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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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리
2018년 12월 17일 15시 01분  조회:1595  추천:0  작성자: 한영철
미꾸리
 
     미꾸리라면 지금 모르는 애들이 많다.  누구를 탓할것도 없다. 보지도 듣지도 못한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사람이란 것은 자연의 일부분이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것이 도리건만 요지음은 그렇지않다.
오늘 후배친구가 말하는데 인간의 눈에 보이는 물질은 우주공간의 0. 001프로밖에 안된다고 한다. 헌데 그 미소한 세계의 대부분과도  우리는 담을 쌓고 살고 있다.

      상세기(上世纪)90년대초였다.  한단위에 출근하는 최씨성의 선배님이 나하고 말한다. 우리 아이들 학교에서 들놀이를 가는데 같이 가지않겠느냐고 말이다. 그집은 녀자아이였는데 이름있는 소학교 녀학생이고 독창(独唱)을 지망하고 있었다.
이튼날 우리는 학교에서 내준 뻐스를 타고 연변직공요양원를 향해 떠났다. 그때만 해도 그동네는 시내와 한참 떨어져 있었다.  지금은 나의집이 그맞은 동네에 살고 있으니 연길도 많이 확장되였다.
 
      뻐스를 탄애들은 흥에게워 재잘거린다.  차가 콩밭을 지나갈때 선생님께서 저것은 무슨 작물이냐고 물었다. 옥수수다. 벼다. 여러가지 답이 나오는데 나는 그만 놀았다. 뭐야. 한여름의 콩과 녹두 팥을 두고 구분하기 힘들다면 어린애들이니 리해가 간다마는 이건 너무도 아니였다.

       한가정 한애만 자리우자는 정책하에 어린이들은 황제황후로 변하고 말았다. 도시애들은 아무리 더운 여름날이라도 발목을 강물에 혹은 시내물에 담구어본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농촌애들도 거주지가 촌이라할뿐이지 자연과의 접촉이 빈약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행복하고 즐거워야할 동년은 여기 학원에서 저기 학원으로 공부에서 공부로 자유없는 나날을 보내고말았다. 놀거리도 전자유희나 실내활동밖에 없다. 허나 우리 년령의 친구들에게는 학교는 생활의 극적은 부분에 지나지않았다. 많은 시간은 밖에서 자연과 더불어 놀고 먹고 자랐다.



      전에는 미꾸리가 촌에서 대접못받던 어종(鱼种)이다.  그때만하여도 여러가지 종류의 물고기가 많이 서식되고 있었다. 늪지도 여기저기 여러곳에 널려있었고 무슨 쌍도랑이니  큰도랑이니 부르던 곳에 물고기가 많았다. 큰 비가내린뒤에 큰도랑에다 채발을 놓으면 하루저녁 사이에 몇바게쯔 (水桶)분량의 물고기를 잡을수 있었다. 대개는 버들개 모새밑이 붕어 그리고 미꾸리다.

      여름한철 잘잡는집들은 고기잡이수입만도  짭짤하였다. 하긴 다 수고값(辛苦钱)인셈이다. 온저녁 자지못하고 모기와의 전쟁을 해야하고 일정시간마다 설친 잠에서 일어나 채발에 걸린 잡풀도 거려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채발에 걸렸던 물고기들이 보를 넘고 달아나기 때문이다. 잡아온 고기는 인차 종류에 따라 분류하고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을 뿌려 말린다. 소영에는 일본침략당시 비행기고(库)가 여러군데 남아있었는데 천연적인 건조마당으로 사용되였다. 아침에 물고기를 널어놓으면 종일  콩크리트로된 비행기고가 열을잔뜩받아 오후가되면 물고기를 바싹말리워준다. 다른 동네서는 부러워하기도 했다.
 
       지난세기 70년대까지만 해도 나의 부친께서는 갈베려나갔다 물오리라든지 초어(草鱼)같은것을 잡아오시군 하였다. 그만치 물고기 서식지가 많았고 자연환경이 깨끗했다는것을 설명한다. 헌데 8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량의 화학비료 살초제등이 투입되면서부터 논도랑의 물고기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되였다. 지금은 촌에가도  개구리 울음소리조차  듣기 힘들다. 촌에는 모기도 적다. 참새도 적다. 모두 인류문명의 부작용이 가져다준  결과다.

