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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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에 대하여
2020년 09월 03일 08시 08분  조회:467  추천:0  작성자: 한영남
[두만강칼럼]

집중력에 대하여
한영남


무슨 일을 하든 집중력이 중요하다. 일이 진척되지 않고 공부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 따위에 고민하기전에 우선은 집중력을 닦아야 한다. 옛 성인들이 말하길 “그 인물이 일을 완수할지 여부는 그의 불 켜는 방법, 마루를 쓰는 방법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눈앞의 작은 일이라도 마음을 담아 행할 수 있다면 중요한 일도 반드시 완수할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춘추시대 진(晋)나라에는 왕자기(王子期)라는 유명한 마부(馬夫)가 있었다. 조(趙)나라의 대부 양주(襄主)는 왕자기에게서 말 부리는 기술을 배우고 있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 그에게 마차달리기시합을 청했다. 그러나 양주는 세번이나 말을 바꾸었는 데도 모두 지고 말았다.

양주는 몹시 불쾌하여 왕자기에게 말했다.

“그대는 나에게 말을 다루는 기술을 전부 다 가르쳐주지 않은 것 같소.”

이에 왕자기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저는 비책(秘策)까지도 다 가르쳐드렸습니다. 다만 대부께서 그것을 잘못 받아들이신 것 같습니다. 말을 제어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말의 몸과 수레가 일치되여야 하고 또 부리는 사람과 말의 마음이 일치되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만 비로소 빨리 달릴 수 있으며 또 먼곳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께서는 저를 앞지르고저 초조해하고 또 앞서 달릴 때에는 제가 뒤쫓아오지나 않을가 걱정하셨습니다. 말을 달려 먼곳까지 경주할 때에는 앞설 수도 있고 뒤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든지 뒤서든지간에 언제든지 저에게 마음을 쓰고 계시니 그래 가지고서야 어떻게 말과 일치되여 보조를 같이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대부께서 저에게 뒤쳐진 까닭입니다.”

일을 할 때 잡생각을 없애고 눈앞에 있는 것에만 집중하면 기대 이상의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집중력 말이 나오니 어릴 때 그렇게 성행하던 ‘기공이야기’가 떠오른다.

지난 세기 80년대초 중국영화계에는 시대를 가름하는 영화 한부가 혜성처럼 나타나 원자폭탄처럼 신주대지의 상공에서 작렬했다. 바로 향항무술영화 《소림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 영화가 상영되면서 중국에서는 갑자기 무술붐이 일어나 너도 나도 무술을 배운다고 야단을 떨었다. 어떤 극성팬들은 직접 하남성 숭산에 있는 소림사를 찾아가 중이 되는 것도 불사하며 무술을 배워주십사 청을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 무술붐에 이어서 나타난 것이 바로 ‘기공술’이다. 기실 기공은 중국의 전통적인 보건, 양생, 거병 방법의 일종으로 호흡의 조절과 신체활동의 조절 및 의식의 조절 따위를 수단으로 삼아 신체를 단련하고 병을 예방 치료하며 장수를 도모하고 잠재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심신단련방법이다. 쉽게 말하면 인체내에 존재하는 기를 자유자재로 움직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기공에서 가장 골자중의 골자가 바로 ‘집중력’이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 기를 ‘움직인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인 까닭이다. 인간의 잠재력 역시 고도의 집중력에 따라 다다소소 개발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나무저가락을 쥐고 집중력을 발휘해 힘차게 던지면 널판자에 쇠꼬챙이처럼 척 꽂히는 것을 우리는 영화같은 데서 많이 보아왔다. 무술영화에서 보면 눈을 부릅뜨고 집중력을 발휘해 “얍―” 소리와 함께 맨손가락으로 돌에 구멍을 뚫는 것도 우리는 많이 보아왔었다.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왈가왈부할 수 없으나 집중력에 대한 칭송 정도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공부 잘하는 애들을 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그런 애들은 공부할라치면 설령 곁에서 아무리 떠들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고 하더라도 자기가 해야 할 공부를 충분히 잘해낸다는 것이다. 집중력이 그 진가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칼럼같은 것도 정신을 고도로 집중해서 쓰면 한시간도 되지 않아 마무리할 수 있겠으나 이 생각 저 생각 넘나드는가 하면 사이트를 뒤적거리고 누구와 위챗으로 얘기도 나누고 그럴라치면 하루종일 컴 앞에 앉아있어도 마침부호를 찍어내지 못할 것이다.

“하면 된다”는 말도 집중력을 념두에 두고 한 말로 풀이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집중력은 얼마나 우리에게 필요한지 모른다.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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