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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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씨수상록 36)(잡문) 금전=사랑?
2015년 12월 11일 20시 50분  조회:5147  추천:0  작성자: 최균선
                                                          금전=사랑?
 
                                                             진 언
 
   《중경만보》에서 백만장자들이 공개구혼을 광고로 내였는데 12월 16일까지 신 청한 녀자들이 510명이고 면접을 본 녀자만도  232명에 달한다고 한다. 신청자들의 년령은 19시부터 44세어간이고 구성을 보면 교원, 의사, 등 다양한 직종의 미녀들이라고 한다. 이번 공개구혼에 나선 백만장자들은 48명인 자산이 저저 억원이 넘는데 나이는 공개하지 않고있다. 
    공개구혼의 취지는 “귀한 인재”를 고르기 위한것이라고 하는데 선발기준에는 녀자의 이미지, 재능, 지혜, 능력, 심리사태, 감정상태 등이 들어있다고 한다. 선발된 8명 미녀들은 이제 최종시험을 거친다고 하였다.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태공이 낚시질하니 원하는자는 물릴지어다”라는 식이여서 태공이 곧은 낚시를 하는데 나름의 목적이 있고 자연스러운 인생활동이듯이 공개구혼을 하는 자들도, 그에 구름처럼 모 여드는 미녀들도 다 자유적인 선택이니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로되 그에 대한 각자 소감을 피력하는것도 나름대로의 자유라 시비조가 아니라 소감식으로 엮어본다.
    현시대만큼 감상적이면서도 감각적이고 그만큼 참된 감정이 뒤전에 밀리고 허위적감정이 포장되여 있는 시대는 없었다. 지금 사람들은 정서가 아니라 감각속에서 버둥거리고있다. 따라서 정서도 허위가 되지 않을수 없다. 비록 거짓된 감정이 유혹적이 될수는 있어도 사랑으로는 되기 쉽지 않다. 개누깔사탕은 달착지근하지만 배를 불리는 빵이 되지 못한다. 당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당뇨병이 온다고 한다. 이처럼 현시대에 벼락결혼이 류행되고 그보다 더 가급적으로 리혼가가 만연되는것이다.
    오늘날 소위 사랑이라는 감정은 가장 적라라한 거짓이 되여버렸다. 그리하여 사랑이란것도 상품성을 짙게 띄게 되였다. 사랑의 천평에 금전을 분동으로 올려놓기에 돈만있으면 사랑의 문도 무난하게 열린다고 생각한다. 사랑도 사치한 소비로 전락된것이다. 사랑도 기분에 따른 선택인가? 정히 그렇다면 더 말할것이 없다. 그러나 할 말이 없어진다는것은 생각마저 없어졌다는것은 아니다.
    사랑은 감정을 매개로 하는데 공방형이 삼신할미가 되였으니 고소비의 진행에 사랑의 감정도 정비례로 된다고 누가 장담할것인가? 돈이 무진장할세 지어먹은 감정도 무진할수 없지 않은가? 현대미녀들은 자기를 더 값나가게 맡길 남자가 흔치않다고 한다. 필경 부자는 소수이니까, 반대로 갑부들은 원하는 “사랑”을 돈으로 얼마든지 살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공개구혼이 광고되고 향기로운 미끼에 몰려드는 강물고기처럼 미녀들이 몰려드는것이다. 
    그네들은 현대사랑의 튼튼한 기초야말로 돈이기에 남자는 녀자의 육체와 더불어 사랑의 감정도 독차지할수 있다고 자신하고 녀자는 육체와 더불어 사랑도 바칠수 있다고 마음을 다진다. 정말 그럴가? 원래 사랑의 마음과 금전의 유혹에는 필연적인 련계성이 없는것이다. 그러나 하나로 묶인다는것고 하나로 융합된다는것은 벌써 별개의 문제이다. 그러나 누가 그런것까지 일일이 캐고든단 말인가?
    자기의 진실한 정서를 돈에 맡겨서는 안된다는것을 몰라서가 아닐 때, 사연은 더욱 슬퍼진다. 물론 아직도 사랑과 금전사이에 등호를 치지 않고 참된 정서를 간직하고있는 미녀들에게는 일정한 계시가 되겠지만 돈의 만능에 혹해버린 미녀들은 이따위 설교에 코방귀를 뀔것이다. 돈=사랑이라는 이 신념은 이 시대의 슬로건이 되여졌다. 돈에 자기 감정을 맡기고싶으면 맡기라 하라. 어떠한 일에도 지망자가 있는법이니까. 그것은 각자의 선택이고 자유이기도 한것이니까,
