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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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극원을 지날 때마다
2012년 04월 23일 15시 26분  조회:4346  추천:3  작성자: 김희관
풍향계

문화영극원 앞을 지날 때마다  
 
 
봄바람이 훈훈히 불어오니 영화관이나 극장에 구경을 가고 싶은데 하남대교부근의 문화영극원을 지날 때마다 그 건물은 컴컴하게 서 있어서 섭섭하다.
 
문화영극원은 유래가 깊다. 필자는 소시절 바로 그 극장앞에 있는 주위관사에 살았기에 그런 기억이 생생하다. 1952년 봄, 옛날의 성결교회당 건물을 허물고 <문화구락부>를 건설하기 시작하여 이듬해 가을 <문화구락부>가 준공되였다. 그때부터  <문화구락부> 앞은 밤마다 전등불이 환하게 밝았고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주말이면 당정기관간부들이 사교무을 추었고 평시에는 영화상영과 가무공연이 끝기지 않았다. 당시 조선의 창극단, 예술단의 공연이 자주 있었다. 특히 연변가무단의 대합창<장백의 노래>가 문화영극원에서 공연되였는데 필자는 그렇게 성대한 대합창을 감상한것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
 
1954년 겨울, 서장참관단을 환영하는 행사가 문화구락부(후날에 문화영극원으로 개칭)에서 있었다. 필자는 담장넘어로 농노들이 라마와 농노주들을 업고 붉은 주단위를 걸어 극장으로 모시는 광경을 보았다. 그 이틑날, 서장대표단이 중앙소학교를 참관한다고 해서 학교에서는 수업을 잠시 중지하고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눈싸움을 하면서 놀게해서 즐거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1985년 여름, 서장자치구에서 오신 귀빈을 영접해 두만강을 유람하면서 그 얘기를 했더니 그분은  깔깔 웃으면서 <그 때 나는 애기여서 본 기억이 없고 지금은 우리도 영화에서나 본다.>고 했다.
 
1980년대 초부터 <문예의 새봄>이 다시 찾아 오면서 <문화영극원>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1984년 여름,  제1차 <연변의 여름>예술절이 문화영극원과 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그중에서 문화영극원 무대에서 공연한 리광수 작 연극<도시 + 농민>은 절찬을 받았다.      지금 생각해봐도 작가가 그때      벌써     <농민공>문제를 다루어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는 자체가 대단한 발견이였다. 그러나 그 연극에 대상을 주는데는 여러가지 평론이 있었다. 당시 예술절의 주관인 필자는 이렇게 새로운 주제, 새로운 스토리, 새로운 연기수법이야말로 예술절을 빚내는 작품이라고 주장하면서 대상을 건의했다. 지금봐도 그 판단은 옳은것이였다.
 
영화관 극장은 대중적인 <문화예술의 광장>이다. 이전에 시민들은 경상적으로 영화관, 극장에서 반갑게 만나 서로 례의를 갖추고 우정을 쌓았으며 함께 영화나 연극, 가무공연을 감상하고 사진,미술,공예전시회를 보면서 문화예술의 향기를 향수했으며 공공질서의식도 키웠다. 지금은 옛날의 쓰딸린극장(인민영화관), 영신극장(동방홍극장,동방극장) 문화영극원이 다 페업하고 연변예술극장은 로동자문화궁이라는 간판을 덛붙혀는데도 저녁에 영화나 공연이 있는 날짜는 별로 없다. 하기에  사람마다 집에서 TV나 컴퓨터를 마주하고 있으니 대중적인 <문화예술의 광장>은 썰렁하다. 세상은 개혁개방의 시대이고 열린사회여서 대중적인 문화의식, 공공질서의식, 공공도덕의식이 필수적인 세상인데 이렇게 세월을 지내서 되는지 모르겠다.
 
지난 세월 필자가 뉴욕의 브로드웨이,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서울의 예술의 전당 등 극장가에서 경험한데 의하면 모두 그렇게 바쁜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저녁이면 만사를 제치고 물밀듯이 찾아와 뮤지컬,교향악,음악콘서트,연극을 감상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예술의 향연을 마시는 광경을 보면서 참 감탄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러한 극장들은 일년 365일 하루도 문을 닫지 않는다는 것이다. 얼마전 미국의 뮤지컬<맘마미아>가 상해 등지에서 6개월간 200회 공연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놀랐다. 역시 CCTV의 유명한 사회자 백암송이 한 말이 옳다. 국내에는 아직은 <맘마미아>같은 뮤지컬과 <타이타닉>같은 경전적 영화가 없다. 하기에 아무리 극장을 화려하게 건축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요즘은 영화<타이타닉>이 10여년만에 다시 3D영화로 부활해 더욱 인기라는데 영화관에서 커다란 스크린으로 봤으면 좋겠다..
 
문화는 민족령혼의 터전이다. 몇년래 나라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체제개혁의  목적은 대중의 문화적 소질을 향상시키고 문화예술에 대한 흠상수준을 향상시켜  대중의 령혼과 정감을 더욱 고상한 경계에로 이끌어 주기 위한것이다.
 
앞으로 문화사업에서 국영 가무단,극단과 영화관은 물론이고 민간 문화산업들이 많이 창업하여 영화관,극장,민속공연장 등 문화예술시설들이 잘 운영됨으로써 <가무의 고향>에 새로운 문화예술의 봄바람이 불기를 바란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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