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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천지개벽하는 압록ㆍ두만강변 - '개발 열풍 북ㆍ중ㆍ러 접경을 가다' (1)
조글로미디어(ZOGLO) 2015년11월11일 07시18분    조회: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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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춘 고속철 역엔 인파… 별천지 된 ‘대륙의 꼬리’
심층 기획 ‘개발 열풍 북ㆍ중ㆍ러 접경을 가다’ <1>천지개벽하는 압록ㆍ두만강변

간판 영어ㆍ한글 등 4개 국어 표기 호텔은 러시아 사람들 대부분 점령

개발 열기에 집값 4년새 2, 3배 ↑

백두산 관문인 얼다오바이허도 외국 투자자 몰리며 곳곳 공사판

러 블라디보스토크에도 초고층빌딩 극동 개발로 경기침체 탈출 모색


나진~하산 도로 건설도 추진

“논밭뿐이던 대륙의 꼬리가 변방 중심이 돼버렸네요.” 지난달 24일 중국 동북지역 지린(吉林)성 국경도시 훈춘(琿春)을 3년 만에 다시 찾은 사업가 김모(33)씨는 확 바뀐 도시 풍경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9월 개통한 고속철도 역에서 쏟아져 나오는 인파 속에 훈춘에 첫 발을 디딘 김씨는 도심에 가까워질수록 상전벽해를 더욱 실감했다.

동해를 불과 10㎞ 앞에 둔 중국 대륙의 동쪽 끝이자 러시아 및 북한과 국경을 맞댄 훈춘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도심 상점 간판은 중국어 러시아어 영어 한글 등 4개 국어로 표기됐고, 주요 호텔은 러시아 사람들이 대부분 점령했다. 최근엔 고속철도를 타고 관광에 나선 중국인들이 몰려 들면서 주말에는 호텔 방 잡기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변했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왕복 4차선의 신압록강대교. 지난달 29일 단둥 시내 고층빌딩에서 촬영한 이 대교의 웅장한 위용과 달리 건너편 신의주 쪽은 도로 연결이 돼 있지 않은 모습이 선명하다.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북중 교역의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지만 완공된 지 1년이 되도록 지나다니는 차량이 없다. 단둥=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별천지로 변하는 중국 변방

국경무역 번성과 고속철도 개통으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신도시 개발열기가 달아오르면서 25만명 규모 중소도시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국제버스터미널 부근 신시가지에 들어설 이우쇼핑몰 주변 고급아파트 집값은 2011년 비해 2, 3배나 뛰었다. 도시는 도로공사와 주거단지 호텔 쇼핑센터 정부기관 체육관 건립 등으로 거대 공사판이 됐다. 시내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동북3성 지역이 최근 성장률 둔화로 침체돼 있지만 이 곳은 별천지”라며 “도시가 급속도로 확장되고 유동인구가 워낙 많아서 활기가 넘친다”고 전했다. 실제로 훈춘은 중국 평균을 훨씬 웃돌며 2012년 25%, 2013년 1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북한과 러시아와의 교역을 위해 세관 4곳을 운영하고 있는 훈춘에는 조만간 세관이 하나 더 들어설 예정이다. 북한과의 교역을 늘리기 위해 취안허(圈河) 세관에 자리잡은 노후한 두만강대교 옆에선 신두만강대교 공사도 한창이다. 2014년 9월 착공한 이 교각은 2016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중국은 취안허 세관과 북한의 원정리 세관을 통합해 통관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백두산 지역개발도 불이 붙는 양상이다. 백두산의 관문으로 훈춘에서 100여km 떨어진 지린성 작은 마을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 중국 정부의 백두산 개발의지가 확고해지자 외국인 투자자까지 몰려 고급주택 아파트 스키장 온천 5성급호텔이 공사를 마무리하고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주민은 “재작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개발 열기로 얼다오바이허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북중 접경인 압록강 상류에서 중국 관광객을 가득 태운 유람선에 북한 상인이 작은 목선을 타고 접근해 특산품과 기념품을 파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북한 상인은 50~150위안을 받고 약재와 인삼 술 담배 김치 오리알 등을 판매했다. 유람선 가이드가 목선을 유람선에 접안시켜 주고, 관광객을 모아 거래 주선을 한 걸로 봐서 가이드와 북한 상인간의 사전 계약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단둥=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부동산 개발 붐으로 대규모 신시가지가 조성됐다가 경기둔화로 열기가 다소 가라앉은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도 북한과의 교역확대 분위기에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9월 1일 선양(瀋陽)간 고속철도가 뚫린데다 12월에는 다롄(大連)으로도 연결될 예정이라 유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북중교역 확대의 전환점이 될 신압록강대교는 북한 쪽 연결도로 미비로 여전히 막혀 있었다. 신압록강대교는 완공된 지 벌써 1년이 됐다. 중국 전문가인 이창주 푸단대 박사는 “접경지역의 급변이 북한에 대한 직ㆍ간접적인 개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실제로 문을 열 경우 변화 폭은 상당할 것이며 신압록강대교가 외부와의 교류를 촉진하는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극동 개발로 살 길 찾는 러시아

