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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철이 드는 시기- 마성산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9월8일 13시57분    조회: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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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절대 철들 수 없다. 사람이 철들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또 이런 말도 있다. “지난 일이 미치도록 후회스러울 때 사람은 철이 든다”. 철드는 화제를 두고 사람마다 보는 견해가 일치하지 못 하고 나름대로이다. 새국어사전에서는 철들다를 “사리를 가릴 줄 아는 힘이 생기다”라고 해석하고 있다. 철이 드는 시기는 칼로 자른 듯 일치할 수 없고 사람마다 제각각이며 철들었느냐 철없느냐를 판별하는 표준도 나름대로이다. 다만 태여날 때부터 철이 든 사람은 당연히 없고 철드는 데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시간만 지난다고 철이 드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은 몇십년을 살았고 또는 죽을 때까지도 철들지 못한다. 그럼 철들었다는 구체적 표준은 무엇인가? 철들다의 개념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고 절대적이 아니다. 례컨대 한돐 좌우의 어린애가 엄마에게 “쉬-” 또는 “응가-”를 발음하여 대소변의 뜻을 표달할 때 어른들은 애가 빨리 철이 든다고 기뻐한다. 어떤 애들은 두돐 되도록 “쉬-” 또는 “응가-” 등 대소변 배출의 뜻을 표달하지 못하고 나몰라라 기저귀에 똥오줌을 그냥 싸버린다. 앞에서 언급한 빨리 철들었다는 애는 오줌똥을 가리지 않고 기저귀에 갈겨대는 애들을 상대하여 볼 때 철이 들었다는 말이지 오줌똥을 가릴줄만 알면 철든다는 뜻은 아니다. 어린애나 미성년인 경우 철들었다는 것은 이 세상의 깊은 사리를 가릴줄 알아서가 아니라 먹은 나이에 비해 성숙된 언행을 할줄 아는 애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철들다의 반대말은 철없다이다. 철없음을 표현하는 울지도 웃지도 못 할 일을 다름 아닌 내가 만들어낸 적이 있다. 나라는 사람은 본디 세상물정에 어둡고 판단 능력이 무딘 편이였다. 내가 열살쯤 되였을 때의 일이다. 생활이 풍족하지 못했던 우리 형제들은 한때 바당비가 없어 새나무로 바당을 쓸곤 하였다. 한번은 내가 새나무로 바당을 쓸려고 새나무 한줌을 움켜 잡았다. 그러자 큰형이 말했다. “그걸로 그냥 쓸지 말고 바당에다 톡톡 쳐서 가쯘하게 해라.” 형님의 뜻인즉 새나무 그루쪽을 깔끔하게 정리한 다음 바당을 청소하라는 뜻이였다. 나는 그 뜻을 몰라 새나무 초리로 바당을 툭툭 쳤다. 그러자 먼지가 날려 말이 아니였다. 형은 어이없어 앙천대소하는 것이였다. 물론 형님의 의사 표달이 명료하지 못한 점은 있었지만 새나무로 바당을 쓸어야 하는 정황에서 그쯤 듣고 나면 그 뜻을 파악했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형이 시키지 않았어도 자체로 새나무를 깔끔하게 정리할줄 알았어야 했는데 나는 그렇게 하기는커녕 웃음거리만 만들어냈다. 또 한번은 나와 둘째형이 콩을 닦은 적이 있었다. 내가 불을 때고 형이 가마목에서 콩을 저었다. 그 때는 콩을 닦은 후 매 식구들에게 공평하게 나눠주어 자기 몫은 자기가 건사하면서 먹고 싶을 때 먹군 하였다. 닦은 콩을 몇몫으로 나누었는데 큰형이 어디 나가고 없었다. 양재기에 큰형의 몫이 남아있었다. 둘째형은 콩 양재기를 나에게 주며 이 콩을 웃방 밀가루궤에 넣으라고 했다. 큰형의 몫이였다. 좀 이상스러웠다. 왜 밀가루궤에 넣으라는지 리해되지 않았다. 그래도 형의 명령이니 거역없이 웃방에 올라가 밀가루궤문을 열고 닦은 콩을 밀가루에 푹 쏟았다. 그러면서 이렇게 밀가루에 뒤섞이도록 쏟는게 과연 옳은걸가 하는 의문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 얼마 뒤 큰형이 왔다. 둘째형이 웃방에 올라가 밀가루궤를 열고 콩을 찾아봐도 콩이 보이지 않자 나에게 콩을 어디에 두었냐고 물었다. 나는 콩을 밀가루궤에 쏟아넣었다고 대답했다. 둘째형은 기가 막혀 성내지도 웃지도 못하고 그저 천장만 쳐다볼 뿐이였다. 세상에, 밀가루에 닦은 콩을 쏟아넣는 비범하고도 기적적인 사건이 다름도 아닌 나에게서 벌어지고 말았다. 그 때에야 나는 밀가루궤에다 콩을 쏟을 것이 아니라 콩양재기를 밀가루궤에다 넣어두면 되는 것이였음을 깨달았을 때 자기의 소행이 얼마나 기막히고 어리석었는가를 느꼈으며 밀가루에 콩을 쏟는 어리궂은 일이 다시는 없을 거라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맹세를 다졌다. 당시 밀가루에 쏟은 콩을 분리해내느라고 둘째형이 무진 애를 썼을 건 불보듯한 일이였을 것이고 이렇듯 철딱서니 없는 동생에 대한 형님의 원망도 어지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콩을 밀가루와 분리해내는 형의 모습을 생각하면 형에게 미안했고 형의 시선과 마주치기마저 쑥스러웠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더는 콩 양재기를 밀가루 궤에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속죄의 뜻을 표달하지 못하고 말았는데 이는 지금까지도 나에게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열살이라면 그러한 사리는 언녕 알았어야 했을 것이였건만 나는……

