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5일 금요일 몽골인문대학교 주최로 개최됐던 2019년 제21회 몽골대학생한국어말하기대회 뒤풀이 행사가, 4월 14일 일요일 오후 시각, 울란바토르 서남쪽 칭기즈칸 국제 공항 근처 비오콤비나트 호로(Biokombinat khoroo)에서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본 뒤풀이 행사는 한국학과 데. 에르데네수렌 교수의 단독 깜짝 기획으로 추진됐으며, 버스 대절로 교외로 장소를 옮겨 전격적으로 진행된 본 뒤풀이 행사에는 대회 준비와 진행에 애썼던 일부 한국학과 교수단과 일부 학생들이 자리를 같이 해 삼겹살 회식으로 모처럼 봄기운이 완연한 몽골 현지의 주말 오후를 마음껏 즐겼습니다.
영예의 우수상(3등)을 차지한 베. 오트곤자르갈(B. Otgonjargal) 양(왼쪽)이 마늘 까기에 바쁩니다.
한국학과 3학년 애제자들이 한국학과 교수단에게 자필 서명과 초콜릿을 선물했습니다.
제 한글 이름과 몽골 이름 Oidov가 보입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데. 에르데네수렌(D. Erdenesuren 교수, 강외산 교수, 베. 히시그자르갈(B. Khishigjargal) 교수, 엠. 사란토야(M. Sarantuya) 교수가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모두 한국 유학을 마치고 석박사(碩博士) 학위를 취득한 재원(才媛)들입니다. 제. 에르데네수렌(J. Erdenesuren) 교수는 개인 사정으로 자리를 같이 하지 못했습니다.
영예의 우수상(3등=동메달)을 차지한 애(愛)제자 베. 오트곤자르갈(B. Otgonjargal) 양이 제게 음료수를 공손하게 따랐습니다. 이 맛에 교편 잡는 겁니다.
실상, 그 동안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개최돼 오는 동안 저는 단독으로 학생 지도에 나선 적이 없었습니다. 다른 교수들이 맡아서 하니 저까지 나설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왜냐.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니까요. 그런데, 올해에는 데. 에르데네수렌(D. Erdenesuren) 교수가 "강 교수님이 출전 학생 맡아서 단독으로 지도해 주세요!" 하는 겁니다. 하여, 제가 지도에 나서게 됐고, 일단 맡았으니 어영부영할 수는 없었습니다. 올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앞두고 교내 예선을 거쳐 오트곤자르갈 양이 몽골인문대학교 대표로 뽑혔을 때, 제가 물었습니다. "이번 말하기 대회 주제가 뭐냐?" 제자 대답하기를, "사이버 범죄입니다!" "이 원고 내용 가지고는 입상은 아예 글렀다. 다시 생각해서 잘 좀 써 와라! 내가 원고를 써 줘야 하냐? 아니면 네가 원고를 써야 하냐?" "제가 써야 합니다." "그렇지? 내일까지 당장 원고 다시 써 와! 알았냐?" 그러고 나서 매일 매일 그야말로 정신 못차리게 달달달달 볶았습니다. 물론, 원고 내용 수정을 제가 해 주긴 했습니다만, 이 제자의 발음이 조금이라도 틀리면 NG(=No Good!), 발음이 완벽하게 넘어가더라도 "좀 나아졌군!"이란 말만 했지, 저는 "잘했다!"라는 말은 절대로 안 했습니다. 왜냐! 말하기 대회 입상은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5명의 심사위원 소관 사항이니까요! 제 역할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아마 속으로 "아휴, 짜증 나! 뭐 이런 교수가 다 있어?" 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이 애제자 마음 속에 이미 들어 가 있었습니다. 이런 걸 다 감안하고, 일부러 아주 매몰차게 대했습니다. 왜냐! 안 그러면 연습이 개판이 되니까요.
"1단계 그림 보고 말하기 1분 30초, 2단계 공통 질문 답변 1분 30초, 3단계 주제 발표 1분 30초 등 총 4분 30초 동안 한국어로 어떻게 말하느냐에 네 인생이 달렸다. 입상 여부는 내가 아니고, 5명의 심사위원이 결정한다! 대회가 진행되는 중에 옆에서 네 친구가 죽어나자빠지든 말든, 전기가 갑자기 나가든 말든, 마이크가 꺼지든 말든, 유리창이 와장창 깨지든 말든, 상관하지 말고 연습한 대로 한국어 문장에만 신경 써서 아주 유식하게 떠들어라! 알았냐?"
수상자가 발표되고 애제자가 상장을 손에 쥐고 나서 제가 애제자에게 딱 한마디 했습니다. "봐라! 내가 하라는 대로 하니까 우수상(3등=동메달)이라도 건졌지?" 심성이 착하긴 한데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솔직히 입상을 반신반의했습니다. 앞으로 제발 얼굴에 철판 깔고 당당하게 의견 개진하는 애(愛)제자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번에 한국학과 전체 학년의 일부 애제자들을 다 대하고 보니, 몽골인문대학교 한국학과에도 카자흐(Kazakh) 민족 애제자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2학년 재학생 베. 엘리크(B. Elik) 양이었습니다. 얼굴이 몽골 애제자들에 비해서 다소 이국적(異國的)입니다.
강외산 교수가 카자흐(Kazakh) 민족 애제자인 한국학과 2학년 재학생 베. 엘리크(B. Elik) 양과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얼굴이 몽골 애제자들에 비해서 다소 이국적(異國的)입니다.
알고 봤더니, 지난 3월 21일 목요일 오후 2시 30분부터 몽골 울란바토르 현지 몽골인문대학교 교내 2동 건물 403호 강의실에서 베풀어진, 카자흐(Kazakh) 민족(民族) 대학생들이 주최한 2019년 나우르즈(Nowruz=New Day) 축제 행사(納吾肉孜節, Международный день Навруз) 때, 제가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수강 중인 중국어과 엔. 아이톨킨(N. Aytolkhyn) 양과 영어과 아. 아크톨킨(A. Aktolkiin) 양하고만 사진을 찍으니 이 베. 엘리크(B. Elik) 양이 단단히 삐친 모양이었습니다. 제가 고(高)학년 강의에만 들어가다 보니 1-2학년 한국학과 재학생들은 당연히 모를 수밖에요. 베. 엘리크(B. Elik) 양에게 제가 말했습니다. "너 바보냐? '강 교수님, 제가 한국학과 전 학년을 통틀어 단 하나뿐인 카자흐(Kazakh) 민족 애제자입니다!'라는 말을 왜 못했냐? 내가 무슨 전지전능한 신(神)이냐? 앙?" 좌우지간, 이렇게 해서 카자흐(Kazakh) 민족(民族)과 저와의 새로운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인생은 생방송입니다! 제가 떠야 애(愛)제자들이 뜨는 게 아니고, 애(愛)제자들이 떠야 제가 뜨는 겁니다. 애(愛)제자들은 주연 배우, 저는 분장실의 소품(小品)입니다. 요컨대, 주인공은 애(愛)제자들입니다. 고로, 저는 애제자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겁니다. 고국에는 지금 벚꽃 놀이가 한창이라지요? 아아! 몽골 현지에도 봄 기운이 무르익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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