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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모녀 축구팬
2019년 11월 16일 17시 59분  조회:890  추천:0  작성자: 선수기
열여덟살 딸아이 라디오에서 나는 축구 승전 소식을 들으면서 슬그머니 눈물을 훔친다.

어김없는 이 엄마의 모습이다.

나는 쓰윽~ 웃으면서 "너 우는거야 허허~"

딸애는 "네에~진짜 감동입니다" 한다.

그러면서 "엄마, 이번주 토요일 축구표 석장을 끊어주세요, 친구들 같이 응원을 가겠습니다. 엄마, 스티브 선수의 싸인을 받고 싶은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엄마 인맥 다 동원해 보세요"라고 한다.

고중2학년인 딸애와 나는 축구때문에 울고 웃는 열혈모녀축구팬이다.

딸애는 요즘 스티브선수의 싸인을 받겠다고 엄마를 못살게 굴며 온갖 애교를 다 부린다.

전번날 북경 북공과의 홈장경기에서 5:0 으로 이겼을때 일이다.

나와 딸애는 축구경기 내내 너무 박수를 쳐서 손바닥이 다 얼얼해나고 너무 좋아 목청껏 웨치다나니 상반전에 이미 목이 다 쉬여버려 후반전부터는 안타깝지만 소리도 못치고 그저 두손을 높이쳐들고 기립박수로 환호하고 응원할수밖에 없었다.

목이 아프고 쉬여서 허스키한 목소리로, 맥이 없을때까지 딸애는 계속 응원했다.

그래도 애들은 애들이다. 그날 돌아와서 며칠동안 목캔디를 쭉~ 먹고서야 목상태가 좀 나아졌다 .

"2륜 앞당겨 슈퍼리그에로의 진출!" 라디오에서 일년 내내 안타깝게 조바심을 태우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좋은 소식이 전해진다.

박태하감독은 매체에서 “우승과 준우승은 의미가 다르다”고 한다. 어느새 코등이 찡~해나고 눈가에 눈물이 핑~돈다.

이런 알싸한 감정이 어디 나뿐일가?
29륜 경기때 보라. 눈물범벅이 되여 구경하는 관람자들을, 지금 생각하도 속이 뭉클하다.

예로부터 축구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였다. 특히 연변축구는 명실공히 우리 연변 조선민족의 자존심뿐만이 아닌 지구촌 조선민족의 자부심이다. 하기에 조선민족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에서 생활하든 너나없이 다 눈물을 머금고 맞이한 가슴 뿌듯한소식이였을것이다.

나는 늘 하던대로 가게에서 바쁜 일손을 멈추고 연변축구가 갑급리그에서 슈퍼리그에로 진출한 소식을 흥분에 겨워서 위쳇모멘트에 옮기느라, 이그룹, 저그룹에 전하느라 여념이 없다. 누가 월급 주는것도 아니고 칭찬하는것도 아닌 일에 이렇게 성수나고 즐거울수가 있을까?

아마 올 일년을 "기자"가 아닌 "기자"로 묵묵히 축구소식을 제일 먼저 모멘트에 올리느라 돌아쳤던것 같다. 올 한해는 연변축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 한해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하는데 다시 슈퍼리그로 등극하기까지는 장장 15년 만이다.

기쁘고 울컥하고 내 마음을 통째로 앗아간 연변 축구, 홈장에서 프로축구가 주는 즐거움은 정말 하나의 예술이고힐링이다. 선수들이 헤딩하는 멋진 동작, 악착스레 상대팀 한테서 공 뺏는 의지와 노력, 개인기술, 전략들, 축구팬들을 축구에 미치도록 빠져들게 하는 매력인 같다. 꼴이터질때마다 느끼게 되는 그 짜릿함, 그냥 세상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다.

이 순간 만큼은 모든 세상의 번뇌와 스트레스 싹 잊고 축구삼매경에 빠져보자.

바로 그 멋에 얼마나 많은 나와 같은 무명축구팬들이 축구와 같이 울고 웃었던가?

그래서 요즘 나는 상대가 축구에 대해서 알고 모르고 관심있고 없고를 떠나서 축구얘기만하는 축구수다쟁이가 되고 말았다.

축구 하면 빠뜨릴수 없는 축구팬들의 의리 또한 잔디밭에서 열정을 쏟아 붓는 축구선수 못지 않게 짠~하게 안겨오는 감동이다.

축구팬 그룹의 숨은 축구해설자들, 전략가들, 분석가들, 소식통들 덕분에 나는 올 한해 여러 시각으로 축구를 즐길수 있게 되였고 조금은 더 "박식"한 축구팬이 되였다. 축구가 있는 날과 축구 있기 전날은 축구팬 위쳇그룹의 명절 날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모아진 위쳇 축구팬그룹의 구호는

“이겨도 내 형제 져도 내 형제”,
“승리하자 우리 연변”이다.

삼복철 해볕이 쨍쨍 쬐는 땡볕에도 그늘도 없는 10구역, 15구역에서 경기 두세시간 전부터 기발 들고, 플래카드 들고, 북 들고, 빨간 유니폼을 통일로 차려입은 이들이 보인다. “아리랑”을 높이 부르면서 경기만 시작하면 아낌없는 응원으로 축구선수들에게 홈장에서의 우세를 마음껏 누리게끔 사기를 불어준다.

