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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방정을 떨다”를 방정떨다
2013년 12월 11일 22시 50분  조회:10039  추천:3  작성자: 최균선
                                           “입방정을 떨다”를 방정떨다
                                   
                                                                  최 균 선
 
    입방정이란 사전해석에 의하면 버릇없이 수다스럽게 지껄이면서 경망스럽게 하는 말을 뜻한다. 어른들이 입방정 떨다가 일을 그르친다고 하시거나 말이 씨가 된다고 훈계하군 하였다. 사실 말로 운이 왔다갔다 하는수도 있다.

    자고로“남자는 입이 무거워야,”라는 고훈이 있다. 속담에 호사다마라고 녀자들이 입방정을 떨어서 될일도 그르치는 경우가 많지만 입방정은 녀자들의 특허만은 아니다. 녀자들이 말단것은 생리적특성이라할세 남자로서 입이 가벼우면“콩새”라고 힐난하며 사람들이 은근히 경계하였다.

    세상엔 장부일언 중천금이란 말과는 어긋나게 입이 가벼워 입방정을 잘떠는 남자들도 많다. 입이 가볍다는것은 경박한 성격의 표현이라는것은 물론 생각이 깊지 못하고 궁리가 단순하다는 표징이다. 입방정이 자초한 입덕을 거론하는 본인도 구설수에 잘올라 평생 입덕을 톡톡히 입어왔다. 그중에도 가장 심각한 교훈이 한가지있다.

    20세기 60년대초 거국적인 “농촌사회주의교육”부터 시작해서 비상시국 10 년 동안 무심히 한말도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고 코에 걸면 코거리가 되는판이라 입단속 한번 잘해야하지“멸문지화”를 당하기가 여반장이였다. 그런데“천안문사건”때에 있은 일이다. 1976년 4월5일 인심이 구시렁거리던 때, 저녁을 먹고 집뒤 옛우물가에 나앉아 마라초를 태우는데 전선대에 달아놓은 확성기에서“반동시”를 읊으며 여론전을 펼지고있었다.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고 어덩덩 달타령이나 부르던 농군으로서는 그저 감각에 좇았을뿐이였는데 그 감각도 이만저만한 재난을 몰고올줄이야, 방송에서 읊어가라사대가 너무 진한 감동을 삼키게 하고 그대로 곧 토해내게 하였다.
                     
                             나는 슬퍼하는데 요귀는 좋아하고
                                 나는 통곡하는데 승냥이들은 웃는구나
                                     눈물을 뿌리며 영웅을 추모하고
                                         분노하여 검을 빼드노라
 
    워낙 시와 시랑송이라면 혹하던때라 사위가 캄캄하고 곁에 사람도 없고해서 제딴에 격동적으로 흉내를 내여보았다. 옛말에 낮말은 새가듣고 밤말은 쥐가 듣고 담장에도 귀가 있다더니 누군가 내 작태를 당시 반란단두목으로 마을에서“일인자”였던 장 ××에게 고자질해서 그가 “계급투쟁의 새 동향”에 크게 문장을 짓는바람에 단단히 혼나게되였다…다행히 1978년12月, 중앙에서“천안문사건”은 완전히 “혁명적행동” 이였다고 선포했으니 망정이지 그 후유증이 평생 나를 괴롭혔을것이다.

    입방정을 떨다가 말실수ㅡ실언쯤으로 리해될수도 있지만 실언을 잘하는것은 결국 기질, 성격문제이자 그 사람됨됨이가 부족함을 꼬집는 말이 되기도 한다. 농촌에서도 입방정을 잘떠는“팔삭둥이”를 두고 “에그, 저 주둥이를 그저 목침으로 막막아 쳐놓으라니?”하고 된욕을 퍼붓군하였더랬다. 항간에는 혼사말에는 흥소리도 방간이라는 말도있다. 입방정은 깨방정, 토끼방정과 같은 의미로서 언행으로는 저질적이다.

    대저 잘되여가는 남의 일을 시기하여 훼방놓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서 되는 호박에 손가락질이라는 말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왜“북한어”라고 딱지를 붙여놓는지 모르겠으되 얼마나 생동하고 형상적인 표현인가? 우리 연변농촌은 물론 도시사람들속에도“되는 호박에 손가락질”을 잘하는 괴짜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사람이 사는 곳에 시기질투는 다있겠으나 타고난 달인들이 따로 있는법이다.

