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내 고향은 지금(11)]“석달만 농사 지으면 되는데 왜 한국 갑니까?”
조글로미디어(ZOGLO) 2018년6월25일 14시53분    조회:123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개혁개방 40주년 기념 특별기획―‘내 고향은 지금(11)’[서란편―신선촌]

 

날마다 이른새벽 다섯시면 논물을 관리하러 논에 나오는 박영철 툰장.

-호안강변의 마지막 조선족농사군 박영철의 논밭사랑

“중국에서 농사를 지으면 석달만 바짝 일해도 1년 수입을 다 벌 수 있는데 왜 굳이 한국에 갑니까? 게다가 논도 내거라서 누구의 눈치든 볼 필요가 없고 삯군을 고용해 쓰다보니 스스로 고된 로동을 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떵떵거리며 큰소리도 칠수 있고 말입니다.”

신선툰의 유일한 조선족농사군 박영철(朴永哲)이 심드렁해 내뱉은 말이다.

길림신문사 한정일 부총편(왼쪽 세번째)의 취재를 받고있는 박영철 툰장(왼쪽 사람).

박영철은 모아산기슭, 호안강변에 자리잡은 서란시 신안향 신선촌 신선툰의 툰장이다. 64세 말띠인 그는 툰에서 ‘막내’이고 유일한 남자로동력이다.

최근 년간 급격한 인구감소로 인해 신안향에 있던 신안촌, 리화촌, 룡두산촌, 회방촌 등 4개 촌은 향소재지에 있는 신선촌에 합병되였고 원래의 다섯개 촌은 현재 모두 툰으로 되였다. 여러 개 자연툰이 직경 30리내에 삼삼오오 흩어져있다.

신선촌에는 지난 세기 20~30년대에 우리 선조들이 피땀을 쏟으며 일구어놓은 논이 600헥타르, 그중 신선툰에는 도합 50헥타르가 있다. 그중 조선족이 부치는 논은 촌 경작지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박영철내외가 부치는 고작 5헥타르가 전부다. 남은 595헥타르는 근 200가구의 타민족 농민들에게 넘겨진지 오래 됐다.

출국바람이 불면서 조선족농민들이 한국으로 떠나기 전에 논을 부랴부랴 헐값에 넘기다보니 신선툰의 논 임대료는 무(1000평방메터)당 고작 700원에 불과하다. 이는 주변 향진과 비교할수도 없이 저렴한 가격이다. 평안진 일부 촌의 임대비용 17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뿐더러 같은 촌에 있는 회방툰의 1100원의 절반나마 되는 가격이다. 게다가 무당 200원씩 내려오는 국가의 농업직접보조금도 논을 부치는 사람들에게 지급되고있다.

서란시 신안향 신선촌 신선툰의 ‘막내’이고 유일한 남자로동력인 64세 박영철 툰장.

그 뿐만이 아니다. 촌민들이 출국하면서 집에다 집터까지 얹어서 헐값에 타민족들에게 넘기다보니 이젠 마을에 돌아오고싶어도 귀향민들을 받아줄 집마저 없는 형편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년간 한국에 갔다가 고향마을에 돌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대신 서란시내에 아빠트를 구매하여 사는 사람은 오히려 늘고있다. 현재 툰에는 조선족가구가 박영철네를 포함하여 4가구뿐, 그외에 몇해전 룡두산툰에서 이사해온 촌지부서기 강일남(63세)을 포함하여 외래 조선족호가 5가구 있다.

신선촌에 조선어 영업집 간판이라고는 받침 하나가 떨어져나간 불고기맥주집 하나만 달랑 남아있다.

과거 향의 중심거리에 조선족들이 운영하는 식당, 상점, 노래방들이 호황을 맞던 일은 력사의 한페지로 되여버린지 오래 됐고 조선어간판이라고는 받침 하나가 떨어져나간 불고기맥주집 하나만 달랑 남아있다.

