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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동범-조선족 제2대 대표연극인
조글로미디어(ZOGLO) 2008년12월16일 14시27분    조회:9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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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대 연극인 리동범

국가1급배우인 리동범선생은 개혁개방후 장막연극 《장백의 아들》이 다시 관객들과 대면할 때 허동활선생의 뒤를 이어 주인공 박철역을 맡으면서 중국조선족 제2대 연극인의 상징으로 각광을 받았고 그후 한시기 《리동범시대》로 연극계를 화려하게 장식한 우수한 연극인이다.

전업지식도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하고 학력이라야 두번을 꺾어 초중을 졸업한것이 전부인 그가 무대인생에서 뛰여난 성과를 이룩하게 된것은 연극사업에 대한 무한한 열애, 드높은 열정,끝없는 노력의 결과라고 말할수 있다.

우연하게 선택한 연극인생
리동범선생이 연극인생을 선택하게 된것은 순전히 우연이였다고 한다.

1942년 룡정시 용신향의 가난한 농민가정에서 태여난 리동범선생은 1950년대 후반기에 초중인 룡정시2중에 입학하였는데 째지게 가난한 살림에 힘들게 아들의 뒤바라지를 하는  부모님들이 안쓰러워 2학년때에 자원퇴학하였다. 고향에 돌아가 농사일을 하던 그는 1년후 용신에 농업중학교가 일떠서면서 다시 초중 2학년에 들어가 공부를 계속했다.

3학년때인 1960년도 모내기철이였다. 학교에서 이천에 가서 모내기를 하는데 당시 연변연극단 연출이였던 원주삼선생이 배우모집을 내려왔다가 숱한 중학생들가운데서 리동범선생을 맘에 들어하면서 며칠후 연길에 와서 시험에 참가하라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문학에 흥취가 있어 책읽기를 좋아했을뿐 연극에 대해서 문맹이나 다름없은 그는 덩덩한김에 연길까지 왔지만 시험장소에 무려 200∼300명 젊은이들이 대기하고있는것을 보고는 지레 겁을 먹었다. 그것도 그럴것이 멋진 양복을 차려입은 사람들도 많은데 허술한 옷차림으로 모처럼 연길행차를 한 촌바우가 그들과 경쟁을 한다는것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하는 주저심이 들었기때문이였다.

그렇다고 되돌아갈수도 없게 된 그는 마지못해 차례를 기다려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예상밖으로 집안에 연기가 꽉 차있다는것을 표현해보라는 간단한 문제를 내주는것이였다.

잠간 생각해보고난 선생은 기침도 하고 문을 열어놓는 시늉도 하면서 나름대로 집안의 연기를 없애느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것이 시험관들의 눈에 들어 합격될줄이야?!

그해 7월에 연변연극단으로부터 합격통지서를 받은 리동범선생은 뒤따라 보낸다는 정식출근통지를 눈이 빠지게 기다렸다. 그런데 웬 영문인지 초중졸업시험이 끝나고 고중에 진학한 동학들이 학교로 떠나갈 때까지 감감 무소식이였다. 그동안 갑갑증이 나서 두번이나 연길에 다녀와도 통지를 기다리라는 대답뿐이였다. 

고중시험도 못치고 손꼽아 기다렸는데 이러다간 게도 구럭도 다 놓치겠다고 생각한 선생은 아예 연길에 가서 기다릴 작정을 했다. 그래서 시험합격통지서를 가지고 공사에 가서 무작정 호적을 떼달라고 지청구를 들이댔다.

사정사정해서 호적이전증명을 뗀후 이불짐을 둘러메고 연극단에 찾아가니 해당 일군들은 통지도 내려보내지 않았는데 벌써 왔느냐고 하면서 아마 두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시름을 놓을수 없게 된 그는 림시로동자로 연길도살장건설장에 취직을 하고 그곳에서 먹고 자면서10월 24일 연변연극단에 정식 출근하는 날까지 꼬박 두달간 참을성있게 기다렸다.

