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내 고향은 지금(11)]“석달만 농사 지으면 되는데 왜 한국 갑니까?”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6월25일 14시53분    조회:124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특별기획―‘내 고향은 지금(11)’[서란편―신선촌]

 

날마다 이른새벽 다섯시면 논물을 관리하러 논에 나오는 박영철 툰장.

-호안강변의 마지막 조선족농사군 박영철의 논밭사랑

“중국에서 농사를 지으면 석달만 바짝 일해도 1년 수입을 다 벌 수 있는데 왜 굳이 한국에 갑니까? 게다가 논도 내거라서 누구의 눈치든 볼 필요가 없고 삯군을 고용해 쓰다보니 스스로 고된 로동을 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떵떵거리며 큰소리도 칠수 있고 말입니다.”

신선툰의 유일한 조선족농사군 박영철(朴永哲)이 심드렁해 내뱉은 말이다.

길림신문사 한정일 부총편(왼쪽 세번째)의 취재를 받고있는 박영철 툰장(왼쪽 사람).

박영철은 모아산기슭, 호안강변에 자리잡은 서란시 신안향 신선촌 신선툰의 툰장이다. 64세 말띠인 그는 툰에서 ‘막내’이고 유일한 남자로동력이다.

최근 년간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신안향에 있던 신안촌, 리화촌, 룡두산촌, 회방촌 등 4개 촌은 향소재지에 있는 신선촌에 합병되였고 원래의 다섯개 촌은 현재 모두 툰으로 되였다. 여러 개 자연툰이 직경 30리내에 삼삼오오 흩어져있다.

신선촌에는 지난 세기 20~30년대에 우리 선조들이 피땀을 쏟으며 일구어놓은 논이 600헥타르, 그중 신선툰에는 도합 50헥타르가 있다. 그중 조선족이 부치는 논은 촌 경작지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박영철내외가 부치는 고작 5헥타르가 전부다. 남은 595헥타르는 근 200가구의 타민족 농민들에게 넘겨진지 오래 됐다.

출국바람이 불면서 조선족농민들이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논을 부랴부랴 헐값에 넘기다보니 신선툰의 논 임대료는 무(1000평방메터)당 고작 700원에 불과하다. 이는 주변 향진과 비교할수도 없이 저렴한 가격이다. 평안진 일부 촌의 임대비용 17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뿐더러 같은 촌에 있는 회방툰의 1100원의 절반나마 되는 가격이다. 게다가 무당 200원씩 내려오는 국가의 농업직접보조금도 논을 부치는 사람들에게 지급되고있다.

서란시 신안향 신선촌 신선툰의 ‘막내’이고 유일한 남자로동력인 64세 박영철 툰장.

그 뿐만이 아니다. 촌민들이 출국하면서 집에다 집터까지 얹어서 헐값에 타민족들에게 넘기다보니 이젠 마을에 돌아오고싶어도 귀향민들을 받아줄 집마저 없는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년간 한국에 갔다가 고향마을에 돌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대신 서란시내에 아빠트를 구매하여 사는 사람은 오히려 늘고있다. 현재 툰에는 조선족가구가 박영철네를 포함하여 4가구뿐, 그외에 몇해전 룡두산툰에서 이사해온 촌지부서기 강일남(63세)을 포함하여 외래 조선족호가 5가구 있다.

신선촌에 조선어 영업집 간판이라고는 받침 하나가 떨어져나간 불고기맥주집 하나만 달랑 남아있다.

과거 향의 중심거리에 조선족들이 운영하는 식당, 상점, 노래방들이 호황을 맞던 일은 력사의 한페지로 되여버린지 오래 됐고 조선어간판이라고는 받침 하나가 떨어져나간 불고기맥주집 하나만 달랑 남아있다.

박영철은 새벽 4시에 일어나면 마을 남쪽과 북쪽에 각각 2.5헥타르좌우씩 나눠져있는 논에 논물관리를 나간다. 매일 평균 3만 5천보이상 걷는다며 박영철은 스마트폰을 꺼내서 보여준다. 하지만 일년에 이런 농망기는 고작 3개월뿐이란다. 대부분 농사를 삯군들이 하고 본인은 감독만 하면 되지만 한해 농사 순수입 8만원은 올릴수 있다고 한다.

