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에서 상호는 상표와 마찬가지로 상업활동에서 자기표시와 서비스내용을 나타내는 역할을 한다. 이런 특점때문에 가게를 차리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상호를 갖추게 되여있다.
가게를 차릴 때 업주들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상업활동을 할것인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러다보니 고객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정보를 창의적으로 표현하는것이 보통이고 그렇게 만들어진 명칭이 아주 재치있으면서도 정확하게 가게의 경영 내용과 범위를 보여줄 때 뭇사람들의 찬탄을 받기도 한다.
이처럼 중요한 상호이지만 이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무르다는 느낌이 든다. 국가명칭이나 그와 비슷한 명칭, 적십자, 민족차별시, 사회도덕위배 등과 관련되는것을 제외하고 또 타인이 선점한 명칭만 피한다면 어떠한 것이라도 가능한 현실이다.
그래서 우리 주변 상호의 현주소를 보면 창의력은커녕 무모하다고 할 정도로 초라한 현상이 존재하고있다.
“1박 2일”(음식점상호, 한국 TV프로그램명), “맞고”(음식점상호, 한국식 화투놀이명), “대박”(음식점상호, 한국 신조어), “카카오”(커피점상호, 한국 컴퓨터프로그램명과 류사) 그외에도 서울, 강원, 춘천, 전주, 진주, 진해, 정선, 한라산, 압구정, 마산, 제주도 등 한국의 지리명칭을 그대로 상호에 사용하고있다. 우리의 문화적인 미숙성을 그대로 보여주고있는 부분이다.
상호를 짓는 사람의 선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항변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한국에 다녀온 사람들을 끌기 위한 수단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사람으로 치면 이름에 해당하는 상호는 상가의 본질에 가장 쉽게 다가갈수 있는 매체라는것을 생각할 때 그리고 그것을 고객과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무언의 대화라고 생각할 때 과연 최선이였고, 합당하다고 주장할수 있는지 묻고싶다.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면서 우리의 문화를 자랑할수 있는 분야는 그리 많지 않다. 마침 우리 음식의 입맛이 인정받으면서 여러 지역으로 퍼져나가고있다. 그러나 간판 자체가 우리 지역이 아닌 엉뚱한 지역으로 되여있을 때, 어설픈 프로그램의 명칭따위를 그대로 사용할 때, 한국상가인듯한 가상을 만들 때 과연 장사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을 품지 않을수가 없다.
상호를 아이이름 짓듯이 좀더 신중하게 대하고 보다 창의력이 있게 짓도록 고민해봄이 바람직하다.
연변일보 정은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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