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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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TV프로 단상
2011년 05월 16일 09시 15분  조회:7293  추천:61  작성자: 정인갑

한국 TV프로 단상


                                                정인갑



“요즘은 인터넷과 텔레비전의 영향으로 읽기보다는 보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래서 생각이 사라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그러기에 어느 학자는 텔레비전을 ‘바보상자’라고 말한다. 텔레비전은 반응만 있기에 모든 가치기준이 ‘재미’에만 매달리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자기 생각은 사라지고 남이 생각한 것을 그대로 수용하거나 복사하는 것에만 익숙하게 된다.”

본문은 오기활 <책 속에 길이 있다>(<조글로․미니홈․오기활> 참조)의 상기 한 단락 말의 계발을 받고 쓴다. 한국의 TV는 오기활의 말보다 더 심각한 ‘바보상자’임을 피력하련다.

필자는 2002년 출판물 경영 노하우를 배우려고 한국에 출장 가서 도서의 출판, 발행 상황을 조사한 적이 있다. 그때 한국 사람이 필자에게 들려준 가장 인상 깊은 말은 ‘대중도서는 18~48세 여인들이 즐겨보아야 베스트셀라가 될 수 있으므로 돈을 벌려면 이런 책을 많이 출판하라’이다. 10대, 20대 남자들은 술 먹고 노는데 미쳐 책 안보고 30~50대 남자는 사업이 바쁜데다가 교제, 접대로 ‘2차’, ‘3차’ 다니느라 책볼 시간이 없기 때문이란다.

한국의 TV프로그램도 이와 유사하다. 나이 18~58세의 여인들이 즐겨보아야 인기프로가 된다. 중국의 남자들은 대부분 저녁 6시 좌우에 퇴근하여 집 식구들과 같이 식사하고 TV를 본다. 그러므로 중국 TV시청자의 남녀 비례는 약 45%:55%쯤 될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한국 TV시청자의 남녀 비례는 25%:75%쯤일 것이라고 추측되니 이럴 수밖에 없다.

남녀 이성간의 기호는 서로 다르다. 여자들은 오락형, 재미형, 시간소모형, 즉흥적자극형, 정서형 등을 선호하는 반면 시사형, 지식형, 학술형, 심사숙고형, 철학사고형, 사회․국제 문제형 등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국 TV프로는 재미는 있지만 너무 단순하고 본 후에 여운이 남지 않는다. TV가 ‘바보상자’라고 하면 한국 TV는 ‘바보 재 곱 바보상자’일 것이다. 한국 TV의 남자 시청자들이 불쌍하다. TV를 통해 자기의 수준을 한 차원 올릴 수 있다고 볼 때 사실은 여자 시청자들도 불쌍한 셈이다. 필자는 한국 TV를 뉴스 외에는 거의 보지 않는다.

필자는 약 1년 전 중국 TV드라마 <잠복(潛伏)>을 보았는데 지금도 가끔 그의 일부 정절을 생각하곤 한다. 이 드라마에 ‘배후에서 남의 말을 하면 언젠가는 그 말이 꼭 본인의 귀에 간다’라는 정절이 있다. 이 말에 음미할 데가 너무 많다. 1. 배후에서 남을 헐뜯는 말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하겠구나. 2. 자기의 상사에게 신용을 얻으려면 그의 앞에서 좋은 말을 하지 말고 배후에서 하라. 그의 귀에 가면 감지덕지 할 것이다. 3. 그의 앞에서 아첨하면 좋아는 하지만 마음속에 ‘이놈 좀 비루하구나’, ‘다른 사람에게도 이렇게 아첨할 것이 아니냐?’ ‘개처럼 부려먹기는 좋지만 경계해야겠다’라는 후과가 따를 것이다…중국 드라마에 이런 여운을 남기는 것이 많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는 이렇지 못하다. 한국 대하드라마는 저자를 여러 번 바꾸기도 한다. 이런 드라마에 무슨 철학이 있겠는가?

