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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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관리자에게 진언한다
2011년 10월 13일 02시 30분  조회:7792  추천:5  작성자: 정인갑


서울과 북경의 지하철은 건설 연대나 운행 규모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건설 시스템과 관리 방법에 다른 점이 많으며 각자 장단점이 있다. 서울 지하철은 북경에 비해 차 안이 깨끗하고, 차체가 넓으며, 자전거를 밀고 들어갈 수 있고, 노인석이 있는 등 장점이 있다. 북경 지하철은 대부분 노인석이 없으며 가끔 있지만 젊은 놈들이 뻔뻔스럽게 앉아 있으며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므로 있나마나이다.

아래에 북경 지하철에 비해 서울 지하철의 불편한 점만을 언급해 보련다.

1. 계단(臺階). 북경 지하철의 오르내림 계단에는 미끄럼 계단이 있으나 서울에는 없다. 바퀴가 달린 가방을 끌며 오르내릴 수 없으므로 대단히 불편하다. 물론 엘리베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a, 모든 계단에 다 있는 것이 아니고; b, 있는지 모르는 외국인이 많으며; c, 환승할 때의 계단에는 엘리베이터가 없고; d, 안다 해도 노인들이 몰려드는 엘리베이터에 새파랗게 젊은 놈이 끼워들기 거북하다.

사실 미끄럼 계단을 만들기는 아주 쉽다. 현유 계단 중간 또는 양 옆의 30cm정도의 계단을 레미콘으로 메우면 된다. 지하철뿐만 아니라 서울 다른 건축물의 계단에도 미끄럼 계단이 없는데 역시 고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2. 도착역알림(報站). 도착역을 알리는 방송에 중국어를 넣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다른 말은 다 중국어로 하고 도착역 이름만은 한국어로 하므로 중국 승객이 잘 알아듣지 못한다. 이를테면 '首爾大學入口(shŏuĕrdὰxuerὺkŏu)' 하면 알아듣지만 ‘서울대입구’하면 잘못 알아듣는다. 다른 말은 다 한국어로 하고 도착역만은 중국어로 하느니만 못하다. 모두 중국어로 하여야 좋다고 본다. 북경 지하철의 도착역을 알리는 방송에 영어가 있지만 역전 이름만은 중국어로 알리되 외국인이 읽는 중국어 어투로 방송한다.

서울 체류 외국인의 절반이 중국인이라는 설이 있다. 그렇다면 이 문제의 시정은 간과할 일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3. 화장실(衛生間). 북경 지하철은 화장실이 통제구역(요금을 물고 들어간 구역) 안에 있고 서울은 통제구역 밖에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대소변이 매리우면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통제구역 밖에 나와 대소변을 보고 다시 들어가 타면 그만큼 돈을 물어야 하고 시간도 낭비된다.

가령 맥주를 꾀나 많이 마시고 인천에서 지하철을 타고 당고개까지 가려면 적어도 세 번 정도 소변을 보아야 하는데 세 번 통제구역 밖을 들락날락하여야 하니 시간 낭비, 돈 낭비가 만만치 않다. 통제구역 밖에 나온 후에도 한참 찾아다녀야 화장실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하면 바지를 적실 우려가 있다. 통제구역 안에 설치된 화장실도 가끔 있다고 하는데 필자는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하였다.

4. 플렛폼(站臺). 북경 지하철은 일률 플렛폼이 가운데 있고 지하철 궤도가 양쪽에 있다. 즉 서로 반대되는 방향의 지하철을 타는 승객이 한 플렛폼에서 기다렸다가 탄다. 서울은 1호선만 이렇게 돼 있고 2호선도 좀 있으며 다른 선은 아주 적다. 후에 건설된 선로일수록 적다.

이런 구조가 지하철을 건설하기는 편리할지 몰라도 승객에게는 불편할 때가 있다. 가령 지하철을 타고 졸다가 내려야 할 역을 넘겼다고 하자. 풀렛폼이 가운데 있으면 내려서 바로 되돌아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통제 구역을 빠져 나가 한 바퀴 삥 돌아야 되돌아갈 수 있다.

상기 4가지 중 1과 2는 이내 고칠 수 있다. 3도 점차 보완이 가능하다. 4는 비교적 어려우며 이미 건설된 선로는 할 수 없지만 앞으로 건설될 지하철에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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