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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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농사
2020년 01월 02일 11시 06분  조회:2580  추천:0  작성자: 한영철
황 연 농 사
 
      담배는 독초와 황연으로 나누는데 독초는 해빛에 말이고 황연은 건조실에서 말리 운다. 과거에 독초는 일반적으로  매개 가정을 단위로 생산 하나 황연농사는 집단적으로 하는것이 관례였다. 아마 그세월에 생산자료가 주로 생산대에 귀속되였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보편화된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황연농사는 집단농사하던 그시절에  생산대로 말하면 부업에 맞먹는 것이였다. 우리 마을에는 기본상 논농사를 주로하였는데 밭에는 담배를 많이 심었다.   돈이 될만한 황연을 심는것이 수지가 맞는 일이였던것이다.
 
       황연농사는 손이 많이 가는 일이였다.  이른 봄이 되면 우선 생산대에서는 유리온상 수선부터 하여야 한다. 온상이라 해야 일년에 한번 담배모를 심는데  끝히다 보니 방치 되여온 온상을 수라하는것도 큰 역사였다.  깨여진 유리도 바꾸어 넣어야하고  떨어져나간  벽은 다시 흙으로  발라주어야 한다. 열 손실을 막기 위하여 서는  여느 틈새나 모두 잘 막아 놓아야  하는데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보수 사항이다.
 
      여러가지 보수가 끝나고 나면 온상에 부식토를 깔고 바닥을 수평 잡고 담배씨를 골고루 뿌리여 준다.  마감으로 위에 엷게 보드러운 흙으로 덮어 주고 물을 뿌린다. 한편으로 온상밖에 설치된 아궁이에다 불을 지펴 온상내부의 온도를 높혀 준다. 해볓의 열로만은 담배씨 발아에 필요한 에네지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온상에서 담배는 싹이 트고 흙을 뚫고 잎사귀가 나온다.
 
      당시 담배 온상은 생산대 마다 갖추어져 있었다. 황연농사는 기본상에 농촌부녀들이 몫이다. 밖에는 찬바람이 쌩쌩부는 초봄이지만 유리온상안의 온도는 30도를 밑돈다. 부녀들은 온상모판위에 널판자를 올려 놓고 그우에 쭈크리고 앉아서 참대 펜센트로 잡풀을 뽑아 낸다.
 
       잎이 4잎정도 나오면 다시 영양단지에 옮기는데  담배묘는 모살이를 거치게 된다. 어느 정도 뿌리가 잡혔다 싶으면 담배묘는 유리 온상을 떠나  비닐 온상에 날라가야 한다.  그때는 봄이면 바람이 세게 불어치였다. 촌에서는 바람을 막으려고 수수대를 엮어 울타리를 세웠는데 우리들의 놀이터가 되였다. 해볓도 맞고 바람도 맞으면 묘는 건실하게 자란다.
 
        5월말쯤이면 황연묘가 대전에 나간다. 7월 하순쯔음 부터는 담배잎을 수확한다. 담배밭에 가면 담배냄새가 코를 찌른다. 해볓이 쨍쨍 내리 비추는 한여름 담배잎 뜯기 로동은 그야말로 고역이다. 담재잎을 수레에 싣고 탈곡장마당에 운반해 오면 녀성들이 새끼끈으로 담배잎을 달대에  꼬아 맨다. 다음 건장한 남성들이 건조실에 들어가서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담배 달대를 걸쳐 놓는다.
 
      담배대를 다 갈쳐 놓으면 건조실에 석탄불을 지펴 온도를 올린다.  건조실 화부는 기술업종에 든다.  불이 너무세면 담배를 태울수 있고 너무약하면 말리기 힘들다. 이래 저래 책임이 크다. 허나 일이 고되거나 힘든 것은 아니다. 휴식할수 있는 여유시간도 많다. 어떤사람들은 휴식시간을 리용하여 돌절구도 만들었다.
 
     어릴때 우리는 강냉이며 감다를 훔쳐다 건조실에 와서 곧잘 구워 먹었다. 건조실은 한동네의 활동실 같은 장소였다. 저녁이면 마을 어른들이 건조실 마당에 모여 쑥불을 지펴 놓고 모기를 쫓으며 한담도 하고 동네 정보도 교환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텔례비조차 없던 그 세월에 무슨 문화생활이 있었냐 싶다.
 
      황연이 다 마르면 이른 아침 사원들을 동원하여 담배 달대을 내리 운다. 바싹 마른 담배잎이 부서지는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달대를 내리우는 일은 반드시 해 뜨기전에 완성한다. 다음 말린 황연은 반지하로된 창고에 움직이여 습기를 준다. 다음 녀성들이 모여 앉아서 황연을 곱게 편 다음 왼손으로 꼭지쪽을 꽉 쥐고 오른손으로 동여 준다. 여러개 꼭지를 모아서 황연덩어리를 만든다. 어느정도 산품이 모이면 촌에서는 황연을 연초공사에 가져다 팔게 된다.
 
       황연농사는 대단히 고된 로동이다. 이른봄 씨앗을 뿌려서 부터 묘가 대전에 나가기 까지 얼마나 많은 부녀들의 손길이 가는지 헤아릴바 없다. 황연 잎을 뜯고 달대에 걸고 말리고 조례하는 어느 한가지도 쉬운 것이 없다. 허나 그시절 황연 농사는 돈이 되는 일이였다.
 
      어린 나이의 우리에게는 온상이며 건조실이며 반지하 창고 모두가 더 없이 좋은 놀이터자 전쟁터였다. 지금도 여느 촌마을을 지나다가 건조실을 만나면 더없는 친철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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