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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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에서 홀대받는 조선어
2013년 07월 23일 13시 54분  조회:8847  추천:1  작성자: 최균선
                         간판에서 홀대받는 조선어
 
                                          최 균 선
 
    15년전에 연길시내 일부간판들에 비쳐진 민족어의 실태에 대한 글을 발표한적이 있은 탓인지 지금도 때때로 큰거리, 작은 골목을 지나며 눈에 띄는 괴이한 간판들에 눈길이 가게 된다. 물론 신경을 써봐야 해결될 일도 아닌것을 공연히 혼자 아는체 하기도 그렇고해서 그냥 스쳐지나다가 하루는 보이는 족족 적어보았다.
   아래 렬거하는것은 의학원터에서부터 연변대학부속소학교 구간, 10중부근골목, 삼꽃거리의 한구간에 있는것들을 대강 베껴본것들이다.
1. 雷士照明 ㅡ 러시조명
2. 慧光灯饰  ㅡ 희광등장식광장
3. 朝汉人家烤肉 ㅡ 조한인가불고기
4. 顺姬冷面 ㅡ 순이랭면
5. 星园茶吧 ㅡ별원까페
6. 格瑞澜整体橱柜 ㅡ 거레란주방가구
7. 丽莎美容学校 ㅡ 르사미용예술학교
8. 酒吧 ㅡ 부킹빠
9. 圣伯纳整体橱柜 ㅡ 성백나정체가구
10. 韩国五鼎门业 ㅡ 우딘문업
11. 木子鐡 ㅡ 가락익
12. 超群水果店 ㅡ 초천과일점
13. 怪合味香酥鸡鸭 ㅡ 귀한미행수닭게
14. 北大小串店 ㅡ 북대작운뀀점
15. 大麦谷土鸡店 ㅡ 보리골토닭집
16. 烤兔子 ㅡ 토끼구위
17. 鑫合食品商店 ㅡ 흠협뢰식품상점
18. 秀霞書法班 ㅡ 수하서여강습반
19. 金秋美发美容 ㅡ 금구미발미용
20. 哇骨文具店 ㅡ 와글와글문구방
21. 北苑家店维修中心 ㅡ 북윙가전제품수리쎈터
10중부근
21. 可利亚泡菜 ㅡ 커리아김치
22. 非常烤翅 ㅡ 매운닭날개
23. 北大兰妹子麻辣香锅 ㅡ 란계집마라향솥
24. 李家村饭店 ㅡ 이고집마을식당
25. 龙于面食店 ㅡ 롱우면식점
26. 北大坐套保洁服务部 ㅡ 북대시트커버청결복무부
27. 신선한 가격, 맛있는 하루 福马特 ㅡ복마트
28. 麦思酒吧 ㅡ 맥스술집
29. 善良美发设计 ㅡ 착한헤어
30. 晓叶干洗店 ㅡ 초엽세탁소
31. 昌福平价超市 ㅡ 창복평사슈퍼
32. 惠邻日用品商店 ㅡ 회령일용품상점
33. 博奥汽车美容中心 ㅡ뱌 퍄 쳐 퓨 툐 오 터 펴 츄 쳐 (북대병원 동남쪽큰길옆)
삼화가
34. 马丽咪花坊 ㅡ 말리미꽃방
35.鸿海正综云南过桥线 ㅡ 홍리정종운남구교미선
36.云祥餐店 ㅡ 운산스낵
37. 逍遥宫 ㅡ 놀부집
38. 老庄园柴菜卷 ㅡ 옛고을장원김밥
39. 画图明太鱼 ㅡ 맞고명태집
40. 오빠케익점 ㅡ 欧巴蛋糕店
 
    상술한 실례들은 전 연길시내에 대비하면 빙산일각에 불과할것이다. 한조문 직역으로 대강 맞는것도 있고 왕청같은것들도 있었다. 가로가도 서울만 가라고 간판임자들이야 장사가 잘되면 그까짓 조선말이야 남천방이 되든말든 개의치않을것이나 무심히 보는 눈길에도 너무 어처구니없다. 어째 망태기고 어떻게 고쳐야 된다는것은 보는이들마다 생각이 있을것이니 구구하게 해석하지 않겠다.
    간판은 그집의 얼굴이요 일차성적이 아닌 영구성광고인데 왜 대수롭지 않을가? 한걸음 물러서서 생각하면 남이야 젓가락으로 이를 쑤시든말든 웃고지나면 될이지만 오지랖이 넓어지는지 나도 모를일이였다. 문제는 간판에 조선글을 써야 한다니까 썼으되 틀리고 맞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있다는 느낌속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조선어가 너무나 홀대받고 무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 자기민족어사용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면 이런 사이비간판글에서 아무런 감수도 없을수 없으리라. 조금 심각하게 문제를 론한다면 거리거리에, 골목골목에 즐비한 크고작은 간판들에서 연길의 정체적인 이미지가 흐려질것은 물론이요 연길의 문화소양의 한구석을 보여주는 특이한 풍경선이라고 할수도 있다.
    외지의 한족들이나 영어계외국손님들이야 거꾸로 썼는지 갈겨썼는지 알배없지만 그래도 조선, 한국의 손님들도 들락거리는 자치주의 수부에 간판글이 이 모양이면 결토 자랑스러운 일은 아닐것이다. 간판글에서 일그러져버린 조선어실태임에도 관계해야 할 해당부문의 묵인한 결과라면 대중들도 할말이 없을것이나 지성의 눈마저 감길수는 없다.
    중국어에서 “没事找事”,“小题大做”에 해당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으나 사실은 그 무엇보다 유력한 웅변이다. 그리고 이런 문화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을것만은 자명하리라 생각한다. 자명하지만 멋대로 되여있는 현실이라 막무가내이기도하고…
 
                         2012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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