대부분의 드라마, ‘1박2일’, ‘아침마당’, ‘인간극장’…등 프로가 전형적인 예이다. ‘죽었나 한 사람이 살아 있구나’, ‘남남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어릴 때 갈라진 형제․부모였구나’, ‘큰 충격을 받고 쓰러지다’, ‘관건적 시각에 입원하다’ 등이 드라마에서 상투적으로 쓰이는, 여자들이 좋아하는 잔꾀들이다. 남자들이 인간 이하의 저질 마누라나 악질 훗에미에게 호된 욕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뺨 하나 치거나, 주먹한번 휘두르지는 더더욱 못하며 부들부들 떨기만 하여야 한다. 그래야 여성 청취자들에게 먹힐 것이 아닌가? 한국 TV에서 사내대장부 같은 남자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프로 때문에 한국의 남자들이 여성화하고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우리민족의 전통적 기질과는 달리 음성양쇠(阴盛阳衰)로 변질되고 있다. 개탄할 일이다.

지식형도 화장방법, 야채바구니, 음식 만드는 방법 등이 너무 많다. 심지어 가요무대의 연출도 많은 여자들이 관중석에 앉아서 맞장구를 쳐주는 장면의 스케치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뉴스도 여자들이 선호하는 문제, 이를테면 연예인들의 자살, 연애, 결혼, 이혼, ․위자료 청구 등 문제를 정도 이상으로 다룬다. 그리하여 필자는 한국 TV뉴스를 볼 때면 홍콩 TV(한국 체류 중인 필자는 중국 뉴스를 볼 수 없음)뉴스와 번갈아보아야 성이 찬다.

인간은 환경의 영향 하에 이렇게 또는 저렇게 변한다. 여선생만 있는 소학교 남학생들의 남자기질이 약해진다고 한다. 대학교수도 소학교원을 수 십 년 하면 소학 수준으로 전락된다. ‘삭족적리(削足适履: 발을 깎아서 신발에 맞추다)’란 말이 생각난다. 여자 아기의 발을 천으로 싸서 크지 못하게 하면 종발이 된다. 한국 국민, 특히 남성 국민들이 TV에 의해 18~58세의 여자 스타일로 변해가고 있다면, IQ가 점점 퇴화된다면 종발로 되는 신세와 무엇이 다른가?

지금 대부분 중국조선족들 중국 TV는 안보고 한국 TV만 보는데 종발의 신세를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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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3 ]

3   작성자 : 꼬꼬푸드덕
날자:2011-05-16 13:29:12
정선생님 같은 분보고 "구시대의 유물" 이니 "간이 부셨나봐"라고 말할것같읍니다 ㅎㅎ :님, ㅎ흐는 이 댓글 보고 나오네용. 저녁밥 얻어먹자고, 노후대책 세우느라고 그렇다고용? 정선생님은 드라마를 말하고 있습니다. 외유내강하던 한국여성들의 전통미덕도 우스운가요? 하긴 눈으로 본다고 해서 다 아는것은 아니니까 그러수밖에. 그러나 정선생은 옳은 말을 하고 있지요. 안그런가요?한국분들이 웃는다? 많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조작되고 극대화한 한국악녀들의 형상으로 무슨 구미를 돋구자고 하는것 같은데 인제 한국드라마 작가들의 상상력도 밑창이 드러난것 같다는 현상을 말하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노후대책타령이세요?
2   작성자 : 배낭여행
날자:2011-05-16 11:36:21
한국여성들이 얼마나 진취적이고 극성스러워졌나는 해외 배낭여행을 다녀보면 앎니다. 해외 배낭여행 중에 만나는 한국인들의 10에 8이상이 한인여성들 입니다. 그리고 많은 한인여성 배낭여행객이 혼자 세계여행를 다니고 있읍니다. 세상이 변해도 엄청나게 변했읍니다.
1   작성자 : 노후대책
날자:2011-05-16 10:52:34
정인갑 선생님 TV 드라마가 아니어도 여성이 거세지는 현상은 이슬람국가 빼고는 전세계적 현상입니다. 아마 많은 한국분들이 정선생님 같은 분보고 "구시대의 유물" 이니 "간이 부셨나봐"라고 말할것같읍니다 ㅎㅎ 어쨌든 집안에서 마누라에게 지는 건 "가정의 평화" "맛있는 저녁밥상" "노후대책--노년에 구박받지 않으려고" 가 아니겠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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