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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고국 방문(2015. 03. 14~2015. 03. 15)
2015년 03월 17일 02시 30분
조회:2318
추천:0
작성자: 몽골 특파원
[화보]초고속 고국 방문(2015. 03. 14~2015. 03. 15)
갑작스럽게 3월 14일 토요일부터 3월 15일 일요일 까지 그야말로 초고속으로 고국을 다녀왔다.
속 모르는 사람들은 "뻑 하면 고국 방문이냐?"하는 실없는 소리들을 할 수도 있겠으나,
무슨 일에든, 자신만의 개인 곡절이 있는 것이고 보면 굳이 탓할 바가 못 되는 일 일 터이다.
3월 13일 금요일 저녁, 칭기즈칸 공항으로 나가는 몽골 현지에는 또 하염없이 눈발이 휘날렸다.
엄동설한의 몽골 현지 사정이고 보면, 눈 내리는 건 당연지사이긴 하나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눈이 무서워서가 아니고, 이거 비행기 못 뜨는 거 아냐?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만일 이렇게 돼서 비행기 이륙이 하루 늦춰지면 스케줄은 엉망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일요일까지는 돌아와서 매주 월요일 진행 중인 3학년 애(愛)제자들을 위한
아침 7시 40분 첫째 강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하루 늦춰지면 그게 불가능하게 된다.
물론 추후 보강 방법이 있긴 하지만, 책임감 때문인지, 그렇게 하기는 정말 싫었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짜증감이 확 밀려 왔다.
아니다 다를까, 제설 작업을 위해 비행기 이륙이 1시간이 연착되는 것이었다. 아이고!
천만다행으로, 제설 작업은 무사히 진행됐고,
예정 도착 시각보다 1시간 늦은 새벽 시각에 인천국제공항에 무사히 안착했다.
3월 14일 토요일 하루, 온 종일 바빴다.
이 글에 자신만이 간직해야 할 개인 곡절을 미주알고주알 써내려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좌우지간, 3월 14일 토요일 새벽부터 오후 늦게까지
개인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을 사생결단으로, 무사히 완수해낸 건 확실하다.
자, 이제 그 다음이 문제였다.
3월 15일 일요일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인천국제공항으로 내달려 몽골 울란바토르 복귀 비행기를 타야 했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요컨대, 일요일에 유유자적할 상황이 안 되는 건 확실하므로.........
안부 전화라도 해야 할 고국의 지인(知人)들이 서운해 할 수도 있는..........
"한국까지 와서 전화 한 통도 안 해?" 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면목 없는 일이긴 하나, 정신 없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 먹은 대로 안 돌아 가는 게 인간지사 아니던가?
하지만, 이미 인터넷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금요일 저녁으로 예정된,
"초등학교 동창 모임"에는 코빼기를 내밀고 싶었다.
사실, 고국 방문 목적이 이게 아니었으므로,
모임 장소에 슬쩍 들어가, 몇몇 동창들하고 인사만 주고 받다가 나오고 싶었다.
하지만, 동창 모임 참석자 등록을 받고 아이디 카드를 만들어 주는
현숙이한테 제대로 걸려서, 그야말로 드라마틱 엔트리(극적인 입장)가 됐다.
게다가, 동창회장 성희가 "외국에 있는데 여긴 어떻게 왔어?" 하고
아는 척을 하면서 극환대를 해 주는 바람에 완전히 산통이 다 깨지고 말았다. 아이고......
초등학교 동창회장 성희가 인사말에 나섰다.
왼쪽 지향이, 오른쪽 현주하고 추억 같은 기념 촬영을 했다.
지향이는 미국에 있었고, 교사인 현주는 애제자들 진학 지도를 맡은 교사 생활로 바쁜 통에,
그동안 서로 얼굴 볼 시간이 극히 드물었으므로, 이날의 만남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른바 화이트 데이 만찬(White day dinner)으로 불린,
2015년 3월 14일 금요일 저녁 6시부터 개최됐던 "초등학교 동창 모임" 사진을 화보로 엮어 본다.
현숙이가 동창 모임 참석자 등록을 받고 아이디 카드를 만들어 주고 있다.
현숙아! 네가 서빙해 주는 돼지 고기 정말 맛있었다!
아이고, 진표야!
너는 아예 짝으로 들고 오냐?
이날의 동창 모임 상황을 일일이 설명하기에는 내 능력이 모자란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 존재의 의미를 새삼스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극히 만족스럽다.
아무쪼록, 초등학교 동창들의 승승장구를 기원하는 마음 간절하다.
일요일 오후,
마음이 급하니, 역시 지인(知人)들에게 전화할 여유를 갖지 못한 채,
몽골 울란바토르 귀국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급히 내달렸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태블릿 PC로 주요 뉴스를 챙기고 있자니,
울란바토르행 KAL 항공기 탑승 승무원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 시나브로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인천국제공항을 떠난 울란바토르행 KAL 항공기는
어둠을 뚫고 날아 올라 몇 시간의 비행 끝에
몽골 울란바토르 칭기즈칸국제공항에 사뿐하게 내려 앉았다.
이렇게 해서, 이틀 간의 고국 방문은 무사히 막을 내렸다.
항공기 창밖에 몽골 현지의 잔설(殘雪)이 또 눈에 들어왔다.
아아, 이렇게 해서, 또 다시 나는, 나란 존재는, 결국.........
엄동설한(嚴冬雪寒=눈 내리는 깊은 겨울의 심한 추위) 속으로 기어들어가는도다.
3월 16일 월요일 아침 일찍 아침 강의 진행을 위해 서둘러 일어났다.
잔뜩 긴장한 탓이지, 그렇게 피곤하거나, 몸이 불편하지는 않았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활짝 열었다.
창밖의 눈(雪) 쌓인 풍경 속에 나무에 앉아 짹짹 거리는 참새들이 눈(眼)에 들어왔다.
아아, 추운 겨울에 맛보던 참새구이는 그 얼마나 별미(別味)였던가?
가슴 속에 또 다시 고국 풍경이 사무치게 그리워졌다.
[한국의 시(詩)] 첫눈
글 : 노천명(盧天命, 본명은 기선=基善, 1911년 9월 1일 ~ 1957년 6월 16일)
발 췌 : Alex E. KANG
은빛 장옷을 길게 끌어
온 마을을 희게 덮으며
나의 신부가
이 아침에 왔습니다
사뿐사뿐 걸어
내 비위에 맞게 조용히 들어왔습니다
오래간만에
내 마음은
오늘 노래를 부릅니다
잊어버렸던 노래를 부릅니다
자-, 잔(盞)들을 높이 드시오
빨간 포도주(葡萄酒)를
내가 철철 넘게 치겠소
이 좋은 아침
우리들은 다 같이 아름다운 생각을 합시다
종도 꾸짖지 맙시다
아기들도 울리지 맙시다
유감스럽게도, 지구촌 국가 중 중국에서는 유튜브가 작동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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