그 의리에 코등이 시큰시큰해나고 그 기세에 가슴이 찡~저려나게 감동을 먹게 된다.

그 분위기에 빠져보느라면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도 이런 울림이 들리는듯하다

"박태하 감독님 감사합니다 !" “연변축구여 ! 비상하라!” 올 한해의 축구시즌을 마무리하며 올 일년 연변 장백산 축구때문에 받은 신선한 충격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지금 이 시각, 어제일처럼 떠오른다.

● 하태균 선수가 이적할가봐 열혈 축구팬들이 모멘트를 도배하던 일… 체육장에서제일 열심히 뛰는 찰든과 스티브의 노력에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던 일…

● 축구가 완승한 날에는 꼴넣는 장면들이 자꾸 눈앞에 얼른거려서 달콤한 흥분에 잠들수 없던 일…

● 할빈팀과의 경기에서 무패행진 기록이 깨지게 되니 너무 기분 상한 나머지 웬지 내 장사도 같이 슬럼프를 겪던 일, 그 이후로는 쭉 홈장이 아닌 집에서 텔레비로 시청할때에도 빨간유니폼을 입고 옹근 마음으로 응원 하던 일…

● 지금은 기실 스티브팬이 되였지만 애초엔 하태균이 여차여차 멋있는 미남이라고까지 벼라별 유혹을 다 주면서 고2인 딸애를 축구팬으로 만들기 위해 축구장에 데리고 다녔던 일…

그 덕에 지금 딸애는 엄마를 초월하는 진짜축구팬이 되여 친구들과 같이 홈장경기는 빼놓지 않고 다니는 축구장 개근생이 되였다.

"엄마 축구는 종료 되기 일 분전에도 꼴이 터질까 조마조마하게 손에 땀을 쥐고 봐야되지, 선제꼴이 선수들에게 사기도 돋구어주고 대개는 그 날 축구의 승패를 결정하는 같습다. 축구는 기세가 참 중요한것 같습다" 늘 내곁에서 축구 얘기다.

그래서 요즘 딸애와 공동언어가 더 많아졌다.

주력선수, 핵심선수,체력, 끈기, 투지, 흐름, 진공, 방어, 수비 온통 축구전문용어들이다 .

"최고의 파트너와 최고의 합작만이 슬기롭게 이길수 있는 비결인것 같습다." 애들이 분석력도 참 빠르다.

"26골로 득점왕의 영예를 딴 하태균, 금년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고 올해 슈퍼리그로의 진출에 제일 큰 공신"이라고 한다.

또 뿌리는 알아가지고 늘 연변 FC 주축인 본토선수들 즉 김파, 손군, 리훈, 배육문, 강홍권, 박세호, 최민, 조명, 오영춘 이름도 줄줄, 개성도 줄줄,

"축구는 박지성 같은 해결사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어야 되겠지만 전체를 잘 다독여 줄줄 아는 맏형 같은 사람도고종훈처럼 뽈을 조직해주는 역할도 있어야 됨다." 문뜩문뜩 전하는 말들이 완전히 전문가처럼 얘기하니 온집안 가족 어르신들이 희귀해하고 기분좋아서 더 난리다. 축구선수들의 개성을 잘 나타낼수 있는 정어린 별명들도딸한테서 들어보니 정말 재밌다.

"하신- 하태균, 찰떡 -찰튼, 양고기 뀀을 좋아하는스티브는- 쵈티브, 거미손 ㅡ지문일!" "하태균, 찰튼과 스티브 등 외적 용병도 중요하지만 축구의 주축을 이루는 본토선수들이 협력이 없다면 연변축구를 누가 애정을 가지고 보기나 하겠습까? "라고 딸애는 말한다.

그러면 나도 "우리 축구팀, 연변 장백산호랑이가 래년 슈퍼리그에서도 천시,지리, 인화(天时, 地理, 人和)로 잘 조합되여 올해보다 더 휘황한 기적을 맞이하길 바란다"고 웃으며 맞장구친다.

축구팬 엄마에 축구팬 딸, 올해 기적같은 축구승전소식만큼 나도 딸아이도 진정한 축구팬이 된게 너무 흐뭇하다.

온 여름 땀벌창이 되여 홈장에 앉아 응원한 노력이 탐스러운 열매를 맺은것 같다. 앞으로도 쭉~우리 모녀는 열혈축구팬이 되여 장백산 호랑이 기상을 떨치는 연변축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할것이다.

글/최선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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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숙 (崔善淑)  
필명:은주(殷朱)

中国 길림성 화룡 출생  
연변대학 조선언어문학학부
연변과학기술대학AMP
제1회 로신문학원 연변창작강습반수료
"내 삶의 보따리"
"자식농사"
"배신 "등 수필 소설 시 20여편발표.
"열혈모녀 축구팬 "   해란강닷콤 우수상. 
“정향숲을  찾기까지”  제5기 중국조선족 효사랑글짓기 공모 우수상

문학블로그: 
邮箱:18844309877@16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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