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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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씨 수상록 (1) 인생만담 (수정고)
2014년 01월 02일 08시 13분  조회:6784  추천:0  작성자: 최균선
                                                           인생만담
 
                                                             진 언
 
    만화속 세상에 만화같은 인생의 내함은 다양하고 풍부하여 수십억 창생이 해석하는 한 풀이도 각양각색일수밖에 없다. 투기는 인생이란 틈만 있으면 새여드는 바람이라고, 야심가는 인생이란 어마어마한 권좌라고, 허영은 인생이란 알락달락 눈부신 외투라하고, 염세는 인생이란 언제가는 처참하게 깨여져가는 뭇배라고…
    흔히 인생려정이라 한다. 그러나 준비도 없고 련습도 없이 세월따라 걸으면서 시골아낙이 부랴부랴 보리방아찧어 저녁밥짓듯이 그때그때 채비하는 숨가쁜 길이다. 초행길이라 우왕좌왕하기 마련인데 산다는것이 무엇인지를 걸으면서 배우고 가끔 꽃 도 꺾는 여유로움을 가질수 있다.
    그러나 뒤짐지고 슬슬 걸어도 되는 산책길은 아니다. 거부기 걸음을 할수도 없고 토끼처럼 단숨에 내달리고 한잠 느러지게 잘수도 없다. 인생길엔 선택이라는 갈림길 에서 고생길따라 행복산에 오르는 비탈길이기도 하다. 허위단심 가고가서 이르는곳 인즉 북망산이지만 내처 가야만하는 인생길, 추겨든 생명의 횃불이 어느 굽이에서 꺼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저마다 감수능력에 따라 방향이 정해지고 가치취향에 따라 걸음새가 다르게 된다.
    인생을 한권의 소설에 비유한다. 인생소설은 길수도 짧을수도 있지만 고난의 려정이 가장 매력적이다. 누구의 인생이나 대하소설이 될수 있지만 어떤사람들이 쓸것이 없다고 여길뿐이다. 회억록은 대필할수 있지만 생활경력은 대신 엮을수 없다. 인 생의 전 40년은 텍스트로 엮어지고 30년은 주석을 해석하는데 바쳐진다. 한부의 완전완미한 인생이 없는것처럼 영원히 미완성작으로 남을수밖에 없다.
    인생의 아침엔 도취되고 한낮은 권태롭고 황혼녘엔 후회가 깃들게 된다. 20대엔 열정으로. 30대엔 의지로 살아도 40대엔 권태가 갈마든다. 인생길에도 봄에 씨뿌리고 여름에 가꾸고 가을에 거두고 겨울에 소모하는 4계절의 운행법칙이 있다. 돌아보면 구슬땀 흘린 자국은 없지만 그래도 자기가 걸어온 길이라 소중한것이다.
    생각하는 인생은 희극이요 느끼는 인생은 비극이다. 확실히 인생마당은 희비극이 벌어지는 극장이라고 할수 있다. 극정은7정6욕으로 엮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내면의 무의식속에서 표출된다. 인생은 장막극일수도 있고 단막극일수도 있지만 막간극에 광대만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생극에는 련습이 없다. 많이 련습할수만 있다면 자기 형상을 멋지게 부각할것이다. 인생극은 연출하면서도 운명적사명이기도 하다.
    혹자는 인생현장을 경기장이라고도 하지만 나름대로 종점에 이르기만 하면 모두 우승자로 칠수 있다. 이미 달려온 인생길이 꿈길이였다면 이제 걸어갈 길도 꿈속처럼 걸어갈것이다. 인생은 무지개라는 노래도 있던데 인생길은 때로는 소소세우가, 때로 는 궂은비 쏟아지는 광야의 오솔길이라 할수 있다.
    인생을 학교라고도 한다. 인생학교에는 우수생이 적다. 지정된 계몽스승도 없고“박사도사”도 따로 없기때문이다. 인생학교에서 더하기식만 배웠으면 좋겠지만 인격력량은 덜기식에서 배워야 한다. 인생학교에는 행복을 강의하는 선생보다 불행을 해석하는 선생이 더 훌륭하다. 행복이란 불행속에서 그 의미가 잘 해석되기때문이다.
    인생은 유희이라고 하지만 결코 심심풀이가 아니다. 분망하면 유희가 짧을것이고 심드렁하면 지리멸렬할것이다. 다행히 인생유희에 가능성이란게 남아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지레 락심할것이다. 그래서 무엇인가 꼭 이루어질것같은 소망을 안고사는 인생은 의미로울것이요 성가실만큼 너무 많이 가진 사람의 인생은 하품이 나올것이다.
