 하는 조선족보다 한족이 퍽 더 많아지게 된다. 이들은 한국어를 알뿐만 아니라 한어수준은 조선족보다 퍽 높다.

조선족이 조선어를 안다는것이 앞으로 무슨 우세가 되겠는가? ‘조선족이라면 당연 조선어를 알아야 하고 우리문화를 우리가 지키자’라는 민족의식, 민족자존심으로 타이르는수밖에 없는데, 이런 교육이 조선족 지성인들에게는 모르겠으나 일반 대중에게는 먹히지 않는다. 인간은 어디까지나 생존투쟁이 1위이다.

6. 새집거지역 조선족교육은 전혀 전도가 없는가?

앞에 비관론을 대서특필하였지만 새집거지역 조선족교육이 전혀 전도가 없는것은 아니다. 북경의 경우에 만약―

①나라에서 국비로 조선족 학교를 세워준다면; ②교직원 편제도 주고 호적도 해결하여 주어 우수한 조선족교직원을 유치할 수 있다면; ③사회의 찬조금을 받아 조선족학교 교원이 한족학교교원이나, 회사원과 못지 않은 수입을 챙길 수 있다면; ④북경호적과 같은 신분으로 고입, 대입시혐을 치르게 한다면; ⑤조선족 학교가 괜찮게 운영되여 북경시 중등 이상의 학교로 성장된다면…

조선족교육이 당연 가능하다. 그러나 상기의 “만약”이 동시에 이루어지기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고 그중의 일부만 이루어지기도 대단히 어렵다. 다른 지역은 북경보다 좀 다르기는 하겠지만 대체적으로 비슷할것이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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