박영철은 새벽 4시에 일어나면 마을 남쪽과 북쪽에 각각 2.5헥타르좌우씩 나눠져있는 논에 논물관리를 나간다. 매일 평균 3만 5천보이상 걷는다며 박영철은 스마트폰을 꺼내서 보여준다. 하지만 일년에 이런 농망기는 고작 3개월뿐이란다. 대부분 농사를 삯군들이 하고 본인은 감독만 하면 되지만 한해 농사 순수입 8만원은 올릴수 있다고 한다.

논물관리에 나선 박영철 툰장과 강일남 촌지부서기.

촌의 강일남서기의 소개에 따르면 박영철은 벼농사기술이 뛰여나고 부지런하기에 마을의 논물관리를 맡았는데 마을 논을 다루고있는 타민족 농민들은 논농사에 애로가 있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를 찾아 해결하기에 급시우로 불리운다. 결국 신선툰 전반 논농사의 파수군인 셈이다.

농한기 여유시간이 많으니 해마다 6월부터 마을에서 10리 떨어진 서산에 올라가 천마, 버섯, 호두 등을 채집하는데 장사군들이 차를 몰고 와서 현장에서 수구, 부업수입도 톡톡하다.

서란시 신안향 신선촌 신선툰의 ‘막내’이고 유일한 남자로동력인 박영철 툰장과 안해 동미옥씨.

매달 4일, 14일, 24일이면 향소재지 중심거리에서는 장마당이 펼쳐진다. 장사군들속에 어눌한 한어로 “사구려!”를 부르는 한 녀인이 있다. 바로 박영철씨의 안해 동미옥(61세)씨다.

처녀때 고향인 룡정시 로투구진에서 신선촌에 살고있는 친오빠네 집에 놀러 왔다가 우연하게 만난 순박한 청년 박영철과 인연이 혼인으로 이어져 신선촌에 눌러앉은지가 근 40년이 되였다.

동미옥은 남편이 철마다 손수 뜯어오고 캐온 천마, 버섯, 호두와 강에서 잡아올린 물고기 그리고 터밭에 심어 키운 남새 등을 향 중심거리에서 펼쳐지는 장날마다 갖고나가서 판다. 조선족으로서는 유일한 장사군인 그녀에게 “돈 몇푼 되지도 않는데 부끄럽지 않냐?”고 푸념하는 조선족 이웃들이 간혹 있다. 그때마다 “남들처럼 한국에 가서 목돈을 버는것도 아닌데 한푼이라도 더 모을수 있을때 모아야지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는 그녀는 “마실을 나가려 해도 이웃에 조선족이 없다보니 타민족 아낙들과 어우려져 그들속의 일부분이 된지 오래 됐다.”고 말했다.

근 반세기동안 벼농사를 해오며 뼈가 굵어진 다부진 몸매의 박영철도 이젠 허리가 휘기 시작했다.

“농사는 올해까지만 지을거다.”

이는 박영철이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근 반세기동안 벼농사를 해오며 뼈가 굵어진 다부진 몸매의 박영철도 이젠 허리가 휘기 시작했다.

서란에 사는 맏딸, 절강성 의오에 사는 둘째딸, 귀주성 귀양에 있는 아직 미혼인 셋째딸까지 “이젠 농사일를 접고 걱정 말고 편히 쉬라”는 딸들의 세박자 잔소리도 질릴 때가 됐다.

하지만 “내가 몇해만 더 늙어서 진짜로 농사를 지을수 없게 되면 이 툰의 경작지는 전부 타민족의 손에 넘어갈 것이고 우리 선조들이 어렵게 일구어놓은 논농사의 대가 끊길 게 뻔하다. 그래서 더욱 포기할수가 없는 것 같다.”

모아산기슭, 호안강변의 조선족 논농사의 파수군-박영철이 투박하게 내뱉은 말이 듣는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길림신문/유경봉 한정일 기자, 배영춘통신원

 

본사 유경봉기자(오른쪽 두번째)와 배영춘통신원(왼쪽 첫번째) 등의 취재를 받고있는 박영철 툰장.