논물관리에 나선 박영철 툰장과 강일남 촌지부서기.

촌의 강일남서기의 소개에 따르면 박영철은 벼농사기술이 뛰여나고 부지런하기에 마을의 논물관리를 맡았는데 마을 논을 다루고있는 타민족 농민들은 논농사에 애로가 있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를 찾아 해결하기에 급시우로 불리운다. 결국 신선툰 전반 논농사의 파수군인 셈이다.

농한기 여유시간이 많으니 해마다 6월부터 마을에서 10리 떨어진 서산에 올라가 천마, 버섯, 호두 등을 채집하는데 장사군들이 차를 몰고 와서 현장에서 수구, 부업수입도 톡톡하다.

서란시 신안향 신선촌 신선툰의 ‘막내’이고 유일한 남자로동력인 박영철 툰장과 안해 동미옥씨.

매달 4일, 14일, 24일이면 향소재지 중심거리에서는 장마당이 펼쳐진다. 장사군들속에 어눌한 한어로 “사구려!”를 부르는 한 녀인이 있다. 바로 박영철씨의 안해 동미옥(61세)씨다.

처녀때 고향인 룡정시 로투구진에서 신선촌에 살고있는 친오빠네 집에 놀러 왔다가 우연하게 만난 순박한 청년 박영철과 인연이 혼인으로 이어져 신선촌에 눌러앉은지가 근 40년이 되였다.

동미옥은 남편이 철마다 손수 뜯어오고 캐온 천마, 버섯, 호두와 강에서 잡아올린 물고기 그리고 터밭에 심어 키운 남새 등을 향 중심거리에서 펼쳐지는 장날마다 갖고나가서 판다. 조선족으로서는 유일한 장사군인 그녀에게 “돈 몇푼 되지도 않는데 부끄럽지 않냐?”고 푸념하는 조선족 이웃들이 간혹 있다. 그때마다 “남들처럼 한국에 가서 목돈을 버는것도 아닌데 한푼이라도 더 모을수 있을때 모아야지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는 그녀는 “마실을 나가려 해도 이웃에 조선족이 없다보니 타민족 아낙들과 어우려져 그들속의 일부분이 된지 오래 됐다.”고 말했다.

근 반세기동안 벼농사를 해오며 뼈가 굵어진 다부진 몸매의 박영철도 이젠 허리가 휘기 시작했다.

“농사는 올해까지만 지을거다.”

이는 박영철이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근 반세기동안 벼농사를 해오며 뼈가 굵어진 다부진 몸매의 박영철도 이젠 허리가 휘기 시작했다.

서란에 사는 맏딸, 절강성 의오에 사는 둘째딸, 귀주성 귀양에 있는 아직 미혼인 셋째딸까지 “이젠 농사일를 접고 걱정 말고 편히 쉬라”는 딸들의 세박자 잔소리도 질릴 때가 됐다.

하지만 “내가 몇해만 더 늙어서 진짜로 농사를 지을수 없게 되면 이 툰의 경작지는 전부 타민족의 손에 넘어갈 것이고 우리 선조들이 어렵게 일구어놓은 논농사의 대가 끊길 게 뻔하다. 그래서 더욱 포기할수가 없는 것 같다.”

모아산기슭, 호안강변의 조선족 논농사의 파수군-박영철이 투박하게 내뱉은 말이 듣는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길림신문/유경봉 한정일 기자, 배영춘통신원

 

본사 유경봉기자(오른쪽 두번째)와 배영춘통신원(왼쪽 첫번째) 등의 취재를 받고있는 박영철 툰장.