    “사촌이 기와집 짓는다해도 배아파한다”는 속담처럼 남이 잘되면 축하는 못할망정 어이 배배꼬인 시기심부터 앞세울가? 그런 심리가 배달민족의 민족적렬근성으로 굳어져있다는것은 참으로 면괴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시샘은 녀자들의 본성적특징이라 하지만 남자들속에도 시기질투로 배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우리 민족의 공통한 약점으로 되여진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말하자면 시기심과 질투심으로 빚어진 사람들이 보통 입방정을 잘떨고 또 일종 병태적인 품성으로 되여 뼈속까지 슴배여있다. 그런 심사는 그저 심사가 아니라 심통 혹은 심보라하는것이 보다 접근적일것이다. 자고로 심통ㅡ하면 천하에 고약한 귀태인 놀부를 떠올리게 되고 비뚤어져서 구제불능으로 된 그의 심통머리가 묻어나온다.

    입방정을 잘떠는 사람은 왕왕 입덕을 톡톡히 보게 된다. 지난7월 7일 아아니항 공기추락사고 때 한국에서의 종편방송의 하나인 채널A 뉴스진행 앵커분이 소식을 전하던중 "사망자 2명이 모두 중국인으로 확인됐다. 우리 입장에서는 다행이다"라는 발 언을 하여 중국누리꾼은 물론 자국인들내에도 벌둥지터진듯 시끌벅적하는 와중에 비판의 물매가 쏟아졌고 그 후과가 상상외로 엄중해졌다.

    단순히 실언인가? 당위성문제인가? 민족본위사상의 로출인가? 그 모두일수 있으나 결국 입방정을 떤것이다. 말은 속심의 로출이다. 평시 그의 관념속에 타민족인의 생명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는 경향은 없었는가? 질의를 던져볼 건덕지가 많다. 공공언론인으로서는 자격미달을 시사하는 입방정이 아닐수 없고 그로써 온 나라가 입덕을 톡톡이 보게된것이다.  대표자의 사과가 무슨소용인가? 엎지른 물인데…

    언론인들만이 아니다. 특정국에 대한 소위 전문가들의 사사건건 전망분석이나 참새 방아간 지나는격의“전략”이나 생각나는대로 욕질해대는 다음의 댓글이나 백해무익한 입방정인데는 정말 곤혹이 곤두선다. 그저 미우니 분개해서인가? 계제가 어찌되였든간에“분개한 사람만큼 거짓말 잘하는 사람은 없다. -니체” 

    입방정을 잘떠는 사람들은 흔히 요언을 잘 퍼나른다. 뱀은 발이 없어도 잘 기여다니고 매미는 입이 없어도 잘 울어대고 요언은 날개는 없어도 누리떼와같다. 그러나 빨리퍼지는 소문이라해서 모두 진실인것은 아니다. 아무리 어두운 낮이라도 밤보다는 환하다. 진실을 말하라.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은 잘 기억하고 있겠지만 진실을 사랑하면 천국에서는 물론이고 이 땅에서도 보답을 받는다하지 않던가?

    종교에서 말하는 사랑과 자비처럼 아량과 포용은 내부를 단결시키고 공영을 도모하지만 티를 잡고 멸시하려고만 들면서 알륵을 조장한다면 대방에 대한 파괴와 증오를 드러내는것으로서 리념의 산물인 반목, 대결로는 아무것도 성사하지 못한다. 대방의 재난에 대한 악의적인 심리에서 출발한 온갖 입방정은 대방의 폭발적인 역반심리를 야기시키고 극에 대립하여 극으로 나가게 하면 자타에 안겨질것은 재난뿐이다.
     니체는 말한다. “문화국가라는것은 근대적관념에 불과하다. 이편은 저편을 먹고 살며 저편은 이편을 희생시켜 번영한다. 문화상의 모든 위대한 시대는 정치적으로는 몰락의 시기이다.”, 공존하고 단합하여 공동히 번영하는 길에 자기중심주의, 극단의 리기는 걸림돌이다. 사람은 자기의 관점, 주장을 표현하거나 이런저런 한담을 주고 받을수 있지만 입방정만큼은 떨지말아야 한다.

    …할진대, 민족화해의 한길로 나가야 할 때 생각의 곬이 깊지 못하여 입방정이나 떨어대며 대방의 속창을 뒤집어놓으면 과연 얻어질게 무엇일가? 똘똘뭉쳐도 세계민족 지림에서 존망이 어떨가 하는판이 아니던가? 소는 생각머리없이 본능으로 반추하지만 우리는 소처럼 늘 자기 자신부터 먼저 반추할줄도 알아야 할것이다.

                                                                        2013년 7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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