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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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는 봄이오면
2020년 05월 06일 11시 02분  조회:966  추천:0  작성자: 한영철
꽃피는 봄이오면
 
   올해 많은 사람들이 5. 1절을 기다리는것 같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래 동안 집에 있던 사람들는 오래만에 밖에나와 자연을 가까히 할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였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5. 1절날 연길은 기온 높고 바람도 약하다고 하니 야외 활동하기는 딱 좋은 날이다. 동서간부부가 한국에서 연길에 온지도 4달이 되여 온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발이 묶겨 출국 못하고 있는 동서간네와 같이 오래만에  마반산에 가기로 하였다.
 
   아침에 차를 운전하여  마반산으로 가는데 광흥양어장에는 차량과 사람들로 가득하였다. 보매 아침 일찍이 온것 같은데 사람들은 촘촘이 앉아 낙시대를 드리워 놓고 있었다. 양어장은 마치 무슨 축제행사라도 여는 분위기다.
 
   오래만에 이런 정경을 보는 동서는 놀라워하는 기색이다. 우리 단위에도 낙시애호가들이있는데 올해 들어서 가온이 차고 바람이 세여 몇번 낙시질 해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아마 낙씨애호가들에게 오늘은 더 없이 좋은 날씨다.
 
   마을에 들어서니 시공차량들로 가득하다. 시공대가 촌에 입주하여 골안에서 흘러내리는 물곬의 언제를 시공하는 판이였다.  이골에 평소에는 물이 얼마 안되지만 큰비가 내리는 날에는  물곬이 사람을  깜짝 놀아게 한다. 몇해전에  나도 그런  장면을 집적 목격하게 되였는데 꽝꽝하는 바위가 서로 부디치는 소리가 골안을 진동하고 흙탕물이 사품치며 일사천리로  흘러 내리였다. 이 곬물을 업수히 보았다가 사고를 낸 사람도 있었다.  
 
    차가 도착하여 동네를 둘러보니 봄 기색이 완연하다. 집집의 뜰에 심어 놓은 살구나무에는 새하얀 살구꽃이 다닥다닥 피여나 있고 산등성이에는 연분홍 진달래가 마치 타오르는 우등불인냥 한아름 한아름씩 피여나 있었다.  꽃피는 봄이 온것이다.
 
   부지런한 실농군들은 벌써 뜰안의 밭을 갈아 놓았다. 보통 밭갈이는 밭의 지세에 따라 형태에 따라 방향을 설정하게 되여 있다. 일매진 터밭은 기계호리의 힘을 입어 반듯한 여러가지 기하도형을 이루었다.
 
   일이 몸에 배인 동서는 터밭의 돌줏기에  처형은 나물 캐기에 나섰다. 해마다 터밭의 돌을 주어 냈지만 지난해 수도물공사로 밭을 파혀친 후로 또 많은 자갈돌들이 보인다.
 
   오늘 행사에 쓸 양고기꼬치와 닭은 언녕 준비된 상태다. 동서는 가장 좋은 양고기를 사다가 직접 썰고 꿰였다.  안해는 로두구 시골토닭 두마리를 사다 손질해 놓았다. 뭐니뭐니해도 시골행사에는 고기구이와 토닭이 제격이다.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정자에 올라 앉아 시골맛이 다분한 동네를 바라보며 맛나는 고기에 캔맥주를 마시는 기분 생각만해도 즐겁다.  
 
   오늘이 명절이라 둘째형부부 누님부부도 놀려 내려 왔다. 모두들 5. 1절은 로동절이라며 꽉지며  삽을 찿아 내여 옥수수 뿌리치기에 나섰다. 과거 농사경험이 있는 누님과 매부는 걸싸게 일한다. 누님의 북경에서 온 외손자는 밭에서 달아 다니며 좋다고 야단이다. 올해 소학교에 들어가야 하는데 역시 코로나 때문에 연길에 와서 발이 묶긴것이다. 아들 금진이도 연장을 찿아 들고 일손을 도왔다.
 
   삽시에 불어난 손님들 덕분에 우리집 울안은 너무너도 흥성흥성하다. 정심준비도 차실 없이 진행되였다. 밖의 부뚜막의 가마에서는 닭고기 삶는 구수한 냄새가  풍겨 나온다. 아궁이에서는 시뻘건 불길이 활활 타오른다. 촌에서 행사할때는 집안부엌보다 바깥 부뚜막이 제격이다.
 
   옥수수 뿌리털기 일이 거의 끝날 즈음 우리는 식사하기로 하였다. 화로에서 뿌직뿌직하며 익어가는 양고기 냄새가 뜨락을 진동한다. 꼬치전문집과 야외꼬치구는  맛이 틀리는대 주요하게 두가지 원인이다. 첫째는 야외에서 꼬치를 구울 때에는 고기에 그을름 냄새가 배기는데 꼬치집에서는  그렇게 할수가 없다.  가게에서는 공기 오염문제때문에  연기를 화로 밑으로  뽑아내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꼬치를  야외에서는 양념을 뿌려가며 굽는다. 다 익은 꼬치에 양념을 묻혀 먹는거과 꼬치에 양념을 뿌려가며 구워 먹는거은 본질상 맛이 구별이 난다.
 
   가장 중요한것은 뭐니뭐니 해도  현장 분위기다. 시골은 공가가 시원하고  물맛이 좋다.   큰컵으로 맥주를 마셔도 취하지 않는다. 닭고기도 다 익었다. 닭고기를 손으로 쭉쭉 찟어 간양념에 찍어 먹으니 그맛이 별미다.  묵은 토닭이다 보니 삶는데도 시간이 걸렸지만 그맛이 일품이다.   고기닭하고는 완전히 다른 판이다. 동서의 말에 의하면 양계닭은 닭뼈가 불는색이 나는 반면 토닭은 뼈가 희다고 한다.
 
   식사후에는 아들과 같이 드론 띄우기를 하였다. 하늘로 날아 오른 드론은  일상에서는  볼수 없는 높이와 각도로 우리에게 생신한 화면을 보내 주었다. 근 4달간 집에 갇혀 있던 아이는 드론 띄우기에 신났다. 금년에 대학교 졸업인데 코로나때문에 필업론문 집필도 집에서 하고 있다.
 
   집으로 돌아 올때 보니 성자산에는  상춘객들이 가득하였다. 산에서 진달래 꽃구경하는 사람들 비탈에서 봄 나물캐는 사람들 강기슭에 돗자리 펴고 음식먹는 사람들 각자 자기의 방식으로 봄을 느끼고 있었다.

   꽃피는 봄이 오면은 사람들 마음도 덩달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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