《범무서운줄 모르던》 시절
연변연극단에 발을 들여놓은 리동범선생은 처음에는 연극 《붉은선》 등에서 대사 한마디 없는 군중배역을 맡았고 얼마후에는 번역극 《홍기보》에서 첫대사를 선보이는 단역을 맡았다. 이 배역은 주역은 아니지만 전반 연극을 끌고나가야 할 첫대사를 책임진 까닭에 꽤나 중시를 받고있었다. 연출을 통해 이 배역의 중요성을 알게 된 선생은 련습할 때부터 연출의 의도에 따라 연기를 제대로 하느라 신경을 퍼그나 썼다. 그리하여 정식으로 공연할 때에는 《처음 보는 배우가 괜찮네. 장차 연극을 할만하겠어.》라는 평가를 받게 되였다.

리동범선생이 처음으로 주요한 배역을 맡게 된것은 알바니아작품을 번역한 연극 《어부의 집》에서였다. 당시 선생이 맡은 인물 비리터는 어부네 가족성원중의 일원으로서 인물성격을 제대로 구비한 인물이였다. 이 인물형상을 제대로 창조하기 위해 선생은 서방영화도 관람하고 외국소설도 읽으며 인물성격을 파악하기에 고심하는 한편 저녁마다 거리를 거닐며 대본을 암송했다. 기억나지 않는 대목이 있으면 가로등아래에서 잠간 읽어보고는 또다시 어둠속으로 사라지군 했는데 대사를 외우는데만 정신을 집중하다보니 때로는 어두운 곳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청춘남녀들을 건드려놓아 욕을 먹기도 했다.

밤에 잠자리에 들어서도 사색을 거듭하면서 노력한 보람으로 의식이 트기 시작했는지 련습할 때부터 제법 연기를 펼칠수 있었는데 연출을 맡은 허동활선생은 리동범선생의 표현을 보자마자 무릎을 탁 치며 《그래. 바로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환성을 올렸다. 그번에 비리터의 인물형상이 성공적으로 부각되면서 연극 《어부의 집》도 긍정을 받게 되였는데 그시기 연변연극단 단장으로 사업한 박영일선생은 일부러 평론까지 써서 신진배우가 큰일을 해냈다고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이때로부터 리동범선생은 연기실력이 대단하다고 소문이 나서 새로운 연극을 무대에 올릴 때면 95%는 주역이 차례졌다. 이렇게 되여 선생은 번역작품들인 《네온등밑에 선 초병》, 《붉은 바위》, 《잊어서는 안된다》, 《동진서곡》 등 많은 번역작품에서 주인공의 형상을 부각하였고 《초유록》에서는 생기발랄한 동네청년의 배역외에도 해설까지 맡고 전반 연극을 이끌어갔으며 황봉룡선생이 창작한 연극 《광활한 천지》에서는 류창은의 배역을 맡는 등 활약을 펼쳐가기도 했다.

간난신고를 헤쳐가던 나날
40여년간의 연극인생을 뒤돌아보며 리동범선생은 《처음에 주역을 맡겨줄 때는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는것처럼 어느 배역이나 다 할수 있다고 덤벼들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중요한 배역이 차례지면 내가 진짜 이 배역을 제대로 소화해낼수 있을가 하는 우려가 들면서 그 어떤 배역이든지 등한시하지 않고 연기에 정진하게 되였답니다.》라고 고백한다.

1969년 겨울에 가족을 거느리고 당시의 연길현 동성공사 동성8대에 하방을 내려간 리동범선생은 대대문예선전대를 꾸리고 문예종목을 련습하여 현문예경연에서 1등을 따내였고 주문예경연에 참가할 자격을 얻었으며 공사당대표대회가 열릴 때에는 연동대대에 하방을 내려간 리창선선생과 함께 《홍등기》 제5막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농촌생활 1년 반만에 연변연극단에 돌아온 선생은 《홍등기》(리옥화), 《두견산》(뢰강), 《위호산을 지혜롭게 탈취》(리용기) ,《만수천산》(라부영장) 등 많은 번역작품들에서 주역을 맡았는데 진짜로 대가를 지불하며 창조한 예술형상은 그래도 《만수천산》에서의 라부영장이라고 할수 있다.

연변연극단에서 《만수천산》을 무대에 올리기로 한것은 1975년 11월 11일의 특대교통사고로 여러명의 골간을 잃은지 약 한달이 지나서였다. 사고당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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