    그러나 현실적으로 금전에 자기를 내맡기는것이 좋지 않다는것은 틀림이 없다. 돈이 그런 아름다운 동경을 짓밟아버릴것이다. 결혼은 감정의 매매가 아니라 인생의 실마리이다. 사랑은 결혼과 직결되고 결혼의 진정한 의미는 성애로 체현된다. 진실한 감정이 허위로 포장될 때 참된 성애란 없다. 성은 허위일수 없는 유일한것이다. 하긴 생명활동으로서의 성유희는 육체적감각에만 몰입될 때 어떤 만족감을 생성할수도 있겠다. 위조된 성활동은 요란할수 있되 나중에 자기 비애속에서 성에 대한 환상의 궁전이 무너질때가 있을것이다. 
    돈이 많은 남자라는 리유하나로 초면강산인데도 대뜸 절친해지하고 사랑의 바줄인 감정이 굵고 튼튼히 꼬이기전에 사랑극을 연출하고 자기의 정서를 조작하며 성으로써 남자를 사로잡을수 있으리라는 념원이 현시대 많은 미녀들의 추구이자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되고있다고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공개구혼자들은 왜 자기들의 나이를 밝히지 않는가? 여기엔 구혼을 성사시키는데 필수적인 기술적인 문제가 작용했을것이다. 그들속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있을수 있다. 가령 있다면 재산으로 자기의 성애를 표면적으로 아름다운 외투를 입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은 행복이 기다리고 있으리라고 확신하는 사랑의 궁전에 이르는 꽃밭길이 아니며 청실홍실로 엮은 사랑의 금다리도 아니다.
그런것들은 분명 졸렬한 분식으로서 사람들의 눈과 남녀간의 감정적진실, 인생의 섭리를 은페할수 없다. 갑부라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며 늙으면 다른 늙이들과 조금도 다를것이 없다. 욕념은 꿈틀거리지만 중추신경에는 구멍이 나고…늙은이면 다겪는 현실에 살게 된다. 돈많은 로부(老夫)에 대하여 말하면 젊은 안해(小妻)는 주위에서, 눈앞에서 날아다니며 앵앵거리는 작은 모기같을것이고… 
    고독한 로년과 허영에 들뜬 청춘이 만나면 세대의 감각, 세대차이의 관념 등 뛰여넘을수 없는 홍구계선이 있기마련이다. 그것을 아무리 고양하고 분식하여도 찬란 한것은 아니다. 그저 황혼의 잔광아래에서 담담한 슬픔을 씹으며 소유한 만족감으로 오히려 슬퍼지거나 막무가내한 슬픔으로 하여 오는 반상적인 기쁨일것이다.   
   갑부들이 미녀를 안해로 삼는것을 우아하게 표현한다면 재자가인의 만남이라고 가송할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또 다른 형태의 애정은 아니다. 파란만장한 애정극에 미만한 대단원을 이루는 그런 사랑극도 아니다. 갑부들이 “오, 나의 천사여, 최후의 달콤한 선물이며 나의 쇠잔한 넋이 고목봉춘이 될수 있도록 엮어진 정서와 정감의 극치여라”하고 감격해서 환호해도 사랑의 진실한 의미에 달라질것은 없다. 
    문제는 이보다 더 복잡할수 있다. 일반 상상력으로는 도저히 미칠수 없을만큼 기기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현세상에는 개가 꼬리를 흔드는것이 아니라 꼬리가 개를 흔드는격의 경우도 많다. 수많은 여러가지의, 경우에 따라서는 상반되는 욕망의 혼합물로 남을수도 있다. 인간은 밤과 낮에 현연되는 양자가 전혀 다른 동물이 아닐가? 애정비극에 대한 의미가 현시대에 와서 다른 형태로 형성되고있다. 구파파의 기사식사랑의 시대는 지나갔고 또 오늘도 그것을 숭상할 리유는 없고 플라톤식의 애정이라 있을수 없지만 인류의 가슴에서 생성되고 인류진화와 더불어 진화된 사랑의 원초적의미는 변할수 없다. 
    사랑이 정녕 성애로만 금그어진다면 동물성에의 환원이 될것이고 사랑이 금전을 시금석으로 한다면 사랑이란 의미도 달리 해석되여야 할것이다. 쉐익스피어가 몇백년전에 금전의 추구는 만악의 근원이라고 하였는데 절대적진리라고 말할수는 없겠지만 력사적진실을 말하고있다. 가령 애정도 물질적부에 원천을 두고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가? 정답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무도 그런 정답에 흥심을 가지지 않을것이다. 그래서 정답은 묘연해지는것이 아니랴,     

                                                       2012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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