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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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
2021년 02월 26일 15시 06분  조회:879  추천:0  작성자: 한영철
정월 대보름
 
    오늘은 정월 대보름날 이다.한족들은 보름이 지나야 설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며칠전 친구들 모임에 참석했는데 그중의 한사람이 술잔들 들고 설문안을 했다.보름전이면 다 설인데 새해 복많이 받기를 축원한다며 말이다.아마 설명절을 작은설로 부터 시작하여 20여일간 이나  쇠고 또 매일 오늘은 뭘하고 내일은 뭘 먹어야 한다고 설정해 놓은 나라는 우리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조선민족으로 말할진대 오늘 아침 음식상에 꼭 올라야 하는 것은 오곡밥이다.나는 어려서 부터 보름날 아침 오곡밥을 먹는것을 불문률로 여기여 왔다.우리 집에서는 보통 입쌀 좁쌀 옥수수쌀 열콩 팥 등을 넣고 오곡밥을  지었다.아버지는 아침 일찍일어나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어머니는 오곡밥을 안치였다.성어에 오곡풍등이라는 말이 있다.우리 선조들은 설이 끝나는 이날에 새해농사가 잘되여 오곡이 풍등하기를 기원했던것 같다.요지음에는 다섯가지 말린 채소로 료리를 하여 먹는 다는 설도 있다.이건 아마 연변식이 아닌것 같다.
 
   뭐니 뭐니해도 보름날 아침 귀밝이 술을 마시던 때가 가장 인상깊다.어린이와 술은 원래 거리가 멀다.하지만 보름 날만은 례외였으니 어르신들이 어린애들 한테 술을 부어 준다.이 술을 마시면 귀가 잘듣긴다고 하는데 사실은 어른들의 바른 말씀을 잘 명기하고 밝게 자라나라는 기대라고 생각 한다.이처럼 우리민족은 술에도 좋은 념원을 담았다.
 
   보름날을 말하면 윷놀이가 빠질수 없다.가을에 색상이 곱고 몸집이 큰 열콩을 골라두었다가 보름날이면 찿아내여 금을 긋고 모들 만들었다. 촌에서는 저녁상을 물리고 나서는 온가족이 모여 앉아 몽이야 컬이야하며 윷놀이판을 벌리였다.그때는 형제들도 많고 친척들도 많아 명절이면 제법 잔치날이 였다.별다른 문화생활이 없던 시기라 한해에 한번노는 윷놀이가 집안의 화기를 끌어 올리는데 한몫을  하였다.
 
   한족들은 보름이면 양걸이 춤판을 벌린다.촌에서는 양걸이 겨루기도 하는데 춤대오가 방대하고 춤사위가 멋진 팀을 선발하여 상을 주기도 한다.전에 흑룡강 목단강 에서 양걸이춤을 추는 장면을 구경한적이 있었다.각 촌에서 올라온 춤대오는 모든 장끼를 다 발휘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 여념이 없다.녀성들은 중절모자에 담배 대통을 들었는가 하면 남성들은 나무다리를 하고 몸매도 날렴하게 여러가지 춤동작을 해댄다.과장된 복장과 몸놀림은 수시로 사람들의 웃음보를 자아 내기도 한다.도시에서는 보름을 계기로 하여 여러 양걸이춤  팀들이 각 단위를 돌면서 춤도 추며 새해를 축복하기도 하고고 연출료도 받는다.단위 대문에 들어서면 300원내지 500원 주는 데도 있는데 문제는 이팀이 나가면 또 저팀이 들어오는 것이다.결국 양걸이 대오는 명절이라는 명색을 내들고  한바탕 놀이도 벌리고  수입도 올리는 판이다.하여간 양걸이팀들도 이 기회에 한몫잡지 못하면 어디서  돈이 들어올 기회가 적다.하여 주유가 황개를 때리는 식이 되고 만다.
 
    근년에는 보름에 달집태우기 행사를 벌리기도 하는데 한국에서 들어온 놀이다.주최측에서는 마른 나무를 쌓아 올려 초막모양의 집을 만든다.사람들는 새해의 소망을 담은 카드를 나무가지에 걸어 놓는다. 달이 떠오르면 달집에 불을 지피고 그주위를 빙빙돌면서 가정 여러분과  친척 친구들의 건강과 성공을 빈다.이런 행사는 보통 민속촌이거나 유람지에서 가지는 대형민속 달맞이 놀이에 속한다.외지에서 온 한족 유람객들은 처음 보는 행사라 희귀하다고 난리다.
 
    정월 보름날이면 보통 온가족이 모여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며 새해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한다.얼마나 멋진 행사인가.정월 보름달은 유난히 밝기도 하다.도시에서 보다도 촌에서 보는 달이  더 밝다.환한 달빛에 사람의 그림자 마저도  또렷하다.보름이 되면 촌에서도 폭죽을 터치지만 도시사람들 처럼 요란하게 터치지 않는다.도시에서는 마치 경쟁하기라도 하는듯이 서로 더큰 소리나고 더 멋진  꽃불을 쏘아 올린다. 콩볶듯한 폭죽소리는 끝날줄 모르는데 마치 전투장 같다.좋아하는건 아이들이고 기뻐하는건 폭죽장사꾼들 이다.장사꾼들로 보면 맨날 보름이 였으면 하는 생각이 날것이다.
 
    정월 대보름이 지나면 모두들 자기 일터로 돌아가 열심히 일한다.명절이 끝났으되 사람들은 또 새로운 출발하는것이 도리다.아이들을 공부도 시켜야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몸도 다스려야 한다.과거에는 보름전에는 신수리쟁이도 거리에 나오지 않았다.지금이야 도시에서는 설휴가가 끝나면 바로 출근하지만 그래도 시골에서는 보름까지  일하지 않는 습관이 남아 있다.
 
   민족의 융합이라 할가 지금은 조선족들도 보름날이면 원소를 튀기여 먹는 집이 많다.원소가 지금은  아무때건 먹을수 있는 음식이지만 그래도 명색이 보름음식이라 오늘 먹는 원소가 더 달고 고소한 같다.보름날 아침은  오곡밥에  원소 고사리무침에 두부가 들어간 미역국을 먹고  하루를 시작하는것이 제 격이 아닌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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