철드는 일은 나이와 관계가 있을가? 일반적인 리치로 보아서는 상당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절대적이지 못하고 상대적일 것이다. 만약 철드는 것과 나이가 정비례 관계를 이룬다면 이 세상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사람이 제일 철들었어야 할 것이다. 허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나이가 많으면 상대적으로 실천 경험이 풍부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적지 않은 나라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을 고위급 령도 직위에 올려주는 것이 관례로 되고 있는데 이것이 타당한지 검증되지는 않았어도 그런 추세인 것만은 사실이다. 콩을 밀가루궤에 쏟는 행위는 나이가 어려서였다고 가정한다면 스무살이 넘어서도 철없이 노는 건 무슨 영문인가?

필자는 스물세살에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는데 지금 돌아보면 철없이 보낸 그때가 한스럽다. 장가 갔으면 가장답게 그리고 남편답게 처사해야 했다. 학교에 출근한답시고 나는 밥술 떨어지기 바쁘게 학교로 달려갔다. 가정의 이런 저런 일은 나몰라라였고 마치 학교의 사업만이 모든 것인듯 거기에만 몰두하였다. 대가로 해마다 학교의 모범이였다. 그렇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감은 락제 점수였다. 터전에 바자를 두르고 씨앗을 심고 김매는 등 채마전의 일은 뒤전이였다. 모든 것은 안해의 몫이였다. 더욱 한심한 것은 안해가 임신을 했어도 따뜻한 위로의 말을 해줄줄 몰랐고 임신부의 건강과 영양 보충에 대해 생각할줄 몰랐으며 출산시에 발생할 수 있는 뜻밖의 난산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깜깜이였다는 것이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 출산하는 게 아주 정상적인 듯 아무런 가책도 느낄줄 몰랐으니 너무나도 철딱서니가 없었다. 장가 갔으면 거기에 걸맞는 철이 들었어야 했다. 그러나 철들기는커녕 철부지로 놀았으니 이건 나이가 어려서인가? 장가 간 놈이 어리다는 건 소웃다 꾸러미 터질, 말도 안되는 소리일 것이다. 그러니까 철드는 문제는 단지 나이에 국한시킬 문제만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나로 말하면 학교 사업에 있어서는 철든 듯 했지만 가정 꾸리기에 있어서는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뒤떨어져 있었던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볼 때 다방면에서 철이 든 완벽한 사람은 얼마나 되랴 싶기도 하다.

고래희를 뒤로 떨구어놓은 지금 난 과연 철이 들었다고 말할 자격이 있을가? 또 철이 들었다는 기준은 무엇인가? 사전에서는 철을 사리를 분별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사리’라는 이 개념에 포함될 수 있는 외연 즉 범위는 아주 헤아릴 수 없이 넓고 너를텐데 그 중의 얼마 만큼을 알고 있어야 철들었다고 할 수 있을가? 로인 행렬에 들어선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면 가정을 운영해나가거나 사회적 관계를 풀어나가는 면에서 나는 안해의 뒤꽁무니를 따르는 수준이다. 과연 나이가 어려서인가? 세상엔 나처럼 모르는 게 없는 듯 허장성세로 자기를 포장했지만 실속은 없는 사람들이 적지는 않을 게다. 이 세상의 모든 사리를 모두 다 분별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을테고 단지 그 사리의 일부만을 분별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완전무결하게 철든다는 것도 쉬운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고 인생은 바로 철드는 과정이라고 하는 게 적절하지 않을가 싶다. 사람은 인생이라는 려정에서 가지가지의 세파에 부대끼게 되며 이 가운데서 희로애락을 체험하게 될 것이고 실패의 쓴 맛과 성공의 단 맛도 볼 것이며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이 후회스러운 일과 미봉할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세상의 사리를 깨쳐나가는 것이 아닐가? “죽을 때가 바로 철들기 시작하는 시기”라는 말이야말로 가슴에 와닿는 명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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