근 반세기동안 벼농사를 해오며 뼈가 굵어진 다부진 몸매의 박영철도 이젠 허리가 휘기 시작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070
  • 국경절 황금련후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정책과 더불어 주내 많은 관광지에서 입장료 할인정책이 실시되면서 관광시장이 호황세를 보였다. 돈화륙정산풍경구에는 지혜의 등을 밝히고 기복카드를 거는 등 행사를 조직했는데 륙정산풍경구 책임자에 의하면 “국경절기간 입장료를 30% 가량 할인했으며 관광객들은 옥불...
  • 2013-10-08
  • 27일, 전국 500강 기업인 장춘구아집단과 연길백화청사가 공동으로 훈춘시에 일떠세운 원스톱 쇼핑쎈터가 개업했다. 장춘구아집단주식유한회사는 국내 대형상업기업으로서 1984년에 설립되였다. 29년 동안 리사장 조화평...
  • 2013-10-05
  • 하서촌 당지부서기겸 촌민위원회 주임 관언영   기지에서는 남새 외 딸기,수박,참외 등 과일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지 면적이 10여헥타르 늘었고 온실 16개, 비닐하우스가 90여개에 달합니다.     온실   촌민들이 유기비료를 발효시키는 온실에 비닐박막을 씌우고 철사를 고정시...
  • 2013-10-04
  • 지난 9월 29일에 열린 주 및 화룡시기계화가을걷이 현장회   올해 저온랭해 등 자연재해를 이겨내고 어거리풍작을 거둔 우리 주 농촌들에서 기계화가을걷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평강벌일대에 있는 화룡시 동성진 광동촌 벼재배기집니다.    알알이 염근 벼이삭들이 서늘한 가을바람을 타고 황...
  • 2013-10-04
  • 《10.1》황금주를 앞두고 북경시의 첫 시급 관광안내소가 정식으로 천안문광장 동쪽에 설치돼 관광객들을 맞이하고있다. 《일찍 북경시의 적지 않은 풍경구에 관광안내소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마침 천안문안내소개업날에 천안문에 오게 됐다》. 26일 집식구들과 함께 천안문광장 유람을 온 호북 리박의 말이다. 국가박물...
  • 2013-09-28
  • 김광서 씨(오른쪽)와 저장성 중국 단독투자법인 관계자가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본사기자   (흑룡강신문=하얼빈) 조선족 기업인이 경영하는 국제 선진 친환경 건자재제품 헤이룽장 총판이 지난 25일 개업했다.   하얼빈의 기업가 출신인 김광서(47)씨는 일본 최대 친환경 건설 및 인테리어 업체인 '다이켄(大建)...
  • 2013-09-27
  • -도문형통양조유한회사 최형길사장의 일가견 《우리는 살아있는 술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서 늘 감주의 질에 대해 강조하는 최형길사장(중간사람). 최근 《연변의 여름》-2013 두만강문화관광축제와 연길두만강투자무역박람회에서 《미아리(米阿利)》 표 100%활성화 막걸리로 현지 한족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인 ...
  • 2013-09-27
  • 부동산관리국 감독관리 실시   개발상이 분양주택 구매자의 예매금을 람용하는 불법행위를 효과적으로 다스리고 분양주택 거래 쌍방의 합법적리익을 수호하는데 도움을 주고저 일전 연길시인민정부 제8차 상무회의는 “연길시 분양주택예매금 감독관리 실시세칙”(이하 “세칙”으로 략함)을 실시...
  • 2013-09-26
  • 9월 30일, 10월 13일 시운행 중국, 조선, 로씨야 3국 주요관광지를 잇는 연길-평양-울라지보스또크 전세기관광상품이 곧 출시할것으로 알려졌다. 연변천우국제려행사 지금녀총경리에 따르면 관련 관광코스는 5박 6일(가격 인당 5280원)로서 오는 9월 30일과 10월 13일에 시운행을 하고 래년에 정식운행을 할 계획이다. 소개...
  • 2013-09-26
  •   길림시 길림-료녕초시(吉草)고속도로 부근에 높이 6메터되는 팽이조형물이 경사진 형태로 당장이라도 넘어질듯 아슬아슬한 모습으로 행인들의 눈길을 끌고있다. 설계자의 한 사람인 동북사범대학 미술학원 조각전공 곽수의교수에 따르면 이 팽이는 높이가 6메터, 직경이 5메터, 무게가 약 5톤이다. 길림신문
  • 2013-09-2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