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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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김치
2019년 11월 06일 13시 03분  조회:2605  추천:1  작성자: 한영철
 
총각김치
 
         총각이란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 남자를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연변에 총각이란 이름을 붙인 김치가 나왔다. 국어사전을 찿아 보니 굵기가 손가락만 한 또는 그보다 조금 큰 어린 무를 무청째로 여러 가지 양념을 하여 버무려 담근 김치를 총각김치라 한다

      배추김치는 처녀김치 무우김치는 총각김치라고 했다. 김치의 생김생김을 두고 하는 말하는것  같다.  총각(總角)이란과거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 남자를 가르키였다.  총각은 머리를 묶고 상투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총각김치는 흰무의 무청을 따지 않고 무우와 같이 절구는데 밥상에 올릴때 무청을 돌돌 말아서 접시에 담는다. 그러니  머리를 묶은 총각처럼 생기였다고 얻은 이름이 아닐까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배추김치는 왜서 처녀김치라 할가?그 건 암만 생각해도 알바 없다.


      가을 총각무는 9월초순에 심어도 먹을수 있다.  일반적으로   50일좌우면 수확할수 있다.   금년에는 오이와 도마도 넝쿨을 걷우어 내고 그 자리에 총각무를 심었다. 물도 주고 비료도 주었더니 총각무농사가  잘되였다.  야들야들한 파란 잎사귀 그밑에 숨어 있는 백옥같이 희고 고운 총각무 보기만 해도 자기농사에 대해 만점을 주지 않을수 없다. 웃음주머니가 흔들거리였다. 나도 이만하면 로농수준이다.

    우리는 우선 무를 뽑아 지하수에 씻었다. 시들고 마른 잎은 뜯어 버리고 몸통이에 묻은 흙은 솔로 닦아 버리였다. 그뒤 여러면 휭구고 나니 총각무우가 한결 희고 푸르러 보인다. 한3분의 1가량밭의 무를 뽑았는데도 두식구가 먹기에는 충분한 량이였다. 나머지는 형님네 몫이다. 소금물을 비닐통에 부어 넣고 또 총각무우를 가득 채워넣었다. 이로써 초절이가 끝난 셈이다. 


     우리집에서는  매번 먹을 때마다 조금씩 꺼내여 양념장에 버무려 먹는다. 지뻘건 고추양념을 바른 총각김치는 쨍하기도 하고 사각사각하기도 하고 얼벌하기도 하여 밥 도둑이나 다름 없다. 자꾸 젓가락이 가게 된다. 총각김치는 외모상에서 무와 무청이 붙어 있는 상태라 보기도 좋고 먹기도 좋다. 한꺼번에 무맛과 무청맛을 다 볼수 있는 김치다. 몸뚱이는 희고 머리발은 푸르다. 좀큰 무우는 반이나 네등분으로 쪼개여 담구면 먹기가 쉽다. 하지만 그것도 양념을 버무릴때 하는 일이지 너무일찍 무우에 칼을 대면 무맛이 변하게 된다.

    한국 총각김치 양념에는 여러가지 재료가 많이 들어 간다. 우리도 그것을 많이 배워 오고 있다. 고추가루 생강 소금은 물론이고 무슨 멸치젓 찹쌀풀 물엿 매실 쪽파등도 들어 간다고  한다. 그러니 맛이있을수 밖에 없다. 
  



 
      지금은 무가 철모르기나 다름없다. 봄부터 가을 까지 내내 싱싱하고 질 좋은 무를 수확할수 있다. 그러니 총각김치도 사철 먹을수 있는 김치로 되였다. 로인님들 말에 따르면 날씨가 따스한 경상북도에서는 김치움이라는것이 없었다고 한다. 그늘진쪽에 땅을 한삽정도로 파고 김치독을 앉히면 끝이라 한다. 땅의 기운을 받으니 자연히 시원할것이요 날이 따스하니 발효가 잘 된다고 봐야 할것이다. 어떤집에서는 서까래나 옥수수대로 움막 같은 것을 설치하고 그아래에 김치독을 앉히기도 한다고 했다.

   총각김치는 배추김치와 달리 많이 하지 않는다. 배추김치는 복아 먹어도 되고 국을 해도 되고 밴새속을 해도 되지만 총각김치는 시굴면 맛이 간다. 하기에 총각김치는 적게 담구어 제때제때에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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