    생명은 연소에 있다. 때때로 만취하고 밸이 탈리도록 웃어대고 가슴이 터지도록 소리쳐보지 못하는 인생은 사해와 같다. 휴식없는 욕망과 허영과 정욕으로 삶을 꾸며가지만 인생의 필수품은 지향이며 끈끈한 추구와 사랑이다. 가령 인생이 꿀떡같다면 한입에 삼킬것인가? 좋아도 싫어도 야금야금 먹어야 하는 겨자떡같은 인생이다. 그 과정에 눈물머금은 인생유모아가 엮어지기도 한다.
    인생은 그림그리기와 같다고 할수 있지만 그림같은 인생화가 되기엔 인생무상이라 종잡을수 없다. 인생은 처음 백지로 펼쳐진다. 거기에 무엇을 그리는가는 각자 나름이다. 그러나 능란한 인생화가란 력래로 없었다. 생명은 초로같지만 생명의 순환으로 천만년 인류사를 엮었고 지금도 불가절멸의 인간사회를 가꾸고있다.
    인생을 일장춘몽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열심만이 꿈을 불러온다. 같은 꿈이라도 누구는 꿈을 현실로 수놓고 누구는 현실을 꿈처럼 엮으려 할것이다. 이미 걸어온 길이 꿈길같았다면 남은길도 꿈길같을것이다. 그러나 열심히 사는자만이 꿈꿀수 있다. 미래는 설계도에 불과하지만 실현할수 있다는 생각이 인생을 의미롭게 한다.
    누구나 단술을 마시려 하지만 고배를 더 들게되는 인생현장이다. 평범한 일생은 안일하지만 파란만장한 인생이야말로 산냄새가 짙을것이다. 인생이 호수같다면 너무 단조로울것이다. 생활은 매일 반복되지만 똑같은 내용이 반복되는것이 아니다. 인생 에 번뇌를 느끼고 고통에 모대긴다는것은 삶에 자각했다는 표징이다. 남이 못하는 일을 해내고 먹지 못할것을 먹어봐야 인생의 진미를 맛볼수 있다.
    인생길은 첫걸음부터 불안과 유감으로 시작된다.생활은 원래 무정하지만 정을 가지고 살기에 아름답다고 찬미하는것이다. 인간고는 자기의 충실한 삶을 영위하는데 쓰디쓴 보약이 될수도 있다. 비록 빛나게 살지는 못했어도 제나름의 주석을 달수 있는 일생이라면 보람있게 살아왔다고 할수 있다.
    인생을 하나의 빈병이라 할수도 있다. 어떤 술을 담는가는 그 자신에게 달리였다. 그러나 그냥 부어넣어도 되는 병이 아니다. 인생의 진미는 넘치는 부유가 아니라 빈 자리를 메워가는 그 과정으로서 스스로 창조하는것이지 누가 부여하는것이 아니다. 과욕은 인생을 속박하는 검질긴 오라줄이건만 기꺼이 묶이하니 인생이 고해가 된다.
    인생길에 고생이 장고생이요 락이 장락이라는 잠규칙이 없다. 인생길은 본래부터 쌍곡선이여서 행복과 불행이 나란히 달리게 만들어졌다. 일생에서 즐거운 날과 괴로운 날은 적고 평범한 나날이 대부분이다. 때때로 취하고 웃어대고 언성을 높이지 못하는 인생은 심지없는 등잔과 같다. 누구나 휴식없는 욕망과 허영과 정욕으로 인생 을 꾸며가고있다. 하지만 인생의 필수품은 지향이며 성공이 아니라 끈끈한 추구이다.
    인생은 물이 새는 한척의 쪽배같기도 해서 부지런히 노를 젓지않으면 자칫 격랑 에 침몰될수도 있다. 게다가 욕망은 넘치게 실었지만 부리우는것은 늘 보잘것 없는게 인생의 쪽배이다. 인간은 뭐든 자기 뜻대로 할수 없게 된데서 방종이란 단어를 만들 어냈다. 인간의 가장 핵심적인 본질이 욕구라면 방종은 제이 천성이다. 그래서 인생은 후회와 유감의 연속이요 순환이라고 한다.
    인생이 워낙 희비극으로 엮어질 수밖에 없는것은 인간의 원시정감이 너무 개화된 탓이다. 만화속같은 세상에서 만화같은 인생이여도 열심히 그려야 하는 인생만화이다. 현자들은 우리더러 범부속자로 살지언정 용렬한“귀인”은 되지 말라고 가르쳤다. 인생은 류성처럼 명멸하다가 곧 스러지는 섬광이기에 촌음이 귀중한것이다. 인간의 목숨은 벗겨놓으면 인차 거매지고 곧 썩기시작하는 빠나나같이 여리다. 그런 인생이 괴롭고 욕망도 시들해지면 세상은《가라》하고 무덤은《오라》한다. 누구의 인생극이나 어김없이 그렇게 막을 내린다. 그러나 영원한 해탈이기도 하다.
 
                                2008년 9 월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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