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엔 매화가 제 둥지라 하고
치마끈을 풀고서 분내를 피우는데
어이 이 둥지에는 봄볕도 차가운가
볕이 분주한 것을 보면 봄은 봄인데
꽃샘에 떠는 가지를 보노라니
나의 봄은 아직 멀었는가보다
창가에 퍼드덕거리는 멧새 한 마리
며칠 전 비에 홍조를 띤 가지에서
부산떨다 청초한 연주로 위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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