 
       하지만 미꾸리만은 그래도 잘잡힌다. 그만치 생명력이 강하다는것을 말한다. 미꾸리는 노란색과 검은색으로 분류된다. 맛도 일품이다. 한국에서 추어탕(鳅鱼汤)이라면 몸에 좋다고 란리다. 남자분들은 두어그릇도 뚝딱비운다고 했다.
부식품이 풍족하지않던 80년대초 거도(水渠)와 물도랑은 우리들에게 맛과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터전이였다. 누가 놀러오면 먼저 떠오르는것이 도랑에 나가 추어를잡아 안주하자는 생각이다. 연변일중을 다닐때 휴식일날 한반급의 은철친구가 놀려왔다. 우리는 두말없이 반두와 채발을 들고 큰도랑에 나섰다.
 
      물고기 잡이는 분공이 세밀해야 한다. 한명은 물 아래쪽에서 반두를 대고 한명은 도랑주변의  풀밑이며 돌사이며를 발로 휘적질하여야 한다. 샅샅이 주밀히 고기를 쫓아내야 한다. 그뒤에선 친구는 보조작용을 하는데 나머지 물고기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다시금 휘적질해대야 한다. 관건은 반두를 대고있는 친구인데 발을들었다 놓았다하기를 반복해야 한다.  반두를 잡았는데 고기가 많이잡혔다면야 누구나 다 공로가 있는것이지만 만약 적거나 없다면 십중팔구는 반두를댄 사람의 탓으로 락찰되기가 쉽다. 하기에 반두들 책임진 사람은 고기잡이를 제일잘하는 사람으로 선정한다.
 
      한사발 정도 잡고나서 우리는 돌아왔다. 당금 물고기탕을 끓어야하기 때문이다. 미꾸리는 보기는 싫어도 맛은 붕어나 모새밑보다 월등하다. 그릇에담은  미꾸리에 소금을 치고 잽싼 솜씨로 덮개를 덮는다. 소금을 접촉한 미꾸이는 불에덴 황소마냥 소리소리 날친다. 우리는 미꾸리가 정신을 다잃고 몸속에 들어갔던 먹이를 다 토하기를 기다리였다가 덮개를 열었다.


        다음 호박잎을 넣고 두손으로 힘을 주어 미꾸리와 같이 주물러주기를 반복한다. 깨끗한 물에넣고 여러번 휭구어내노라면 미꾸리몸에 부착되였던 미끌미끌한 점액이 깨끗이 씻겨나간다.  그리고 배속의 먹이가 깨끗이 세척된다. 활활타오르는 화로불에 쇠가마를 올리고 콩기름을 달구다가 고추장을 넣는다. 다시 애호박 풋고추등을 넣고 같이 볶다가 물을 두른다. 관건은 내기풀을 넣는것이다. 그래야만 미꾸리의 고유의 비린내를 치고 구수한맛을 살군다. 다 익어간다할지음 계란서너개을 깨여넣는다. 그러면 소영표미꾸리탕이 완성된 셈이다.
 
백주에 미꾸리탕은 꿀조합이다. 맛이 얼마나 좋은지 탕이 얼마나 시원한지 않먹어본 사람은 생각지도 못한다. 백주 한잔을 비우고 매콤한 추어탕 한모금입에 떠넣느면 배속까지 찡하고 시원하다. 글을 쓰고있는 지금 나의 입안에는 군침이 돈다.
 
일전에 외지에서사는 친구가 놀려왔는데 추어탕이 먹고싶다고했다. 나는 연길에서 소문난 한 추어탕집으로 안내하였다. 두어숱가락 국을 떠마시던 친구가 옛날 맛이안난다고했다. 당연한 말이다. 당시 우리가 사용한것은 친환경채소 친환경미꾸리를 넣어끓인 소영표(小营牌)추어탕이 아닌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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