근 반세기동안 벼농사를 해오며 뼈가 굵어진 다부진 몸매의 박영철도 이젠 허리가 휘기 시작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070
  • 24일, 제1회 중국 길림 연변·로씨야 극동 변경시장 협력회의가 훈춘에서 소집됐다. 회의주제는 중로 린접지역 도시사이의 협력기틀을 구축하고 공동발전을 촉진하는것이다. 회의는 주당위 부서기이며 주장인 리경호가 사회했다.  전국인대 상무위원회 원 부위원장이며 중국두만강지역 개발대상 전문가소조 조장...
  • 2013-10-25
  • 22일, 성당위 상무위원회에서 “2012년 현구역종합발전 우수단위를 표창, 장려할데 관한 성당위와 성정부의 결정”을 통과했는데 연길시가 발전 질, 속도와 민생 지속적개선 면에서 전 성 42개 현(시,쌍양구,강원구)중 특출하여 현(시)가운데서 유일하게 현구역종합발전 1등상의 영예를 획득했다. 최근 몇년동안...
  • 2013-10-25
  • 벼 종합수확기 1   벼 종합수확기 2   벼 종합수확기 3   벼 종합수확기 4   벼 종합수확기 5   옥수수 종합수확기 1   옥수수 종합수확기 2   올 가을 우리 주에서 가을걷이에 종합수확기를 대량 투입했습니다. 지금까지 전주 기계화수확률이 80%를 초과했습니다. 경작지 3헥타르를 ...
  • 2013-10-25
  •   세계각지 800명 참여··· 박근혜 대통령 축사 보내 격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는 김영선 주인도네시아 대사의 기조연설과 함께 막이 올랐다. 해외각지에서 온 월드옥타 회원과 차세대 및 국내외 내빈 등 8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이번 대회에는 특히 박근혜 ...
  • 2013-10-25
  •     지난 2008년 8월 정식 시공에 들어간 연길신세대기상레이다탑이 2014년 상반년에 정식으로 준공되여 사용에 교부될 전망이다. 기상레이다탑은 모아산 동쪽에 위치, 부지면적이 1.2헥타르, 총건축면적은 1.14만평방메터, 총투자가 1억천5백만원에 달하며 현재까지 이미 4000만원이 투입된 상황이다. 현재 기상...
  • 2013-10-24
  •   (흑룡강신문=하얼빈)마국광 기자=현대자동차 한국요리 체험행사가 지난 19일 수입현대 하얼빈남성딜러점에서 열렸다.   현지 언론과 자동차애호가를 비롯해 50여명이 한국음식문화를 체험했다. 주중한국문화원 한국요리사 김성숙 여사가 떡볶이와 김밥을 만드는 방법을 전수했다.   행사는 전부 한국에서 들여온 녹...
  • 2013-10-24
  • 일전, 기자가 연길시부동산관리국으로부터 알아본데 따르면 현재 일부 부동산 개발상과 판매처에서는 여전히 집금 혹은 단체구매의 우대방식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있다. 연길시부동산관리국 부국장 손해는 “집금주택건설은 정부, 단위와 개인 3방에서 자금을 내여 부동산건설원가를 부담하는것을 말하는데 이런 제도...
  • 2013-10-24
  • 최근 “저금리, 저성장”으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상가구매에 속속 관심을 쏟고있다. 상가를 구매함에 있어도 주택구매에서와 마찬가지로 수익성을 확실히 따져야 하는바 관련된 노하우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 해당건물과 더불어 주변상가수익률도 조사해야: 상가투자에서 가장...
  • 2013-10-24
  •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연길시민들의 주요 김장남새인 배추, 무우, 고추, 대파 등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올랐다. 20일 이른 아침, 만원도매시장은  섭씨 령도를 밑도는 쌀쌀한 날씨임에도 가을남새저장준비에 나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장안의 한 비닐하우스 남새재배, 판매호는 겨울내 먹을 남새를 저장하던...
  • 2013-10-24
  •   (흑룡강신문=연변)윤운걸 길림성 특파원=자고로 주류민족인 한족은 돼지고기를 즐기지만 조선족은 쇠고기를 즐기고 있다.   올해 연길시에서 쇠고기값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지금 킬로그람당 60여위안이나 치달았다.그래서 조선족가정에서 웬만한 수입으로는 쇠고기를 사먹기 힘든 상태이고 일부 조선족은 &ld...
  • 2013-10-2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