중국 쪽보다 개발 속도는 느리지만 러시아도 극동지역 개발의 밑그림을 짜고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서방 제재와 유가하락에 따른 루블화 폭락으로 러시아 경제가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동쪽 접경지역 개발을 돌파구로 삼으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지난달 23일 찾아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외곽 해변에는 초고층빌딩이 들어서고 있었으며, 동해에 접한 연해주 주요 항구도시에는 항만개발과 호텔신축 계획이 잡혀 있었다. 중국과의 교역확대 차원에서 훈춘까지 연결된 중국의 고속철도를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특히 단선철로인 기존의 나진-하산 연결로를 복선으로 확대하고 철로 옆에 도로를 추가 건설하기로 북한과 구두합의를 마쳤다. 극동연방대 알렉산드르 아브라모프 교수는 “극동개발을 통해 경제를 부흥시키려는 러시아 정부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중국 및 북한과의 협력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한국도 이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3국 3000km, 고속철 그물망 연결 추진… 반나절 생활권 눈앞

 

中ㆍ러, 훈춘~블라디보스토크 합의… 北ㆍ中, 나진 거쳐 청진까지 논의

러, 극동 경제특구 개발도 박차

박 대통령, 남북~유럽 경제공동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도 통해

국제물류협력 전진기지 건설 공감대 새로운 성장의 축 자리매김 확실시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과 해상을 통한 신실크로드 전략) 및 차항출해(借港出海ㆍ항만을 빌려 동해로 진출)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북3성 지역을 고속철도를 통해 그물망처럼 연결했다. 2011년 지린(吉林)성의 창춘(長春)~지린 노선 개통을 시작으로 내달 개통되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다롄(大連) 노선까지 완공되면 5년 동안 진행된 7개 노선 구축작업이 모두 마무리된다.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동북 3성의 주요 도시를 촘촘히 연결한 고속철도는 교통혁명이라 불릴 정도로 주민들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지난달 28일 옌지(延吉)역에서 단둥행 고속철도에 일행과 몸을 실었다. 기차는 17시간 걸리던 옌지에서 단둥까지 승객들을 가득 태우고 5시간 30분만에 주파했다. 8량으로 구성된 열차는 열마다 5개의 좌석을 갖추고 시속 200~300㎞로 달렸지만 흔들림이 거의 없다. 안정성과 속도가 우리 KTX못지 않았다. 2시간 걸리던 옌지에서 훈춘(琿春)까지도 고속철도는 40분만에 내달렸다. 북한의 동쪽과 서쪽에 국경을 맞대고 있는 훈춘과 단둥에 주말만 되면 관광객들이 몰리는 이유도 고속철도 영향이 컸다. 훈춘 노선의 경우 개통 한 달 만에 이용객이 100만명을 넘었고, 10월 초 국경절 연휴에는 22만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중국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하얼빈~치치하얼 노선의 경우 영하 40도에도 견딜 수 있는 차체를 활용하는 등 기술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중국 훈춘(다리 오른쪽)의 취안허(圈河) 세관과 북한 나진ㆍ선봉(왼쪽)을 잇는 신두만강대교 건설현장. 지난달 26일 북ㆍ중간 월경을 가로막는 철조망 사이로 기존의 두만강대교(상판이 물결 표시처럼 보이는 다리) 바로 옆에서 한창 교각공사 중인 신두만강대교 현장이 보이고 있다. 나진ㆍ선봉 쪽에서 훈춘으로 연결되고 있는 신두만강대교는 내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훈춘=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중국은 훈춘까지 연결된 고속철도를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하기로 지난 5월 러시아와 합의하고 기술적인 부문과 운영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동북 3성은 러시아와 3,000㎞ 이상의 국경에 25개 통상구가 자리잡고 있어 향후 고속철도를 매개로 한 양국 교류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중국은 특히 훈춘에서 나진을 거쳐 청진까지 고속철도를 놓는 방안도 북한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 북한, 러시아의 접경지역이 고속철도를 통해 반나절 생활권으로 편입돼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잡을 게 확실하다. 훈춘은 2012년 중국 최초로 국제협력 시범지구로 지정돼 150억 위안을 투자 받을 정도로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다.

러시아도 중국에 질세라 극동지역 개발을 위한 ‘그랜드 플랜’을 내놓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한 연해주 15개 주요 도시에 무관세 및 간소화된 통관 절차를 갖춘 자유항 제도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10월12일 푸틴 대통령 서명으로 공식 발효시켰다. 올 3월20일 발효된 극동 선도개발구역 법안도 러시아가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삼을 만큼 관심이 크다. 선도개발구역은 아시아태평양 주요 도시의 경제특구 또는 자유경제구역을 본떠 조세혜택과 규제완화를 기반으로 국내외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 프로젝트는 중국과 한국, 북한 등 주변국들과의 협력과 투자유치를 전제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1~2년 동안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극동개발부 장관 등 경제 관계 고위 인사들이 남북 양쪽을 번갈아 가며 잦은 방문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20년간 거주한 한 교민은 “러시아 전체가 워낙 경기침체에 시달리다 보니 극동개발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전했다.

지난달 23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시베리아횡단열차를 타려는 관광객들이 블라디보스토크 역 플랫폼에 줄지어 서있다. 러시아는 접경지역 개발을 위한 인프라 확대 차원에서 중국이나 북한으로 연결되는 철도 및 도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배우한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블라디보스토크ㆍ자루비노ㆍ크라스키노ㆍ훈춘ㆍ백두산ㆍ옌지ㆍ단둥ㆍ선양

=강철원기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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